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히텐베르크는 주장하기를, 사람들과 교류하기보다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훨씬 편안하다고 했다. 그는 방 창문으로 괴팅겐의 거리를 염탐하다가도 아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면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그의 표현에 따르면) 서로를 알아보는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자신과 그 사람을 구해주었다. - P160
확장된 의지가 필요하다는 건 곧 평범한 전통적 의지로는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지의 지위가 예전 같지 않다. 아마 너무나도 많은 사회과학 연구가 우리가 얼마나 자기통제에 형편없는지를 증명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P140
"의를 중요시한다고 해서 의를 발휘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어요. 이익을 도모한다고 해서 의가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요. 의라는 것은 커다란 이익이에요. 목적이 정확한데 무엇 하러 수단에 신경 쓰는 거죠?"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 현상학적 모순들 가운데 하나는 인간 사유의 마술적 활동의 승리라 할 알코올의 발견이 가져다주었다. 화주cau-de-vie, 그것은 불의 물eau de feu이다. 그것은 혀를 태우고, 조그만 불똥에도 불이 붙는 물이다. 그것은 초산처럼 용해시키거나 파괴시키기만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자신이 태우는 것과 함께 사라진다. 그것은 생명과 불의 화합communion이다. - P155
불은 극단적으로 살아있는(ultra-vivant) 것이다.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