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너덜너덜한 엘프 씨를 행복하게 하는 약장수 씨
아야사카 쿄우 지음, 이해빈 옮김, 기바짱 원작 / ㈜소미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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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옛날에 엘프가 인간 뒤통수를 친 적이 있나 봅니다. 무슨 전쟁에서 인간 연합과 동맹 관계였던 엘프가 참전을 미루는 바람에 인간들은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뒤에도 엘프들은 이유 없이 인간들 마을도 불태우는 등 만행을 저질렀고, 인간들은 엘프 잡아다 노예로 팔아 버리는 세상이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약장수입니다. 시골 자그마한 마을에서 은둔 생활하듯 조용히 지내고 있죠. 어느 날 조금 더 큰 마을에 들렀다 전당포에서 어떤 의뢰를 받습니다. 다 죽어가는 엘프 여성 처리해달라고. 그 엘프의 상태는 살아 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습니다. 한쪽 눈과 팔다리가 썩어가고, 온몸에 고문의 흔적이 있습니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성적인 고문도 자행되지 않았을까 하는 뉘앙스를 작중 내에 풀어 놓습니다. 전당포 주인은 무감정한 표정으로 약장수에게 엘프는 약재로도 쓸 수 있으니 가져가라고 합니다. 인간들에게 엘프는 고작 그런 위치입니다. 약장수는 이 엘프 여성을 짊어지고 마을로 돌아갑니다.



이 작품은 단권으로 끝나는 순애물입니다. 주인공인 약장수의 종족은 인간으로서 그도 역시 엘프를 혐오하고 물건 취급하는 부류일까. 아니면 그들과는 다르다는 걸 보여줄까. 이 작품은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누군가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 종족 모두가 나쁜 것인가. 약장수는 마을로 돌아와 처음엔 환자를 돌보는 것은 약사로서의 의무라 여깁니다. 여기엔 종족 간 차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점점 엘프 여성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는 엘프 여성의 소원을 알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오직 그 말만을 되풀이하는 그녀. 약장수는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려 하죠. 그러나 어디의 누구인지조차 모르니 난감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요. 그의 노력 덕분에 죽음의 문턱에서 정신을 차린 그녀. 인간에게 사람으로서의 존엄이 짓밟힌 그녀는 약장수를 혐오하게 될까, 피하게 될까, 무서워하게 될까. 깨어난 그녀는 기억을 잃었고 그나마 온전한 한쪽 눈도 실명한 상태였습니다.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마법이 존재하지만 회복술은 그렇게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통 여느 작품이라면 짠~ 하며 회복술이나 포션류로 멀쩡한 상태로 돌리겠지만, 이 작품은 그런 형편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팔다리는 썩어가고 있죠. 약장수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합니다. 왜 이렇게 사서 고생하는가 같은 질문을 던질 즘에 그의 과거가 드러납니다. 그는 속죄를 바라고 있었죠. 약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것. 삶을 끈을 놓지 않고 그저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엘프 여성은 자신을 돌봐주는 약장수가 자신을 괴롭힌, 같은 인간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는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가 아니니까요. 마음을 연다는 것. 그의 지극 정성과 머무는 마을에서 그녀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그녀는 마음을 점차 열어 갑니다. 그녀는 여느 작품처럼 특별한 히로인도 아니며, 특출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욱 값진 여운을 만들어 갑니다.



맺으며: 꽤 시리어스하고 사지 절단 같은 좀 적나라한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여느 작품에서 엘프 노예는 꿈의 이벤트같이 가볍게 표현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비참함의 상징으로 다가옵니다. 엘프에게 나도 당했으니 너도(잘못도 없는) 당해봐라 같은 잘못된 복수극에서 애꿎은 피해자의 모습을 그리죠. 그리고 인간의 추악한 욕망도 보여줍니다. 엘프 여성은 그런 추악한 욕망의 피해자입니다. 범죄 같은 잘못을 저질러 노예로 떨어진 게 아닌 납치되어 팔려가고 능욕 당하는 부조리의 피해자입니다. 주인공인 약장수는 그런 피해자를 보다듬어 주려 하죠. 그런 그의 마음을 보답하려는 듯이 엘프 여성은 점차 그만을 바라보고, 같이 있고 싶어 하고, 같이 걸어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팔다리가 온전치 못한 그녀가, 회복술이 발달하지 않은 세계에서 약장수와 같이 걸어갈 수 있을 만큼 되려면 얼마만큼 노력해야 할까. 어느덧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싹텄을 때, 여느 작품처럼 기적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노력만 있을 뿐이죠. 그렇기에 이 작품은 꽤 값지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작가가 형편 좋은 선택을 하는 바람에 약간 김이 새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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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쌍성의 천검사 01 - S Novel+ 쌍성의 천검사 1
나나노 리쿠 지음, Cura 그림, 박경용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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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군웅할거의 시대. 가상의 중국을 배경으로 삼국지 시대를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척영(주인공)'은 10여 년 전 도적에게 부모를 잃고 당대 최고의 무(武)의 집안 장 씨 가문에 거두어진 이후 더부살이 중입니다. 시골 문관이 꿈인 올해 16살 된 남자. 어디에나 있을 시골 남자애 같으면서도 그의 이력은 화려하죠. 무려 1천 년 전 불패의 영웅이 환생한 게 그이니까요. 그는 친구 두 명과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 천하를 통일하자며 결의를 하였고 순풍에 돛 단 듯 95% 달성을 하였으나 꿈은 이루지 못한 채 누명을 쓰고 유명을 달리해야만 했죠. 그리고 1천 년 후 환생을 하였고, 이번엔 조용히 살겠다며 시골 문관을 꿈꾸지만 '장백령(메인 히로인)'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그녀는 생명의 은인이죠. 10여 년 전 도적의 습격에서 혼자 살아남았을 때, 장 씨 가문의 사람들은 피를 뒤집어쓰고 멍하니 있는 그를 끔찍하게 여겨 도적과 같이 묻어 버리려 했으나 그녀가 결사적으로 반대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삼국지를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생선 만진 손을 우물물에 씻듯(고깃국 설화) 겉핥기 식이고 실상은 일본식 액션과 연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판타지물처럼 마법과 능력치 같은 건 나오지 않고, 현실 중세 시대처럼 칼과 화살, 공성전 같은 고전적인 전쟁을 그리고 있죠. 서로 땅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병력을 동원하여 전쟁을 벌이고, 그것으로부터 나라를 지키야만 합니다. 주인공의 나라는 한때 천하를 호령하는 강대국이었으나 지금은 무사안일주의에 정치적으로는 썩어 빠졌고, 적의 침공으로 나라가 반 토막이 나도 군(軍)을 경시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장 씨 가문의 가주는 최전선에서 침공하는 적을 격퇴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중앙으로부터 물자와 인적 지원은 몇 년째 오지도 않습니다. 결국 적의 대대적 침공으로 나라는 위기에 빠져 가고, 주인공은 언제까지고 문관 타령만 하고 있을 수 없게 되었죠. 1천 년 전 영웅의 궤적을 그리듯 주인공은 생명의 은인인 '백령'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들고 전장을 누빕니다.



이게 끝?은 아니고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리뷰가 아니라 본 작품 내용이요. 주된 이야기는 위와 같은 흐름입니다. 적을 맞아 불리한 상황에서 이겨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죠. 그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과 경험이 위기 상황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약간의 치트 같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런 기억과 경험이 없는 적군이 주인공과 호각으로 싸운다면? 이거 주인공을 욕해야 되지 않나 싶기도 하죠. 연애도 빠짐없이 나옵니다. 히로인은 간이고 쓸개고 다 줄 기세인데 주인공은 일본 특유의 무골충이(연애에서 자각 없는 놈) 역을 톡톡히 해줍니다. 주변은 히로인과 맺어질 거라는 걸 철석같이 믿고 있지만 주인공 혼자만 딴 나라 얘기를 해대죠. 포인트는 히로인이 술 먹고 뻗어서 침대에 누워 있는데도 아무 생각 없는 주인공. 이런 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도 이런 식으로 연애 하나? 인간관계가 좁은 필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인간미를 더 하려는 장치로서의 역할이지 싶긴 한데.



맺으며: 솔직히 좋은 평가는 못 하겠습니다. 정통 무협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일본식 치트물(마법 없는)을 보는 듯한 주인공 혼자 무쌍을 찍습니다. 활도 잘 쏘고, 칼 솜씨도 좋죠. 머리도 아주 비상합니다. 적군 3만 대군을 맞아 물러섬 없는 기개를 보여주어 적의 혼을 빼놓죠. 주인공 아니면 진즉에, 아니 이때까지 어떻게 버틴 거지? 같은 느낌이 장난 아닙니다. 물론 주인공을 주운 장 씨 가문의 가주가 주인공 못지않은 실력을 가졌다고는 해도 주인공이 너무 특출하게 비추어집니다. 그리고 히로인 '백령'은 말을 더럽게 안 듣습니다. 기가 엄청나게 세서 태권도 도장에라도 보내야 할 판입니다. 남의 말 안 듣고 기가 세다는 조합은 금쪽이가 트럭째로 몰려오는 듯한 답답함이 있습니다. 후반으로 가면 좀 나아지긴 하지만.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질투심이 정말로 대단합니다. 주인공에겐 실력에서 뒤지자 두고 보라는 식으로 도적 퇴치하러 가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기어이 가서 위기에 빠지고 주인공에게 구출되고도 미안한 기색도 없고, 자기 때문에 병사들이 죽었는데도 양삼의 가책도 없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다른 여자와 같이 있는 꼴을 절대 못 봅니다. 분명 왕궁에 갔을 여자(백령)가 왜 여기에? 같은 뚱딴지를 보여주죠. 주인공에 대한 집착이 대단합니다. 작가 딴에는 외로움을 탄다고 포장은 해두었습니다만. 외로움과 집착은 엄연히 다른 것이죠. 이게 다 주인공 때문입니다. 완전 초식남으로 대꾸 하나 못하고, 잘못을 지적하지도 않습니다. 가만 보면 주인공이 금쪽이를 양산하는 듯하죠. 물론 이런 평가는 필자의 극히 주관적으로 다른 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정통 무협에 대하 서사 같은, 잘만 하면 역작이 될 수 있는 작품인데 왜 발암물질 뿌리는 연애를 가미했는지 모르겠군요. 키는 작으면서 특정 부위가 큰 상인 여자까지 가세하면서 질척질척해집니다. 좀 사이좋게 지내면 안 되나? 떡줄 사람(주인공)은 생각도 안 하는데 히로인들은 김칫 국물을 엄청 마셔대죠. 안 들어주면 뒷 끝도 장난 아닙니다. 시작은 삼국5지 같은 대하 서사였는데 어느새 질척질척 연애물이 되어버린 듯한. 에휴... 아무튼 본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쌍성은 칼의 이름입니다. 아마 1천 년 전에는 이루지 못했던 천하 통일을 이루는 게 최종 목표인 거 같긴 한데,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1권 만에 감을 잡으면 그게 더 대단한 거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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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방패 용사 성공담 10 방패 용사 성공담 10
아네코 유사기 지음, 박용국 옮김, 미나미 세이라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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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이 이세계로 소환되고 처음으로 맞이했던 '파도', 세상이 쑥대밭이 되고 영귀인지 수호수인지 뭔지까지 봉인에서 풀려 날뛰는 걸 겨우 퇴치했더니 이번엔 이쪽 세계(주인공이 소환된 세계)의 에너지를 훔쳐 다른 이세계로 도망간 악당 놈을 쫓아가야 했죠. 우여곡절을 겪으며 퇴치에 성공하여 다시 복귀는 하였습니다만, 저주를 받이 능력치 30% 다운. 다음 파도는 3달 조금 뒤. 저주는 풀릴 기미가 없고, 쑥대밭이 된 동네를 복구를 해야 하는데 돈도 없고, 사람도 없고. 그나마 위안인건 처음 이세계로 소환되었을 때 주인공을 쓰레기 취급했던 왕놈을 쓰레기로 격하 시켰다는 것, 강x마 누명을 쒸운 왕녀는 빗치로 강등 시켰다는 것이군요. 억울함을 푸는 데 참 오래도 걸렸습니다. 만... 작중에서는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았군요. 사람들도 손바닥 뒤집듯 주인공을 찬양하기 시작하는데, 강x마라고 손가락질 발길질할 때는 언제고 자기들 목숨 구해주니까 지리면서 좋다고 꼬리 흔드는 게 사람들 간사한 마음을 참 적나라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과 같이 소환되었던 3용사(3명이라는 뜻)도 치부가 드러나면서 드디어 깜빵에 처넣을 수 있었으나 혼란을 틈타 야반도주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10권 내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게 나중에 크게 한 방 터트리려나요.



이번 10권은 다음 파도를 대비해서 힘을 기르는 주인공 일행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의 활약과 가치를 인정한 여왕은 그에게 영지를 하사하였죠. 덤으로 둘째 딸(첫째가 왕녀에서 강등된 빗치)도 대려 가라는 걸 주인공은 완강히 거부하는데, 뭐 이세계에 오자마자 강x마 누명을 썼었으니 여자라고 하면 학을 떼겠죠. 22살이나 먹고도 동정이었던 주인공에겐 자극이 너무 셌던 것입니다. 아무튼 영지를 받아 가보니 글쎄 라프타리아(메인 히로인)의 고향이지 뭡니까. 원래 환영받아야 할 상황이지만 파도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았고, 노예사냥꾼들에 의해 마을이 초토화된 상태. 살아남은 마을 사람은 자기가 남자인 줄 아는 10살 전후 꼬마 여자애와 몇몇. 라프타리아의 부모도 노예 사냥꾼들에게 희생되었고, 아이들은 붙잡혀 가서 노예로 팔리고 있는 실정. 보통 이런 흐름이라면 열받은 주인공이 나서서 다 도륙해버리고 아이들을 구해오는 결말로 이어지겠습니다만. 주인공은 방어 특화형이라서 공격력이 없어요. 그래서 다음 파도를 대비해 아이들을 강화하여 병사로 만들어 대비한다고 하는데, 가만 생각해 보면 주인공이 더 미x놈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라프타리아를 노예로 만들어(처음 만났을 때부터 노예였지만) 강화에 성공하자 다른 아이들에게도 이 짓거리하겠다고 하니까요.



어쨌거나 그 짓거리도 아이들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죠. 어디 있나 했더니 다른 도시에서 경매로 팔리고 있다나요. 쳐들어가서 악당들을 물리치고 빼앗아 오는 게 도리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인공은 공격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석적이게도 돈을 벌어 아이들을 사 오겠다는데, 이 작품은 이런 부분에서 좀 답답함을 불러오죠. 첫째 왕녀가 이제야 빗치로 강등된 것에서 보듯이 통쾌함이 느릿느릿하게 찾아오거든요. 이번 10권도 온종일 그런 이야기로서 저주받아 능력치는 다운되어 있는 데다 불친절한 사람들 때문에 시종일관 불리한 상황에서 사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세계는 주인공에게 강x마 누명 씌워 가진 거 다 빼앗아가고,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손가락질에 발길질을 해대는 통에 밥 빌어먹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었죠. 진짜 필자 같았으면 마왕이 되어 다 작살내 버리겠습니다만. 아무튼 콜로세움이라는 투기장에 나가 우승하여 상금으로 아이들을 사겠다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뭔가 방법을 잘못 찾은 건가 싶기도 하고. 여왕은 우리도 여의치 않다며 은화만 조금 던져주고 알아서 하셈 이러고. 역설적이게도 사회의 암적인 존재인 노예상인(라프타리아 판매상)이 든든한 빽이 되어 도와주는 형국이죠. 그런 악조건에서 라프타리아의 지인 언니가 막아서는데...



맺으며: 이 작품도 9권에서 하차했었습니다만, 요즘 e북 맛에 들리고 나서 예전 작품들도 다시 손을 대게 되는군요. 문제는 리뷰를 써 놨다고 해도 9권까지의 내용이 기억날까였는데,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느꼈던 발암적인 요소들도 되살아 나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 건 덤이군요. 특히 주인공, 작중 시간이 몇 개월 지나지 않았다곤 해도 여자에 대한 면역력이 아직도 없고, 빗치에게서 받은 안 좋은 감정에 한번 사로잡혀서 그런지 오는 호감을 메시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수비를 견고히 하는 바람에 동정이 나이 들면 이런 캐릭이 되는 건가 하는 느낌을 들게 하죠. 불쌍한 건 주변 히로인들이고요. 그 외에도 독선적인 행동도 좀 보여주고 있습니다. 라프타리아등 동료들과 협의보다는(하긴 하지만) 혼자 정해서 밀어붙이는데, 가령 라프타리아의 고향 아이들을 노예로 만들어 그녀(라프타리아)처럼 강화 시키려는 대목에서는 이세계에서 노예가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정해야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이세계가 어떻게 되든, 주민들이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긴 합니다. 주인공에겐 이세계는 불친절하니까요. 그럼에도 그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아이들을 지키는 결과로 이어지니까, 문제는 그걸 받아들이는 쪽(독자?)이죠. 아이들 보고 칼 들고 싸우라는 건 소년병이 되라는 뜻이니까요. 이게 부각되는 점이 완전히 성인 나이(22세)인 주인공, 주변인들의 나이도 일본에서는 성인으로 취급되는 나이대에서 나오는 장면들이라는 것입니다(라프타리아도 사실 아이지만 성인 체형이죠). 물론 이런 것들은 필자 개인적인 느낌이자 해석이고 다른 분들 하고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11권도 구매해놨는데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계속 볼지 정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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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흉란영애 니아 리스톤 01 - S Novel+ 흉란영애 니아 리스톤 1
미나미노 우미카제 지음, 지샤쿠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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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과거 강자를 찾아다닌 영웅이 있었습니다. 천수를 누리다 갔는지는 모르겠고, 후대가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의인은 아니어도 선인 정도는 되는 모양입니다. 근데 작중에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는 않는군요. 아무튼 옛날에 죽긴 죽었는데 반혼술로 이 세상에 다시 불려 나왔습니다. 원래 성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아직 밝히고 있진 않지만 말투로 보아 남자가 아닐까 싶군요. 사실 이건 중요하지 않고(중요한가?), 그 남정네 같은 영웅이 반혼술로 영혼이 누구에게 깃든 것인가가 중요하죠. 뭐 표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4살짜리 여자애에게 깃들었습니다. 이름은 '니아 리스톤' 귀족 영애라고 하는군요. 병약해서 침대 생활을 했었습니다만. 주인공(영웅)이 깃들었을 때 사망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병치레를 이기지 못한 것이죠. 그래서 주인공이 깃들고 한동안은 병을 고치고 체력을 기르는데 고생 좀 합니다. 부모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죠. 딸애가 살아났다고 기뻐하는 부모에게 굳이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시대 배경은 중세 시대 판타지를 기본 바탕으로 해서 과학이 조금씩 발전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선이 보편화되어 있고, TV 개념의 매직비전이 보급 중에 있습니다. 사실 TV 개념이라기보단 들고 다니는 태블릿? 통화 기능은 없어서 폰의 역할은 못합니다.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송출하면 매직비전으로 볼 수가 있죠. 하지만 우리네 70년대에도 그랬듯이 TV 보급이 막 시작되었을 때 가격이 장난 아니었던 것처럼 매직비전도 귀족과 일부 상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니아 리스톤(이하 주인공)의 부모는 이 매직비전 보급에 사활을 걸고 있죠. 한마디로 미래 먹거리 같은 뭐 그런 것인데 잘만 되면 경제적 효과는 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 근로자 몇 년 치 월급을 모아야 살 수 있는 매직비전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죠. 많이 팔릴수록 단가가 내려가는 경제 원리상 많이 팔아야 하는데, 비싸서 사람들이 구입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형국입니다. 방송 프로그램도 얼마 안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필요한 게 아이돌. 마침 아주아주 귀엽고 이쁜 여자애가 있군요. 속은 강자를 찾아 킬리만자로 산(山)에도 오르길 마다 하지 않는 무인, 겉은 4살짜리 여자애. 병치레할 때 부모가 매직비전을 통해 살려만 주면~을 호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술사 나부랭이 덕분에 경위가 어쨌든 병이 어느 정도 호전된 지금 인사차 방송에 출연한 주인공의 인기도는 단숨에 고공행진. 오는 팬레터는 나랑 결혼해 줘, 20살 차이 나도 괜찮아? 같은 호로 자슥 저리 가라 하는 변태들만 꼬이는군요. 일단 컷트.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매직비전 보급에 앞장섭니다. 사실 너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바람에 집이 망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매직비전 한대라도 더 팔리도록 방송에 출연하기로 하였죠. 반응은 좋습니다. 연극에도 출연하게 되었군요. 선배의 텃세는 좀 있지만, 아니 5살짜리(시간 경과로)에게 청소 시키는 건 아동 학대 아닌가? 뭐 본인이 상관없다고 했으니 상관없겠죠. 수 틀리면 손가락으로 다 홍콩 보내면 되니까요.



맺으며: 1권은 유X브 같으면서 아X리카 DJ 같기도 한, 매직비전에 출연하는 이야기만 이어집니다. 과거 주인공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기억이 애매하다며 밝히질 않는군요. 프롤로그에서 나중에 무인으로 성장하여 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긋는다고는 하는데, 언제일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실력을 판가름해서 손가락으로 간단히 이길 수 있겠구먼 하면서도 실상은 조금만 걸어도 헉헉거리는 저질 체력. 그래도 후반에 들어서서 체력이 많이 붙는 거 같지만 아무래도 좋습니다. 알맹이가 아저씨(아마도)여서 그런지 기껏 4살짜리 여자애로 회귀 시켜놓고 귀염성은 하나도 없고, 애늙은이처럼 모든 일에서 척척해나가는 모습들은 현실미가 없습니다. 개그도 거의 없고, 오늘은 무얼 했습니다 같은 일기장의 느낌이 강했군요. 매직비전에 출연하면서 그에 따른 어려움이나 라이벌이라든지 같은 게 없어서 약간은 무미건조했군요. 부모가 깔아준 레일 위로 안전하게만 흘러가니 위기에 빠진다 같은 흥미진진한 것도 없습니다. 강한 자를 찾는다면서 동네 양아치들을 급습해 요절내는 건 또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그럴 바엔 과거 다른 영웅들도 주인공처럼 어린애로 만들어 주인공과 티격태격하게 했다면 재미있었을 텐데, 그럴 가능성(복선)은 좀 보였습니다만, 단칸방의 침략자라는 작품처럼 몇 권 지나야 좀 재미있어지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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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간은 가열해라 5 - Shift Novel
사카이 타쿠마 지음, 토사카 아사기 그림, 이경인 옮김 / YNK MEDIA(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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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마법사들이 득세하여 서로 싸움박질하던 암흑의 시대, 수천만 명이나 되던 인구가 수십만으로 줄어들 정도였다면 인류라는 종은 그냥 멸종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지금의 왕조를 다스리는 왕의 조상이자 시조인 '바티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태곳적 지보인지 뭔지를 손에 넣어 악의 마법사들을 도륙하고 세계에 평화를 가져왔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쁜 것은 어디까지나 전쟁을 일으킨 마법사이건만, 마법사라면 싸잡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마녀 사냥하듯 모조리 섬멸해버린 결과. 바티스 사후 백수십 년이 지나 그녀(바티스)가 이룩했던 평화는 거짓으로 판명되고 왕조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마법사 자질을 보이는 아이들(주로 여자애)의 기억을 지우고(봉인?) 8살에 각지로 보내 노예와 같은 삶을 살게 하고 16세가 되는 해에 왕도로 귀환하도록 한 예스마 제도. 또다시 암흑시대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마법사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으나, 알고 보니 억압의 상징이었죠. 100명이 귀환 길에 오르면 1명이 도착할까 말까 한, 예스마들에게 있어서 지금도 고난의 행군으로 작용하는 이 예스마 제도로 파생된 비극의 주인공 노트(이캐맨). 그는 몇 년 전 연인(예스마)을 왕조의 탄압과 예스마 사냥꾼에 잃어야만 했죠.



사실 보통 여느 작품에서든 노트 같은 잘생긴 남자 캐릭터를 등장시킨다는 것은 작품의 주인공(돼지)과 메인 히로인(제스)의 관계를 가속 시키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 일이 많은데 이 작품에서 노트(이캐맨)의 경우 연애 계열보다는 본 이야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연인(예스마)을 왕조의 탄압과 예스마 사냥꾼에게 잃은 결과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었죠. 마침 돼지와 제스의 시간선에 끼어들어 왕도로 귀환하는 제스의 호위를 맡게 되었고, 제스를 노리던 어떤 예스마 사냥꾼을 없앤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왕조에 복수를 바라는 또 다른 복수귀의 태동을 불러오고 말았습니다. 인과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어서 일일이 다 설명하는 건 무리가 있고, 노트의 행동으로 방아쇠가 당겨지게 되었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군요. 그리고 그 복수귀에 의해 침공을 받아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왕조. 거기에 휘말리는 돼지와 제스. 노트도 자기가 방아쇠를 당긴 것인 줄도 모른 채 휩쓸려가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돼지와 제스가 왕도로 귀환 길에 올랐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할 수 있죠. 머리 좋던 돼지는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하지만 귀환하지 않았다면 제스가 예스마 사냥꾼에 납치되어 죽었을 테죠. 마치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싸움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번 5권에서는 또 다른 복수귀에 의해 왕조가 함락되고 그 복수귀에게 지금의 왕의 몸이 빼앗기자 되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행하면서 예스마의 참상을 직접 두 눈으로 봤으면서도 예스마 제도라는 끔찍한 제도를 만든 왕조와 왕(조상이 도입했지만)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이는 돼지와 제스. 시조 바티스가 남긴 기록을 따라 지금의 왕조와 왕을 구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물론 쉽게 쉽게 해결되면 작품성을 의심받을 테죠. 그래서 예스마 제도가 도입된 배경을 밝혀가고, 그 과정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마법사들을 도륙했던 시조 '바티스'는 결코 선인이 아니라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금 왕조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원인도, 노트(이캐맨)가 복수심에 불타는 것도, 또 다른 복수귀가 태동한 것도 시조 바티스의 무차별 마법사 사냥이 시발점이었다는, 옳은 일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전체의 옳은 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래서 침공 받는 왕조가 피해자임에도 피해자 같지 않은 느낌을 보여주죠. 진짜 피해자는 무고하게 죽어간 사람들과 예스마들(마법사). 그들을 헤아리지 않은 지금의 왕조와 왕. 필연적으로 저항을 받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완성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쓸쓸한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맺으며: 리뷰에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5권에서는 왕의 몸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서 내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인가, 그 필요한이라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하게 합니다.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존재가 성립되는 이공간에서 돼지와 제스가 온전했던 이유. 그리고 온전하게 성립되지 못하는 한 사람. 이번 5권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어느 남자의 슬픈 이야기입니다. 아, 노트(이캐맨)는 아닙니다. 그를 강한 마음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살면서 좋아하는 사람,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를 묻고 있기도 하죠. 그리고 좋아한다는 것은,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아닌, 마주 보는 거라고. 돼지와 제스를 서로 마주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돼지의 팬티, 다리, 가슴으로 이어지는 색드립은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이긴 한데, 무거운 분위기를 누그러트리려는지 좀 화려하게 들어가 있어서 호불호가 좀 갈리지 싶군요. 아무튼 흥미로운 건 그동안 주인공(남자)을 돼지라는 식용 동물로 등장시켜 이종족간 연애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선을 지켜서인지 은근히 싸구려 느낌은 없는 게 희한하였습니다만, 5권쯤 오니 서로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되었고, 이종족간 연애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느낌으로 부비부비 대고 있어서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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