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코 라이프
테사 워들리 지음, 류한원 옮김 / 양철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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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독자에게 길잡이가 되는 실용 가이드북이다. 책에서는 일반적인 아이디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새로운 팁을 얻기도 한다. 지구가 직면한 기후변화나 여러 가지 문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생활 습관과 가치를 되돌아보며, 더 좋은 선택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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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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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많은 에세이. 살면서 한 번쯤은 스쳤을 법한 생각과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담담하고 위트있게 표현한 책이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읽고 나니, 나를 둘러싼 주변의 존재와 장소에 더 마음이 가고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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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여행 - 달라진 세상 새로운 여행
김소담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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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 나눔과 교환의 가치

   지은이 김소담은 헬프엑스(HelpX) 여행자가 되어, 헬프엑스 호스트 집에 머물면서 하루에 4~5시간 일을 돕는 대신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받으며 세계를 여행하였다. 그리고 남아메리카 대륙의 몇 곳과 뉴욕을 다녀온 글을 엮어 이 책을 펴냈다.

   지은이는 넓은 세상과 다양한 삶을 보고 싶어 하면서도 한곳에 한동안 머무르며 배우는 것에 가치를 두었다. 교환 방식의 여행을 택한 이유도 한곳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서였다. 나눔과 교환의 방식에 마음이 더해지며 여행은 더욱 풍성해졌다. 혼자 모든 걸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교환하고 협력하는 사람들, 우리의 존재가 자연과 연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여정이었다. 지은이가 말한 대로 '여행은, 눈을 뜨고 두 다리로 걸으며 하는 명상'일지도 모르겠다.


2. 사람, 타인에게 건네는 따뜻한 시선

   책 속 여행길을 따라가며 수많은 현지인을 만날 수 있었다. 다정한 시선, 옆자리를 내어주는 손길, 괜찮냐고 묻는 목소리, 따뜻할 때 먹으라며 건네주는 음식의 온기에서 그들의 마음을 그릴 수 있었다. 지은이도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기 위해 언어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님을, 말이 거의 통하지 않아도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느꼈다고 썼다.

   나눔과 교환은 '타인의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타인의 존재가 얼마나 귀한지, 혼자서는 모든 걸 다 해낼 수 없다는 삶의 비밀을 깨달은 사람들이 나누고 교환한다.

그리고 새로운 문화권의 여러 사람을 만나 생활하면 일상의 다양한 기준을 경험하는데, '다름'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다양한 사람을 편견 없이 이해하려는 노력은 '사람'이라는 존재에 집중하는 태도이다. 또, 차이를 존중함으로써 생각은 한계 없이 뻗어나갈 기회를 얻는다.


3. 자연, 우리가 속한 생명

   사람들이 대체로 잊고 사는 것 중 하나가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이다. 우리 몸에 수많은 세포가 있듯 인간은 지구의 수많은 세포 중 하나이며, 인간과 지구는 둘 다 살아 있는 생명이고,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는 현지인의 관점이 인상 깊다. 자연은 인간이 극복하고 지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섬기고 공존해야 할 존재가 아닐까?

   지은이가 숲에 누워 고요 속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땅의 촉감을 느끼며 인간이 '지워지는' 과정을 느끼고, 인간은 큰 것 안의 '작은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은 마음에 그려지듯 아름다웠다.


4. 연결, 모든 생명의 공존

   지은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과 자연은 수많은 경로로 연결된 또 다른 존재임을 느낀다. 모든 것이 연결되었고 생명이 순환의 원리를 따라 돌고 돈다면, 건강한 순환을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한때 사라져야 할 문화라고 무시하고 따돌렸던 케추아어를 지켜낸 노력, 환경을 위해 어떠한 화학 제품도 쓸 수 없었던 곳,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거나 노푸를 실천하며 제로 웨이스트 실천하는 사람들. 수없이 많은 방법으로 연결된 다른 존재, 다른 생명을 지키고 공존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었다. 이 모든 걸음걸음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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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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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쯤 이 책을 처음 읽었다. 그 후로 아주 가끔, 이 책을 꺼내어 읽는다.

어떤 때인가 하면 마음이 조금 외롭거나, 혼자 있는 시간이 좋으면서도 어딘가 빈구석이 느껴지는 순간이나, 나에겐 없는 어떤 좋은 점을 남편에게서 새로이 발견했는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긴 여운을 드리운다거나, 그와 나의 결혼 생활이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든가, 그러면서도 함께하는 시간이 꽤 괜찮다고 느껴지는 때.

때때로 슬프고 대체로 평온한 결혼 생활에서 마주하는 감정을 담담하고 잔잔하게 쓴 글이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아서 좋다. 같이 있지 않는 편이 마음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같이 있는(130쪽) 결혼 생활, 어디로 가는지 어디에 도착할지 모를, 움직이는 보도 위에 서있는 것 같은(102쪽) 결혼 생활. 내릴 수도 있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도 괜찮을 것 같은 위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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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해운대
오선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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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ㅡ장소

   『호텔 해운대』에 실린 단편 일곱 편은 대부분 부산이 배경이다.

   인서울, 인부산이라는 고민으로(「호텔 해운대」와 「바람벽」), 화려한 호텔과 잔가지처럼 난 골목 사이로 즐비한 모텔과 여관, 시장이 공존하는 곳으로(「호텔 해운대」), 예전 추억 어린 장소가 사라지고 새로운 공간으로 가치가 변화하는 곳으로(「우리들의 낙원」), 지진주의보와 함께 흔들리는 지역으로(「지진주의보」), 저택이 즐비한 길을 지나 만나는 공공도서관이 있는 곳(「도서관 적응기」)으로 부산의 이모저모를 그렸다.

   익숙한 도시와 지역 이름, 언어가 책에 등장하면 독자는 글에 몰입하기 쉽다. 문장으로 표기된 공간은 독자의 기억을 소환하며, 독자의 경험이 보태어져서 생생한 실재로 탈바꿈한다.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여러 단편은 부산을 배경 삼았지만, 굳이 그 틀에 가두지 않고 타지역에 대입하여도 독자가 공감할 만한, 이 시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2. 부산ㅡ사람들

   『호텔 해운대』에는 중앙과 주변부를 서성이는 사람들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화려하고 닿기 어려운 ‘호텔’이나 ‘저택’과 그곳을 스쳐 지나는 사람들(「호텔 해운대」와 「도서관 적응기」), 나고 자란 ‘부산’이라는 중심부에 머물고 싶어 하는 공시생(「호텔 해운대」), 시대마다 마주치는 각종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다시 만난 세계」), 서울과 지역에서 글 쓰는 작가(「바람벽」)의 이야기가 있다.

한편, 「다시 만난 세계」와 「후원명세서」, 「바람벽」에서는 이 사회의 다수자와 소수자, 주류와 비주류, 시혜자와 수혜자라는 장치를 통해서 혐오와 차별 문제를 다룬다.


3. 부산ㅡ감각과 이미지

" 부산, 해운대, 회, 밀면, 돼지국밥, 롯데.

친구와 헤어지고 수정은 두 사람이 나누었던 단어들을 다시 불러내보았다.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의 추억처럼, 부산이란 단어와 어울리는 낱말들을 별 하나마다 짝을 지어보았다. 그것들은 제게 무척 익숙하고 낯익은 것이면서, 낯설고 먼 것이었다." 『호텔 해운대』 중 단편 「호텔 해운대」, 21쪽


   오선영 작가는 다양한 감각과 이미지로 부산이라는 장소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묘사했다.

   ‘부산, 해운대, 회, 밀면, 돼지국밥, 롯데’의 이미지를 가진 곳, '초콜릿에 박힌 알사탕’ 같은 호텔의 달콤함, ‘염전 위의 소금’ 같은 실망감, 식욕을 자극하면서도 입맛이 떨어지게 만드는 ‘오묘하게 섞인 음식 냄새’가 진동하는 시장 골목(「호텔 해운대」),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향기’나 ‘물기를 먹은 감정’, ‘스위스 밀크 초콜릿을 먹었을 때처럼 쓴맛’, ‘시큼하고, 씁쓸하고, 불쾌한 맛’을 느끼는 곳(「우리들의 낙원」), ‘담뱃재처럼 파스스 부서질 것 같’거나, ‘시원하고 달콤하고 차갑고 부드러운 무언가’, ‘목구멍이 얼얼할 정도로 냉랭한 물성’이 뒤섞인 혐오의 시대(「다시 만난 세계」), ‘양파 껍질처럼 끝없이’ 나타나는 결핍과 ‘차가운 오렌지주스 캔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일으킨 욕구의 꼬리물기(「후원명세서」), ‘휴대폰 액정의 밝음과 어둠’으로 묘사한 세찬 불안과 흔들림(「지진주의보」), 로트와일러의 씹고 짖는 소리가 주는 두려움(「도서관 적응기」), ‘사방이 뚫린 바람벽’ 앞에 선, ‘작고 여린, 부서지기 직전의 창백한 인간’으로 묘사한 보통사람들(「바람벽」)을 글에 담아냈다.


독자들의 삶과 경험에 따라 이 책의 일곱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색채와 감정으로 다가올 것이다. 오선영 작가의 문장처럼, 독자들이 마음속에 품은 부산은 ‘익숙하고 낯익은 것이면서, 낯설고 먼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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