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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당신들
이주옥 지음 / 수필과비평사 / 2021년 3월
평점 :
세상의 당신들~
아침 저녁 쌀쌀한 기온이 늦가을의 풍경을 온 몸의 온도로 느끼게 하는 날들이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6월에 보낸 쪽지를 9월에 확인하고 답장을 보냈는데도 감사하게도 작가님께서 책을 보내주셨다.
시인을 꿈 꾸시던 작가님의 에세이라 문장 한 올 한 올이 너무나 시적이다.
작가님의 삶의 모든 시간들이 한 권의 수필에 녹아들어가 있는 느낌이라
한 번도 뵙지 않은 미지의 작가님에 대한 상상이 바로 눈 앞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삶의 모든 고비를 관통하며 그려내는 책 속의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요즘 같이 하루 두 건의 외부 강의로 저녁이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고군분투의 시간속에 독서의 위로와 함께 탑승해서 며칠을 내 가방 속에서 바깥세상을 같이 다녔던 고마운 책이다.
수필은 고백의 문학이며, 자아 성찰의 문학이라고 해설을 붙여준 책 마지막의 어느 수필가의 이야기처럼~
이 책은 작가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세상의 다른 이야기들을 살포시 얹어가고 있다.
어느 부분은 나의 이야기와 닮아 있고 주위 지인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 같은 문장들 속에서 같은 공감으로 다가가본 시간들!
"사소한 것들이 늘어선 별일 없는 나날은 우리 생에 얼마나 잔잔하고 실팍한 근육인가"
타고나기를 내뱉는 것보다는 안에 품는 것에 더 어울리는 성정이라고 말씀하신 작가님의 세계가 한 여자로서 엄마로서 그리고 딸로서 독자인 나를 감동받게 한다.
책이 내 손에 도착하던 날
작가님께 감사의 문자를 보냈는데
답변이 너무 검소하셔서........
'참 마음이 따뜻한 분이실 거야' 하는 나의 생각은 작가님의 책 속에서 거듭 확인이 된다.
세상의 당신들!
"당신은 곱기도 하고 밉기도 하다.
때론 가장 가깝기도 하고 가장 멀기도 하다.
더없이 가까운 당신이기에 또한 낯선 타인이 될 수도 있는
예민한 '당신',
너무 가까워서 뭉개지고 또는 너무 멀어서
참혹해지는 이름이다."
문장의 모든 순간이 시적이라서
아껴서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작가님의 모든 문장들과 마주했다.
지금 준비중인 나의 책이 나오면 내 책도 작가님께 한 부 보내 드려야지 하면서
택배 박스에 적힌 주소를 사진으로 담아둔다.
작가님의 사위가 보낸 몇 줄의 쪽지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 지는 책 한 권을
2022년 가을 함께 한다.
언어 이전의 언어로 인생의 문장을 다듬고 매만져서 독자들에게 건네 주는
#세상의당신들
잠시 이 책의 시적 문장들을 여행하며 내가 바라보는 세상의 당신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진다.
세상 모든 이야기는 신변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예술이라는 이야기들의 모티브는 곧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다.
우리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대변해주는 이주옥 작가님의 수필집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여유가 생기면 이 책 몇 챕터를 필사하고 싶다.
내 마음을 정화하고 단단히 여미고 싶다.
세상의 모든 당신들~
당신은 내가 아닌 누구!
세상 모든 관계의 시작이다.
예술을 가공해 작품으로 태어나는 순간
작가는 신변의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진실이 독자의 마음에 와 닿기를 바라며 자신의 부끄러움을 희생하는 것이다.
푸른 가을 하늘과 함께 기분이 맑아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이 책 세상의 당신이 더 아름다운 이유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요즘의 날 만큼이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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