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수학책 - 재미와 교양이 펑펑 쏟아지는 일상 속 수학 이야기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서현 옮김 / 북라이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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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수학책>은 확률은 물론이려니와 함수와 미분, 심지어 인수분해와 벡터처럼 현실 생활과는 별로 관계 없어보이는? 수학의 개념을 인생의 성공 도식에 활용한 일종의 자기 개발서다 

주식을 사고 할 때도 첼로 연주 실력을 향상시킬 때도 때도 프랑스어를 배울 때도 수학적 개념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노력해도 당장 실력 향상의 기미가 없어보일 때는 실망하기에 앞서 변화의 기울기를 파악하라는 것과 같은.. 


독특한 것은 저자가 일본 메이지 대학 문학부 교수임에도 독특하게 일본의 아이돌 가수 등 연예인의 성공 사례를 예로 들어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보면 이 책이 사회 초년생 같은 젊은 독자층을 겨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또한 에필로그에서 왜 지금 수학이 아니라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가에 대해 묻고 이성적, 근대적 사고의 귀환을 외친다

일반화할 필요는 없지만 거기서 현재 일본의 지식인들의 화두랄까, 책무를 얼핏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감명을 받은 것은 좀 엉뚱한 대목이었다

반증 가능성이 없으면 과학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단락에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유카와 히데키를 소개하며, 그는 "자신이 세운 가설에 스스로 반증을 제시해 무너뜨리는 괴로운 작업을 매일같이 했다(p.248)"는 부분.. 자기 존재를 끝없이 증명하고 또 그것을 무너뜨려야 하는 가혹한 운명이라니.. 


또 수학적 증명이 가능한 것은 바로 증명의 전제에 '공리'가 있기 때문(p.233)인데, 학창시절부터 반골 기질이 농후하고 '구경이'처럼 그 공리조차 의심했던 나는 결국 수포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변명 아닌 변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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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마리 꿀벌 아트사이언스
요안나 제자크 지음, 이충호 옮김 / 보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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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줄어들고 살충제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지구상의 꿀벌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꿀벌의 멸종은 곧 인류의 종말을 가져온다는데

이 책에는 페이지 페이지마다 어쩜 그리 많은 꿀벌이 날아다니고 있는지

잠시 꿀벌의 멸종 같은 건 고민 안 해도 좋았더라지요

누구나 익히 알고 있듯이 꿀벌은 매우 부지런한 곤충이예요

근면성실을 다투자면 아마도 꿀벌과 개미가 서로 왕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 같은데요

만약 지구상에 가장 끝까지 살아남는 생물이 곤충이 된다면

그건 아마도 저들의 부지런함 때문일 거예요.

요안나 제자크의 과학 동화 <1001마리 꿀벌>

아이가 어릴 때 읽혔던 <달팽이 과학동화> <세밀화 시리즈>의 중간쯤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가감이 없고 섬세하지만 그림에는 위트가 넘쳐요

꿀벌이 꿀을 따는 꽃뿐 아니라

숲이나 물가에 사는 다른 동식물들의 모습도 비쳐줘

생물계의 다양성을 느끼게 해줍니다.

따라서 그림 감상과 정보 전달을 동시에 훌륭하게 해내죠

책 속 삽화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꿀벌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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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섹스는 다시 좋아질 것이다 - 여성의 욕망에는 ‘동의’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캐서린 앤젤 지음, 조고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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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을 네 부분으로 나눠 각각 동의, 욕망, 흥분, 취약성에 대해 살펴보고, 왜 지금까지의 섹스가 나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야기하고 , '좋은 섹스'를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모색한다.
그 과정에서 독특한 시각은, #MeToo 운동의 결과로 이제 모든 섹스에서 '동의'가 필수적이 되었지만, 동의는 좋은 섹스로 나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여성의 동의에는 욕망과 무관하거나 권력의 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의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저자는 여성의 욕망 자체가 일반적인 남성의 욕망과는 달리 규정하기 어려운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Yes"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저자는 정답이 없는 회귀론으로 결론을 몰고 가지 않고 욕망 자체가 취약하고 근거가 불확실하며, 경계조차 희미하대는 데서 희망을 찾는다. 짐작하겠지만, 섹슈얼리티나 성적 쾌락은 확실하게 무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찾아지지 않고 위험하고 아슬아슬하며 결과를 알 수 없는 모험 속에서 얻어진다. 그것을 이성애자 남성이 무기로 휘두르지 않는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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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의 여행 페이지터너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원당희 옮김 / 빛소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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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순간들을 포착한 <광기와 우연의 역사>와
<발자크 평전>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 츠테판 츠바이크는
남녀간의 심리 묘사를 잘 그려낸 대중소설도 잘 썼다
이 책 <과거로의 여행>이 그렇다

책은 두 편의 중편소설로 이뤄져 있는데 먼저 나오는
<과거로의 여행>부터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제발트의 늪?에 빠져 이렇게 술술 읽히는 소설을 읽게 된 게 얼마만인지..
흡사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나 <냉정과 열정 사이> 만큼의 강한 흡입력이다

<과거로의 여행>이 9년 전의 미처 이루지 못한 사랑의 대상을 다시 만나는 남자의 심리를 그렸다면
이어지는 <어느 여인의 삶에서 24시간>은 생면부지의 젊은 남자와 달아난 여인의 심리를 그리고 있다
남녀의 입장에서 각각 다르게 서술된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와 구조도 유사하다

이 여름에 가볍게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고풍스런 독일의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하기에
추천하는 소설이다
연애소설을 오랫동안 읽지 않아서 잠시 잊었었는데
역시나 연애소설은 언제나 옳다

책을 다 읽고나서 탕웨이 주연의 영화 한 편을 보며 마무리하면
무더위도 서늘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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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껏 오해한, 세상을 지배한 단어들 - 단어들은 어떻게 논쟁의 대상이 되었는가!
해롤드 제임스 지음, 안세민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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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헤롤드의 <당신이 지금껏 오해한, 세상을 지배한 단어들>은
자본주의 민주주의 사회주의 포퓰리즘 글로벌리즘 등
그동안 흔하게 사용되어 온 단어들의 어원부터 시작해
변천 과정, 그리고 그 단어가 의미하는 범위까지 짚어준다
그래서 그 단어들이 현재 왜 오용되거나 남용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이런 단어들이 고안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이지만 여전히 그 의미와 지시 범위는 사람마다 정부마다 국가마다 다르게 사용된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말을 해도 말이 안 통하고
몇 번이나 동어반복을 해도 못 알아듣고
동문서답하기 일쑤인 사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성서의 바벨탑은 은유가 아니라 현실에 있다
서로 외국어를 쓰고 있지 않는데도 대화에 번역이 필요한 시대,
단어란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빌요에 따라 다른 맥락에서 인용돼거나 강조돼왔으므로
그러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번역(또는 통역, 중개)의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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