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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6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신급 대장장이의 의뢰로 마법 학원에 비정규직 강사로 취직했던 프란(과 스승). 학원 생활보다는 학원장의 사정과 맞물려 있는 호수에 봉인되어 있던 괴수 퇴치에 더 열을 올려야 했던 이상한 학원 라이프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끝이 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란에게 사람의 정과 인연의 소중함을 알려 주었고 친할머니처럼 대해주었던 키아라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수도 만났지만 용서하는 넓은 마음도 보여 주었죠. 사실 원수가 보살피고 있었던 아이를 봐서라는 이유가 더 컸긴 합니다. 이 아이는 프란을 포함한 흑묘족의 진화를 막히게 하고 노예로 전락하게 하여 수백 년간 고생하게 한 원흉과 관련 있는,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원흉의 인간적인 면모도 있어서 애증스러운 아이지만 아이에겐 죄가 없으니까요. 나중에 프란과 또 어떤 접점이 생길 듯하여 일단 언급 해놓습니다. 이제 괴수도 퇴치하고 학교장의 사정도 해결하면서 학원에서의 생활은 일단락되고 다음 무대로 골디시아 대륙이 언급됩니다. 대륙 자체가 마수에 집어 삼켜져 마경이 된 곳이죠. 인류는 마수들을 억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인력 보내 솎아내기 작업 중이었고, 이곳에 주인공 스승과 관련된 어떤 인물이 있다 하여 파견 형식으로 찾으러 가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학원장에게 호구 잡히지만 스스로 납득했으니 된 걸로 치기로 하고요.
정해졌다고 당장은 갈 수 없고 두 달 정도 유예가 생겼습니다. 마경에 가는 거라서 절차라든지 강한 사람도 데려가야 하는 등 밑 작업을 하고, 동시에 1년에 한번 있는 요리 대회와 무투 대회에도 나가는 등 다시 옛날로 돌아간 일상생활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도 재회하고, 새로운 인물들도 만납니다. 문득 자신을 받아 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지 새삼 알게 해주는 에피소드라고 할까요. 평범한 일상이지만 사람들과 웃고 떠들 수 있다는 것, 자신이 좋아하는 일(카레 만들기)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 길거리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 후배를 모험가의 길로 인도하고, 강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따른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평화를 짓밟으려는 이웃 왕국의 음모. 작품 초창기부터 떡밥을 뿌려왔던 이웃 왕국의 불온한 움직임이 본격화됩니다. 프란과 스승도 당연히 휩쓸리는 분위기고요. 전쟁의 기운이 날로 커져만 갑니다. 그 전초전으로 이웃 왕국에서 보내온 첩자와의 전투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며 진지한 장면들을 연출하죠. 필자가 보기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할 정도로 중요한 전투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 넘어가고요. 프란과 같은 동족을 만나 전투를 벌이고 친구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지만 등장인물을 대책 없이 마구 늘려서 나중에 감당이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맺으며: 흔히 이세계 전생 먼치킨물이 되면 약자(적) 괴롭히기 되는 일이 많은데, 이 작품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실력자들을 투입하면서 늘 긴장감 넘치게 하는 연출 하나는 좋습니다. 이번에도 엑스트라에 지나지 않은 거 같았던 첩자들도 꽤 강하게 나오면서 프란과 스승은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이 작품은 이렇게 격하게 싸우며 성장한다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매 전투 때마다 재생을 통한 회복 난발로 전투가 평행선을 달리고 좀처럼 결판이 나지 않아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장면들이 제법 있어서 작가가 매너리즘에 빠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였군요. 16권이나 왔으니 매너리즘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디서 아이디어가 솟는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스승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서두르지 않고 밝혀가는 것(결국 신과 관련 있다는 고리타분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 하여도), 주변국과의 전쟁 기운 등 세계관을 키워가며 이세계 전생물에서 벗어나 세계관을 키워가는 부분들은 높은 점수를 줄만 합니다. 또한 그런 세계관에서 프란과 주인공 스승이 영웅이 되어 모든 걸 해결해 가는 것이 아닌 주변을 도움을 받고, 때론 위기를 맞고, 좌절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줘서 좋은 점으로 작용하고 있죠. 정작 프란을 여전히 말주변 없고 무뚝뚝하게 그려놔서 귀염성이 없는 게 옥에 티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