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0 - ~최약 헌터에 의한 최강 파티 육성술~, S Novel+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10
츠키카게 지음, 치코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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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지금 주인공 일행이 있는 곳은 정령인(엘프)들의 고향 숲속 마을. 정령인들은 과거 인간들이 저지른 악행 때문에 인간들이라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칼을 휘두를 정도로 싫어하죠. 그런 곳에 칼 침 안 맞고 주인공 일행이 무사한 이유. 주인공 일행은 여동생 여우가 던진 정령인들의 조상(이 저주로 변한 아이템)으로 인해 도시가 작살나고 겨우겨우 진압에 성공하여 정령인의 고향에 묻어주기 위해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정령인 조상과 싸우다 저주받아 돌이 된 주인공 동료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하고요. 애초에 원인을 따지고 보면 사달(도시 초토화)이 난 것도 주인공 때문인데 이런 쪽은 운이 억수로 좋아 별다른 처벌은 고사하고 정령인들의 고향과 교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발은 했습니다만. 과거 사이가 안 좋아진 후 정령인들은 철저히 쇄국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이었죠. 주인공 클랜에 정령인들로 구성된 파티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별종이라 보면 되고요. 아무튼 찾아가는 길도 험난하고, 겨우겨우 도착하여 조상의 유해(?)를 찾아준 은혜 때문에 칼침은 안 맞았는데, 이번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판타지에서 엘프의 마을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 '세계수'가 레벨 10 보물전(던전)화로 진행 중이었고, 완성되면 세계가 멸망한다는군요.



보물전은 마력이 모이는 곳에 생성되기 쉽고, 세계수는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마력의 집합체. 수백 년 전부터 보물전화가 시작되었고 정령인들은 그것을 없애기 위해 정예를 파견하였으나 돌아오는 이는 없었습니다. 참고로 보물전 등급은 레벨 1부터 10까지 있으며 10등급이 되면 사실상 신(神)급으로 현재의 인류에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재앙이죠. 그저 정령인 조상의 유해를 돌려주고 동료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졸지에 세계 멸망을 막아야 되는 막중한 임무가 주인공 일행에게 떨어집니다. 정령인들은 정예를 잃고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 일행이 왔으니 웬 떡인 상황. 주인공은 도시를 작살나게 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선 헌터 협회의 요청(교류)을 들어 주어야만 하는 상황이죠. 그런데 윈윈해야 될 상황이지만 주인공에겐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정령인들을 구하고 나아가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될 것인가. 하지만 잊어선 안될 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재능도 없고 아무런 생각도 없습니다. 무능력 먼치킨도 아니죠. 머리는 잘 돌아가지만 아이큐는 두 자릿수 같고, 이해력도 딸리며, 사람들과 소통하면 왜인지 열에 아홉은 화나게 하는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위기라고 한들 주인공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 결국 동료들에게 떠넘기고, 꿀잠 자는 걸 선택하죠.



하지만 잊어선 안 될게, 이 작품의 주인공은 뭔 일 터지면 주인공 본인에겐 불행이지만 주변에겐 행운의 아이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사상 최악의 보물전을 소각 처리해야 되는 정령인들과 주인공 일행(주인공 빼고)은 최선의 길을 찾아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봅니다만. 가만히 있으면 보리죽이라도 얻어먹을 텐데, 사태는 주인공의 행동으로 인해 커져만 가죠. 행운의 아이콘으로 작용은 한다지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언제나 심장이 쫄깃쫄깃 해지는 상황. 특히 정령인 황녀는 작중 내내 주인공에게 휘둘리기만 해서 참 불쌍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은 토하고 싶은 상황이고, 도망가고 싶은 상황이고, 그가 내뱉은 말들은 해결의 실마리가 되고, 오해의 실마리가 되고, 주인공의 뜬금없는 말은 미지의 무엇 같은 것이 되고, 미지의 것에 흥미보단 두려움을 느끼는 생물들의 본능에 따라 주인공에게 뭔가 기대를 걸고 기대는 주변이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팀킬을 선사하죠. 그것을 바라보는 보물전의 보스는 주인공을 최대의 위협으로 보게 되고요. 어째서 은퇴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서 내뱉은 말들이 행운을 불러오는가. 사람은 긍정적으로 살아야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기꾼들이 사기 칠 때 당당해 하면 사람들이 속는 그런 메커니즘인가?



맺으며: 이해력 딸려 하는 주인공이 여전히 거슬리지만 이런 점이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니까 넘어가야겠죠. 10권까지 와서도 한결같은 패배자 근성의 생각과 행동은 큰 점수를 줄만 합니다. 남에게 다 떠넘기지만 그래도 도망가지 않고 클랜의 수장답게 책임은 지려는 인간다운 모습도 있어서 싫지 않은 캐릭터이기도 하죠. 사실 숨겨진 무능력 먼치킨이 아니라 진짜로 무능력하다 보니 자기 몸 간수하기도 벅차고, 그런 그를 멋대로 높이 평가해서 멋대로 착각하는 주변 때문에 도망도 못 가는 불쌍한 캐릭터이기도 합니다만. 사상 최악의 보물전을 앞에 두고도 일행들이 침착할 수 있었던 건 무지한 주인공의 행동 때문이라는 웃지 못할 일들이 흥미롭게 하죠. 주변에서 치켜세울수록 주인공은 토하고 싶고, 아무도 그런 그의 마음을 몰라주고. 하지만 그의 행동으로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면서 결국 그의 평가는 나날이 높아져 가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황녀를 몹쓸 사람으로 만드는 적당한 개그도 들어가 있고, 한 것도 없는데 감사 받는 주인공이 웃기기도 했군요. 유부를 좋아하는 여동생 여우와의 악연은 백미로서 어느새 여동생 여우는 이 작품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은 무능력하지만 인맥 하나는 정말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여동생 여우는 레벨 10의 보물전 [길 잃은 여관]의 팬텀(몬스터)으로서 보통 팬텀은 인간과 교류하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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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6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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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신급 대장장이의 의뢰로 마법 학원에 비정규직 강사로 취직했던 프란(과 스승). 학원 생활보다는 학원장의 사정과 맞물려 있는 호수에 봉인되어 있던 괴수 퇴치에 더 열을 올려야 했던 이상한 학원 라이프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끝이 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란에게 사람의 정과 인연의 소중함을 알려 주었고 친할머니처럼 대해주었던 키아라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도 만났지만 용서하는 넓은 마음도 보여 주었죠. 사실 원수가 보살피고 있었던 아이를 봐서라는 이유가 더 컸긴 합니다. 이 아이는 프란을 포함한 흑묘족의 진화를 막히게 하고 노예로 전락하게 하여 수백 년간 고생하게 한 원흉과 관련 있는,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원흉의 인간적인 면모도 있어서 애증스러운 아이지만 아이에겐 죄가 없으니까요. 나중에 프란과 또 어떤 접점이 생길 듯하여 일단 언급 해놓습니다. 이제 괴수도 퇴치하고 학교장의 사정도 해결하면서 학원에서의 생활은 일단락되고 다음 무대로 골디시아 대륙이 언급됩니다. 대륙 자체가 마수에 집어 삼켜져 마경이 된 곳이죠. 인류는 마수들을 억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인력 보내 솎아내기 작업 중이었고, 이곳에 주인공 스승과 관련된 어떤 인물이 있다 하여 파견 형식으로 찾으러 가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학원장에게 호구 잡히지만 스스로 납득했으니 된 걸로 치기로 하고요.



정해졌다고 당장은 갈 수 없고 두 달 정도 유예가 생겼습니다. 마경에 가는 거라서 절차라든지 강한 사람도 데려가야 하는 등 밑 작업을 하고, 동시에 1년에 한번 있는 요리 대회와 무투 대회에도 나가는 등 다시 옛날로 돌아간 일상생활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도 재회하고, 새로운 인물들도 만납니다. 문득 자신을 받아 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지 새삼 알게 해주는 에피소드라고 할까요. 평범한 일상이지만 사람들과 웃고 떠들 수 있다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일(카레 만들기)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 길거리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 후배를 모험가의 길로 인도하고, 강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따른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평화를 짓밟으려는 이웃 왕국의 음모. 작품 초창기부터 떡밥을 뿌려왔던 이웃 왕국의 불온한 움직임이 본격화됩니다. 프란과 스승도 당연히 휩쓸리는 분위기고요. 전쟁의 기운이 날로 커져만 갑니다. 그 전초전으로 이웃 왕국에서 보내온 첩자와의 전투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진지한 장면들을 연출하죠. 필자가 보기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할 정도로 중요한 전투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넘어가고요. 프란과 같은 동족을 만나 전투를 벌이고 친구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등장인물을 대책 없이 마구 늘려서 나중에 감당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맺으며: 흔히 이세계 전생 먼치킨물이 되면 약자(적) 괴롭히기 되는 일이 많은데, 이 작품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실력자들을 투입하면서 늘 긴장감 넘치게 하는 연출 하나는 좋습니다. 이번에도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은 거 같았던 첩자들도 꽤 강하게 나오면서 프란과 스승은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이 작품은 이렇게 격하게 싸우며 성장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매 전투 때마다 재생을 통한 회복 난발로 전투가 평행선을 달리고 좀처럼 결판이 나지 않아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장면들이 제법 있어서 작가가 매너리즘에 빠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였군요. 16권이나 왔으니 매너리즘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디서 아이디어가 솟는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스승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서두르지 않고 밝혀가는 것(결국 신과 관련 있다는 고리타분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 하여도), 주변국과의 전쟁 기운 등 세계관을 키워가며 이세계 전생물에서 벗어나 세계관을 키워가는 부분들은 높은 점수를 줄만 합니다. 또한 그런 세계관에서 프란과 주인공 스승이 영웅이 되어 모든 걸 해결해 가는 것이 아닌 주변을 도움을 받고, 때론 위기를 맞고, 좌절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줘서 좋은 점으로 작용하고 있죠. 정작 프란을 여전히 말주변 없고 무뚝뚝하게 그려놔서 귀염성이 없는 게 옥에 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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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오라토리아 14 (한정판)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하이무라 키요타카 외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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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4권은 [로키 파밀리아]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과거는 맞는데, 시작점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금은 오라리오를 떠받치는 굴지의 파밀리아지만, 그들도 처음은 있었겠죠. 주신 로키도 처음부터 단원들을 대려오진 않았을 테고요. 그러니까 지상으로 내려오긴 했는데, 지금은 상상도 못할 세일즈를 해야만 하죠. 문제는 로키의 정신세계가 귀여운 여자애들을 좋아하는 중년 아저씨라는 것이고, 그에 따라 지나가는 여자애들에게 치근덕 거리는 게 예술입니다. 당연하게도 아무도 상대 안 해주죠. 그리고 대망의 첫 번째 단원은 다들 아시다시피 파밀리아 단장 '핀'이 됩니다. 이때 핀의 나이 14세. 로키 입장에서는 트럭째로 줘도 안 할 사태지만 개시(開市)는 해야겠기에 받아들입니다. 이때 핀의 요구가 압권이죠.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핀은 그의 종족 파룸의 희망과 영웅이 되고 싶어 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대성이지만, 이때만 해도 주신이 천방지축이다 보니 정신을 단디 챙겨야 했을 겁니다. 10살에 망해가는 고향을 뛰쳐나와 어느 스승 밑에서 갈고닦아 실력을 키워 왔던 그는 파밀리아에 가입하지 마자 단장의 싹수를 보여줍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의 종족은 비굴함의 끝을 달리고 그냥 불가침 천민 취급을 당하고 있었으니 그 반발은 엄청났을 것입니다.



참고로 이때 로키가 지상으로 내려온 곳은 오라리오가 아니라 지방 어딘가 소도시로서 파밀리아 홈(거점)은 당연히 없던 시절입니다. 여기서 맨땅에 헤딩 하듯이 세일즈를 펼쳐 가는 게 눈물겹죠. 후에 '헤스티아'를 놀려도 선을 넘지 않는 모습들을 보이는 것도(오히려 져주기도 했으니) 다 자신도 겪어 봤기에 그랬던 게 아닐까 싶더군요. 여행이라 칭하고 몇 년을 유랑했으니 고생도 많이 했을 듯한데, 항상 밝은 로키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하죠. 아무튼 두 번째 단원은 마도사 '리베리아'입니다. 그녀는 하이엘프로서 왕족이죠. 이때의 그녀는 왕족답게 높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타종족을 은근히 밑으로 보는 고고한 뭐 그런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엘프의 숲을 벗어나 세계를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요. 이게 쌓이고 쌓여 결국 시종 아이나(벨과 인연이 깊은 인물)를 꼬드겨서 야반도주를 시도해버립니다. 하지만 왕(아버지)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고, 뒤쫓아와서 한다는 말이 가관입니다. 아버지를 줘팰 수도 없고, 공주(왕녀)가 사면초가일 때 필요한 건 백마 탄 왕자님. 리베리아에게 있어서 백마 탄 왕자님은 누구일까. 핀이 될까? 이게 또 가관입니다. 이때 리베리아는 쌈닭 같은 성격으로 시종 제외 니 편 내 편 없이 사람들을 막 쪼아버립니다. 핀도 예외는 아니었죠.



세 번째 단원은 드워프 가레스입니다. 여망이 있는 핀과, 세상 밖을 보고 싶은 어린애 같은 리베리아에 비해 처음부터 상당히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근데 판타지에서 엘프와 드워프는 앙숙이죠. 이 작품이라고 다르겠습니까. 가레스를 만난 리베리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가 이번 14권에서 최대의 흥미 포인트가 됩니다. 핀도 땅바닥에 기어다니는 지렁이만도 못한 취급을 했었는데, 앙숙인 드워프인 가레스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물론 현재에는 둘도 없는 동료지만 이때의 리베리아는 쌈닭 그 자체. 그 중간에 끼여 핀은 개고생. 말려야 될 주신 로키는 강 건너 불구경. 원래 신(神)은 유희를 바라고 있느니 현 상황은 최고의 이벤트. 흥미로운 건 여길 기점으로 쌈닭 최고점을 찍은 리베리아가 점점 사람이 되어가는 장면들이군요. 언제까지고 애들처럼 있을 순 없다는 듯이, 여행을 하고 타종족을 만나 교류를 해가며 점점 인식을 키워가는 그녀가 어른으로서 성장해가는 장면들이 인상적인데요. 어느 순간부터 동료애가 생겼고, 드워프 마을에서 지내며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토록 괄시했던 가레스가 위기에 빠지자 마인드가 고갈되는 걸 마다하지 않고 마법을 쓰며 쓰러지기 직전이 되도록 그를 구하려 하는 장면들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물론 여기엔 어떤 사연이 있지만 스포일러라서 설명은 패스.



맺으며: 이번 14권에서는 [로키 파밀리아]의 수뇌부 3인방이 어떤 삶을 살았고, 이들이 어떻게 만나 인연을 키우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고, 여행을 하며 세상을 배워 가죠. 그리고 저마다 가슴에 품고 있는 포부도 보여줍니다. 부록 소책자에서는 길드 접수원 에이나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사실 외전에서 큰 비중이 있는 캐릭터는 아닌 데다 본편에서도 거의 공기가 되어 버린 에이나지만, 벨에게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어준 그녀의 출생이 궁금하다면 추천. 전투씬은 이전에 비해 그렇게 화려하지 않으니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고요. 역시 고정 포대 레피야가 없으니 팥 없는 찐빵 같은 느낌. 현재의 과묵한 리베리아와 쌈닭 시절의 리베리아와의 괴리감이 꽤 커서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핀은 벌써부터 단장의 자질과 사람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보여줍니다. 일족의 부흥을 위해 후계자가 필요하다며 신부 찾아 삼만리지만, 아시다시피 현재도 노총각 신세를 못 면하고 있죠. 첫사랑은 개같이 망해버렸습니다. 앞으로 그의 연애 운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는 14권이었군요. 가레스는 이 중에서 제일 정상인입니다. 쇠락하는 일족을 위해 분골쇄신 중인 게 인상적입니다. 같은 일족을 위한다는 방향성만 놓고 보면 핀 보다 더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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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화염에 무릎 꿇어라, 세계여 1 - L Novel
스메라기 히요코 지음, Mika Pikazo, mocha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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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기는 이세계, 눈앞에 여신. 제발 이세계를 구해주세요. 여신 앞에는 여고생 5명. 100년 전 마왕이 부활인지 뭔지 아무튼 생겼는데 이세계가 위기에 빠졌다고 합니다. 늘 생각하지만 여느 작품과 마찬가지로 마왕도 어쩌지 못하는 여신이라니 뭔가 문제 있는 거 아닐까. 그런데 얘들 뭘 믿고 소환했으며, 뭘 믿고 부탁하는 거지? 소환한다고 다 용사이지는 않을 거잖아요. 필자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여고생 5명은 범상치 않은 성격과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신을 무릎 꿇게 만들었으니까요. 자, 이제 여고생 5명을 소개하겠습니다. 보통은 소개 잘 안 하는데 그만큼 파격적이죠.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될 인체 실험을 하며 망가트리고 이어 붙여서 뭔가를 만드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사이코(참고로 본명이고 여고생)', 자신의 신념에 따라 악으로 규정하면 배고 보는 사무라이 '진(참고로 여고생)', 외계에서 만들어져 지구로 보내진 메이드 로봇 '프로토(겉모습은 여고생)', 원래 독을 뿜게 되어 있으나 고장 나 폐기된 생체 병기 '츠츠미(겉모습은 로리 여고생)', 그리고 여주 '호무라(여고생)'... 그녀는 불을 씁니다. 치트는 아니고 원래 가진 초능력이라고 하는데, 전세 지구는 평범한 곳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호무라 포함 그녀들을 통해서 표현하고 있죠. 이런 면면들에게 여신은 마왕을 무찔러 달라고 합니다.



이세계에 왔으니 할 일도 없고 여신이 무릎 꿇어가면서 부탁하니까 해주긴 하겠는데, 정의감이나 선의에 따라 해주겠다가 아닌 재미있어 보이니까 해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보여주죠. 근데 얘들 여신에게서 치트를 받은 것도 아닌데, 뭔 근자감으로 이럴까 싶었는데요. 어느 정도 버프는 받는 모양인데, 이세계에 소환되었다고 다 먼치킨은 아닌 것입니다. 물론 전세 지구에 있을 때부터 일본인보다는 나은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듯하고, 여신과 독대를 끝내고 지상에 보내졌을 때 약속된 흐름처럼 도적에게 습격 받는 마차를 구해주며 그녀들은 어느 정도 실력은 가지고 있다는 게 밝혀지긴 합니다. 하지만 마왕은 도적보다는 강하겠죠. 그래서 마차 주인을 따라 도시에 가게 되고 거기서 군에 입대해 실력을 쌓아간다는 게 이번 1권에서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여느 판타지처럼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기 위한 여정의 시작쯤 되겠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단순히 마왕을 무찌르러 가는 이야기면 재미가 없을 테니 개성이 강한 여고생들의 좌충우돌에 더 중점을 둔다는 것입니다. 출신도 파격적인데 재미있을 거 같아 해보겠다는 성격은 일단 저지르고 보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하죠. 일단 일을 저지르고 봅니다. 마차 주인의 집을 제 집인 양 이용하고, 그의 위장을 빵꾸내는 일들은 유쾌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얘들 이세계에 온 연유가 무엇인가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죽어서 왔다고 했으니 아무튼 지구에서 죽었으니까 여신이 소환한 모양인데, 이번 1권에서는 여주 호무라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어릴 적 체질인지 불을 뿜을 수 있게 된 그녀에게 보여준 가족의 냉대와 사회적인 시선. 나와는 다름에서 오는 편견. 나는 나쁜 아이가 아니에요를 어필해야만 했던 소녀. 주변은 그녀의 가슴에 아무렇지 않게 대못을 박고, 그것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늘어놓는 말들. 좋아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었고, 착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 그녀를 비웃은 사회. 그래서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죠. 그리고 그때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쓰레기들을 불태워 죽이고 싶어' 그녀는 5명 중 최강이자 정신이 가장 크게 망가져 있다고 역설하기 시작하죠. 처음엔 주변에 폐를 끼치기 싫어하고, 쭈뼛쭈뼜 댔던 그녀가요. 실력을 키우기 위해 도적을 처리하면서 다시금 지구에서 있었던 일들이 플래시백 되는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지구에서 겪었던 일들은 [부조리], 이세계에 와서 도적과 싸우며 다시 마주하는 [부조리]. 시놉시스에서는 기회만 있으면 뭔가를 불태우고 싶다며 가볍게 언급이 되어 있지만, 실상은 매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주의 힘은 괴롭힘의 트라우마에서 온다는 것을...



맺으며: 저마다 개성이 강한 캐릭터를 따로 놀지 않고 잘 융합 시키는 이거 하나는 정말 좋습니다. 남의 말을 잘 안 듣고 일단 저지르고 보는 사이코와 무뚝뚝하지만 일단 배고 보는 사무라이, 인간을 하등 생물로 보는 메이드 로봇, 귀엽지만 독을 뿜는 로리 로봇, 그리고 이세계에 와서 감정을 개방하는 여주. 섞일 수가 없는 캐릭터들을 잘 묶어서 처음엔 투닥거리다가도 강적을 만나 연계를 펼치고 우정을 쌓아가는 게 참 흥미롭죠. 스포일러에다 말주변이 없어서 제대로 표현은 못 하겠는데, 대사도 참 찰지게 잘합니다. 허를 찌르는 언어와 장면도 제법 있죠.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건 여신에게 소환되었다고 해서 치트를 받지도 않으며, 무쌍을 찍지도 않는다 것입니다. 물론 도적들은 순식간에 해치우지만 그 이상의 실력자가 나오면 도망가야 하는 인간적인 모습도 보여줍니다. 즉 이 작품은 잠재된 능력을 개방하거나 실력을 쌓아가는 노력형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있다고 꼭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도 던집니다. 누군가가 지켜 주니까 안심하고 살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다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 여주의 여전히 착한 아이로 있길 원하는 것과 겹쳐져 사태가 최악으로 향하는 장면들은 많은 걸 생각하게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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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16 (완결)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17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L노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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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엘프 족장 한 명에 놀아나서 별(星)의 에너지를 낭비한 인류, 이대로 우주의 먼지가 되는 날만 남은 인류, 살기 위해 자신들의 책임을 여신에게 뒤집어 씌워버린 인류, 그래도 이런 길가 똥보다 못한 인류를 구하고 싶었던 신(神)도 있었다는 게 작으나마 위안일까? 어쩌면 그 신은 인류보다 사모하고 있었던 여신을 구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여신은 그런 인류를 구하고 싶어 했으니까. 그 신은 여신의 뜻을 이루어주기 위해 자기보다 상위 신(神) D에게 별을 구해 달라 청원을 넣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게 이세계 시스템. 중추 핵은 여신. 이 작품에서 우리가 흔히 아는 판타지 먼치킨 스킬 같은 능력치의 도입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여기서 의문점, 여신은 구원받았나? 마왕은 엘프 족장이 낳은 호문쿨루스입니다. 끔찍한 실험의 산물, 실험실에서 운명을 다 할 날만을 기다리던 마왕은 여신에게 구출되어 그녀가 운영하던 고아원에서 같은 처지였던 아이들과 지냈습니다. 여신은 무뚝뚝하지만 마왕에게 있어서 엄마와 같은 존재였죠.



그 여신은 여전히 시스템의 중추 핵이 되어 기능을 유지시키고 있습니다. 마왕은 여신을 구원하고 싶어 합니다. 고대 시절부터 살아온 마왕은 역사의 산증인이죠. 인류가 어떤 짓을 저질러 왔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에 자비를 베풀지 않으려 합니다. 인류의 반이 희생되더라도 시스템을 붕괴 시켜 여신을 구하려 하죠. 하지만 이렇게 하면 구원받은 여신은 과연 구원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인류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시스템 중추 핵이 된 여신이 자신을 구하려 인류를 희생 시켰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마왕과 여주가 시스템을 붕괴 시키지 않아도 어차피 이세계 주민들은 저출산으로 멸망의 기로에 서 있죠. 이세계 시스템은 인류의 혼을 소모 시켜 별을 치료하지만, 소모된 영혼은 소멸되어 전생(환생)을 못하여 새로 태어나는 아이는 없게 됩니다. 사실 D는 인류에게 벌로서 시스템을 도입했고, 저출산이 되기 전에 인류가 힘을 내어 별의 치료를 완료 시킬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습니다. 혼의 소모가 더 빨랐던 것이죠.



시스템을 없애면 영혼 소모도 없다는 거고 느리지만 다시 출산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처음엔 인류를 구하고 겸사겸사 여신을 구하려던 게 지금은 여신이 우선이 되어 버려서 인류가 멸망하든 말든으로 바뀐게 흥미 포인트입니다.. 아무튼 시스템 붕괴 시키는 건 기정사실인데, 가만히 두고 볼 인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끝까지 우둔함을 보이려 하죠. 당장은 많은 사람이 희생되지만 언젠가 다시 번성할 날이 올 텐데도 지금 당장 내가 죽는 건 못 참겠다며 마왕&여주 진영에 결사 항전 의지를 비추고 맙니다. 시스템이 붕괴하면 인류 절반이 죽거든요. 스포일러라 자세한 내막까진 언급이 힘들지만, 여주 일행은 졸지에 악당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도 D에 의해서요. 별에 있는 모든 생물에게 월드 퀘스트를 내려버린 D. 가만히 있었으면 대다수 사람들은 몰랐을 텐데. 여주 일행의 뜻에 따른다면 그쪽으로, 지금 죽기 싫은 사람은 적대자로. 전쟁이 발발합니다. 시스템을 붕괴 시키려는 자(여주 일행)와 그들을 막고 저출산으로 소멸되려는 인류. 그런데 D가 내린 퀘스트에 숨겨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의미를 알아차린 사람은 다름 아닌 용사. 아니 선생님이던가.



맺으며: 전쟁은 일어나지만 치열한 전투나 동료들이 죽어가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별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고 끝낼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 역할을 뜬금없이 용사에게 맡겨 버리는군요. 마지막에 힘 좀 쓰라는 작가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최종 엔딩으로 연결되는 거라 자세히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여신을 바라보는 마왕의 지고지순한 마음, 그걸 바라보며 어떻게든 해주려는 여주의 마음은 보답받는다는 것만. 결국 인류는 들러리였습니다. 엔딩을 보고 있으면 얘들 왜 죽은 거야?라는 느낌이 장난 아니죠. 엘프는 죽어 마땅하지만. 처음부터 여주가 달려가서 D를 뚜까패면(단판) 되었을 텐데, 그녀가 십수 년이나 밑 작업한 것도 다 나가리 된 느낌이고. 뭐 그래도 마왕이 구원받았으면 된 거죠. 이것도 스포일러라면 스포일러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뭐 해피 엔딩입니다. 다만 필자가 바라는 엔딩은 아니었군요.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일본식 엔딩은 그들이 먹는 싱거운 라면처럼 후레이크(본 이야기)는 풍부한데 엔딩은 밍밍하기만 하기만 하죠.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이후 진엔딩은 외전 EX2를 보라는 건지....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여주가 주인공이면서 분량은 코딱지만 한 16권이었습니다. 끝까지 밍밍하게 만든 작품이었군요. 반대로 말하면 무난하게 끝났다고 할 수 있지만, 여운은 글쎄?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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