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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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곤의 나무를 쏘아보다, 위스키를 꿀꺽 삼켰다. - P13

"다녀왔어."
돌아보며, 어서 와, 라고 말할 때의 쇼코의 웃는 얼굴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쇼코는 절대로 반갑다는 듯 달려나오지 않는다. 내가 집으로 돌아오다니 꿈도 꾸지 않았다는 듯이, 놀란 얼굴로 천천히 미소짓는 것이다. 아아, 생각났다, 는 말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나는 내심 안도한다. 내가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아내는 나를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 P32

이런 결혼 생활도 괜찮다, 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 불현듯, 물을 안는다는 시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 P56

환자가 죽으면, 무츠키는 한동안 멍하게 지낸다. 식욕도 없어진다. 무츠키 자신은, 전문의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반대로 그 환자를 나무라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선량한 무츠키를 슬프게 만들다니. 물론 잘못된 일이지만, 나는 그 옛날의 불량 소녀들처럼, 그 사람(의 혼)을 체육관 뒤로 불러내어, 슬쩍 쏘아붙이고 싶은 기분이 든다. 죽고 싶으면 너 혼자서 죽어, 무츠키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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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팝업북)
생 텍쥐페리 지음, 김화영 옮김, 제라르 로 모나코 만듦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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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B612호 소행성에 대해서 여러분에게 이토록 자세히 이야기하고 그 번호까지 일러주게 된 것은 어른들 때문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하는 것이다. 당신이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면 그들은 제일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도무지 묻지를 않는다. 그들은 "그애 목소리는 어떻지? 그앤 무슨 놀이를 제일 좋아하지? 나비를 수집하니?" 하고 묻는 법이 절대로 없다. "나이는 몇 살이지? 형제는 몇이고? 몸무게는? 아버지 수입은 얼마지?" 하고 물어대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그 친구에 대하여 안다고 생각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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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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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슬랭은 감기에 걸릴 때마다 그의 친구처럼 기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 했다. 그리고 르네 역시 햇볕을 몹시 쬔 어느 날, 그의 친구가 가끔씩 그러는 것처럼 얼굴이 빨개져 버린 것에 아주 행복해 한 적이 있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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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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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원래 이나리 신은 섬기기도 쉬워서, 소원한 일을 소원대로 들어 주면 약속한 만큼 보답을 하면 된다고 하므로, 그 신이 정말로 영험이 있는지 어떤지는 젖혀 두고 이상한 교리가 없는 만큼 헤이시로도 흔쾌히 바라보고 있었다. 방방곡곡 없는 곳이 없는 사당이므로 절을 하는 데 큰 수고가 들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 P140

오쿠메는 요란하게 웃더니 두 손으로 헤이시로를 쳤다.
"나리도 엉큼하시긴. 세상 사람이 다 저 같은 년이면 아무 일도 안 돼요. 쇼군님 계시는 성도 무너져 버릴걸요. 저 같은 건 드물게 있으니까 좋은 거죠. 뭘 모르신다, 나으리."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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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48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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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웨더 부인은 남부가 도덕적으로 철저히 몰락하는 과정으로 치닫는다고 믿었으며, 그런 말을 자주 했다. 다른 어머니들도 그녀의 견해에 진심으로 공감했고, 다 전쟁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한 주일이나 한 달 내에 죽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던 병사들은 1년이나 기다린 다음에야, 물론 앞에 〈미스〉라는 말을 붙여 가며, 여자의 이름을 부르게 해달라고 부탁할 여유가 없었다. 또한 그들은 전쟁이 터지기 전에 요구되었던 훌륭한 예절을 지켜 가며 정식으로 장기간에 걸쳐 구혼 절차를 제대로 밟기도 어려웠다. 그들은 서너 달이 되면 청혼을 하기가 예사였다. 그리고 숙녀라면 항상 신사의 청혼을 처음 세 번은 거절해야 한다는 관습을 아주 잘 알면서도 처녀들이 이제는 첫 번째 청혼에도 좋다고 무작정 달려들었다.
이런 파격적인 현상 때문에 스칼렛에게는 전쟁이 훨씬 더 재미있게 여겨졌다. - P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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