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 멈춰 선 채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은 시간에게 버림받은 자들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생각한다. 이 세상에 옳은 것과 그른 것 외에 또 한 가지, ‘백주기에 관한 것’이 있다고.
회옥은 생각했다. 남자는 정말이지 애지중지하면 안 되는구나. 한번 애지중지하면 구만리까지 둥실둥실 떠올라가서, 하늘 높은 줄도 모르고 바다 넓은 줄도 모르는구나.
우리가 오늘날 ‘나’라고 부르는 거의 모든 것은 우리 자신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소 일관성 있는 스토리를 이루고 있는 타인을 합쳐서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