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의 탄생 -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허은순 지음 / 현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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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것도 습관, 포기하는 것도 습관. 습관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나의 삶을 지배한다. 결국 습관이 나를 지배하는 셈이다." _p.203


67년 생의 신인류, 허은순 작가님의 『신인류의 탄생』. 무엇보다도 부제목이 가장 인상적이다.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지 않고 영원히 젊게 살아가는 건 아직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늙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늙을지언정, '낡아지기'까지 할 것인가?

PTSD, 공황장애, 수없이 부서질 수밖에 없던 57년의 삶. 그 삶의 중간에서 적어낸 허은순 작가님의 짧은 글들이다 :)



📖
크리에이터이자 작가, 모델이자 사진가, 선생님 등.
그가 거치지 않은 직업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가진 작가님.

하지만 그 이력만큼이나 찬란한 신인류로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 허은순.

나의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이신데 '신인류'라니, 하는 궁금증에 시작한 책이었다. 책을 읽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아 들어가 보니 이미 내가 인스타에서 여러 번 보았던 분이었다. 볼 때마다 '와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사람, @허은순

나이 드는 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
정말 많은 자기계발서와 성공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허은순 작가님도 말한다. 계속해서 '도전할 것'. 도전에 있어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니, 멈추지 말고 계속 나아가라고.

"내가 왕년에 말이야!"
"라떼는 말이야!" 처럼 과거의 영광으로 현재를 꾸역꾸역 버텨내는 짓은 하지 말자고, 언제까지나 미래를 말하는 사람이 되자는 메시지는 특히나 인상 깊었다.

내가 처음에 인용했던 말처럼, 결국 내가 살면서 만든 습관이 '나'라는 사람 자체를 만들어낸다.



💣
근 2주간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내가 만들어놨던 2년 여의 루틴이 와장창, 부서졌으나 기뻤다. 해가 하고자 했던걸 했기에, 나아가고 싶던 방향으로 한 발자국 나아갔기에 일어난 변화였으니까.

하지만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는 작가님의 말을 들으니
지금의 나는 조금 큰 일 난 듯도 싶다🤣

하지만 꽃은 언제나 지고 또 피는 법이니까.
잘 먹고, 잘 자고, 광합성도 잘 해준다면 분명 다시 피어날 계절이 찾아올 테니. 지금 설령 힘든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우리는 모두 피어나는 중임을 잊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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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들 환상하는 여자들 2
브랜다 로사노 지음, 구유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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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팔로마를 세 번 불렀습니다. ··· 죽음이 세 번째로 팔로마를 부른 것은 도시에서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을 때였어요. ··· 그때 죽음이 팔로마의 귀에 노래를 흥얼거렸고, 그 노래가 태양처럼 명징했던 까닭에 그날 오후 6시, 기어이 죽음이 도래했고, ···" _p.11

'팔로마'라는 여인이 살해당한다. 젠더 폭력. 여성에 대한 살인과 폭력, 강간. 팔로마는 그 맥락 속에 서 있었다.

은행나무 출판사 '환상하는 여자들'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브렌다 로사노의 『마녀들』이다.




📖
이야기는 팔로마의 죽음에서 시작하지만, 이 책은 본질적으로 '치유'에 대해 말한다.

팔로마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조에'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팔로마의 친척 '펠리시아나'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샤먼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치유자라고들 하지요. 나더러 마녀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요." _p.21, 펠리시아나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장녀가 된 조에,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슬픔과 상처. 결국 지금의 조에는 타인의 죽음을 열정적으로 파헤치고 다니는 기자가 되었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은 베일에 꽁꽁 감추어 둔다.

팔로마는 펠리시아나를 '언어의 치유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이름답게 펠리시아나를 만난 조에는 서서히 치유된다.



🧧
샤먼, 의식, 치유.
나에게는 꽤 생소한 단어들의 연속이었다. 배경이 되는 멕시코 또한.
그래서 더욱 기묘했고 오묘하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읽으면서 문득 멕시코의 #죽은자의날 풍습이 떠올랐다. 그를 다룬 영화 〈코코〉도 함께.
어쩌면 그 행사도 죽은 자를 위한, 그리고 남아있는 자들의 마음을 위한 의식이자 치유가 아닐까.

"언어는 만물에 질서를 부여합니다. 씨앗이 움틀 수 있도록 겨울 다음에 봄이 오는 것처럼, 언어는 비옥한 여름의 나날을 몰고 옵니다. 우리가 겪은 일들에 질서를 부여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현재를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요." _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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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우리의 삶을, 마음의 한 조각을 건드리는 이야기, 브렌다 로사노의 #마녀들 . 환상하는 여자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었던 #우주의알 못지않게 묘하고,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추후 출간될 #환상하는여자들 의 『Y/N』, 그리고 『나무좀』도 꼭 챙겨 읽겠다고 다짐하며, 책을 덮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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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히말라야 - 설악아씨의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문승영 지음 / 푸른향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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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꼭 신혼여행이 아니어도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나는 유럽을 꼽는다. 우연히 참여한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에서의 미사, 완공되면 꼭 다시 오자던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성당.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신혼여행으로 세부, 발리, 칸쿤, 몰디브 등을 흔히 듣는다. 유럽은 대체로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휴가를 길게 쓰기 어렵기에) 선택지에서 제외되고는 한다.


그런데 여기, 아주 특이한(?) 곳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작가님이 있다.

무려 네팔의 '히말라야!'


무려 1,700km나 되는 히말라야 횡단 트레일을 '익스트림 루트(가능한 가장 높은 경로)'로 완주한, 한국인 최초 완주자 문승영 작가님의 『함께, 히말라야』다 :)

 

 

 

 

📖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커플(현재는 부부지만, 히말라야 횡단 당시에는 약혼 상태였다), 타오와 승영. 미리 떠나는 신혼여행, 그리고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세심히, 그리고 생생히 기록된 40일의 여정이 담겨있는 책, #함께히말라야


그리고 그들에게는 히말라야 횡단이 성공할 수 있게 도와준 조력자들이 있다. 가이드 쭈레와 크리슈나, 요리사 마카르, 짐을 대신 들어주는 포터들이 항상 함께였다.


나에게 '포터'는 굉장히 생소한 개념이었는데, 히말라야에서의 '의식주'에 필요한 물품을 담은 가방(약 15kg)

을 나 대신 짊어지고 가는 사람을 말한다. 등반 시 실제로 본인이 메고 가는 짐은 트래킹 자체에 필요한 물품이 전부다.


많은 이들이 극한의 상황에서 함께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감사해하였기에 이룰 수 있던 40여 일의 히말라야 횡단 완주였다.

 

 

 

 

📌

다소 낯선 히말라야 여행을 이렇게나 자세히 담은 책이 또 있을까.

산악인이 아닌 작가님이기에 더 인상적이었던 여정이었고, 기록이었다.


무엇보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을, 아니 포기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수많은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과 의지를 잃지 않은 작가님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 '설악 아씨'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인스타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문승영 작가님. 아쉽게도 2년 전부터 소식이 뜸한데, 언젠가 밝은 에너지로 다시 돌아오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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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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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이들에게 사는 소주 한 잔 같은 책,

박찬일 작가님의 『밥 먹다가, 울컥』.


예능을 종종 보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할 수도 있는 셰프이자 작가, 박찬일님. 여러 곳에서 음식과 관련된 글을 쓰고, 강의를 한다.


특히 음식과 감정에 대한 에세이를 주로 써내는 에세이스트인 그가 이번에는 '기억해야 할 사람들, 그리고 그리움이 담긴 음식'이야기를 써냈다 :)




📖

상을 치르고 오겠다는 옆 가게 각시의 가게를 잠시 맡았으나, 40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아 여전히 '홍집'이라는 이름으로(각시의 남자 성이라고 '홍'이라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군산의 실비집.


배달 독촉하는 전화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집, 돌솥째 돌솥비빔밥을 배달하다가 건강을 잃은 한 백반집의 여사장님. 어느 노숙자 일행에 끼어있는 게 발견된 옛 친구 철수, 여전히 그리운 중2의 친구 춘삼이.


책 소개에 '너무 그리워서 수년간 입에 올리지 못했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책을 덮은 지금, 차마 말하지 못한 그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진다.




🥘

빵 한 조각, 맥주 한 잔, 국밥 한 그릇.


그리고 그런 음식을 빗대어 풀어낸, 박찬일 작가님의 삶을 거쳐 간 이들. 그리운 사람들, 가난했던 기억, 그리고 그 모든 다정함.


이 책을 읽고 작가님이 그리워하는 많은 이들이 그에게 다시 닿았으면 좋겠다. 긴 역사 속에서 흐려진 이들의 삶이 다시 빛났으면 좋겠다.


그냥, 항상 그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게, 사라지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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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답하라 7기의 #밥먹다가울컥 과 함께 이런 질문이 도착했다.

"여러분의 소울 푸드는 어떤 음식인가요? 어떤 추억이 있나요?"


소울 푸드, 까진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학생일 때 먹었던 학교 앞 막걸릿집 두루치기가 떠오른다. 몇 년 전, 다시 찾았을 때는 맛이 변해있던 그 두루치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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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나온 여자인데요 - - ROTC에서 육군 대위로 전역하기까지 MZ 여군의 군대 이야기
신나라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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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이라 힘든 것보다는, 군인이라서 힘들죠" _p.98


부사관의 딸이자, 세 자매 중 장녀. 군인인 아버지를 평생 보고 자랐고, 그 명예와 긍지 너머의 빈곤으로 군인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신나라 작가님. 그랬던 그가 입대를 선택한 이유부터 6년 4개월 간의 군 생활이 모두 담겨있는 책, 『군대 나온 여자인데요』다 :)




📖

군인이 되지 않겠다! 했던 그 다짐을 무너뜨린 건 2010년 3월과 11월에 연달아 일어난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이었다.


군의 기본적인 체계, ROTC에서의 이야기,

산악행군과 군장, 사격을 비롯한 각종 훈련.

남성이 절대다수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아이러니한 일들.


문득 얼마 전 본 청와대 최초 여성 경호원님의 이야기도 얼핏 떠올랐다. 쉬는 시간이면 그렇게 족구 같은 걸 함께했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면 그 사회와 문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그들만의 노력이었다는.




🌌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내 지인들이 떠올랐다.

작가님처럼 ROTC로 시작해 30살까지 군에 있다가 제대한 내 대학 동기(여자), 그보다 조금 일찍 건강 문제로 제대한 선배. 친구들이 다들 여행에 몰두할 방학이면 훈련으로 사라지던 그들이.


또한 책 속 한 문장에 수많은 뉴스와 프로그램들에서 보건 사건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직도 세상 어딘가에서 반복되고 있을 것만 같은 강한 예감과 함께.


"아직도 성희롱이 단순히 성욕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성희롱은 권력 문제다." _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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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갈등이 점차 심해지는 대한민국.

출산율이 이렇게까지 대두되기 전에 가장 큰 토픽은 이 '군대'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지금도 인구 부족으로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런저런 걸 다 차치하고, 오늘도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국가에 복무하고 있을 모든 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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