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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국어 수업 - 소설·논술·토의 수업 설계부터 대입 면접 활용까지 ㅣ 배우는 사람, 교사
김가람 외 지음 / 서해문집 / 2023년 10월
평점 :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건 수업이 잘 되지 않은 부분, 걱정스러웠던 부분을 밝히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소개하는 부분이다.
사실... 완벽한 수업, 좋은 활동지만 소개하는건... 되게 영웅 일대기같아서, 가끔은 굉장히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100명 중 굉장히 잘 하는, 멋진 결과물 몇 개만 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도 저런 수업을 시도할 수 있을까 조금 작아지기도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소한 팁들, 예를 들어 챗GPT에 학급 전원이 접속하면 버벅일 수 있으니 대안으로 다른 챗봇 사이트를 제시한다던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입력한 요구, 즉 프롬프터를 공개하고 전후에 어떻게 결과물이 바뀌고 있는지 소개한다던가.. 이런 부분이 너무 좋았다... 이런 게 필요했다...!
책에 제시된 6개 수업(활용방법) 중 가장 인상적인건 문학과 문학 아닌 것의 구분을 위해 챗GPT를 활용하는 장면이었다.
챗GPT로 쓴 시를 제시하고, 과연 이것은 문학인가 알기 위해 여러 질문을 제시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만 해도 이 부분이 너무 흥미로워서, 읽다가 한참이나 책을 덮고 생각하게 되었다.
문학은 무엇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창작자가 지켜야 할 쓰기윤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챗GPT가 쓴 문학작품을 우리는 왜 다르게 받아들이는가? 챗GPT가 쓴 작품을 문학으로 인정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생겨나는데 이런 걸 학생들과 함께 챗GPT를 사용하며 질문하고 글을 써보면 얼마나 재밌을까?
이 수업은, 정말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정말 한없이 아날로그적인 사람이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걸 되게 힘들어한다... 신문물? 그런거 나랑은.. 너무... 멀어...!
이런 나에게 챗GPT? 영원히 피하고만 싶은 대상이었다.
그치만 선생님들이 사용하신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관심이 더 생긴다. 너무 겁낼 필요도 너무 기대할 필요도 없이 시대의 변화로 받아들여야겠지. 마치 이제 애들이 인터넷 검색을 유투브에서 하는 게 너무너무 자연스러운 것처럼.. 내가 피해봤자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다면 이제는 내가 공부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