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들의 다이어트 - 임신, 출산에도 아름다울 수 있는
클로이(이서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강하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녕, 내 첫사랑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금이 작가님의 책이기에, 그동안 읽은 작가님의 책들이 전부 너무 좋았기에, 또 한껏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응? 이게 뭐지?

얘네 겨우 13살인데 데이트 비용으로 8만원?

친구한테 5만원을 빌려?

프로포즈도 하고 분식집보다 카페?

어후~ 너무한데?

그리고 연아는 양다리야 뭐야?

 

초,중등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인지 이야기에 온전히 몰입되기 보다는 자꾸만 부모의 시선으로 내용이 읽혀져서 딴지가 걸렸다. 정말로 요즘 초등학생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있단 말이야??

 

 

개인적으로 심란한 일들과 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면서 도저히 후기를 쓸 수 없어서 미뤄두다가 비교적 마음이 편안해진 날 다시 책을 펼쳤다. 그제서야 전에 스친 문장들과 이야기가 조금씩 들어오고 동재의 마음이 보였다.

 

 

 

 

아들의 첫 이성 교제를 지켜보며 고민했던 지점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는 작가님.

 

 

내가 연애를 하는 것처럼 설레면서도 내심 놀라웠던 건 사랑에 대한 아들아이와 그 또래들의 관심과 고민이 성인과 별다를 게 없다는 점이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사랑에서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리며 미소 지을 때 당사자인 아이들은 줄지어 선 '~데이 이벤트'와 '스킨십'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 237쪽. 작가의 말 중에서

 

 

맞다! 나도 이 책을 펼치기 전, '청소년의 첫사랑 이야기라니 얼마나 알콩달콩 설레고 예쁠까.'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 역시도 어른들의 고민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에 앞서 비용을 고민하고, 커플링을 생각한다니 놀라웠다. 현실을 모르고 뜬구름만 잡다가 책을 통해 현타가 와서 내가 벙쪘던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첫사랑은 언제, 누구일까?' 종종 생각해 보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좋아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는 초등 4학년때 양군이었을까, 아님 대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후광을 봤던 박군이었을까.

 

 

동재는 그전에 연아에게 가졌던 아지랑이나 햇살처럼 아련하면서도 따사로운 감정은 사랑이 아님을 깨달았다. 사랑이라면, 그것도 첫사랑이라면 모름지기 이렇게 온몸이 타는 듯 뜨겁거나, 가슴이 찢어지는 듯 고통스럽거나, 흘린 눈물 위에 배를 띄워도 될 만큼 슬프거나, 아무튼 그렇게 강렬해야 하는 거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꿀물처럼 달콤한 그리움 안에서 소용돌이 쳤다. (53쪽)

 

 

초등학교 때 양군에게는 햇살처럼 아련하면서도 따사로운 감정으로 설렜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온갖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박군이 나의 첫'사랑'이구나. 이제서야 얻은 결론! ㅋㅋㅋ

 

 

나는 초등 4학년 때부터 이렇게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감정이 모락모락 피어났는데, 왜 우리 아이들은 이성에 도통 관심이 없는건지~ 나에게 말을 안하는건가?;;; 딸아이는 요즘 부쩍 남자 아이들과 놀기도 하고 카톡도 하는 것 같긴 하다. 우리 아이들이 늦는 건가... 아직 없다고 하는 아이들의 첫사랑이 궁금하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설레면서 가지게 되는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되도록 많이 겪어 봤으면 좋겠다. 그 오묘하고 복잡한 감정을 이러한 책들을 통해서 또렷이 표현해 보고 세세히 느껴보면 좋겠다.

 

 

 

 

사람을 대하는 일과 사랑에 서툴렀던 동재와 연아.

동재가 찬혁이보다 잘해주는 거 말고, '동재다운' 사랑 표현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연아가 조금만 용기를 내서 자기 마음을 알려줬더라면 둘은 더 잘 지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지만 두번째 읽고 나니 지극히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었단 생각이 든다.

 

 

책에는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님, 어르신들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혼을 하고 얻은 깨달음으로 두 번째 결혼생활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땀 나게 페달을 밟고 있다는 동재 아빠.

첫사랑의 아픔이 있지만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는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들을 통해 '관계'와 '사랑'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동재는 비록 연아에게 상처를 받아 괴롭고 힘들지만, 사랑을 하는 동안 자기가 일상에서 얼마나 행복했고, 따스했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이 기뻤는지 생각한다. 그렇게 세상과 인생을 배워나간다.

 

 

"앞으로 살면서 넌 많은 사랑을 하게 될 거야. 그떄마다 온갖 감정들을 경험하겠지. 기쁨과 행복만 있는 건 분명히 아닐 거야. 아빠는 우리 아들이, 그 사랑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랑이 널 성장시켜 준다면 그 사랑은 어떻게 끝나든 해피엔딩인 거야." (223쪽)

 

 

우리 아이들이 사랑에 행복해하고, 사랑 때문에 아파할 때 이렇게 얘기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르마타, 이탈리아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금이 작가님의 책을 쭉~ 읽고 있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치유받고, 지금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읽어볼 수 있어서 작가님께 푹 빠져들었는데 첫 에세이를 쓰셨다기에 넘 반가웠다. 엄방 서평단 신청에 번쩍 손을 들었다.

쉰여덟살 봄, 첫 문장을 쓰듯 우리는 떠났다.

크~~~

코로나 시국, 지금 당장 내가 가장 원하는 건 무엇?! 바로 여행!!!!! 친구들과의 여행!!!!!


* 책 뒷표지의 작가님과 친구분(진)의 모습이 참 정겹다.


근데 이탈리아라니!

절친과 함께한 여행이라니!

예순을 앞두고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가이드도 없이 해외로의 여행이라니!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놀라웠다. 마흔인 나도 지금 당장 시간을 줄 테니 이탈리아에 한 달간 다녀오라 하면 언어나 체력이나 대담함이나,,, 여러모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멋져요, 작가님♡)

35일간의 이탈리아 여행기록과 작가님의 에세이가 담긴 콤팩트한 사이즈의 책. 작가님의 어린시절 이야기, 작가가 된 이야기, 소설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쓰고 있는지, 여행 중간중간의 좌충우돌 이야기... '사람 이금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좋았다. 얼마전 ZOOM으로 인사도 드렸는데, 더욱 친근해진 기분이다^^

책 곳곳에 예쁜 그림이 실려있긴 했지만, 사진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어 책을 읽다가 몇 번을 이탈리아 도시들을 찾아보았다. 찾아보다가 타고 타고 들어가 방구석 이탈리아 여행을 몇 번을 했던지~ ㅎㅎ

대학생 때(2004년) 알바를 해서 모은 돈으로 한 달간 유럽여행을 다녀왔었다. 이탈리아에 4일을 머물렀는데 베네치아에서 곤돌라를 타며 물의 도시 풍경이 신기했고, 로마 곳곳에 널려(?)있는 유적지에 놀라고, 나폴리에서 카프리까지의 자연의 경이로움에 반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나의 일기장을 보면 여행 이틀 째부터 벌써 '친구와 안 맞는다'고 써 있다. ㅋㅋㅋ 게다가 여행의 마지막엔 '친구와 오랜 기간 여행은 하지 말자' 라고 생각했었다 ㅋㅋㅋ 지금 마흔이 되어 다시 친구와 긴 여행을 떠나면 작가님처럼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함께 보내는 시간에 감사하며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코로나야 얼른 물러가라!


기억에 남는 이야기

113P) 여행 동안 건물이나 지하철역 같은 공공장소 벽에 그려진 글자나 그림인 '그래피티'를 보는 진과 내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진은 미관을 해치는 흉물스러운 글자와 그림은 물론, 남의 건물이나 공공장소에 함부로 낙서를 하는 행위 자체를 목청 높여 비판했다. 나는 그저 낙서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문화로 봐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

그런데 카타니아행 기차를 탔을 때, 차창 가득한 그래피티로 밖이 하나도 안보여 절망한 작가님.

115P) 그동안 그래피티에 분노까지 했던 진은 자면서 갈 거라며 느긋한 표정이었지만, 창밖 풍경을 고대했던 나는 울화통이 치밀었다. ... '기차 몸통은 몰라도 창에까지 하는 건 민폐잖아'하며 투덜댔다. 그러면서도 나 자신의 얄팍함이 몹시 부끄러웠다. 나의 이해심과 아량은 내가 피해보지 않는 선에서였던 거다.

살면서 이런 순간이 얼마나 많았을까.

132P)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 않은 길'을 품은 채 살아간다. 기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 길은 실패한 길이 아니다. 부서지고 무너진 채로도 무대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타오르미나 극장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재능을 보였다는 작가님. 중고등을 지나 주부 연극반까지, 그리고 이제는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계속 연기를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나운서의 꿈을 꿔온 나는 고등학교 때 여러번 무대 경험을 하며 무대 위에서의 희열을 맛보았다. 대학 교내 방송을 거쳐 현재 오디오클립까지. 언제나 마음속에 꿈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 기억하기를 포기 하지 않는 한 실패가 아니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나를 가만 가만 토닥여 주는 듯 했다.

141P) 쉰이 넘어서도 나이 밝히는 걸 주저했던 적이 없다. 저절로 흐른 세월이 아니라 성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도달한 나이 아닌가. 그동안 살아낸 세월 덕분에 웬만한 방지턱은 여유롭게 넘을 수 있는 삶의 내공을 갖게 됐다.

아~ 멋지다. 내 삶에 성실하고 사랑해 주면서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

142P) 나이 드는 것에는 꽤나 호의적이면서 '늙음'에 대해선 아니었다.

... 늙음을 부정하고 혐오하면서 어떻게 앞으로 맞을 내 나이를,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라구사로 가는 버스에서 만난 할머니를 보며 그동안 자신이 만난 노인들을 떠올리는 작가님. 고루함과 완고함, 무례한 관심, 쓸데없는 노파심, 지겨운 잔소리 들이 노인의 표식 같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 반성...

한 2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100살까지 살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신체 곳곳의 '늙음'을 경험하고나니 나이듦이 슬퍼졌고, '적당히' 살다가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근데 과연 적당히란 몇 살일까? 70살? 80살? 그런 생각들 뒤로 우리 아빠가 벌써 일흔이 훌쩍 넘었는데 이건 너무 죄송한 생각이잖아ㅠ 라며 반성하기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다스리는게 무엇보다 중요함을 다시금 생각한다. 관절의 건강은 물론 부지런히 근육도 저축해 두기! 그리고 오래도록 계속해서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을 찾는 것도 잊지 말아야 겠다. 그렇게 나이에 갇히지 않는 당당함과 자유로움(194P)을 가지고 살아야지.

199P) 뭉뚱그려 기록될 역사의 행간에는 77억개의 삶이 있다. 그중 한 사람인 나는 오늘도 퇴고할 수 없기에 더없이 소중한 나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누구나 그럴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글로 표현하며 타인의 감응을 일으키는 작가란 참 멋진 직업이다.

나의 일상과 나의 시간을 블로그에 기록하는 것을 놓치 말아야지.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일에 더 주저하지 말아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 길 찾기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에게 인생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다. 여전히 나는 불완전하고 나의 길을 고민하고 있기에 더욱 와닿았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 완전 추천 ♡

<너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 ​세 권의 책이 독립적이면서도 이어져 있는 것이 참 좋다.

세 아이 각자의 인생이 아니라 세 아이 모두의 이야기. 꼭 세 권을 함께 읽어야 한다.

책을 덮고 여운을 더 느끼기 위해 지오디의 노래 "길"을 반복해서 들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사람들은 다 길이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 실천할 것!

아이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자신의 길을 찾아 갈 아이를 믿어주기.

나는 '나의 길'을 묵묵히 가기

아이와 터놓고 대화하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보기


47쪽. 어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모든게 대학 진학으로 귀결됐다. 미르는 대학 합격을 목표로 해야 할지 꿈을 목표로 해야 할지도 헷갈렸다.

'학부모'가 되면서 가장 딜레마가 이것이다.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는 목적이 대학 합격인가, 우리 아이가 잘 살기를 바래서 인가. 대학 합격에 방점을 찍는 순간 한없이 불안해지고 시켜야 하는 일 리스트가 좌르륵 떠오른다. 마냥 놀면서 해맑은 아이를 보면 걱정을 넘어 화가 난다. 반면 꿈을 이루는 아이가 되길 원한다 해도 당장 어떻게 무엇을 도와줘야 할 지 막막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잘 해내며, 그것으로 잘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잘 알기에.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상과는 너무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기에 나의 조언이 맞을까? 란 의구심도 가득이다.

아이가 '학교 공부에도 충실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잘 해냈으면 하는 것'은 역시 어른인 나의 바람이겠지. 아이는 그저 순간의 즐거움에 충실할 뿐인데 말이다. 그래서 매일 부딪힌다. 그래서 육아는 끝없이 어렵고 힘들다. (읭? 이게 아닌데 ㅋ)



자기가 가진 재능을 잘 모르거나 과소평가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옆에서 보기에는 정말 부러운 재능인데 정작 당사자는 그걸 모른다. 내가 네이버 까페 "엄마의 꿈방"을 사랑하는 이유는 '성장을 꿈꾸는 엄마'들이 모여서 서로의 장점과 강점을 찾아주며 무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나는 딸, 며느리, 아내, 엄마 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오직 '나'라는 존재를 찾고, '나'로 인정받으며,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꾸준히 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카페 회원들에게서 배운것을 아이들에게도 적용한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으면 콕 집어서 구체적으로 칭찬을 자주 해 주는 것이다.

"우리 딸은 정말 글을 잘 써! 앞으로 사는 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될거야"

"너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꾸준히 그려서 더더 키워봐"

"우리 아들은 운동신경이 정말 뛰어나네. 다양한 운동을 배워볼까?"

"너는 참 감정이나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해."

97쪽. "넌 무슨 짓을 해도 엄마가 널 사랑할 거란 믿음이 있지?" (소희)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것 같았다.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맘껏 화도 내고 짜증도 내는 거겠지.(미르)

: 아이들에게 이 지점을 강조한다. "너가 어떤 모습이어도 엄만 널 사랑해"

아이들 마음속에 이런 믿음이 단단히 자리잡는다면 어렵고 힘든 순간이 와도 또다시 힘을 내어 한 발 내딛을 수 있지 않을까. 더더 많이 사랑해주고 표현해야지.

: 온전히 나의 시점으로 해석해 본 이 구절은 바로 시가와 친정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엄마아빠와는 마음껏 내 속마음을 내지르고 싸울 수 있지만, 시부모님과는 그럴 수 없다. 함부로 짜증내고 화냈다가는 뒷상황이 어찌될 지 아니까. 그게 '시월드'가 불편한 가장 큰 이유다. (딸 같은 며느리라는데 정말 딸 같이 해 봐?)

97쪽. "... 아무리 정소희가 돼서 부잣집 딸 코스프레를 해도 내 속은 달밭마을 윤소희야. 윤소희를 감추려고만 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그걸 버리면 내가 아닌 거야. 작가가 되겠다면서 진짜 나를 버리면 안 되는 거잖아."

: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소희는 역시 자기 자리를 잘 찾아나간다. 참 흐믓했던 이 장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웃 블로거들이나 엄방의 열정맘들을 보며 그 사람들을 따라하기 위해 애쓸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지쳐서 나로 돌아온다. 내가 진짜 나일때 가장 편안한 것. 나는 120%의 열정을 쏟아내는 사람이 아니다. 언제나 80%의 노력만 기울인다고 할까. 그래야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다. 그런 내 모습을 인정하고, 더 사랑해 주기로 했다.

117쪽. 아무리 노래 잘하고 춤 잘 추고 연기를 그럴듯하게 해도 자신만의 개성과 에너지가 없으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나만의 개성과 에너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항상 심사위원들이 출연자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해주는 게 바로 이것이다. 잘하는 사람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으로 무대를 채워야 한다는 것.

나만의 아우라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근데 이게 진짜 어려운거니 문제...

다시 또 결론은 가짜가 아닌 "진짜 나"로 사는 것이 답이라는 것. 나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122-123쪽. 미르는 '죽은'도 싫고 '시인'도 싫고 '사회'도 싫었다. 게다가 바우가 관심 있어 하는 걸 보니 더더욱 재미없을 것 같았다.

"아니. 엄청 재미있을걸. 남자 기숙 고등학교가 배경이고 훈남 고딩들이 떼로 나와."

ㅋㅋㅋㅋㅋㅋㅋ

아이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려면 그들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 난 세대차이가 언어감각과 그에 따른 유머 센스의 차이에서 오는 것임을 체감하고 있다. 딸아이가 웃는 지점과 내가 웃는 지점이 너무 달라....... 아이가 깔깔대는 글이나 장면이 이해가 안가............ 아이들과 대화가 끊기지 않으려면 더 자주, 많이 소통해야 한다.

142-144쪽

"세상이 얼마나 넓고 할 일이 많은데 원예가 뭐야? 젊은 놈이 야망도 없어?"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 살 거라니까요. 대학이나 유학도 내가 필요할 때 갈 거고요."

"뭐? 내 인생? 그게 너 하나 보고 산 애비한테 할 소리야? 내 말이 그렇게 하찮으면 이 집에서 나가!"

16세기에도 20세기에도 부모들은 사랑한다는 명분으로 자식들을 마음대로 하려 들었다.

바우와 바우 아빠의 대화이다.

시댁의 농사를 돕다보니 농사일이란 것이 내 몸 아파도 때가 되면 씨를 뿌려야 하고, 수확한 거 거두고, 허리 숙여 일을 해야만 한다. 제 때를 맞추지 않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치고 만다. 시기를 놓친 곡식의 모양과 맛은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농사가 힘들다. 몇 시간만 몸을 굽히고 쪼그려 앉아 일을 하다보면, 옛날 어르신들이 "공부 열심히 해라." 하시는 말씀이 온몸으로 이해가 된다. 바우 아빠의 말이 100% 200% 공감이 가지만, '내 인생'이라는 바우의 말을 더 또렷하게 기억하려 한다.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아이들은 다른 삶을 살 수도 있는거니까. (쓰면서도 어려운 이것)

195쪽. 어른들은 아이들을 좀 더 존중하고 믿을 필요가 있다. 자기에게 닥친 일인데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결정이나 판단에서 소외되고 제외되는 것, 진짜 기분 나쁘다.

아이는 아이의 길을 잘 찾아갈테니 그것을 믿고, 나는 내 길을 찾을 것!

운전석의 핸들은 아이들에게. 그 과정에서 걱정 보다는 응원을 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 (잊지 말자. 또 다짐) 아이의 행복이 가장 중요함을 잊지 말자.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자. (나의 고민도 아이에게 털어놓아야지)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잖아.

어떤 사람들 눈엔 엄마가 여기에서 썩고 있는 걸로 보일지 몰라도 엄마는 서울 병원에서 근무할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보람 있어. 그런 것처럼 사람은 어디에 있는지보다 무엇을 하고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엄만 바우가 어디에 있는 행복해하면서 자기 몫을 잘 해낼 거라고 믿어.

154쪽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삶을 꿰뚫어 볼 줄 아는 혜안은 물론 앞날에 대한 예지력도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나이 들수록 인간은 영원히 불완전하며 미성숙한 존재임을 더 확실히 느끼게 될 뿐이다.

​... ... 어른들이 자기 역시 불완전한 존재임을,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정답이 아님을 인정할 때 아이들은 좀 더 자기 삶에 책임감을 갖게 될 것이며 또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다. - 이금이 작가님

나이가 들수록 삶이 더 어렵고 더 헤매고 있는데, '영원히 불완전하며 미성숙한 존재'라고 글로 써주시니 위로가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이 아님을,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내 방식을 강요하거나 함부로 단정지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저 무한대의 사랑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가장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잘 자랄 것임을 믿어주고 기다려 주자.

이금이 작가님 감사합니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희의 방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밭마을을 떠나 작은 집으로 가게 된 소희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더랬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소희.

사려깊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소희.

막연히 그녀가 계속 그렇게 단단한 마음을 지닌채 자라서 작가가 되었을 것 같단 행복한 상상을 했었다. 그 이야기가 이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소희의 방>은

작은 집에 얹혀 살며 고생하던 소희가 엄마와 다시 만나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그간 미처 자신도 깨닫지 못했던 자기 안의 본성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소희는 좌절하고 아파하고 울고 상처 받는다. 그리고 성장한다.

그리고 나도 깨달았다.

아! 우리의 인생이 그렇지.

언제나 즐거운 일만 있을 수 없고 또 불행한 일만 지속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고통의 한가운데서 진짜 '나'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더욱 성장하곤 한다. 이것이 삶의 아이러니.


소희의 성장 1

​우진을 보면 소희는 늘 다른 사람 눈치부터 살피고 있는 스스로가 불쌍해 가슴이 쓰라렸다.

채경은 속을 뒤집어서 햇볕에 널어놓은 것처럼 감정을 감추거나 속이는 게 없었다.

달밭마을에서는 미르가 제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다 울음을 터뜨리던 모습을 보면서, 자기는 한 번도 그렇게 표출해 본적이 없음을 알게 된다. 이제는 우진과 채경이를 보면서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자기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한 친구를 찾아내 어설프게나마 그 애를 흉내 내며 눅눅한 마음에 햇볕을 쬐고(76쪽) 있었음을...

그간 소희는 어른들이 어떤 아이를 좋아하는 지 알기에 스스로 그 틀에 맞추었고 칭찬받으며 살아왔다.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꽃'이었던 소희였지만 자기 감정을 들여다 보고 표현하는 데는 서툴렀던 거다. 동경이나 욕망 자체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무관심으로 자존심을 지켜왔던(121쪽)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결국 '나'는 흐려지고 병이 든다.

나는 결혼 후, 가부장제 문화가 깊게 베어있는 시댁에서 '며느라기'를 거치며 '나'라는 존재가 흐려지는게 괴로웠다. 그렇게 '자기 소멸의 벼랑 끝에서 SOS를 치다'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님의 책을 만났다. 감정은 삶의 나침반이자 존재의 핵이라는걸 알게 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댁에 대한 반감은 오히려 줄어들고 나의 마음도 전보다 훨씬 편안해 졌다. '내가 지금 이렇게 안 하면 어떻게 되지?' 하면서 그간 혼자 전전긍긍하며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소희는 리나가 아저씨와 나눈 대화를 엿듣게 되면서 감정을 말로 전하는 방법을 확실히 배우고 실천하게 된다. 집 안에 진짜 '소희의 방'이 생겼듯이 비로소 소희 안에도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없이 자기만의 감정과 생각을 풀어놓는 영역이 확고해진 것이다. 더이상 피하거나 숨지 않는다.

사실 일찍 철이 들어 누구에게나 칭찬받고 야무진 소희였지만, 아이는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표출할 때에야 가장 아이답고 예쁘다. 시기, 질투, 욕심, 소리지름, 울음 등으로 표현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 순수한 본성이니까.


소희의 성장 2

소희는 자신이 그간 보아온 여자들의 삶은 대부분 일과 가사와 육아 사이에서 동동거리는 삶이었던 것에 반해, 엄마는 가사도우미에게 집안일을 맡기고 학부모 모임이나 부부 동반 모임에 참석, 골프연습이나 쇼핑, 외모를 가꾸는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덕분에 엄마는 마흔 살에도 30대 초반 같은 얼굴과 군살 없는 몸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런 삶을 위해 아빠의 폭력을 감수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에게는 완벽할 정도로 좋았던 할머니가 엄마에게는 자식을 갈라놓은 시어머니였던 것처럼, 불쌍한 아이로 만들어 늘 짜증 나게 하던 고모가 마음의 응어리를 시원하게 풀어준 것처럼, 왕싸가지 재서가 속 깊은 디졸브였던 것처럼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면이 공존했다. (252쪽)

디졸브가 엄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자 소희는 엄마들이 진짜 바라는 건 자식의 행복이라며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원래도 속이 깊은 소희인데 사람을 보다 폭넓게 볼 줄 아는 더욱더 마음이 큰 사람이 될 것 같다.


소희의 성장 3

산다는 일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건지도 모른다.

달밭마을의 느티나무처럼 밧줄에 가지를 의지한 채 눈바람을 맞는 일이, 그것을 견디는 일이 인생일 것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삶은 그럴 테지. 그걸 알기에 나는 앞으로 이 일기장에 담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물론 힘들고 괴롭고 아픈 일까지도 모두 다 사랑할 것이다. 그럴 것이다.

- 307쪽

소희는 '어떤 일이든 아주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는 할머니의 말을 늘 기억했다. 또 어린 나이에 이미 삶의 희노애락을 충분히 경험하며, 나는 마흔이 되어서야 깨닫게 된 삶의 기본값이 '고통'이라는 것도 깨우친 것 같다.

삶이 꼭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면 괴로운 순간이 왔을 때 이겨내는 일은 훨씬 더 힘이 든다. 하지만 인생은 늘 굴곡이 있다는 것, 비바람과 햇볕은 반드시 공존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 삶을 받아 들이는 일은 더 편안해 진다.

그리고 중요한 건, '마음이 건강해야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올바른 판단을 하고 당당하게 표현하거나 행동할 수 있'(302쪽)다.

괴롭고 아픈 일까지도 모두다 사랑할 것이라는 소희의 말에 아이를 둔 엄마로서 정말 안심이 되었다.


소설의 마지막에 소희가 진실을 털어놓았을 때 채경이의 말이 인상 깊었다. 채경이는 참 마음이 건강하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다.

"대박! 너 정말 전생에 유관순이나 잔 다르크였던 거 아냐? 어떻게 너희 엄마는 재혼을 하셔도 그런 부자랑 하냐?"

그러게 ㅋㅋㅋ 완전 무한 끄덕임!

나조차도 책을 읽는 내내 소희가 살게된 마당 있는 이층집과 부자아빠가 얼마나 부러웠던지...

소희가 더이상 자신의 욕망을 감추지 않고 자기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힘껏 응원한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