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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네버랜드 클래식 16
찰스 디킨스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매년 이 시즌이면 책장에서 89년도 판 성경책같은 종잇장의 책을 꺼내어 읽게 된다.

두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두 도시 이야기와 크리스마스 캐롤.

두 도시 이야기는 그렇다 해도.. 크리스마스 캐롤은 누구나 알 거다. 혹시 책을 안 읽었다고 해도 스크루지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

원래는 '종소리' 와 '난롯가의 귀뚜라미', '인생의 싸움', '유령에 시달리는 사나이' 이 다섯 작품을 합쳐 크리스마스 책으로 발간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발간된 책이 있는지는 모르겠고.
어쨌든 그 시대에는 풍속작가였음에 분명한 디킨즈의 소설은 백년이 넘어서도 내 손에 들려져 있고, 영국에서는 연극이나 영화로 상연되고 있으며, 감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크리스마스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있다.

책이라는 게 원래 그렇듯이 읽을때마다 새로운 기분이 드는데,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
어렸을 때는 크리스마스의 정경을 절로 떠오르게 하는 묘사와(특히 먹을 것!!)싸늘하면서도 기묘하게 따스한 분위기에 끌렸었는데 이제는 은유나 해학에 더 관심이 가는 걸 보면 확실히 나이가 먹긴 먹었나봐..ㅠ.ㅠ
그래도 역시 마지막의 보브 크래치트의 봉급을 올려주는 부분에선 대 폭소.ㅎㅎㅎ
그러고 보니 영국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맨 먼저 디킨즈의 소설을 손에 들린다는데.
우리 나라에는 그럴만한 작가가 누가 있을까. 생각이 안 나네-_-;;
어쨌든 낭독회를 죽어라 하고 다니며 올리버 트위스트나 위대한 유산 등의 끔찍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소설을 쓰던 풍속작가는, 아직까지도 확실히 소설속에서 살아, 영국적인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전세계에 전달하고 있다.
참으로 대단한 재능.

그래서 올해도 크리스마스 캐롤을 읽으며,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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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 연대기 5 - 혼돈의 궁정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예문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앰버 연대기를 다시 읽고.

SF작가이면서 동시에 판타지 작가인 로저 젤라즈니의 장편작 앰버 연대기.
원래는 전체 10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구 앰버 5권과 신 앰버 5권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구 앰버만 번역 출간되었다.
권마다 소제목이 붙어 있다.
1. 앰버의 아홉 왕자,
2. 아발론의 총,
3. 유니콘의 상징,
4. 오베론의 손,
5. 혼돈의 궁정

일단 출간된 건 이 5권.
1권에서는 이게 과연 환타지 소설인가 의심스러울 때도 있지만, 뒷부분의 3, 4, 5권은 정말 최고.

내용은 '앰버' 라는 가상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형제들간의 왕위를 둘러싼 음모와 암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진정한 나라 '앰버' 와 그 나라의 왕족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그림자들
(그림자는 또 다른 세계. 현대의 세계도 앰버의 섀도우일 뿐. 일종의 대체우주라고 설명하면 될까.)
그리고 그 그림자 및, 앰버의 공간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며 동시에 그림자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기 위한 '패턴',
그림자 이동의 다른 방법인 헬라이드 등 여러가지의 새롭고 매력적인 개념들이 제시되면서, 어떤 환타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앰버만의 세계관이 펼쳐진다.

게다가 나를 더더욱 매료시켰던 건, 젤라즈니만의 문체.
마치 셰익스피어나 예이츠, 키츠 등 영국의 시인들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러운 문체와 중의적 표현, 그리고 그 신화에 대한 조예란..
확실히 이 작가는 천재 맞다.. 흑.
게다가 유머감각도 멋지다.^^ 비야냥거리는 왕자님이라니..ㅎㅎㅎ

젤라즈니는 여타의 다른 작품에서도 나를 실망시킨적이 없고, 앰버 역시 마찬가지.
열번을 읽어도 읽을때마다 새로운 책이다.
정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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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중독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그녀의 소설로는 플라나리아를 먼저 읽었는데,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꽉꽉 짜여진 구성이 상당히 좋았다. 우리나라의 은희경도 잠시 떠오르는 느낌이랄까. 타고난 이야기꾼이란 이런 사람이겠지.
일본의 유명한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받은 작품은 플라나리아이지만 그녀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연애중독' 이다.(나오키는 통속소설에 가까운 녀석들에게 주는 상, 아쿠다카와는 순문학 계열에 주는 상이니.. 대충 야마모토 후미오의 소설 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참고가 될까)
개인적으로 장편을 좀 더 선호하는 관계로 플라나리아를 읽고 난 후, 이런 구성을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의 장편은 어떨까 해서 도서관으로 뛰어갔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절판인 게 울고 싶을 정도이다.(흑흑)

주인공은 예쁘지도 않고, 젊지도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연애질에 서투른 여자. 서투르기 때문에 그녀의 애정은 "스토커" 라는 형태의 집착으로 나타난다. 그 덕분에 이혼까지 당한 그녀의 앞에 어느 날 이츠키 고지로라는 50대의 유명 연예인이 나타나고 어렸을때부터 그를 동경했던 그녀는 또 다시 삶이 망가질 걸 알면서도 그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서술되어 있는 책이란 말씀. 뭐, 책 리뷰 쓰는 것도 아니니 줄거리 얘기는 관두고. 주인공 얘기보다는 오히려 난 이츠키 고지로라는 바람둥이 남자주인공(남주인공이라 해도 되겠지?)쪽이 좀더 재미있었다는. 눈 앞에 있는 건 감사하게 먹는 타입(여자도.....-_-;)이라 비싼 음식이라 특별히 감사한 것도 아니고 싼 거라고 타박하는 것도 아닌 남자.(이런 성격탓에 미인도 아닌 주인공을 도시락집에서 냉큼 주워버렸다;)어린 양들(여자들-_-;;;)을 그정도 사육하면 여자한테 말리기 십상일텐데, 능글능글 잘도 넘어가는 마이웨이 아저씨. 그러면서 소설은 다작(대체 언제 쓸 시간이 있단 말이냐;)돈은 무지 많고-_- 나름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 같아서, 이런 아저씨면 재미로라도 세컨드(...)를 해 보고픈 마음마저도 드는 것이-_-;;
뭐 그 이외에도 나오는 인물들이 상당히 설득력 있었으니.(쥔공 미우의 남편만 빼고. 별로 나오질 않아서 그런지 상당히 희미한 인물이었다-_-)입체감을 즐기며 즐겁게 본 책이었다.


아, 마지막으로, 한때는 나도 아래 미우의 말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꽉 잡는 게 뭐가 어때. 라고 뻔뻔해져버렸다.-_-
아파도, 간극 조절이 녹록치 않아도, 어차피 정상적인 연애란 걸 잘 모르겠는걸. 그게 뭔데? 있기나 한 거냐?
라고 의문을 던지는 나에게는, 그러니까 두 번 다시 누구의 손도 잡지 말자는 게 설득력이 없다.
(사실은 지금도 내 존재 자체가 민폐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숨을 쉬지 않을수는 없잖아? )

"나는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너무 꽉 잡는다.
상대가 아파하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그러니 이제 두 번 다시 누구의 손도 잡지 말자."




....그래도 잡는 게 연애이다.
그래서 연애는 중독이다.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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