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난관 던전에서 10만 년 수행한 결과, 세계 최강 5 - ~최약 무능의 하극상~, S Novel+
리키스이 지음, 루나 리아 그림, 이서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왕녀(메인 히로인으로 치고 싶지 않은) '로제'는 주인공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했나? 필자 기억으로는 한 번도 안 한 거 같은데? 호위 같지도 않은 것들을 이끌고 싸돌아다니다 납치되어 이웃 제국 방구석 돼지 오타쿠 같은 놈에게 팔려갈 위기에 빠진 걸 주인공이 구해 주었을 때, 주인공 의사를 무시한 채 로열 가드로 삼고, 왕위를 이어받아 썩어빠진 귀족들을 개혁해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 그래놓고 플랜은 개뿔도 없고(5권이나 왔는데 한 게 없음), 왕(아버지)이 왕위를 이어 받으려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도시를 만들어라는 말도 안 되는 오더를 내렸으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든지, 주인공이 부하들을 이용해 진짜 새마을 운동에 버금가는 노력으로 도시를 만들어 줬으면 고맙다고 해야 되지 않나? 근데 그런 건 싸악 무시한 채, 갑자기 왕족 로열 가드라면 바벨이라는 학원 도시에 가서 공부해야 된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네? 즉 주인공 대굴빡은 비었다는 뜻?(근데 빈 게 맞을지도 모름) 그 속내도 학원 땡땡이쳐서 퇴학할 위기에 빠지자 주인공이 입학하면 거기로 전학하여 퇴학을 모면하겠다는, 사리사욕에 가득 찬 이 왕녀에게 어째서 천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인가. 작가는 어째서 왕녀라는 브레이크를 걸어 주인공을 보다 넓은 세상으로 나가게 해주지 않는 것인가.



주인공이 무능 기프트를 받자마자 약혼녀는 파혼은 선언했죠(정확히는 부모가). 고향에 있을 수 없어진 주인공은 길을 떠나야 했고요. 소꿉친구들은 겉으론 안쓰러운 척하면서 그를 외면해버렸죠. 그리고 지금, 왕녀가 하란다고 하는 멍청이가 학원 도시 바벨에 입학시험 치르러 왔습니다. 근데 주인공이 무능한 놈이라고 소문이 나서 모두가 깔보고 무시하고 난리도 아니군요. 아니 그동안 활약한 게 한두 개가 아닌 데 왜 이런 소문은 안 퍼지지? 당장 허허벌판에 도시 만든 것부터 기적이고, 악룡도 쓰러트렸는데? 아무튼 주인공이 무능 기프트를 받자마자 파혼해 버린 전(前) 약혼녀도 바벨에 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사촌 여동생까지. 보통 청춘 드라마였을 경우 확인 사살하냐고 망겜 소리 들을만한 장면이죠. 그녀들도 입학시험 치르러 왔습니다. 이번 5권에서 주역은 그녀들이죠. 왕녀 로제의 남동생이 시장에서 양아치나 할 짓을 해대자 주인공이 볼기짝을 때려 주었습니다. 아빠에게도 맞은 적이 없는데(대충 요약하자면) 무능한 놈이 감히 왕족에게 손을 대? 너 죽었어를 외처도 주인공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아니 왕족이 정보 수집도 안 하나? 그래서 주인공 전(前) 약혼녀를 납치해서 본때를 보여줘야지를 꾸미고 거기에 천(天)군인지 뭔지 엑스트라 나부랭이가 편승해 사촌 여동생을 없애려는 흉계를 꾸미죠.



필자도 뭔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입학시험 치르려 했더니 학원 관계자들은 무능한 주인공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고. 시험은 빵점이 되고. 청렴해야 될 학원이 다 썩었어. 왕녀 남동생이 사주한 킬러와 천(天)군인지 뭔지가 끼여 들어 전(前) 약혼녀와 사촌 여동생을 납치하려 하고 죽이려 하고, 시험은 어느새 잊혀져 이제 전(前) 약혼녀와 사촌 여동생을 지켜야 하는데 얘들 어디 있는 거야? 천(天)군은 왜 사촌 여동생을 노리는 거지? 그 와중에 청춘 러브 코미디를 찍네? 주인공 부하들은 주인공을 너무 우러러본 나머지 우주 최강 신(神)이라 멋대로 치켜세우고 멋대로 착각해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대서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고, 보는 독자들은 이야기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난잡함을 이어갑니다. 주인공의 적은 누구이고, 세력은 몇이지? 이걸 세는 데만도 머리를 써야 하고, 좀 중요한 장면이다 싶으면 여지없이 커트해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바람에 환장하게 하는 작가의 일 처리 능력. 학원 도시 바벨에 왜 왔는데? 그나마 작가가 도망가지 않고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긴 푸는데, 결국 요점은 전(前) 약혼녀와 사촌 여동생은 내 가족이고, 가족을 건드린 놈은 지옥으로.



맺으며: 1권 이후 줄곧 똑같은 레퍼토리가 이어집니다. 가는 곳마다 약속된 것처럼 사람들은 무능이라고 소문난 주인공을 깔보고 무시했다가 된통 당하는 일이 반복되죠. 그것만으로 부족했는지 흑막 같은 악당들을 준비하지만 뭔 소용? 다 썰리는데. 엄청 강하게 표현하고 아무리 강한 적이 나와도 주인공에게 고블린 보다 못한 놈 취급되는 파워 인플레를 보여주죠. 대체 왜 나옴 권선징악에 따른 카타르시스? 있었다면 이렇게 비꼬며 리뷰하진 않겠죠. 그것보단 마음만 세계 최강인 방구석 폐인들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주인공처럼... 같은 대리 만족시키는 뭐 그런 느낌? 사실 4권까지는 괜찮은 느낌이긴 했으나 이번 5권은 1~4권에서 일어난 레퍼토리의 집약체 느낌이 강했습니다. 악당을 준비는 하지만 악당 나름대로의 정의 따윈 없고, 그냥 내가 악당이니까 그냥 본능에 따라 악당 짓을 해야지, 그걸 주인공이 밟아주고. 그리고 뭣보다 어이없는 점은 약혼 파기에 주인공이 힘들 때 옆에 있어주지도 않은 히로인들을 왜 보호하고 거기에 감정이입해서 내 가족 타령하는지. 종국에는 아주 납치된 와이프 구하러 가는 줄 알았습니다. 주인공은 상냥하고 배려심이 많으니까? 그래서 보답은 받았습니까?



5권에서 하차할 거라 하고 싶은 말을 조금 더 해보자면, 작가는 왜 왕녀라는 브레이크를 걸었나. 기껏 10만 년이나 수련을 시켜 먼처킨을 만들었으면 세계로 나아가게 해서 천(天)군과 악(惡)군과의 전쟁에 대비를 한다든지, 마족과 마물에게서 사람들을 지킨다든지. 지구에서 용사를 소환했으면 주인공과 대립 시키는데 써먹던지, 5권까지 왔음에도 악당 삘 나게 하면서도 이렇다 할 행동은 하지 않는 분량 조절 실패. 하다못해 주인공과 맞붙게 해서 양아치 느낌 나게 해주던가. 용사 사상을 보면(마족을 없애준다 했지, 인간들 편이라고 하진 않았음) 주인공과 적이 될 관계로 보이던데? 이렇게 할 일은 산더미같이 있음에도 왜 왕녀라는 우물에 갇혀 살게 하는가. 그 왕녀가 백성들을 위해 타락한 귀족을 개혁하겠다지만 5권까지 와서 한건 아무것도 없고(이미 주인공이 엄청 쓸어 버렸는데?), 자기 내키는 데로 주인공을 좌지우지. 악당 나부랭이도 급조티 나게 짠하고 등장, 엄청 강하게 표현, 그러다 주인공에게 한큐에 썰려 나감. 여기서 뭔 재미를 찾아야 할까. 연애 부분에서도 뜬금없고, 진전도 없었으면서 언제 호감도가 올라갔는지 좋아해라며 얼굴 붉히기.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은 다 나를 싫어해도 나는 너희들을 좋아해라는 호구 주인공. 부하들이나 단속 잘해라. 멋대로 일을 꾸며서 사태 졸라 꼬이게 하고 들키면 주인공을 위해서라며 이빨 터는 놈들을 좀 썰어주던가 아! 그래?라며 그냥 넘어가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몬스터 고기를 먹고 있었더니 왕위에 오른 건 1 - S Novel
다켄 지음, 시바 그림, 김진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어느 작은 나라에 왕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나이 12살,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지금 한창 숲속에서 마물 고기를 먹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왕자가 어째서 마물 고기를 먹고 있는가. 음식에 독이 들어 있기 때문이죠. 기미 상궁이 3번이나 죽을뻔한 사건 이후 살기 위해 숲에서 마물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오고 있죠. 엄마(왕비)는 어릴 적에 독살 당했고, 후처로 들어온 현 왕비에게서 아들이 태어나자 재상이 대놓고 그를 없애려 드는 중입니다. 왕궁에서 내 편은 없고, 왕(아비)은 나 몰라라 중입니다.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 오늘도 숲에서 마물을 뜯고 있는데 웬 여성이 접근해와서 '너, 내 제자가 되어라' 합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근데 알고 봤더니 '검성의 적귀'라는 이명으로 불리는 엄청난 유명인이지 뭡니까. 그리고 그녀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죠. 마물에는 독이 있어서 먹으면 죽는데? 음식 독은 경계하면서 독이 있는 마물은 잘도 먹는구나. 어느새 주인공은 독에 면역이 생긴 겁니다. 나아가서 마물을 먹으면 조금씩 능력도 향상된다는 말도 듣게 되죠. 그러고 보니 1년이나 마물 고기를 먹어온 주인공은 어쩐지 회춘한 느낌을 받습니다. 오!! 이제 재상에게 반격하는 일만 남았나? 그리고 정신 차리니 주인공은 점성의 제자가 되어 있었죠.



신작입니다. 장르는 마법과 검이 횡행하는 판타지로서 이세계 전생물은 아닙니다.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류의 착각물로서 주인공이 말 한마디 내뱉으면 와전되어 일이 부풀려지고 주변이 알아서 한 결과 대성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주인공은 스승 밑에서 3년이라는 수련을 통해 독내성을 기르고, 마물을 뜯어서 능력을 엄청 올려 갑니다. 보통은 이렇게 하면 죽는데요. 그런데 주인공은 미미한 독을 가진 마물부터 뜯어 먹으며 내성을 기른 게 주효했죠. 처음에는 스승이 반지를 주길래 독 내성을 가졌나 했더니 맹독의 반지래요. 끼면 죽는데요. 보통 반대이지 않나? 끼고 내성을 더 기르래요. 나아가 그래비티(중력) 장비도 끼래요. 그 왜 드래곤 볼의 손오공이 입었던 까만 옷처럼요. 스승이 준 건 토시지만. 이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흐릅니다. 이제 왕궁에서 내놓은 음식에 독이 들어 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었죠. 독이 통하지 않자 이젠 암살자를 보내옵니다. 물론 주인공 상대는 되지 않고요. 독살 주모자는 주인공이 왜 안 죽나 조사하다가 반지가 해독 기능이 있다고 오해해서 훔쳐 끼었다가 죽어 버리죠. 그쯤 주인공은 숲에서 '헌드레드'라는 양아치 집단을 만납니다. 그리고 대련하다가 조직을 흡수하고, 마물 고기를 처 멕여서 강화에 나서죠.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스승은 만날 때도 홍두깨였는데 이별할 때도 홍두깨처럼 제 갈 길을 가버렸습니다. 아마 나중에 주인공 앞을 가로막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이제부터 주인공은 세계를 제패해야 하거든요. 독은 통하지 않고, 용사라도 한 큐에 죽일 수 있는 독을 가진 마물도 냠냠한 주인공을 대적할 존재는 없어요. 재상의 횡포는 날로 커져 국내 사정은 피폐해지고 이젠 대놓고 암살자 무리를 보내오는지라 강화한 헌드레드(조직)와 주인공 편으로 돌아선 기사단을 이끌고 왕궁으로 쳐들어 갑니다.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죠. 여기서 악을 멸하고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주인공에게 시련은 지금부터입니다. 재상을 없애고 내정을 다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주인공 말을 오해해서 일을 키워가는 주변 때문에 골치를 썩게 되죠. 사실 주인공은 왕국이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고 헌드레드를 이끌어 세계를 돌며 용병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 말 첫마디를 내뱉자마자 이걸 어떻게 해석했는지 주변이 주인공을 모시고 왕국으로 쳐들어가 일사불란하게 왕좌에 앉혀 버렸죠. 재상은... 사실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정상참작되었습니다.



어릴 적에 주인공과 약혼한 히로인이 나옵니다. 마법에 소질이 있어서 3살 때 아버지를 감전 시키고 8살 때 집을 반파 시킨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엔 주인공과 약혼한 것에 딱히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고, 흥미도 없었죠. 그저 주인공 손등에 어떤 마법진을 새겨 두었고, 그걸 통해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을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일 뿐입니다. 그러다 마음에 들었는지 주인공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요직에 앉아 있던 아버지를 실각 시키고 마법사 부대를 탈취해서 주인공 편에 서버리죠. 반대하는 자들은 통구이가 되었습니다. 일러스트는 귀엽게 나왔던데 감정은 거의 드러내지 않고, 불법적인 실험을 해댄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대장이 그러해서 그런지 이후 등장하는 그녀의 부하들도 맛이 갔습니다. 주인공이 마물 고기 먹고 강해졌다는 걸 알자마자 드래곤을 잡아먹는 대범함을 보이죠(물론 그녀도 차곡차곡 내성을 길러 왔음). 이로 인해 드래곤은 주인공 나라를 피하는 지경에 이르고요. 주인공은 정신 차리니 그녀와 결혼해 있었습니다. 결혼 예물로 그래비티(중력) 5배 토시를 내놓은 신부는 어떨까 싶은, 그로 인해 왕좌가 부서지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이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모든 길은 마물 고기로 통한다. 먹으면 죽는다는 통설을 깨고 살기 위해 먹었던 마물 고기가 사실은 독에 대한 면역을 길러주고 나아가 능력까지 올려준다는 걸 주인공이 스스로 행한 인체 실험으로 확인되자 나라 전체가 너도나도 마물 고기를 먹고 강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물론 먹으면 진짜로 죽어요. 근데도 먹어대죠. 종국에는 마물들이 주인공 나라를 피해 도망가 버리자 그렇담 마물을 양식하면 되지 않을까? 여기서도 주인공 말은 와전되어 나무가 뿌리를 뻗듯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하고요. 더욱 흥미로운 건 단순히 강해졌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감도 얻었는지 주변인들이 이웃 나라들을 평정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시작은 물론 주인공의 말 한마디가 와전된 것에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받아들이면 옆 나라 침공해서 접수한다로 이어지는지 같은 개그를 보여주죠. 주인공은 이게 아닌데를 되뇌어도 사태는 주인공 뜻과 반대로 흐르고, 휩쓸려서 진두지휘를 하며 이웃 나라에는 공포로 각인시켜가죠. 마물 고기를 먹는다는 미친 짓을 해대니 소문도 와전되어 최악의 악군으로 소문이 자자해집니다.



맺으며: 주인공을 가르쳤던 스승이라는 복선은 있어 보이는데, 그 외 이렇다 할 큰 복선 없이 시종일관 오해 개그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순한 맛이라고 할까요. 무감정 히로인은 약방의 감초로 다가오고요. 보통 라이트 노벨에서 주인공과 히로인의 러브러브 코미디가 작중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나 이 작품에서는 그것을 배제하는 과감함을 보여줍니다. 정신 차리고 보니 결혼해 있더라라는 이야기로 끝내버리죠. 그렇다고 재미없는 건 아니고, 무감정 히로인이라는 특성을 잘 살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약간 얀데레끼도 있고. 중간중간 엑스트라를 이용한 개그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만악의 근원이었던 재상의 본 뜻이 밝혀지면서 약간의 반전을 보여주죠. 주인공 엄마(옛 왕비)도 반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이 터지고 수습하고 진행하는 데 있어서 이 작품만큼 빠른 전개를 보여주는 작품을 없지 싶을 정도로 기승전결 면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줄만 했습니다. 질질 끄는 거와 쓸데없는 설명이 없어서 좋았군요. 다만 주인공이 너무 먼치킨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일방적인 힘의 관계를 싫어하는 분들에겐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마물 고기로 강해진다는 약간의 개연성 문제도 있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14 - L Books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가증스러운 엘프 족장을 치기 위해 출정한 여주와 마왕은 드디어 엘프의 숲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여주는 이 일을 위해 물밑 작업을 수년 동안 해댔고, 수천 마리의 분체(사역마)를 전 세계에 보내 첩보 활동을 시키고, 엘프란 엘프는 보이는 족족 다 없애 버려 왔었죠. 이세계 시스템도 붕괴 시켜야 해서 여주는 블랙 기업에서 혹사당하는 심정이었다는 게 포인트. 이렇게 준비하고서도 엘프 족장에게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 별을 오갈 수 있는 문명까지 발달했던 고대 시절부터 살아왔던 엘프 족장은 그 시절의 기술 집약체들을 몸소 이끌었던 장본인. 그 편린이 여주와 마왕이 마족령 오기 직전에 맞닥트렸던 UFO 사건. 거기에 실려 있었던 건 대륙 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는 수소 폭탄 "짜르붐바', 가 엘프 족장에 의해 투하되고 그걸 삼켰던 여주는 그 에너지를 이용해 신(神)으로 진화하는데 성공. 사실 표현은 없지만 여주에게 있어서 엘프 족장은 신으로 진화할 수 있게 해준 은인이긴 하죠. 신으로 진화하고 싶다고 아무나 되는 건 아니거든요. 고대 시절부터 살아왔던 마왕도, 엘프 족장도, 교황도 다다르지 못한 영역이니까요.



이번 침공에서 여주는 반 친구들과도 재회 하나 뭔가 다들 오해를 안고 있어서 제대로 대화할 분위기는 아닙니다. 전쟁 중이거든요. 현장에는 형님(여주가 가루로 만든)의 뒤를 이은 용사도 있고, 흡혈녀(소피아)는 쉭쉭하며 친구고 뭐고 싸워댈 분위기. 용사는 어찌 된 일인지 나자빠져 있고, 그걸 또 지킨다고 TS한 친구가 덜덜 떨며 위협 중. 참고로 여주 진영은 흡혈녀, 고블린(반 친구), 지고 못 사는 유고(반 친구), 엘프 진영엔 용사, TS 여친(용사의), 드래곤녀(처음 언급하나), 선생님입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침착한 고블린(반 친구)이 사태를 어느 정도 정리해 줘서 다행이긴 한데, 여주는 여기에 한 눈 팔았다가 자식들(거미들)이 엘프 족장이 출격 시킨 성게 로봇에 의해 전멸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집니다. 인형 거미 4자매는 어찌 된 일인지 부모나 다름없는 마왕보다 여주를 따라다니며 약간의 개그를 보여줍니다. 아! 그 외의 반 친구들은 싱겁게 여주가 보호했습니다. 이번 14권에서 대충 전생자들의 이야기는 이 정도고요.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마왕의 출생부터 살아온 과거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아울러 엘프 엘프 족장이 저지른 만행도 낱낱이 고발하고 있죠.



마왕의 과거 이야기가 좀 가슴 아프게 합니다. 실험실에서 태어나, 온갖 실험을 받으며 죽을 처지였던 그녀(마왕)를 구출해 준 건 여신(우리가 아는 여신과는 개념이 조금 다름). 그녀(여신)로부터 이름을 부여받고 그녀(여신)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이제 맘 편히 지낼 수 있게 되었으나 실험의 여파로 마왕은 단명할 운명. 그리고 그쯤 별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해서 멸망의 기로에 접어드는 고대 문명을 비춥니다. 이 이후는 그동안 리뷰에서 언급 해왔으니 패스하고, 차분하게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며 지금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가는 마왕의 인생 스토리가 안타깝습니다. 이 당시 마왕은 힘이 거의 없었습니다. 실험의 여파로 걷지도 못해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손수건을 만들어 인연이 닿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려 하죠. 상당히 서정적인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가는 인류. 여기서 인류와 뿌리가 나눠져 탄생한 게 마족. 스스로 자멸의 길을 들어선 인류를 구하기 위해 재물을 자처하는 여신. 이 모든 걸 실시간으로 봐온 마왕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다시 현재, 마왕은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여주는 진작에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엘프 족장이 만악의 근원이었습니다. 인류가 별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쓰게 된 이유도 엘프 족장이 선동해서 그랬고, 뭔 사건이 터지면 그 흑막에는 반드시 엘프 족장이 있었죠(질릴 정도로 나옴). 그러니 별의 에너지가 고갈된 것도, 이세계 시스템이 도입된 것도, 여신이 제물이 된 것도 다 엘프 족장 때문. 이번 14권에서는 마왕의 이야기와 더불어 엘프 족장의 일대기도 그려집니다. 사람들을 지키려는 여신과는 정반대의 인물로 나오죠. 자신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실험 쥐로 써댔고, 사건 사고를 일으켜 사회를 어지렵혀온 빌런 중에 빌런이었습니다. 마왕은 사실 착해서 시스템을 붕괴 시켜 인류를 구하려는 게 아닙니다. 한 마디로 복수죠. 그 근본에는 여신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왕은 어릴 때부터 여신의 인류를 구하기 위한 올곧은 마음을 곁에서 지켜봐 왔습니다. 우직하게, 좋아해 주는 사람도 만났는데 자신의 행복을 찾아도 되겠건만. 모든 게 파토난 이면엔 엘프 족장이 있습니다. 마왕은 엘프 족장을 만나 조용한 불길을 피우죠. 이번 14권에서는 마왕과 엘프 족장의 최후의 일전을 그립니다. 여주는 그에 관여하지 않고 나머지 엘프들을 멸망의 길로 이끕니다.



맺으며: 엘프 족장의 목적은 핵심 스포일러라서 언급 안 했습니다. 그냥 악당이니까 인류를 못살게 굴어야지 보다는 자기 자신만 아는 부류? 어떤 목적을 위해 인류를 이용하고 선동하고, 거기에 속아 넘어간 인류는 그로 인해 매트릭스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인간들처럼 전락해가죠. 여기까지는 좋은데 왜 마왕이 그 과정에서 고통을 받고, 아무런 잘못도 없고 되레 인류를 위해 분골쇄신하던 여신이 희생되어야 하나를 마왕을 통해 묻고 있죠. 사실 여주 지인인 규리규리라는 관리자(神)도 병행해서 여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지만, 이쪽은 패스. 즉 엘프 족장은 마왕에게 있어서 반드시 없애야 될 적이었습니다. 여주 입장에서는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서 되갚아 줘야 하는 것도 있고, 할머니인 마왕을 끔찍이 아끼게 되어 가족을 건드린 놈을 없애 버려야 하는 사명감이 생겼죠. 그래서 신나게 엘프 마을을 불태우고 학살해가는 장면은 소름이 돋습니다. 비전투원이라는 표현만 있을 뿐, 파고 들어가 보면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있었을 텐데 남김없이(선생님은 살려줌) 없애버리는 대목에서 얼마나 악에 받쳤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군요.



이 작품이 신선한 게, 마족이 있고 인간이 있으니 전쟁은 당연하잖아? 같이 근본 없는 판타지물을 지양하고, 왜 마족과 인간은 서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고대 시절 멸망해가는 이세계를 구하기 위해 관리자 D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 운용 원리로 속죄하고 서로 싸워야 한다는 전재를 깔아 버렸죠. 그 이면엔 D의 유희를 위해가 존재하지만 아무도 거스를 순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마왕과 여주는 그 시스템을 없애려 하고요. 뭔가 모순이 생길만한 상황이나, 사실 마왕은 딱히 인류를 구하고자 하는 게 아니었죠. 시스템이 있어도 이대로 놔두면 조금 늦을지언정 별은 반드시 멸망하게 될 테니까요. 이거에 대해선 이전 리뷰에서 언급해왔으니 패스. 이번 14권을 통해 마왕은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여신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왜 애니메이션에서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 클리셰로 자주 나오는 장면들처럼요. 여주는 눈물 콧물 없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은데 마왕에 관해서는 진정으로 아끼려는 모습에서 이런 마왕의 마음을 알고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군요.



아무튼 문제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권수가 좀 나오면 으레 일본 작가들의 고질병인 이야기 질질 끌기, 장황한 설명을 이 작품에서도 보여주는데, 하나의 장면을 놓고 몇 페이지나 설명을 해대는 장면들은 넌더리가 날 정도입니다. 10권 초반부터 장황한 설명이 시작되던 게 13권에서 본격적으로, 이번 14권은 정점에 이를 정도여서 16권 완결이 아니었으면 하차할 뻔했습니다. 돌이켜보면 350여 페이 중에 본격적인 이야기는 몇 페이지도 되지 않는군요. 대충 세어봐도 200여 페이지를 설명으로 써버렸지 않을까 싶을 정도... 굳이 이걸 알아야 되나? 같은 이야기도 있고, 그 이야기에도 장황한 설명이 들어가 있어서 환장합니다. 물론 리뷰를 요약 못하고 장황하게 써대는 필자도 남 말 할 처지는 아닙니다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꽝 스킬 【지도화】를 손에 넣은 소년은 최강 파티와 함께 던전에 도전한다 6 - L Novel
카모노 우동 지음, 시즈키 히토미 그림, 이경인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던전 21계층에서 주인공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었고. 파티 '어라이버즈'의 리더였던 '진'이 사망하면서 파티는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주인공은 이대로 고향에 돌아가거나 자기 좋다고 쫓아오는 '로즈리아(히로인)'와 같이 사는 선택지도 있었습니다. 츤데레면서 은근히 주인공을 신경 썼던 '에린(메인히로인)'은 보다 강해지기 위해 마도사의 도시로 떠나 버렸고요. 이때 주인공은 '로즈리아'보다 '에린'에게 프러포즈를 하였으나 멋지게 차여버렸죠. 이때 사실 주인공은 '진'의 사망에 충격을 받았었고, 파티가 와해되어 제정신이 아닌 상황이었긴 합니다. 그렇게 '로즈리아'와 함께 1년이라는 방황 끝에 이대로 끝내긴 뭔가 아닌 거 같아 다시 '어라이버즈'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파티원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눈물 나는 노력으로 재결성 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재결성까지는 좋은데, 1년이라는 공백 기간으로 실력 둔화를 해결해야 하고, 던전 심층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6명의 파티원이 있어야만 하죠(지금은 5명). 먹고살기 위해 돈도 벌어야 한다는 현실미도 가미합니다. 그래서 공석인 '진'의 자리를 매워야 하는데 구인 광고를 내놔도 어중이떠중이만 몰려들 뿐이입니다.



2권이었나, 주인공과 '에린'이 심층에 떨어져 큰 위기에 빠진 적이 있었죠. 이때 리더 '진'은 주인공이 가진 지도 스킬의 유용성을 알려 주고 구조팀을 결성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주인공 능력으로 꿀 빨고 있었죠. 이 이후 바보천치라며 놀림받던 꽝 스킬 지도가 던전 공략에 있어서 얼마나 유용한지 알려지면서 더 이상 주인공은 괄시 받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거액을 들여 모셔야 할 정도로 몸값이 치솟았죠. 물론 지도만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심층에 내려갈 실력도 있어야 하는데 주인공은 진짜 죽을 둥 살 둥 노력해서 간신히 1인분은 하게 되었습니다(나루토에서 까만 단발에 이소령 같이 생긴 애처럼).이번 6권에서는 그런 주인공을 높이사서 파티에 끌어들이려는 일명 '포학 왕녀'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이번 6권에서 빌런이죠. 뭔가 목적이 있지만 스포일러라서. 그녀는 부탁하지 않습니다. 명령만 있을 뿐이고, 거절은 있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은 납치되다시피 붙잡혀가 왕녀에게 강요를 받습니다. 뒤질래 나랑 파티 맺을래. 야~ 이거 왕녀가 제6의 멤버 되는 거 아냐?라고 설레발치는 당신!! 꿈꾸는데 죄송하지만 주인공은 이런 여자 싫어합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거절, 에린을 마도사 전체의 적이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데려와 간신히 어라이버즈를 재결성 했는데 여기서 포기하라고? 주인공이 거절할 줄 몰랐겠지, 왕녀는 온갖 협박에, 급기야 이 작품의 마스코트 '네메'누나를 납치합니다. '네메'는 나이는 스무 살 넘었지만 드워프라서 쪼끄마하고, 낯을 엄청 가리고, 언제나 누나 노릇을 하려 하지만 동생 취급 당하기 일수, 말투도 재미있고, 파티가 와해되고 다들 떠나버려도 1년이라는 시간을 어라이버즈 거점(홈)을 홀로 지켜온, 눈물 나는 캐릭터죠. 주인공은 성장은 했어도 여전히 쪼랩인건 마찬가지입니다. 10살인가 15살에 신전인지 뭔지에서 스킬을 받으면 그게 곧 그 사람의 능력이 되고, 고정이 되어 아무리 노력한 들 다른 스킬은 입수가 불가능 해지는 세상입니다. 왕녀 측근은 하나같이 실력자들입니다. 왕녀는 던전을 제패하기 위해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였죠. 주인공으로서는 손 하나 못 쓰고 참패하여 왕녀 꼬봉 노릇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일만 남았을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고,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 거린다고, 약자 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반격하는 장면은 이번 6권의 최대 백미입니다.



그렇담 누가 제6의 멤버가 되는 건가. 이번 6권에서 새로운 히로인이 등장합니다. 왕녀 말고요. 사실 파티에 네메 누나, 에린, 로즈리아가 있는 상황에서 남정네를 영입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주인공 말고 남자 파티원 한 명이 더 있긴 한데 이 사람은 파티 여자들에겐 관심이 없으니 패스. 머리가 깡통인 주인공 소꿉친구는 등장하지만 아니고요. 6의 멤버는 좀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부모가 나쁜 짓 하다 망하고, 길거리로 쫓겨나 방황하던걸 왕녀가 주워 시종으로 만들었는데, 이명에 포학이 들어가는 왕녀가 그녀를 제대로 대우해 줄 리도 없고, 주인공에게 개 털리게 해서 기분 째지게 만들었다고 화풀이로 너 님 해고를 때려 버리죠. 주워준 은혜로 충성을 맹세했는데 이렇게 발라먹은 소뼈 버리듯 하니 애가 공황 상태가 되지 뭡니까. 그렇담 주인공이 주워 제6의 멤버로 영입하겠네?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돼서 칼로 주인공 허벅지 찔렀는데. 사실 첫 출현할 때부터 일러스트를 엄청 귀엽게 그려 놓을 때부터(소꿉친구(히로인)는 어디 스트리트 파x터에 나올 법 하게 그려놓고) 알아봤습니다. 아침에 애가 맛이 간 상태로 주인공에게 쳐들어와 칼질을 해대는데...



우는 애는 구해주는 게 마법 소녀계에서는 국룰(이 작품에서도 마법은 나오니까 일단).



맺으며: 주인공 상위 호환 이캐맨도 등장합니다. 지도 스킬을 가졌고 마법에도 천부적인 소질을 보여주는데다 이캐맨. 학창 시절 때 내로라하는 난봉꾼이었던 그의 출현으로 에린을 어떻게 하려나 하는, 순간의 두근거림은 있었습니다만. 이쯤 오면 에린은 속옷 볼래? 할 정도로 주인공에게 푸욱 빠져 있으니, 쉬어가는 에피소드에서 야구 동영상 단골 소재인 옷 가게 시착실에서 그렇고 그런 장면 연출은 이야기가 가벼우면서도 러브 코미디를 보는 듯한 훈훈함(?)이 있었군요. 그에 반해 주인공에게 차여서 정신이 망가졌는지 소꿉친구(히로인)는 동네 양아치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무튼 하필 정신 나간 왕녀이긴 하나 왕족이 파티에 들어오라고 할 정도로 주인공은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죠(사실 성격 문제이지만 설명은 패스). 그런데 영입 방식이 강압적이라는 것. 빠져나갈 구멍 하나 없이 포위망을 만들어 주인공을 영입하려 했던 왕녀는 하필 네메 누나라는 역린을 건드리는 바람에 주인공에게 호된 꼴을 당하는 건 이번 6권의 백미입니다. 흥미로운 건 여느 작품이라면 질질 끌며 수백 페이지나 허비할 내용을 간결하게 집필하여 깔끔한 기승전결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그 외에 한 집에 살면서도 일선을 넘지 않고 알콩달콩 하게 살아가는 청춘 드라마 같은 일상도 볼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금의 경험치 2 - L Books
하라쥰 지음, fixro2n 그림, 김장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신작 VR 게임 오픈 베타 때부터 참여한 여주는 페널티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험치(스킬 입수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는 마이너 캐릭(눈이 잘 안 보이고 알비노 체질)을 만들었습니다. 변방에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며 수인 여자애들을 사역하고, 개미 떼와 늑대 무리도 사역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죠. 게임 공략에도 남다른 실력을 보여 단 10일 만에 재앙으로 취급되는 마왕으로 진화를 해냈으니 그녀의 재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게임 제작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부류이긴 하나(빠른 컨덴츠 소모) 어찌 된 일인지 GM은 그녀에게 어떤 의뢰를 하죠. 바로 이벤트 보스 몬스터가 되어 세계(게임 내 세계)를 작살 내달라는 것. 이렇게 된 이상 유저를 시스템에 편입 시켜 하나의 컨덴츠로 만들어 거저먹으려는 속셈인가 싶긴 하나 이거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흔한 복선의 한 종류인 듯). 중요한 것은 그녀가 의뢰를 수락했다는 것이고, 의뢰에 충실하여 세계를 멸망 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냥 그런 이야기입니다. 사역한 개미와 기타 마물들을 이용해 근처 도시부터 쑥대밭으로 만들어 가죠. 자비와 인정을 베푸는 건 없습니다. 게임하듯(게임 맞음) NPC들을 사냥하고, 이벤트에 참가한 다른 유저들도 학살해갑니다. 문제는 게임과 현실의 경계가 애매하다는 것인데요. 이 작품(게임)에서 등장하는 NPC들은 고도의 사고력을 가진 AI를 탑재하였는지 표정, 감정에서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줄 세워두면 유저인지 NPC인지 분간이 되지 않죠. 심지어 사망한 NPC는 다시 리스폰 되지 않는 파격적인 설정을 도입 중입니다. 여기서 필자는 소드 아트 온라인과 결정적인 차이를 보았습니다. NPC라도 존엄을 지켜주는가, 아닌가. 어느 작품에서 인간형을 죽일 때 주저하게 된다고 하던데, 이 작품에서는 그 말을 무색케할 정도로 학살을 보여주어 참 현실감이 없구나 하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물론 이상과 현실은 구분해야겠죠. 현실에서 게임하다 존엄 지켜준다며 NPC 사냥하지 말라고 하면 비웃음만 살 것입니다.



GM에게서 의뢰받았다고 NPC들을 신나게 학살하던 여주는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유저를 너무 물로 본 것이죠. 재앙이 된 여주가 같은 유저일 거라는 인식 못 했지만(알아도 바뀔 게 없지만), 재앙이 있으니까 레이드를 뛰자는 유저들이 모여 들었고, 다굴을 선사해서 여주를 토벌해버립니다. 이것도 신선하다면 신선했군요. 문제는 여주 자신은 신나게 NPC와 유저들을 사냥해놓고, 정작 자신이 토벌 당하니까 울면서 복수해 주겠다는 부분이군요. 아린 애가 앙탈 부리는 개그 같은 부분이 아니고 진짜로 억울해 하는 부분에서 여주의 성격이 많이 꼬였구나 하는 걸 알게 해주었습니다. 남들은 찾는데 애먹는 숨겨진 스킬을 즉석에서 찾아내 습득하고 성장시켜서 한 시간도 안 돼 쫓아가서 자신을 레이드 한 유저들을 학살하는 장면들은 어떻게 봐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망겜 아니면 뭐가 망겜인가 싶더군요. 보통 보스 레이드가 끝나고 리스폰에 최소 몇 시간 텀을 주는데 바로 쫓아가서 줘 패니 영문을 모르게 됩니다.



단 10일 만에 마왕으로 진화 시키고, 남들은 찾는데 애먹는 스킬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습득하게 하고, 마왕으로 성장시키며 캐릭 만들 때 받았던 페널티를 10일 만에 무력화 시켜주는 등 작가의 주인공 보정이 너무 심합니다. 거기다 여주의 성격을 괴랄하게 만들어 두기도 했죠. 마왕은 세계를 멸망 시키는 존재로서 태어나 인식된 순간 인류에게는 어떻게든 토벌해야 될 대상이 되죠. 그런데 자연의 순리 같은 걸 깡그리 무시하고 자신을 토벌하러 온 군대를 보며 억울해 하는 건 뭔가 싶더군요. 이걸 모르고 마왕이 된 건가? 토벌군이 안 와도 세계를 멸망 시키려 했으면서. 여주는 머리는 좋은데 이해력이 엄청 딸립니다. 토벌군이 도시 하나 내주는 한이 있어도 여주를 토벌하려는데, 도시는 자신이 파괴해 주었으니 토벌군이 할 일 하나는 줄었네?라는 웃지 못할 장면도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도시 하나 내준다는 의미를 토벌군 스스로가 파괴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 여주 분명 현실에서 친구 하나 없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이더군요.



맺으며: 제일 어이없는 부분이 싸움 걸러 가서 되레 져놓고 복수하겠다는 부분이군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느닷없이 두들겨 맞은 NPC들과 유저들이 복수를 해야지, 왜 여주가 복수한다고 설레발을 칠까. 작가는 무엇이 잘못인지 스스로 인지 못한 것일까요. 그냥 게임일 뿐이고 어차피 이벤트 기간이니 페널티 없이 리소폰도 가능한데 분해서 눈물 펑펑 흘리며 울 일인가. 심지어 양면 일러스트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아 우는 장면을 그려 놨는데, 이거 무슨 대전 게임에서 져서 현피 뜨려는 초딩을 보는 거 같았군요. 게임사에서 파격적으로 보스 몹으로 선정해 주었으면 그에 따른 위엄이라도 보여주던가, 처맞고 죽었다고 바로 파워업해 유저들을 찾아가 학살하는 성격하며. 누군 스킬 습득하는데 필요한 경험치 얻는다고 죽을 둥 고생하는데 여주는 그게 뭐?라는 듯 마구 습득하고. 어른들이 게임을 못 하게 하는 이유를 알겠다는 듯이 희열을 느끼며 NPC들을 학살하는 여주. 여타 작품들에서도 양민 학살 같은 장면은 많지만 이 작품은 결을 달리한다고 할까요. 뭔가 좀 거부감이 드는? 그저 당위성도 없이 재미로 학살하고 다니니까 소아온의 레핑 코핀을 보는 듯한 거부감? 여주를 너무 밀어주며 최강의 생물로 만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마왕의 대척점 용사라도 내놓던가, 대항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고, 그냥 심시티 반대의 성격으로 도시를 다 파괴할 뿐인 이야기인데, 여주가 게임을 자기 입맛대로 만들어 갈 뿐이라서 이게 망겜 아니면 뭐가 망겜인가 싶더군요. 읽다가 도서를 접은 두 번째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