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눈동자 안의 지옥 - 모성과 광기에 대하여
캐서린 조 지음, 김수민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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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동자 안의 지옥~ 
 
"아들의 백일잔치를 며칠 앞둔 어느날
내 아이의 눈에서 악마를 보았다." 
 
이 작품은 산후정신증을 경험한 엄마의 솔직하고 눈부신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 '캐서린 조는' 2017년 아들을 낳고 3개월 뒤 자신이 비자발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음을 깨닫는다. 
 
이 책은 작가 캐서린 조가 경험했던 자신의 이야기가 작품으로 탄생된 것이다. 
 
100일도 안 된 아이를 두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기억들을 작가 자신의 관점에서 기록하고 있어 어느 글보다 감동적이고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 사람의 정체성이란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두려움임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어릴적 할머니가 들려주었던 큰 사랑에는 징벌과 희생이

함께 따른다는 한국의 설화가 자기 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정신병과 관련된 첫 기억은 빛이다.
언제부터 정신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을까?
내 아들을 만난 순간부터일까?
아니면,
내 운명에 깊숙이 자리 잡은 무언가가 진작에 결정되어 있었던 걸까?
밝은 빛. 나는 침대에 누워 있다.
나는 환자복을 입고 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현실이 아닐까? 
 
정신병원에서 환자로 지내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며
지나온 시간들을 기억해 나간다.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어머니,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수학과 교수였던 과묵한 아버지,
저자이면서 주인공인 캐서린은 유년시절 자신의 어머니 앞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로

 배려심과 인자함을 지녔으나 자신과 동생에게는 언제나 공포의 대상으로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딱 맞아 떨어진 정확성만을 인정하고 고압적이고 분노를 자주 폭발했던 

그의 아버지는 죽은지 최소한 50년이 지난 작가의 책들만 읽게 했다.
"쓰레기들이 걸러지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시간은 지나야해" ......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그러한 규칙들이 아버지의 비상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했고 자신들은 운이 좋은 선택받은 사람들임을 강조했다.
 
또한, 그녀는 22살 때 나쁜 남자를 만나 그가 있는 홍콩에서 폭력을 피해 도망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추운겨울날 그녀의 몸에 걸친 것이라고는 짝짝이 양말뿐인 상태로 배란다에 내몰리고

더 굵은 채찍으로 그녀를 때렸을때 더 기분이 좋아진다는 그녀의 옛 연인 '드루'
 
친절하고 배려심이 많은 지금의 남편 제임스를 만났지만
일상에서 그녀에게 잔인한 폭행을 서섬치 않았던 옛 연인 '드루'를 떠올린다. 
 
배 속의 아기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도 '드루'를 생각하고

그의 어머니인 '리아'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자신이 잉태한 아이가, 아름다운 존재가 아니라 추잡하고 폭력적인 괴물로 변해가는

현실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기분은 어떤것이었을까? 하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날 엄마의 신분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고민과 문제들을 마주한다. 
 
'드루'로 인해 생긴 내 안의 나쁜 감염 부위가 아기에게 전염되지 않을까? 
 
"혹독한 전쟁과 기근을 겪고도 굶주린 몸에서 화사한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그 인내심이 스스로 몰락의 길로 이끌었다.
강함은 약함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독백이 독자의 마음을 가끔 울리는 구절이 있다. 
 
정신병원은 그녀에게 기억의 장소였으며, 상실의 장소였다.
그곳을 스스로 나갈수 없을 기억하기 위해 기억을 잃는 사람들이 있는 곳....... 
 
부모가 되는 것은 더이상 관념으로만 존재하지 않았다.
수개월 동안 분만을 걱정했던 마음은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다는 감정의 무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제 그녀는 그녀안의 두려움을 벗어던지며 일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어머지' 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면서......... 
 
이 책은 모성과 광기에 대한 이야기다.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한 여자의 이야기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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