무엇이 학교를 바꾸는가 - 상처의 교실을 위로의 공간으로 치유하는 한국교육 처방전
이준원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학교에 대한 기억을 되새겨보면 그리 좋지많은 않다. 물론 친구들도 좋았고, 선생님들도 좋은 분들이셨다. 개인적으로는 다들 괜찮았지만, 교육의 현장만큼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을것이다.


공부가 학교내 서열이기에 항상 성적에 혈안이되어 친구도 모두 경쟁자가 되어 머리터지도록 공부만 했다. (물론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ㅋㅋ)


"초등학교 때까지 공부도 잘하고, 명랑하고, 엄마 말에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

우리 부모세대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인듯하다.


새벽부터 등교해서 학교에서 점심과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 돌아와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한건 아니지만 우리시대의 모두가 하루일과는 공부였다. 선생님들의 눈에 우리는 무엇으로 보였을까? 학교 동창생들을 만나도 학교에 찾아가 보고 싶다거나 선생님이 보고싶다는 아이들은 없다. 물론 초등학교는 제외하고..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엄청난 시청률을 올렸던 것도 어쩌면 '공부'에 대한 가려운곳을 긁어주고 상처를 드러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왠지 씁쓸한건.. '그래도 너는 저 정도로 힘들게 공부하지는 않았잖아.. '라고 위로해주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하지? ㅎㅎ

이렇게 어렵게 공부한 부모세대들은 자녀들을 스트레스가 적은 좋은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싶어한다.


좋은 학교란 어떤 학교일까? 어떻게 하면 우리 학교 현장이 바뀔수 있을까?


저자 '이준원 교장선생님'은 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위한 '상처입은 치유자'로 살아오다 마흔에 '치유상담연구원'에서 '내면아이'를 공부하셨다고 한다. 2012년부터 덕양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셨다고 하니 올해로 8년차 교장선생님으로 근무후 퇴임하셨다. (퇴임후 학생들과 동료, 학부모님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책의 마지막에 실려있다. 너무 너무 감동적이니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책은 '덕양중학교'에서 만난 아이들과의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부모들 눈에는 그저 말썽꾸러기이고 부모에게 상처와 실망만 안겨주는 자녀처럼 보였는데, 교장선생님의 눈에는 오히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고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진정한 교사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덕양중학교의 교육목표는 '더불어 사는 삶을 가꾸는 행복한 배움의 공동체'라고 한다. 폐교될 위기에 처했던 학교를 '혁신학교'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협력과 소통이 있는 교원학습공동체를 가꿔가고 직접민주주의를 배우는 아고라 대토론회나 내면치유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학부모교실, 1박2일 평화기행, 아버지교실, 몸짓 프로젝트, 뮤지컬, 합창, 마술등등.. 수많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시도로 한국교육현장에서 희망의 신호탄이 되어가고 있었다.


저자는 그가 만난 아픈 교사, 아픈 부모들, 그들은 모두 상처받은 내면아이였다고 말한다.


'내면아이'란 무의식에 꼭꼭 숨어 있는 상처받은 내면을 말한다. 어린시절 부모로부터 통제와 억압을 받거나 방치되고 거절당하고, 심한경우 폭력이나 학대를 경험하였으나 적절히 치유받지 못한채 어른이 되고 나면 내면의 상처가 의식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다가 비뚫어지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유도하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아이들이 이러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교육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을 교육현장에서 잘 녹아내고 있었다.


사실 덕양중학교의 이야기는 2020년 3월 즈음에 EBS 혁신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소개되었었다. 덕양중학교(경기도 고양시), 영림중학교(구로구)와 함께 소개되었었는데, 아주 감명깊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말이좋아 혁신학교이지, 부모들의 걱정은 많다. 이렇게 공부해서도 과연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 공부는 안하고 매일 활동으로 가득한 저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가...


'공부'라는 것을 걷어내고 나니 '아이들'이 보이고, 학교에서 '배움'이라는 즐거움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눈에도 자꾸만 성적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내가 그렇게 배워왔기때문일까? 


"S대에 몇명이 들어갔는지, 인서울이 몇명인지, 몇명.. 명명... "

우리는 이런 숫자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평가방식'을 바꾸었다고 한다.


기존의 사지선다형평가를 버리고 논술형평가, 수행평가로 학생들을 평가하다보니 기동안 알지못했던 학생들의 현재상태, 장단점, 잠재력을 확인하고 평가결과를 다시 수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교장은 어떤 존재입니까? "라는 질문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교장은 바람 같은 존재입니다. 따뜻한 바람이 부느냐 찬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학교라는 토양은 급격하게 변화하거든요. 교장이 앞장서서 따뜻한 바람을 계속 불어넣으면 아이들과 교사들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아 죽어 있던 나무가 살아나듯이 학교 전체가 다시 살아날 수 있거든요" (P.210)


정말 멋진 말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교장선생님은 조회시간에 마이크를 잡고 "아~ 아~"를 외치는 모습뿐인데..


교육의 주체는 '아이들'인데, 우리는 아이들의 눈을 맞추지 않고, 부모의 눈높이, 사회의 눈높이, 학교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책은 이렇게 아이들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하는 학부모님들, 선생님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특히 교육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필독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 아이들도 가정과 학교에서 사랑받고 자신의 가치를 존중받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덕양중학교 #좋은학교 #내면아이 #이준원교장 #다큐프라임 #EBS다큐프라임 #상처치유 #좋은부모 #좋은교사

"교장은 바람 같은 존재입니다. 따뜻한 바람이 부느냐 찬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학교라는 토양은 급격하게 변화하거든요. 교장이 앞장서서 따뜻한 바람을 계속 불어넣으면 아이들과 교사들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아 죽어 있던 나무가 살아나듯이 학교 전체가 다시 살아날 수 있거든요" (P.210) - P2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