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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
킴벌리 맥크레이트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들 문제는 책을 읽으면서 참 가슴이 아프다. 이 현실이 무서운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내가 상상했던 나의 학창시절과는 다른 것들이 많아져서 그런가보다. 특히 사립학교의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서 부모들이 자기 아이를 상위에 올리기 위해 돈을 쓰고 선생님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기도 하고 여러 문제들을 드라마나 뉴스로 보아서 그런지 참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못 사는 사람, 그저 자기 책임인양 입을 다 무는 아이, 친구에게 해가 갈까 두려워 전전긍긍하다가 끝내는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선택하는 아이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이 책 『아멜리아는 자살하지 않았다』를 읽으면서 제발 저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야 하면서 읽어나갔다. 무슨 문제든지 제목에서 자살이라는 말만 나와도 섬뜩하고 오죽했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제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지? 부모님을 생각해야지? 뉴욕 최대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케이트는 싱글맘이다. 딸 아멜리아가 학교에서 정학을 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딸에게 간다.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고 이상하게 딸이 정학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학교에 도착하니 딸 아멜리아는 옥상에서 투신해 죽었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이유란 말인가? 그리고 9일 만에 경찰은 아멜리아가 ‘자살’이라는 판단을 하고 이 사건은 조용해진다.
꽃을 내려다보던 케이트의 목구멍에 익숙한 타는 듯한 느낌이 치솟았다. 이 느낌이 든 후면 그녀는 언제나 미친 듯이 화장실에로 달려가 10분 동안 변기에 토악질을 하거나, 더 심하게는 헛구역질을 하며 보내곤 했다. 이 메슥거리는 느낌은 거의 모든 것에 의해 발현되곤 했다. 슈퍼에서 본, 아멜리아가 좋아하는 시리얼, 우편으로 도착한 필드하키 장비 카달로그, 10대 아이들이 신는 부츠,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만이 이 느낌을 멈출 수 있었다. 아멜리아가 죽은 이후로, 케이트는 몸무게가 14파운드(약 6.5킬로그램에 해당한다.-주)나 줄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마른 몸을 감추려고 헐렁한 옷만 입었다. P56
엄마라면 자기의 딸 앞에서 다 이렇게 무너질 것이다. 상상도 하기 실은 일이 케이트에게 벌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케이트는 아멜리아를 그리워하면서 아멜리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아멜리아에게 하지 못한 일들 잘해주지 못한 일들이 많기에 말이다.
10월 24일 아멜리아 자살, 그리고 11월 26일 출근한 케이트는 이상한 발신번호 없는 문자를 받는다.
아멜리아는 뛰어내리지 않았어. P67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는 케이트는 생각을 다시 한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상상 제러미와의 대화에서 옥상에 벽에 남긴 유서 <미안해요> 가 친필인지 확인해 보았냐는 말에 케이트는 말을 못한다. 다 경찰이 알아서 한 일이기에 말이다.
사건의 날짜가 9월 14일 아멜리아와 벤이라는 친구의 문자로 시작한다. 그리고 10월 24일까지 아멜리아가 자살하기 전까지 아멜리아의 일거수일투족을 풀어나가고 있다. 거기에 엄마인 케이트의 과거 아멜리아를 가지게 된 이유와 아멜리아 아버지에 관건이 되어 풀어나가면서 케이트가 아멜리아를 조사한다. 그 조사 과정이 11월 26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11월 30일까지 아멜리아 조사 과정이 나오면서 10월 24일로 막을 내린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의 의문점이 나오게 되고 새로운 조사하던 경찰은 떠나고 다른 경찰(루이스 톰슨 경위)이 사건을 맡기로 했다. 거기서부터 의문의 의문이 시작된다. 특히 자살 원인인 표절 의욕은 딸이 가장 좋아하는 영어 숙제? 표절이라는 이유로 정학을 맞은 것이다. 그렇지만 아멜리아가 실제 실력은 영어 선생님보다 더 영어를 잘할 정도니 믿어지지 않는 사건이다. 엄마의 숨막히는 딸에 대한 의문점을 풀어간다. 거기에 블로그 ‘그레이스 폴리’라는 블로그의 사건들. 아멜리아의 통화 목록도 이상하고 문자도 이상하다. 이름이 적지 않은 매기1, 2,...이리 불리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실체는 학교에서 유명한 비밀 클럽 ‘맥파이스 클럽’에서 아이들의 비밀 과제들이 나오게 된다. 아마 이 과제를 보다 보면 정말 기가 막힌다. 어떻게 15살의 아이들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 메일도 이상하고 협박 문자를 보면 더욱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다. 친구 실비아와의 일들, 그것을 시키는 아이나 하지 않으면 왕따가 될 것 같고 친구를 해한다는 말에 입을 다무는 아이, 그리고 이 아이들을 조사하다 보니 성에 대한 개방이 이리 심할까? 엄마인 내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사건을 하나하나 물어가면서 날짜가 변하는 하루하루가 어찌나 빨리 전개가 되던지? 과연 10월 24일 날 무슨 일이 있어서 아멜리아는 자살을 했을까? 자살인가? 타살인가? 정말 궁금해서 이 책의 읽는 속도로 두 배로 업그레이드되어 막 읽어 나간다. 끝을 알아야 이 답답함을 풀 것 같다.
"지금 저를 협박하는 거예요?"
"아멜리아, 그런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알잖니."
"하지만 이 아이들은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말 거야.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너는 아닐지 몰라. 아직은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나고 말 일이야. 바르게 행동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협박이 아니다. 네게서 그 아이들 이름을 얻으면, 그 아이들 자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몰라."
~중략~
"하지만 내가 안 말을 잘 생각해봐라. 이 아이들을 위해서 네 미래를 희생할 수는 없어." p313
10월 20일의 내용 중에서 학교 교장인 우드하우스 선생님과의 대화 내용이다. 그렇지만 아멜리아는 제이미라는 맥파이스 클럽의 매기 1호인 아이가 딜런이라는 여자 친구와 아멜리아의 사랑. 그러니까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아멜리아의 일이다. 딜런과 아멜리아의 누드 비디오를 제이미가 가지고 있기에 교장선생님의 말씀에도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문 것이다. 아멜리아는 딜런이라는 여자아이를 정말로 사랑했다. 아마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은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들이 밝혀지면 어릴 때부터 친구인 실비아를 해한다고 협박을 받아서 더욱 입을 다문 것이다.
이 사건의 등장인물들에게는 다들 사연이 있다. 어디서 누가 이런 사건을 만들게 되어 이렇게 커져 가는지를 책을 읽는다면 반전에 반전이라고 할 것이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어른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에 끌려가는 아이들. 운명적으로 이끄는 아이들, 요즘 세상의 병이라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리고 사실 학교에서 자기 학교를 지키기 위해 그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생님들, 교장선생님이 끝까지 아멜리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일, 그리고 좋은 학교로 진급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 자기에게 화가 미칠까 봐 전전긍긍하는 아이들, 자기 자신만의 아픔을 다른 이에게 떠넘기려는 어른, 케이트가 아버지에 대해 아멜리아에게 솔직히 말했다면 어땠을까? 케이트는 자책한다. 한편으로 보면 다들 피해자 같은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다들 가해자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피해자, 가해자를 떠나 한 아이가 죽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 아이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이 아이는 누구를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마지막 아멜리아의 자살인지 아닌지를 알게 될 때 참 허망했다. 조금만 조심하고 미리 알고 대화를 해서 풀었더라면 하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참 바쁘게 돌아간다. 대화할 시간도 없이 일에 치이고 학교, 학원, 성적, 여러 가지에 치이며 사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들의 행동이 참 가슴 아프고 슬펐다.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참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SNS 블로그, 페이스북, 문자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매개체가 많아졌다. 이런 매개체를 이용해 더욱 괴롭히는 방식들이 새로워진 것이 참 많은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단순하게 만나서 협박을 한다거나? 편지가 다였는데 요즘은 그 크기가 더욱더 커지고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그리고 무궁무진하고 어디서 어떻게 내가 노출될지 모르는 세상인 것 같다. 그 속도도 아주 높아져서 더욱 무섭다. 옆에서 일어난 일이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니 말이다. 이리 무서운 세상에서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밝고 아름답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은 니콜 키드먼 주연. 제작으로 영화화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갑자기 <스토커>라는 박찬욱 감독의 리콜 키드먼 주연 영화가 생각난다. 그 영화가 나에게는 다소 무거웠는데 이 영화도 죽음이라는 단어가 나오기에 무거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우리 정서보다 앞질러가는 미국의 아이들 이야기이기에 영화가 어떻게 꾸며질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부모들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해서 서로 비밀이 없이 잘 풀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