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에서 배워라 - 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
해나 개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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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서 배워라~ 
 
오랜만에 5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을 읽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스탠드업 코미디언 해나 개즈비의 코미디 여정에 관한 기록이다. 
 
큰 몸집에 남자인가? 여자인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그녀의 테드 강연을 보면서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녀는 공식적으로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밝힌다. 
또한 책을 통해 자폐와 ADHD 진단을 받은 신경 다양인이자 젠더 퀴어로서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와 수치심을 강렬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은 항상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벽장 속으로 숨으려고만 했던 개즈비~ 
 
무언가를 제대로 깨닫기도 전에 성추행에 성폭행을 당한 전력을 가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커밍아웃을 했던 그녀 
 
누군가를 쳐다보았다는 이유로 발로 짓밟히는 구타를 견디내고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엇던 그녀의 삶이 이제는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로 독자들에게 풀어내는 이야기가 되었다. 
 
책을 읽고 그녀의 테드 강연을 들어보았다.
그녀가 코미디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녀는 코미디 분야 선입견의 장벽을 무너트렸다. 
 
웃기는 이야기만 코미디가 아니라는 것을 ~ 
 
그녀는 본인의 이야기 '나네트( “Nanette”, 한국어 제목  '해나 개즈비: 나의 이야기')는  넷플릭스 스페셜로도 방영된 코미디 쇼 「나네트)로 스탠드업 코미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에미상과 피바디상 수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된 해나 개즈비의 여정을 따라가 보는 시간은 그녀를 이해하면서도 한 사람의 성장과 주변의 환경,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부당하게 처리되고 있는가?  확인한 시간이었다. 
 
전 세계 다양한 나라와 도시를 돌며 순회 공연을 하며 매번 매진 행렬 기록을 이어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세상에 일침을 가하는 신랄한 코미디 분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인정하고 차이를 포용하며 농담으로 전환해서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분노와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내는 그녀의 이야기는 선뜻 일반인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녀의 삶의 여정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젠더 정치, 대중문화, 서양미술사 등 다양한 주제를 가로지르며 그녀의 입담은 거침이 없다. 
그녀는 전 세계 축제 페스티벌의 스탠드업 코미디 분야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해나 개즈비는 이야기 한다.
"나네트는 이제 내가 아니라 이 세상에 속한다" 고~ 
 
"나는 페스티벌 코미디언이라고 할 수 있으며, 내가 하는 건 스토리텔링형의 긴 콘테츠 코미디다. 나는 농담 위에 농담을 쌓아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이 있는 소재들을 모아 주제가 있는 한 시간 짜리 쇼를 구성해 관객을 나의 주제로 안내한다." 
 
그녀의 이야기 '차이에서 배워라' 를 읽고 있으면 무대를 떠나있을 때의 그녀의 모습과 무대 위에 있을 때의 그녀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패러소나는 특별하다. 여성의 위치를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성소수자로서의 자신을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녀의 많은 이야기는 합리화가 아닌 정면 승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그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나를 비롯해 아직도 많은 이들은 젠터퀴어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렇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회의 일원이고 구성원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스스로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인의 정체성이 그들이 지향하는 삶의 길이 그들을 그 길로 안내한다. 
 
두 살 터울의 오빠 해미시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정체성은 그렇게 흘러갔다. 
 
"나는 자페인이고 십년지기(그녀의 애완견 더글러스)와 만나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곤란함을 겪는다" 
 
그러나 그녀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진행하고 팬들은 환호하고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에 자페인에 경제적 취약 계층에 젠터 퀴어에 질 소유자로 살아온, 참새 같은 골격을 한번도 가져본 적 없는 그녀가 말이다^^ 
 
'나네트'의 성공을 해나 개즈비는 스스로도 충격적인 일대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20대 후반 처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으로 시작했던 코미디 장르! 
 
그녀는 노력했고 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성공의 서사를 써 내려갔다. 
 
해나 개즈비의 이야기를 읽으며 솔직하지 못했던 나의 삶을 뒤돌아본다. 
 
여전히 우울하고 자신의 삶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삶의 다양성에 우리는 많은 용기와 응원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해나 개즈비의 행보에 응원의 함성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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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을유세계문학전집 125
버나드 맬러머드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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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버나드 맬러머드의 위대한 작품과 마주했다.
버나드 맬러머드는 20세기 유대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끈 위대한 작가다.
그는 유대인 작가로 불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의 많은 서사에는 유대인이 있다.
물론 그 자신이 러시아계 유대인이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도대체 이 천재적인 작가는 글의 영감을 어디서 받는지? 
무엇보다 한 페이지만 넘겨도 단번에 그의 글귀에 매료되는 이런 멋진 글들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매번 나는 감탄하며 그의 책을 잡으면 놓지를 못한다. 
 
이번 책 '점원'도 한 며칠 잡고 볼려고 금요일 오전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주말의 많은 일을 제쳐두고 나는 이른 새벽 부터 350여 페이지의 이 책을 다 읽기 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했다. 
 
마지막 주인공 모리스의 죽음과 비유대인 프랭크가 모리스의 윤리를 따라가는 여정을 지켜보는 순간에는 감동에 휘말려 눈물이 흘러내렸다. 
 
책을 읽으며 감동적인 순간 코 끝이 찡해질 때 나는 일상의 모든 잡념을 날려버리는 행복감에 젖게 된다.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바쁘고 삭막한 세상에 책에서 잠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삶에 나는 무지 감사한다. 
 
'유대인' 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 우리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떠올린다.  
 
홀로코스트는 그들이 겪은 끔찍한 경험과 특정 민족과 종교에 대한 탄압을 넘어서서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측면에서 세계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주홍글씨가 되었다. 
 
버나드 맬러머드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유대인의 상징성은 인종적, 종교적, 관습적 기준으로 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윤리적 기준으로 정의하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 모리스는 힘겨운 삶을 하루 하루 살고 있다. 
비록 유대인으로 율법을 철저히 따르지는 못했지만 그는 진정한 유대인으로 규정된다.
가난한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매번 적자 운영을 하지만 불우한 이웃을 지나치지 못한다. 마음 속으로는 그도 보편적인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수없이 반문하지만 그는 늘 가난한 이들에게 진리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 
 
항상 손해를 보는 남편을 잔소리하는 아내 이다와 딸 헬렌과 살며 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는 어느 날 그 낡고 보잘것 없는 가게에 강도가 들이닥쳐 그는 부상을 입게 된다. 무엇보다 하루를 벌어도 매번 빚에 허덕이는 그날의 매상을 모두 빼앗긴다. 
 
그리고 그의 앞에 점원 프랭크가 나타난다.
프랭크는 모리스에게 진 빚이 있다고 무보수로 그가 부상을 치료하는 동안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그의 딸 헬렌과도 가까워진다. 
 
 사실 프랭크는 강도 짓에 참여한 탓에 한편으론 그 죄에 대한 죄책감에 또 한편으로는 고아로 갈 곳이 없어 그의 식료품점에 머물게 된다. 
 
이탈리아계의 프랭크는 모리스가 단지 유대인이라는 점에 강도 짓에 합류하였지만 점원으로 일하는 동안 끊임없이 자신 내면과의 목소리에서 갈등한다. 
 
어두침침한 좁은 식료품 가게, 많은 이들이 이곳은 감옥과도 같고 세상과 단절된 곳이라고 떠날 수 있을 때 그곳을 떠나라고 조언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는 그 가게를 떠나지 않는다. 
 
모리스의 딸 헬렌과 사랑에 빠지고 또한 그를 강제 급탈하면서 헬렌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지만 그는 그곳을 떠나지 못한다. 
 
길거리 부랑자 프랭크가 보기에도 모리스의 삶에는 특별함이 있다. 
이해하기 힘들고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지만 모리스의 특별난 윤리성이 프랭크를 붙잡고 있다.
그리고 모리스의 죽음을 맞이한 후에도 그는 스스로 모리스가 되어가는 과정을 선택한다. 
 
감동적인 순간이다. 
 
책에서는 유대인의 상징성을 종교와 특정 문화에 국한 시키지 않고 있다.
유대인의 상징성은 가장 선한 인간의 윤리성과 도덕성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실천성에 약한 보편적인 윤리성~ 
 
모리스는 타자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책임감이 있다.
프랭크가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가게에서 점원으로 있으며 매번 조금씩 금고의 돈을 훔쳐간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는 스스로 본인의 잘못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모리스의 집에 머물며 길거리 노숙자처럼 살아가던 프랭크는 점차로 모리스화 되어간다. 그리고 그가 죽고 아무런 댓가도 없이 남겨진 그의 부인과 딸의 생계를 말없이 맡게된다.
헬렌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프랭크는 모리스가 그에게 보여준 특별함에 삶에는 선함에 대한 다른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자아를 넘어선 신비롭고 신성한 영역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변화에  
 
책을 읽고 나니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아름다움이고 인류의 이상향이다, 
 
윤리의 보편성은 그 보편성을 바람으로써 가능하다. 
 
삶에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아주 평범하지만 범인들이 쉽게 이룰 수 없는 순수성?의 상태를 한 유대인의 삶과 비유대인의 삶을 통해 작가는 많은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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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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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1월 다녀왔던 미국 시애틀 여행을 다시 상기한다.
이 책은 책이 정식으로 출판되기 전 출판사로 부터 가제본으로 받은 책이다.
책 내용의 60%만 담겨 있지만 문어를 매개체로 이어지는 일상의 보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으로 전해진다. 
 
이 책에 나오는 장소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30km 떨어진 작은 마을 '소웰 베이'다.
물론 책에 나오는 소웰 베이라는 곳이 실제로 워싱턴주에 있는 마을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 소웰베이 아쿠아리움의 수족관에는 지능이 높은 마셀러스라는 거대 문어가 살고 있다.  사람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글도 읽을 줄 아는 그 문어는 5억 개의 뉴런이 퍼져 있는 여덟 개의 팔을 자유롭게 흔들며 유리 수조 너머 밖을 관찰한다. 
그리곤 이 아쿠리움에서 주는 먹이에 만족을 못해서 매일 밤 수족관 밖으로 나와서 먹이를 찾는다. 
 
이 아쿠아리움에는 야간 청소부 할머니 토바가 일하고 있다.
어느 날 밤 토바는 수족관 밖에서 온몸이 전선에 뒤엉켜 꼼짝을 못하고 있는 문어를 발견하고 구조하게 되면서 둘은 서로 가까워지고 토바와 문어는 그날 이후 친구가 된다.
토바에게는 슬픔이 있다. 그는 오래전 아들 에릭을 잃었다. 또한 몇 해 전에는 남편 윌 마저도 암으로 세상을 떠나 보냈다. 
소웰베이 고등학교에 다니던 18살의 아들 에릭은 여름 방학 동안 매표소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느 날 밤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에 의하면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는 것이다. 에릭의 시체를 찾기 위해 몇 주나 수색을 했지만 닻만 발견되었고, 아들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그녀는 오래 전 일이지만 그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모범생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아들이 자살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야간 청소를 하며 거대 문어 마셀러스에게 자신의 숨겨 놓은 슬픈 이야기를 하던 날 그녀는 수조 안을 청소하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당분간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 일을 못하게 된다. 
 
 한편으로 캐머런 캐스모어는 미성년자일때 자신을 낳은 약물 중독자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멀리 떠나면서 자신의 엄마 보다 10살 많은 진 이모의 손에서 자랐다. 이모는 법원에 캐머린에 대한 단독 친권을 신청했고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조카 캐머린을 아들처럼 키웠다. 
 
캐머린은 현재 여자 친구 엘리자베스와 동거를 하고 있지만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는 버릇 때문에 그녀에게서 버림을 받고 쫓겨난다. 
 
무일푼에 하는 일이 없는 캐머린은 하루 아침에 노숙자 신세가 되고 진 이모가 자신에게 준 엄마의 물건 박스 안에서 엄마의 패물 몇 가지와 소웰베이 고등학교 졸업 반지를 발견한다. 
 
반지를 둘러싼 종이를 펴니 그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고 그 사진 속에는 10대 시절 엄마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가 서로 몸에 두 팔을 두른 채 웃고 있었다. 
 
캐머린은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한 존재를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사진 속에서 엄마와 나란히 있는 그 남자가 시애틀 타임지에도 실렸던 시애틀의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 '사이먼 브링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캐머린은 혹시나 그 자가 생물학적 아버지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시애틀로 향한다. 
 
그러나 저가 항공을 탄 그는 엄마의 패물을 넣어둔 수화물이 엉뚱한 비행기에 실려가는 사고를 당하며 아버지를 찾기 위해 시애틀에 머물 경비를 벌기 위해 우연히 알게 된 이선을 통해 토바가 근무했던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부 일을 임시로 맡게 된다. 
 
이 책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은 인간에게 염증과 분노를 끼는 괴팍한 문어 마셀러스와 인간을 연결 시키며 수많은 이야기로 연대된다. 
 
문어 마셀러스는 인간을 뛰어넘는 뛰어난 통찰력과 관찰력으로 얼마 전 부터 아쿠아리움의 야간 청소를 하게 된 젊은이(캐머린)가 수조를 닦다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현재는 쉬고 있는 여자 청소부(토마)의 직계 자손이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토바와 캐머린이 손자 관계인 것은 글 어디에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암시가 글 곳곳에 숨어있다. 
 
토바의 아들 에릭이 정말 자살을 했는지?
아니면 지금쯤 어딘가에 살아있는지? 
 
한 외로운 노인 토바가 문어와 친해지면서 친구가 되고 그 가운데 여러가지 이야기로 연결되는 소재가 독자들로 하여금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가제본에서는 책 내용의 60% 만 보여주고 있다. 
 
1,341일째 수족관에서 감금된 생활을 하고 있는 문어 마셀러스의 독백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 주변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부드러운독재자 #창비 #미디어창비 #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 #베스트셀러 #가제본 #소설추천 #소설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글쓰기 #독서후기 #책추천 #좋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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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비행 - 2022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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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비행 
 
조금은 색다른 그림책과 마주한 시간
알 수 없는 그림 속에서 입체적 세상을 경험하는 재미가 톡톡한 그림책인데
독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화자는 바로 민들레다.
민들레는 높은 빌딩이 즐비한 도심 속에서 피어났다.
보도블록의 틈새로 살아가면서 도시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자전거를 타고, 구두를 신고, 도시의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움직인다.
도시의 척박한 환경에서 자생하는 민들레의 삶은 외롭고 위태롭다.
이 그림책은 작은 민들레의 눈에 비친 도시의 풍경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시선을 옮기에 하며 독자에게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경험하도록 한다. 
 
그러는 사이 독자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우리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아이들과 어른, 자연과 인간, 그리고 너와 나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연대로 나아가는 힘~ 
 
‘보도블록 틈새’에서 불안정하고 취약한 삶을 살아가는 민들레~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 사람들의 검은 구둣발도, 뜨겁게 내리쬐는 한여름 햇볕도 피할 길이 없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그런데 그러한  민들레의 존재를 발견하고 관심 가져주는 것은 강아지와 애벌레처럼 작은 존재다.  
 
하지만 그마저도 가냘픈 민들레에게는 위협이 된다.
민들레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내게 오는 모든 일을” “겁내지 않고 똑바로” 보겠노라고 선언하며 하루 하루를 견디며 기다린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어린이가 민들레를 향해 손을 내밀면서 ‘도시 비행’으로 이어진다. 
 
소녀의 입김이 그를 세상 밖으로 날려보내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전해진다.
이 그림책은 매일의 역경을 살아 내는 민들레의 삶에 경의를 전하는 한편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약자의 삶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연대와 돌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야기한다 
 
민들레의 삶을 통해 이제 우리가 그 치열한 기다림에 응답할 때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무심코 행했던 일상의 많은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위협적이 요소가 될 수 가 있고 견딜 수 없는 두려움이 될 수가 있다.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서 올려다보는 세상과 그리고 내려다보는 세상! 
 
그림책을 통해 현실의 양극화된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작가의 아름다움을 엿보게 된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공간에 있는 많은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소녀의 작은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보도블록 틈새에서 화사하게 핀 꽃처럼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를 비추는 연대의 이야기~ 
 
그림과 글을 통해 우리 주변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부드러운독재자 #도시비행 #박현민 #그림책 #그림 #삽화 #글쓰기 #동화 #일러스트레이션 #일러스트 #독서 #글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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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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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없는 세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책 제목을 이해하게 된다.
백온유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 웅크리고 있는 청소년들의 성장 이야기다. 
 
학교 밖 아이들에게 음악 치료를 가끔씩 하고 있는 나에게 새삼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또 누군가를 이해하게 된다.
나쁘다고. 사회의 악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현실들 속에도
숨어있는 이야기는 있다.
그것을 끄집어내고 계도해 나가는 것이 또 누군가의 몫이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어른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생각도 해 본다. 
 
책 속의 주인공 정 인수는 어느 날 자신의 옥탑 방에서 지나가는 차을 기다렸다가 일부러 그 차에 뛰어들어 운전자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이호라는 소년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소년을 자신의 옥탑방으로 데려와 뜻하지 않는 동거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회고한다. 
 
인수는 17세에 아버지에 의해 지방의 기숙 고등학교로 전학 가는 길에 들렸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출을 해서 현재를 지내고 있다. 
 
아버지의 폭언과 어머니에 대한 폭행, 학교에서 무존재감으로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던 시절 무작정 뛰쳐나온 가출 
 
가출한 청소년들이 모이는 곳은 뻔하다.
pc방을 전전하며 집에서 가져 나온 돈이 바닥날 무렵 pc방에서 만난 가출 소년 성연을 만난다.
또한 어느 건물의 화장실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시작된 나날 속 무료 급식소에서 중학생 남자 아이 둘과 함께 있던 같은 또래의 경우를 만나게 된다. 
 
보육 시설에서 나온 경우는 언젠가 자신이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엄마와 함께 사는 것이 꿈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에게서는 그들(가출 청소년)과 다른 긍정적이고 정의로운 면이 느껴진다. 
 
친구 성연을 통해 가출 소년들이 걸어가는 비행의 길로 접어드는 자신과는 다르게  열심히 알바를 하고 항상 구김살이 없는 경우의 모습에서 주인공 인수는 남다른 면을 발견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지만 무엇이든 자신의 의지를 실천하려는데 항상 걸림돌이 있다. 
 
이들은 우연히 주영이라는 노숙자가 내어준(주영의 가족이 죽고 빈집으로 남은) '웰컴! 행복한 우리집!' 이란 곳에서 함께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인수는 성연을 따라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일을 하게 되고 
부당하게 자신을 이용하는 호프집 일을 그만두면서 성연은 사장을 폭행해서 소년원에 들어가는 사건이 발생한다. 
 
또한 지민과 정희라는 여자 아이들이 '웰컴! 행복한 우리집!'에 들어오면서 성연과 함께 지민을 앞세워 '조건 만남'이란 광고를 내고 남자들을 유인해 돈을 뜯어내는 일도 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경우는 그들과 다르다. 비행의 길로 빠져드는 그들을 걱정하고 집안의 궂은 청소를 도맡고 언젠가 자신의 어머니(경우의 엄마는 미성년자로 경우를 낳았음) 함께 살 날을 꿈꾸며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은다. 
 
그곳에 모여 사는 가출 청소년들은 모두가 사연이 있다.
양아버지의 폭행, 친할아버지의 추행 등 
 
어느 날 '웰컴! 행복한 우리집!'에 A라는 아이가 들어온다.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했지만 갈 데가 없어 그곳에 정착한 A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더니 갑자기 깊은 밤 그들의 방문을 두드린다. 
 
몸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성치 않는 온 몸에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그들 앞에 나타난 A를 내쫓아아야 한다고 모두는 말하지만 경우는 그를 방으로 들여보내고 하루가 지난다. 
 
다음날 A는 싸늘한 죽음으로 그들의 방에 함께 하게 된다. 
 
112에 신고하려는 경우의 폰을 박살 낸 성연은 어디선가 큰 캐리어를 구해와서 A의 시체를 그 안에 넣고 경우를 포함한 몇 몇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가서 A를 묻고 내려온다. 
 
인수는 A가 왜 그렇게 다쳤는지 알고 있다.
A는 가출을 해서 줄곧 지나가는 차에 몸을 던져 운전자에게 돈을 뜯어내어 살아가고 있었다.
A의 온 몸은 상처 투성이었고 죽기 전 A가 찾아온 그 날 밤 A의 몸으로 차 바퀴가 완전히 지나갔고 차는 도망가 버렸다. 
 
경우의 자수로 이 일에 관계되었던 모든 아이들이 재판을 받고 인수는 아버지가 붙인 변호사 덕분에 무죄로 빠져 나오지만 여전히 자신을 걱정하는 것 보다 자신의 한심스러운 행동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실망하고 그 길로 다시 나와 현재까지 혼자서 옥탑방에서 살고 있다. 
 
경우가 언젠가 소년원에서 출소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고시원으로 찾아오지만 외면하고, 나중에 경우는 오토바이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뒤 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다. 
 
A의 죽음이 있던 날 이후로 인수는 항상 몸에 한기를 느끼고 온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증상을 겪고 주위에 온통 귀신이 보인다는 환각을 느낀다. 
 
우연히 옥탑방에서 자신의 모습을 한 이호의 행동을 보고 이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면서 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인수 
 
집을 나갔던 이호가 다시 인수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인수는 이호에게 조심스럽게 다시 학교로 돌아가라는 말을 한다.
본인이 공부를 시켜주겠다고.
그러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이호를 바라보며 경우가 없는 세계에서도
부디 한 번 더 자신에게 따뜻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집을 나온 인수는 항상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부모님이 있는 집을 맴돌지만 그 일을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아이들은 다양한 사연으로 집을 뛰쳐나오고 그들은 배고픔과 추위와 더위에 시달리며 그리운 집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들이 쉽게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데는 많은 이유와 사연이 있다.
책을 읽고 있으니 더 끈기있게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항상 집을 그리워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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