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은 잔잔한 듯하지만 거친 파도와도 같아서 현재의 슬픔도 고통도, 그리고 불안까지도 모두 뒤덮고 휩쓸어 가 버린다. 그래서 그냥 하람을 보고 웃어 버렸다. - P65
그리고 그 작품은 내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보여드리지 않은 첫 번째 소설이다. 그 속에는 데니 형의 모습이 너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캐슬록의 모습도 너무 많고, 무엇보다 1960년의 모습이 너무 많다. 진실은 언제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진실을 가지고 자신이나 남을 다치게 하면 반드시 피투성이가 되는 법이다. - P78
새무얼 테일러 콜리지는 독자가 어떤 이야기든 경험하려면 "불신을 스스로 유예"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 P23
... 이 모든 걸 감수하고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뒤에는 내가 도저히 포기할 수 없고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분노의 횃불은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선명하게 밝힌다. - P69
그리고 때로 싸움은 제일 소중한 것을 위해, 그다음으로 소중한 것을 포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P139
물론 그날 산문에서 우산을 쓰고 있던 경쇄쇄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또 다른 생명체가 분명 존재한다. 그것은 의식의 끈과 파편들이 응집되어 새롭게 탄생한 형체로,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잊고 새로 태어난 존재처럼 인간 세상에 찾아든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 도깨비라고 부른다. - P71
애증이 신앙으로 굳어지면 본연의 의미를 잃게 된다. 주화입마에 들듯 마음속에 검은 꽃이 피어나 얽히고설키며 모든 빛을 가리게 되는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만다. - 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