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평점 :
매일 떠나는 시간
내 삶의 철학 중에 여행이 있다.
나는 책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세상이란 큰 문을 열고 그 지혜를 경험하는 것이 '여행' 이라고 평소에 생각하는 사람이다.
나 또한 여행을 삶의 중요한 행위로 인식하고 매년 새해가 시작되는 한 달은 해외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이 책을 읽으며 여행 생활자의 삶에 동경과 존경과 감탄이란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세상은 두 발로 여행하는 자에게 스스로 드러낸다"
책의 초입에 인용된 이 문구를 보면서 우리의 삶에서 여행만큼 지식을 현장에서 체득하는 그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의 저자는 여행을 준비하기 전 이미 그곳의 많은 것을 공부한다고 했다.
사실 찐 여행자라면 여행을 통해 우리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고 여행이 담고 있는 지식의 보고가 앞으로의 삶에 다양한 시각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책의 내용이 보편적인 여행 안내 책자와는 달라서 좋았다.
그 도시에서 느낀 작가의 부분적인 시각과 당시의 감정을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어 어떤 부분은 내가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매번 여행지의 밤, 그날의 일상을 꼼꼼히 정리한 덕분에 책을 출간하는데 어렵지 않았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고 다음 여행지에서 나도 꼭 실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작가가 25년 간 109개국 900 여 도시를 누비며 쓴 기록이다.
아마도 작가는 이 책에서 풀어내지 않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평생 가지고 삶을 다양한 부분에 투영하며 살아갈 것이다.
부럽다는 생각에 앞서 경이로운 존경심이 앞 선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사람은 세상에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500일 넘게 80 여 개국 세계 일주를 엄마와 함께 하는 대한민국의 아들이 또 어디있을까?
책의 내용 중에 TV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캄보디아 시엠립에서의 말벌 공격 사건은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깔깔거리고 웃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일 순간에 수 백 마리의 말벌이 동시에 공격했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니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독자들과 시청자들은 아마 재미있게 시청했을 것 같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크리스마스 날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공감의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2005년 독일에 머물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기억이 있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엄청나게 멋있을 것이란 상상을 했는데 유럽에서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하는 의미가 강해서 오히려 크리스마스 날에 가게들이 다 문을 닫고 관광지도 한적하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운행도 대폭 줄어 유럽에서의 멋진 크리스마스 날의 추억을 만들고자 했던 나도 당시에 얼마나 황당했었든지^^
책에서 저자가 적고 있듯이 평탄하기만 하면 여행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죄충우돌 현장에서 뜻하지 않은 다양한 경험이 결국은 여행에서 가장 오래도록 남는 기억이 된다.
작가가 수집하는 사적인 기념품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다.
여행지에서 받은 다양한 종이 영수증!
한국에 돌아온 뒤 일상에 치여 마음속이 스트레스 찌꺼기로 부대낄 때 종이 영수증의 시시콜콜한 구매 내역을 들여다 보고 소소한 행복감을 잠시 느낀다는 마음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영수증 잉크가 옅어져 갈 때면 그 여행을 놓아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
아제르 아재행 비행기 기내에서 만난 보드카 친구들과의 '딱 한 잔' 으로 시작된 43도짜리 보드카의 일화도 책에 실린 당시의 한 장 사진에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는데 나는 당시 상황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는 걸 어쩔수 없었다^^
길 위에서 1분 1초도 설레지 않는 순간이 없었다는 작가의 소개글을 보면서 다양한 여행지에서 경험한 저자의 삶의 의미들이 책에 담겨져 있어 하루 만에 책 한 권을 단숨에 읽었다.
여행은 스스로의 성장을 돕는다는 말이 있다.
책을 읽으며 여행과 영화를 좋아했던 소년의 25년 간의 삶의 여정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도시를 여행한 노련한 작가의 책에 소개한 도시 덕분에 중국 쓰촨성의 '황룽 풍경구'는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의 버킷리스트에 담았다.
설산이 둘러싼 고산 지대에 탄산칼슘이 쌓여 만들어진 석회암 구덩이가 만들어낸 계단식 논 같은 풍경에 내 시선이 오래도록 책 속의 사진에 머문다.
머물던 세상을 떠나면 머물던 세상에 없는 다른 풍경이 보이고, 다른 문화가 펼쳐지고 다른 일이 벌어진다.
엄마와 함께 한 여행지 사하라 '시와' 마을의 이야기도 여행지에서 만난 뜻하지 않은 풍경에 섭씨 50도가 넘는 사막에서 선풍기 없이 일주일을 머물렀다는 사연도 흥미로웠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여행을 가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 읽기를 권한다.
저자의 소소하지만?은 않았던 다양한 여행 경험이 한 권의 책 속에 담겨져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김영사 #매일떠나는사람 #태원준 #책 #여행 #독서 #독서모임 #책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