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 - 천문학자의 가이드
조 던클리 지음, 이강환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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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주

 

지구가 태양계의 중심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과연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었을까?

태양 안에는 지구가 100만 개나 들어갈 수 있고, 우주에는 

우리은하와 같은 규모의 은하가 최소한 1천억 개는 있다.

 

학창시절 밤하늘의 별을 보며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비행하면 별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천문학은 이렇듯 아직도 신비함이며 호기심의 대상이다.

 

이 책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 천체물리학 교수인 #조던클리 의 대학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우주의 구조와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게 된 역사 등 인류가 우주에 대해 이해해가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천문학에 대해 고리타분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나 같은 사람에게 태양계와 우주에 관한 이론

앞으로 알게 될 우주의 더 많은 가능성에 대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천억 개가 넘는 은하들, 그리고 그 은하에 있는 1천억 개가 

넘는 별들 중 하나인 태양의 주위를 도는 지구!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 논의 되어왔으며 그 신호들에 대해 지구 곳곳에서 

발견되어왔다.

어느 날 문득 외계생명체와 마주하는 순간을 상상해 보자

외계인과 지구인의 공존은 어떠한가?

우주에 대해 한발 다가갈수록 그 신비로움은 더 많은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우주는 지금도 서서히 팽창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이내에 

우주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은하를 관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충돌하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에서 오는 중력파 신호를 

더 많이 관측하거나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 입자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주에 대한 끝없는 가능성과 상상은 가까운 미래에 

지구인이 거주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행성이 발견되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인간이 거주하는 가능성까지 이어진다.

컴퓨터 성능의 발전과 10년을 위해 준비되고 있는 망원경들은 빛뿐만 아니라 하늘과 천체들을 높은 정밀도로 관측할 수 있게 되어 우주 안의 물질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니 수십 년 안에 밝혀질 가능성들에 가슴 벅찬 기대가 

앞서기도 한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빛과 달빛의 눈부시게 아름다움이 

어두운 밤을 밝혀주듯이 2만년도 더 전에 지구인이 천문학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시점을 시작으로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 우주의 더 넓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주가 더 빠르게 팽창하여 모든 은하들이 우주의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버려

다른 은하를 보지 못하게 되기 전에~

 

지평선 밖의 우리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리의 지평선을 넓히는 일은 우리의 고향을 완전히 새로운 빛으로 비추어 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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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이 되어 줄게 - 할아버지가 엄마에게는 해 주지 못했던 말
한기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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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이 되어 줄게~ 
 
주말에 감동적인 책을 한 권 읽었다. 
 
태어난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편지글인데
할아버지의 따뜻한 글귀가 내 마음에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긴 편지글을 읽으면서
세상과 마주하는 첫 순간부터 이러한 애틋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란 손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큰 시야와 사고를 갖고 자라나갈것임에
틀리멊다는 생각을 해보며 나도 할머니가 된다면 나의 손녀와 손자에게 

편지글을 쓰야 겠다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본다. 
 
책의 저자 한기호 작가님은 창비에서 15년 영업사원으로 근무 하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란 본인의 출판업체 사업을 하시면서 많은 글과 

평론활동을 하시며 현재까지도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를 담은 책을 출판하고 계신다. 
 
워커홀릭에 무뚝뚝한 아버지는 자신의 딸에게 해주지 못했던 말들을
이제는 할아버지가 되어 손자에게 애틋한 당부의 말로 전하고 있다. 
 
첫 눈처럼 온 손자에게~ 
 
책에서 세상을 읽어나가기를 바라고 
숫자만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지 않기를 바라며
소중한 사람과 보낸 시간의 깊이를~
사유의 깊이를 ~
그리고 책의 깊이를 배워나가길 바란다. 
 
공유와 나눔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생각이 같은 사람과의 연대를 통해 그들로 부터 동의를 얻으며
달라지는 세상을 바라보기를 희망한다. 
 
모두가 걷고자 하는 10차선의 도로가 아닌 자신만의 오솔길을 걷기를 당부하며 

채워지지 않는 인생이란  큰 항아리에 끊임없이
물 붓기를 반복하며 자신을 단련시키기를 바라며
흥미로운 책 정글로 매일 탐험을 떠나기를 바란다. 
 
손자가 자라난 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해서 많은 일을 할 것에 대비해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영역에서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목표를 설정해서 인생을 살아가기를 당부한다. 
 
세상은 개인이 자기 안에서 고독하게
싸우도록 내버려두기보다는 타인과 경쟁하도록 몰아 붙이고 있다고 말해주기도 하며 
 
마음속에 자리잡은 선(線)과 벽은 쉽게 허물기가 어려우니
사람들과 협력하여 최적의 답을 이끌어내는 힘을 기르기를 당부한다. 
 
그리하여
"~ 때문에"가 아닌
"~로 인해", "~ 덕분에" 란 말로 자신을 정화하길 바라며
독서를 통해 토론하고 다른 사람과의 생각의 차이를
상상력으로 이어가길 바란다. 
 
"돈 부자" 보다는 "사람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이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손자에게 전해주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나의 아버지가 나에게 들려주는다정한 말씀 같아 

어떤 글 앞에서는 코 끝이 찡하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말 새벽과 오전을 마주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야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노력함으로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도 책을 가까이 하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사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몇 시간이고 대화를 나누어도 지루하지 않다는 사실은 

경험한 사람들만이 공감할 것이다. 
 
할아버지와 엄마와 아빠의 시간을 먹고 자란 이 책의 손자 '한"이~
자라면서 할아버지의 애틋한 당부가 실천으로 이어지는 결말을
상상해 본다. 
 
'엄마', '아빠'를 시작으로 '가족'을 만들고 그 단어가 '이웃' 이 되고 '친구' 가 되고 
'꿈'과 '인생' 이 되는 ~
우리의 삶에 들어온 단어들은 우리의 세상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길 희망하는 ~ 
 
소중한 사람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라고 사랑은 겸허함을 배우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오랜시간 나를 일깨워준다. 
 
일만 한 사람은 평생 쫓기는 삶을 산다는 작가의 독백이 웬지 나와 닮아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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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G 2호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 네 편 혹은 내 편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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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g2호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김영사의 인문교양 무크지 매거진 G 2호의 질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철학적이며 매력적인 진화과정을 추론하며
이 책을 펼친다. 
 
"적의 적은 정말 내 친구일까?"
나아가선 네 편과 내 편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흥미로운 질문의 설득력을 헤집고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에
내 주말의 이른 새벽 그리고 오전을 몽땅 소비하며
이 책에 몰입한다. 
 
다양한 분야의 20인의 작가와 연구자들이 
이 질문을 탐구하고 통찰력 있는 다양한 기법으로 
깊이있게 접근하는 과정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걸어가는 과정은 나에겐 매력적인 순간이었다.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통념이나 감정으로 좌지우지되는 
적과 친구의 구분, 편 가르기 문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그렇다면 나의 진정한 친구와 적은 과연 누구인지?
이 철학적 경계의 시선에 나는 소름끼치는 희열을 느낀다. 
 
영원한 동맹? 그런 게 있을리가.........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은  스페인 제국 분할 계획으로 인한 1712년 

드냉전투 이후프랑스 입장에서 볼 땐 esprit도 없고 문화도 없는 배신의 

아이콘으로 동맹의 본질을 모호하게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칡은 두릅나무를 기둥 삼아 빛을 따라 타고 올라가며 
기둥식물인 두릅나무의 생명을 앗아간다.
이때 기생식물인 새삼이 칡을 휘감으며 칡을 
서서히 죽여나간다. 
 
과연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두릅나무, 칡, 새삼의 관계에서 적의 적은 
또 다른 적일 뿐이다........ 
 
뇌가 만든 적, 뇌가 만든 친구
우리 모두 시궁창에 빠져 있지만,
그중 누군가는 별을 바라본다. 
 
적어도 '정부'와 '종교'라는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가
인류의 머리를 지배하기 전까진 모두가 모두의 친구라는 
서로의 뇌 속에 존재하는 '상상의 친구'가 있어 도시 공동체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상상의 친구'와 동시에 등장한 '상상의 적들'을 향한
증오와 분노가 인류를 여전히 시궁창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누가 오랜된 친구만이 진정한 친구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이방인끼리 순간적으로 맺은 우정에 더 순수하고
깨끗한 감정이 스며들어있다. 
 
가깝게 보이다가도 아주 멀리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거리감을,
동시에 멀고 먼 사람으로 여겨지던 자가 가까워 보이는 괴이함을
장착한 타인이 바로 이방인인것을.......
 
모든 사람을 친구로 만들 수는 없더라도 적으로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말'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같은 편의 언어를 연습하고 의식적으로 사용하며,
마음을 표현할 때는 불순물을 섞지 말아야 한다. 
 
삶에서 느끼는 다양한 고통은 외부로부터 나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를 향한 나의 부정적 평가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을 빨리 깨우치고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켜야하며,
 
사념은 우리를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건강한 생각이 아니며,
수용을 통해 흘려보내도록 노력하는 공부를 해야한다. 
 
경계를 넘어선 문학, 역사, 철학, 심리, 과학,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들과 마주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간이었다. 
 
김영사의 매거진G3 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내 마음을 완전히 압도하기에 충분한 사적인 공간이었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말들은 
이렇게 시작한다. 
 
다름이 아니라.
미안하지만.  
 
모든것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진화하고 있다. 
 
"적의 적은 과연 내 친구일까?"....... 
 
 
 
#김영사 #부드러운독재자 #책 #매거진g2호 
#독서 #독서모임 #매거진 #책 #잡지 #철학 #인문학 #공학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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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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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헤세  
 
나무들~ 
 
헤르만 헤세의 나무와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18편의 에세이와 21편의 시를 

그림과 함께 마주한 시간이었다. 
 
헤세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무는 우리 인간의 삶과 많은 연결이 있다.
#데미안 의 헤세가 아닌 시인으로서의 헤세는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시선으로 자연의 위대함을 담아내고 있다. 
 
부친의 영향을 받은 헤세는 신학교를 다니던 시기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14세의 나이에 학교를 그만둔다. 
 
철학, 종교, 정의와 같은 이념들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본인의

 의무이자 숙명이라고 생각했던 헤세의 내면에는 어린 시절부터 억누를 수 없는 

창조의 열정이 자라고 있었다. 
 
휴머니즘을 지향했고 성장하는 청춘들의 고뇌와 자연에 대한 동경,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의 조화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던 평화주의자 헤세!!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 칼 구스타프 융을 만나면서 데미안이 창조되고 산,강, 풀, 

이름없는 들꽃같은 소박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것을 통해 따뜻함과 

휴식을 이야기하던  음악과 미술과 평화와 자유를 사랑했던 인류의 영원한 스승 헤세~ 
 
헤세의 아름다운 에세이와 시와 마주한 나의 이른 새벽, 고요한 심야의 공간들은 

사적인 나만의 사색의 세계로 안내된 시간이었다. 
 
"나무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한움큼씩 가득 얻어 힘든 시절에 쓸 수 있게 

보관할 수만 있다면!" 
 
헤세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과 나무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생각의 전환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헤세에게 나무들은 聖所이다.
삶에 관한 비유이며, 자연의 유기적 조직에 대한 상징이다.
나무는 땅과 하늘 사이의 연결고리이며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그 뿌리는 

지하의 어둠속으로 더 깊이 파고든다. 
 
모든 것이 제 길을 가게하고 열매에 대해서 묻지않으며,
뒤엉킨 이야기를 졸졸거리고, 멀리 푸르른 땅을 놀라 바라보며 꿈꾸고 그리워하고
침묵하면서,
숨을 쉴 때마다 사방을 갉아먹는 유해물질에서 깨끗한 공기를 얻으려고 싸우면서 
어느날 갑자기 사람을 버려두고 거대한 어둠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그런 나무는 우리에게 자연이 아니라 정신이고 충동이며 의지이다. 
 
모든 꽃은 열매가 되고자 하고
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고자 하며,
변화와 시간의 흐름 말고 지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영혼의 본질은 영원성이며 사랑의 힘, 창조의 힘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나무는 우리보다 오랜 삶을 지녔기에 긴 호흡으로 평온하게 긴 생각을 한다.
우리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동안에도 
나무는 우리보다 더 지혜롭다. 
 
나무가 전하는 작고 소박한 기쁨과 위로에 대하여
섬세하게 꽃피워낸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는 
자유를 향한 시적인 노력이며,
영혼이 지닌 열망이 무한대임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깊이를 더해가는 통찰력있는 문체들에 나의 모든 새벽을
깨어나게 한다. 
 
봄이 되면 나무들은 깨어나서 새로운 삶을 향하듯이 헤세에게 나무들은 

그의 발전을 상징하는 이미지임을 알게되며 이 책을 덮는다. 
 
헤세의 아름다움이 잠시 가슴을 멍하게 한다.
내 마음속에도 창조의 열정이 계속 요동치고 있었다.........
이제 나는 도시를 떠나 어른의 삶을 견뎌야한다. 
 
#부드러운독재자 #헤르만헤세 #에세이 
#독서 #헤세의나무들 #데미안 #나의헤세
#창비 #새벽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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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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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퀴어소설 한편을 읽었다.
500페이지 분량이었지만 나의 밤, 나의 새벽을 온통 할애한 덕분에 3일만에 완독하고

주말오전 서평을 쓰기 시작한다. 
 
이 책의 제목인 '수영장 도서관'의 단서를 찾기 위해 나는 제법 긴 시간 이 책 읽기에 몰입했다. 
 
 '수영장 도서관'은 이 책의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동성애자들의 은어(隱語:argot)다.
즉, 어두컴컴한 지하 수영장의 탈의실을 그들은 그렇게 부른다. 
 
그곳에서는 그들만의 은밀한 세계가 존재한다.  
 
남성 동성애자들의 상상하기 힘든 세계를 이 책을 통해 보며 책을 읽는 중간 자주

혼란스러움의 공간에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그 세계의 은밀함에 몇 번씩이나

거부감을 느끼며 책 읽기를 주저했지만, 마지막에는 부커상 수상자가의 독보적인

문체들에 완전히 몰입되어 완독 후의 성취감에 잠시 주말오전의 행복감에 젖어든다. 
 
부커상을 받은 최초의 퀴어소설 '아름다움의 선'의 작가인 앨런 홀링허스트는 

이 책 '수영장 도서관'을 1983년 집필한 이후 1988년까지 출판사를 찾지 못해 고전했다고 한다. 
아마도 책의 내용에 여성은 1도 등장하지 않는 남성 동성연애의 이야기가 그 당시

사회적인 상황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agenda 임에 분명했을 것이다. 
 
'수영장 도서관'은 영국 사회 전반, 나아가서는 근대 서구문명과 관련된 큰 문제를

핵심적이고도 섬세하게 성찰하는 작품이다.
20세기 영국 사회에서 동성애와 동성애자가 겪은 역사와 경험을 구체적이면서

생생하게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동성애자인 20대 중반의 주인공  윌리엄은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공중화장실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80대 노인 찰스(동성애자)를 심폐소생술로 구하는 데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런던 시내 신사 클럽인 '코리'의 회원인 두 사람은 얼마 후 이 클럽 수영장에서

조우하게 되고 찰스는 윌리엄에게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작품은 윌리엄이 찰스의 전기를 쓰기 위해 찰스가 준 자료들 즉, 그의 일기와 윌리엄의

현재 생활을 엮어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영국 사회에서의

동성애의 역사, 거기에 스며든 근대 제국주의의와 특권층의 야만적인 사건과 마주한다. 
 
작품의 주인공 윌리엄과 찰스는 영국의 특권층 귀족으로 시대적 이질감은 있지만

국 최고의 엘리트 교육기관인 윈체스터 칼리지와 옥스퍼드 출신이다. 
 
또한, 주인공 찰스와 윌리엄은 현재 영국 왕세자 찰스와 다음 왕위 계승 순위인

그의 장남 윌리엄의 이름을 차용한 것으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 두 주인공들이

영국 지배계층의 서양중심 강자 위주의 세계관을 어느정도 체현하고 있다. 
 
작가가 작품에서 의도하는 다양한 요소들은 영국 사회를 지속적으로 지배해온 강자와

다수 중심의 세계관과 구조에 대한 각성의 계기를 부여하며 한 동성애자의 경험과

각성이라는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영국 사회, 나아가 서구 근대문명의 근간인 강자와

다수 중심의 세계관과 권력구조를 성찰하게 한다. 
 
주인공 윌리엄은 찰스의 전기를 써달라는 제안을 받고 수십년에 걸친 그의 일기를

읽어가는 과정에서 결국에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윌리엄의 조부는 현재는 몇 개의 계열사를 가진 대기업의 회장이며 귀족인 백위스경이지만

과거 1950년대는 검찰총장으로 동성애 박해의 최고봉에 앞장섰던 인물로 찰스를

본보기로 감옥에 보냈던 장본인이며 그 덕분으로 귀족이 되고 현재의 특권과 지위를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윌리엄의 부러울것 없는 방만한 현재의 동성애 생활의 배경에 동성애자 박해자였던

그의 조부가 있었다는 아이러니컬한 결말.........
찰스가 백위스경의 손자에게 자서전을 부탁한 의미.........
그의 절친 제임스의 체포.........
그의 미성년 동성애인 필의 외도.......... 
 
영국은 이 소설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인 1983년 이후 동성애자 마녀사냥이 부활하였다.

1984년 이후 10년간 대처의 보수당 정권이 에이즈 유행을 빌미로 1988년 공공기관에서

동성애 장려활동 금지를 규정한 '섹션 28'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시대로 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동성애자 주인공 윌리엄은  절친 제임스의 체포에

당면하며 막강한 권력 앞에서 성소주자들이 할수 있는 일은 자신이 직접 부딪혀야만 한다는 사실,

나아가서는 현재의 권력구조에 안주할 수 없다는 연대의식을 통해 실천의지로 이어지며,

동성애 박해로 나타나는 사회구조의 문제에 대해 더 깊은 인식과 고민으로 종결된다. 
 
'수영장 도서관'은 익숙하지 않은 남성 동성애의 세계가 다소 충격적인 부담감으로

다가오지만 인간중심, 강자 위주 근대문명에 대한 반성과 인간다운 권리에 대한 기본적인

평등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지상의 모두가 공존공영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우리 사회의 노력에 작은 물결이라도

보태주기 바란다는 옮긴이 전승희의 말이 내 마음속에 계속해서 메아리 치기를 바라며

약자의 권리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본다. 
 
#수영장도서관 #창비 #앨런홀링허스트
#부드러운독재자 #주말독서 #퀴어소설
#장편소설 #독서 #책 #뉴욕타임즈 #부커상 #서머싯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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