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진스키 - 인간을 넘어선 무용 현대 예술의 거장
리처드 버클 지음, 이희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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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진스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이 책을 처음 받았을때 방대한 페이지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려 1,048page~~~ 
 
폴란드 출신 러시아의 비운의 천재 남성 무용가 니진스키에 대한
방대한 기록과 증언을 집약한 책이다. 
 
뜻하지 않게 생애 최초 최대 분량의 벽돌책 읽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 책을 완독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일상의 독서 루틴화가 필요했다.
이 책을 효과적으로 읽는 나의 계획은 이러하였다. 
매일 80p 읽기,
매일 새벽 2시간, 늦은 밤 2시간!!! 
 
그렇지만 책의 내용이 '니진스키'라는 한 예술가의 인물에 대한 역사를 벗어나
이 책은 '발레'라는 예술 장르와 '음악' 이라는 예술 장르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없다면 읽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책이었다.
 
다행히 나는~~~
학부와 석사를 음악으로 공부하고 현재도 음악을 業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대학시절 한 때 오페라에 빠져 오케스트라 음악과 성악의 조화로운 협업으로 거대한 오페라가 탄생하는 걸 눈여겨 본 터라 이 책은 나의 음악적 지평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준 책이 되었다. 
  
책의 제목은 니진스키지만 '댜길레프'와 '니진스키' 란 두 인물을 중심으로 러시아발레와 음악과 그  시대적배경 등이 융합되어 탄생된 예술적 소중한 기록이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유튜브를 통해 니진스키 안무와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봄의제전' 과 드뷔시 음악의 '목신의 오후'를 찾아보았고 니진스키가 '페트라슈카'에서 삐에르로 분해 춤을 추는 영상을 찾아서 보기도 했다. 
 
니진스키가 댜길레프를 만나지 않았다면,
디아길레프가 니진스키를 만나지 않았다면.
발레역사에 이 소용돌이치는 역사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나는 무엇보다 이 책을 쓴 학자이자 비평가인 '리처드 버클'에 대해 무한대의 찬사를 보낸다.
이 책은 발레의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 발레음악의 전문성에 대해
어느 전문가 보다도 정확하고 명확한 해석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광범위한 연구 영역이 그동안 몰랐던 예술영역에 대한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며 개념들을 확장하고 있다. 
 
니진스키는  양친 모두 무용가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9세의 나이에 상트페테르부르크 황실무용학교에 입학을 한다. 
작은 키에 내성적인 성격, 남성 무용가로서의 신체적 조건으로는 탁월하지 못했지만 놀라운 도약과 섬세한 해석력으로 현재까지도 전무후무한 춤 실력으로 '무용의 신'으로 남아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러시아의 미술평론가이며 후원자이며 발레단 흥행주였던 디아길레프의 눈에 들어왔다. 
 
디아길레프는 동성연애자로  그의 생에서 니진스키를 비롯한 많은 젊은 남성 무용수들과 예술적 동거를 한 인물이다.
 
음악가 중 러시아 출신 차이코프스키가 동성애자로 유명한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당시 예술인들 사이에는 동성애자들이 예술적 관계로 많이 엮여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디아길레프와 니진스키의 만남은 발레 역사에서 하나의 획을 그은 사건이지만 그들은 동성애를 떠나 예술적 부흥과 창작의 불꽃을 피우며 위대한 역사를 탄생 시켰다.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를 위한 많은 작품을 시도하였고 후원하였으며 안무가로서의 앞길도 열어주었다.
사랑하는 연인으로 혹은 예술적 천재성을 지지하면서~
 
대학교때 음악을 전공하면서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음악 '불새' ,'봄의제전', '페트라슈카' 등을 암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러한  발레음악 등이 이러한 발레 공연을 위해 의뢰받는 과정에서 탄생되는 역사를 다시 배우며 이 책의 유효성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듸뷔시, 스트라빈스키, 슈트라우스, 차이코프스키, 바하, 쇼팽, 림스키코르사코프, 무소로그스키 등의 음악이 발레에 사용되고 피카소와 같은 화가가 무대 장식과 발레 의상을 담당하며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내 지식으로 알고 있는 저명한 예술가들이 책에 등장인물로 나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댜길레프와 니진스키가 활동하던 그 시대에 그들이 협업했던 많은 예술가들은 유명한 인물이었으며 현시대에 영향을 미치는 예술가들이었다. 
 
러시아발레단의 유럽진출 그리고 제1차세계대전과 제2차세계대전,
남미순회공연차 떠나는 배에서 알게된 헝가리 대부호의 딸 무용수 로몰라와 돌연 결혼을 하면서 댜길레프와 니진스키의 관계는 끝이났다. 
 
니진스키의 부인 로몰라는 니진스키를 한 남자로 사랑하기 이전에 그의 천재적 예술에 반해서 그에 대한 팬심으로 그에게 접근을 하였다. 
 
사실 니진스키가 로몰라(그녀도 동성애 기질이 많은 여인임)와의 결혼으로 그의 후원자이자 연인인 디아길레프에게 발레단에서 추방당한 이후 니진스키의 예술적 행보는 날개가 꺽인 셈이기도 하다. 
 
이 책을 쓴 버클은 니진스키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니진스키는 태어나서 "10년은 자라고, 10년은 발레를 배우고, 10년은 무대에서 춤을 추고, 30년 동안은 그에게 찾아온 조현병으로 빛을 잃고 살았다." 
 
책을 읽고 나니 무엇보다 공감이 되며 쓸쓸한 여운으로 남는 문구다.
 
예술에 대한 끝임없는 사랑과 연구에 대한 신을 능가하는 천재성은 신의 질투로 인해그에게  정신병을 가져다준다.
니진스키 일생에서 그의 부인 로몰라가 그의 춤을 추는 기간을 단축했을수는 있어도(결혼으로) 그녀는 평생 니진스키 옆에서 그를 간호하며 최선을 다한 아내로 나는 기억한다.  
 
톨스토이를 사랑했던 천재 무용수 니진스키!
그의 드라마틱한 일생에 감동의 물결이 일며 책을 다 읽고 나니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름다운 예술가 니진스키!
예술을 사랑한 디아길레프!
누가 그들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디아길레프는 니진스키에게 그러하였듯 그의 생애 많은 동성 연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이런 예술가에 대한 사랑이 그의 생에서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베네치아 그의 묘지에는
"우리가 휴식할 동안에도 영원히 활기를 주는 곳"
그의 사후 그의 업적을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디아길레프가 이끌던 발레단은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졌다.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전적으로 독창적이 되기 위해
창작의 험난한 가시밭길을 달렸던 천재 무용수 니진스키!
"예술이 인간관계 때문에 희생을 당하기 시작하면
예술과 관련이 있는 모든 희망은 잃게 될 것이다."
니진스키 ~ 그의 아름다운 생애에 경의를 표한다. 
 
희망, 절망, 투쟁, 가난, 영웅적인 행위로 점철되었던
니진스키 삶의 동반자 로몰라~
그녀는 37년간 그와 함께했고 30년동안 그를 간호하고 먹여살린
제2의 엄마 역할을 한 가장 위대한 내조자였다.  
 
벽돌책 분량 만큼이나 읽고 난 후 여러 생각에 잠기는 주말을 맞이하고 있다.
이른 새벽, 늦은 밤
11일간의 여정이 막을 내린다.
이 책과 함께 했던 일상의 루틴화에 이제는 수정이 필요하다. 
 
공허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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