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RUNHILD 01 : 용을 죽인 브륀힐드 BRUNHILD : 용을 죽인 브륀힐드 1
아가리자키 유이코 지음, 아오아소 그림, 이승원 옮김 / 노블엔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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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어느 섬에 용(龍)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용은 섬에 떠내려온 여자아이를 줍습니다. 용은 그 아이를 친딸처럼 길렀습니다. 딸이 16세가 되던 날, 섬을 노리고 인간들이 쳐들어 왔습니다. 용은 분전했지만 과학이 발달한 세계에서 뒤떨어진 판타지 세계의 존재인 용은 대적할 수 없었습니다. 용은 마지막 숨이 다할 때 딸에게 인간을 원망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용이 지키는 섬은 인간들에게 전설의 섬이라 불리는 [에덴], 보물이 가득한 섬. 먹으면 지혜를 올려주는 신비한 열매가 있는 섬. 무궁무진한 에너지가 산재한 섬. 하지만 무시무시한 용(龍)이 수호신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 감히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인류는 몇 번이나 전멸을 하면서도 끈질기게 공략에 나섭니다. 그도 그럴게 그 섬에는 달콤한 열매가 있으니까요. 그리기를 수십 번이나 되풀이 하면서 인류는 과학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인류는 찾아냈습니다. 전설의 드래곤 슬레이어를. 과학과 드래곤 슬레이어 조합은 무시무시했던 용의 존재를 지워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용을 죽이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마치 식민지 쟁탈전을 치르는 것처럼 인류는 경쟁적으로 산재해 있는 용의 섬을 찾아 떠나죠. 인류는 그런 그들을 칭송합니다.



소녀는 친딸처럼 길려주었던 용의 죽음을 눈앞에서 허무하게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아빠(용)를 따라 소녀도 결사항전에 나서지만 과학과 드래곤 슬레이어 앞에서는 한낱 어린애에 불과합니다. 숨이 끊어진 아비(용)에게서 흘러나온 피를 마시며 소녀의 가슴에는 오로지 하나의 감정만 자리 잡게 되죠. '복수'. 소녀는 군인들에게 거둬져 인간들의 세계로 나옵니다. 사람들은 늑대에게 길러진 아이가 돌아왔다며 동물원의 동물을 보듯이 하죠.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늑대에게서 구해 주었으니 은혜를 느끼겠지? 여기서 작가는 발상의 전환을 가미합니다. 늑대에게 길러진 아이는 늑대를 죽인 인간을 증오한다는 것을. 그러나 소녀에겐 복수할 만한 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소녀는 인간 세계에 순응하는 척을 합니다. 언젠가 숨겨진 발톱을 꺼내 휘두를 것이라고 자신의, 지금의 감정을 죽이고 착한 아이처럼 지내며 뒤로는 만반의 준비를 해갑니다. 소녀의 착한 겉모습에 인간들은 열광합니다. 가십을 찾아, 흥미를 찾아 동물원의 동물을 보는 것처럼. 소녀는 시간을 들여 복수의 칼날을 갈아갑니다. 그동안 마음에 든 인간도 만납니다. 어릴 적 헤어졌던 친족도 만납니다. 하지만 무엇을 하든, 누굴 만나든 가슴속에 자리 잡은 복수의 불꽃은 꺼질 기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그 복수 대상자가....



사실 용은 딸이 복수라는 어두운 감정을 가지는 걸 우려했죠. 자신은 곧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고, 당하기 전에 딸을 인간의 세상에 돌려보내려 했지만 딸이 용을 이성적으로 사랑하게 되면서 용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결국 소녀도 인간이었고, 신(神)의 계열에 있는 용하고는 사고방식의 차이로 서로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걸. 여기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가지만 좀 난해해서 두루뭉술하게 표현 못 하는 게 아쉽군요. 아무튼 용은 목숨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사후 세계에서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여기엔 종교적 의미가 아니라 현실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딸에게도 그것을 전하며 착하게 살기를 바라죠. 하지만 딸은 복수심에 빠지게 되고, 죽은 용은 사후 세계에서 껍질을 벗어던지고 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딸아 바랐던 사랑도 사후 세계에서라면 이루어질 수 있었지만. 용과 같이 살며 용의 지혜를 습득하며 인간 그 이상으로 진화한 생물이 될까 했던 소녀의 이야기는 결국 용의 우려대로 굉장히 슬프게 흘러갑니다. 용과 인간의 사고방식이라는 차이를 소녀를 통해 담담히 풀어내는 게 인상적입니.



맺으며: 제일 인상적인 장면을 꼽으라면 소녀가 어릴 적 섬에 흘러들었을 때 용이 잡은 고래를 훔쳐 먹는 장면을 들 수가 있습니다. 용을 겁내면서도 못 먹게 하면 어쩌지 하며 전전긍긍해 하는. 빼빼 마르고 황달끼가 있었던 소녀가 용의 보살핌으로 건강해지고 섬의 동물들과 친하게 지내는 짧은 시간은 에덴의 동산을 연상케 하죠.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식민지 개척의 시대를 보는 듯했군요. 용의 섬(에덴)은 황금의 땅(신대륙)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고, 차지하면 온갖 자원은 내 것이 되는, 그러나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그것(용의 섬 에덴)으로 인류는 발전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착취 당하는 자(이 작품에서는 용)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여주인공은 그런 식민지 출신으로서 침탈 당하여 가족(용)이 죽자 복수에 나서는 원주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복수의 끝에 뭐가 있는지 밝히려 하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복수를 한다고 죽은 사람이 돌아올까? 같은 입바른 이야기가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피해자가 수긍할 수 있는 결말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하는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진짜로 던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해서 엔딩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좀 특이한 케이스가 아닐까 합니다. 이 이야기는 옴니버스식으로 1권에서 끝이 납니다. 단권으로 끝나는 건 아니고 2권은 다른 이야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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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단칸방의 침략자!? 25 - L Novel 단칸방의 침략자! 27
타케하야 지음, 원성민 옮김, 뽀코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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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사실 24권에서 하차한다고는 했습니다만, 6년 만에 25권을 들고 온 이유는 단순합니다. e북 가격이 저렴했거든요. 작품 내용적으로 솔직히 불판에 올려진 오징어처럼 배배 꼬게 만드는 부끄러움은 왜 읽는 자의 몫인가 하는 의문점 투성이인 작품이죠. 주인공 남자 하나를 두고 열에 가까운 히로인들이 들러붙어 낯간지러운 대사도 아무렇지 않게 해대는 꼴이었으니까요. 요즘처럼 과감하게 2세를 만든다든지 같은 진도를 빼는 것도 아니었죠. 지금 생각해 보면 몇 평 되지도 않는 단칸방에서 열에 가까운 히로인들과 부대끼면서도 사고가 안 난다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하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요. 사실 당시 러브 코미디류 정석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보니 히로인들의 호감도는 올려도 일정한 선을 넘지 않는 게 특징인 작품이었으니까 뭐 어쩔 수 없겠죠. 당시에는 이런 작품이 꽤 잘 먹혔으니까요. 하x테처럼이라든가, 마법선생 네x마라든가. 그리고 노려볼만하죠.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만들어지면 같은. 결국 안 만들어진 거 같지만요. 저마다 개성 강한 캐릭터로 차별화를 꾀하지만 돌이켜보면 연애물에서 나올법한 -마법 소녀, 외계인 소녀, 모녀, 왕족, SF, 유령, 판타지, 시간 여행- 온갖 클리셰가 다 들어가 있었으니 상상의 나래는 펼치게 해도 크게 주목받진 못했죠.



아무튼 25권에서도 여전히 히로인 중 한 명 '티아'의 고향인 '포르트제'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진압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일행은 과거 주인공에 의해 쫓겨났던(외전 7.5권 참조) 망령에 의해 티아의 어머니(현 국왕)가 실각하자 지구에서 머나먼 포르트제까지 날아가 사건에 뛰어듭니다만. 과거의 또 다른 망령, 에우렉시아(외전 7.5권 참조)는 주인공 대책에 만전을 기한 상태였죠. 쉽지 않은 전투가 이어지고, 히로인이 쓰러지는 등 궁지에 물려 가면서도 타개책을 찾는 게 포인트입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 2천 년 전 포르트제를 구하고(외전 8.5권 참조) 전설을 만든 '청기사'의 대두는 포르트제 국민에게 희망으로 작용하죠. 그러나 쿠데타를 진압하려면 필연적으로 전투를 치러야만 하고, 2천 년 전부터 주인공과 티아의 조상(일라이아, 7.5권, 8.5권 참조)의 소망이 국민들을 지키는 것이었던지라 무고한 국민들이 전투에 휘말려서 희생되는 것은 언어도단. 그렇기에 전투는 힘겹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서는 게 당시 히어로물에서 보여주는 최고의 카타르시스였죠. 요즘 시각에서 보면 답답한 느낌이 없잖아 있을 것입니다. 돌려 말하면 기승전결이 아쉽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적을 무찔러도 다음에 또 보자로 귀결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맺으며: 결국 적을 무찌르는 히어로 물에서 결말은 주인공이 승리하는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이지만, 요점은 과정이 되겠죠. 혼자보다는 여럿이 힘을 합치는 것. 그것을 마다하지 않는 히로인들. 이 작품의 특징이 단순히 러브 코미디로 끝나지 않고 히로인들 저마다 주인공 곁에 서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너무 무르익어서 목숨을 버리는 것도 쉽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지만요. 이번 25권에서도 주인공 대책에 만전을 기한 에우렉시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고, 활로를 찾기 위해 목숨 버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려는 히로인들에게서 숭고한 정신보다는 약간의 광기를 엿보았군요. 여기서 흥미로운 건 그것을 두고 볼 주인공이 아니었기에, 그런 히로인들 때문에 주인공은 두 배로 고생하는 거 아닐까 하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것들 가만히 내버려두니 자꾸 주인공을 보호하겠답시고 방패 역할을 주저하지 않으니 그녀들이 다치는 걸 싫어하는 주인공은 그만큼 더 노력해야만 하죠. 작가도 은근히 사디스트 성향이 있는 듯한? 욕이나 비하가 아니니 오해는 마시고요. 아무튼 이번 25권에서 새로운 히로인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하렘 진영에 참여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만난 지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호감도는 기존 히로인들과 뒤지지 않게 되었군요. 어중이떠중이 엑스트라는 아닌 듯하고, 아마 이번 쿠데타가 해결되면 중요한 위치에 자리 잡지 않을까 하는 그런 히로인이죠. 이번 25권에서 하나의 사건(핵심 스포일러러 언급이 힘듦)이 해결되면서 쿠데타 에피소드는 이제 반환점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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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고기를 먹고 있었더니 왕위에 오른 건 2 - S Novel
다켄 지음, 시바 그림, 김진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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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몬스터 고기는 먹는 것이 아니다. 이 세계의 상식이죠. 일단 드럽게 맛이 없고, 독이 있어서 토끼 다리살 조금이라도 먹으면 토하고 괴로워 미칩니다. 그러나 적응하면 힘을 얻죠. 주인공은 이렇게 강해졌고, 강해진 김에 왕위를 찬탈하고, 내친김에 이웃 나라 A도 접수하는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선왕(주인공 아버지)파였던 아버지를 재끼고 자신을 도와준 메인 히로인 '프라우'를 왕비로 맞아들였고요. 나중에 헌드레드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거듭나는 용병 나부랭이들에게도 몬스터 고기를 맥여서 인간병기로 만들고, 백성들에게도 장려해서 온 나라가 몬스터 고기 파티를 벌입니다. 결과 시골 촌 동네 이름 없는 나라가 무력으로 순식간에 세계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죠. 뭐 그래봐야 주변 나라들은 반신반의하지만요. 그러다 코피 터지기도 하고. 이러니까 당연하게도 궁금해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 오늘은 대륙 중앙에 있는 어떤 나라의 왕녀 '카밀라'가 소문이 자자한 주인공을 뵈러 찾아왔습니다. 문안 인사는 아니고요. 본국에서 있을 자리가 없어 주인공 나라를 접수하러 왔다나 어쨌다나.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엄청난 미인이라는데 일러스트가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고, 성격이 끝내줍니다. 오만 방자하고,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대뜸 목을 따고, 입이 험해서 친구 하나 없다고 합니다.



얼마나 성격이 안 좋으면 혼기가 찼는데도 누구 하나 데려가는 사람이 없을 정도죠. 하지만 잘못 찾아오셨습니다. 설마 진짜로 주인공 나라 사람들이 몬스터 고기 먹고 강해졌을까. '카밀라'는 실력파에 기교파로서 세계에 내놔도 뒤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가졌습니다만, 주인공 나라에서는 뭐 그냥 멍석말이 신세일뿐이죠. 주인공이 외출했다가 돌아와 보니 부하들이 그녀를 멍석말이해서 구석에 처박아 놨네요. 이걸 어쩐다. 돌려보내자니 적(이웃 나라)의 전력을 보존해 주는 꼴이고, 놔두자니 보릿자루고. 그때 재상이 아이디어 하나는 내죠. 측실로 맞아들이세요. 아니 아무리 시골 촌구석 나라지만 정보는 들어온다고? 성격이 파탄 나서 대국과 연줄을 만들기 위해 혈안인 나라들도 기피하고, 본국에서조차 시집갈 곳이 없어 방치 플레이 중인 불량 채권을 주인공 보고 처리하라니. 이것들 왕을 뭘로 보는 걸까. 하지만 기본 실력은 있으니 몬스터 고기를 맥이면 더 강해져서 나라에 보탬이 되고, 나아가 건강한 2세도 낳아 대대손손 강한 나라를 유지할 수 있다는 둥 실리를 찾는 부하들의 성화에 못 이겨 측실로 맞아들이는데, 여기서 웃긴 건, 카밀라의 반응.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들지만, 그녀는 주인공을 깔보고 있었죠. 그녀도 실리를 찾아 측실에 합의를 하지만, 곧 후회하는 게 최대 포인트.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측실을 더 들이자는 의견이 모아져 전 세계에 비(측실) 선발전 개최를 알리는데....



맺으며: 몬스터 고기를 먹으면 힘을 얻습니다.라고 하면 보통 우리가 아는 스킬이나 능력치를 생각하잖아요. 필자는 순수했던 겁니다. 밤 일도 능력이고 힘이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군요. 이 작품의 주인공은 힘에 이어 절륜도 얻었습니다. 이전에 LV2부터 치트였던 전직 용사 후보 리뷰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거기서 한 술 더 뜹니다. 자세한 건 스포일러에다가 19금 요소라서 언급은 힘들지만, 결혼을 했으니 가정을 꾸리고 자손을 잉태하는 건 당연할 것입니다. 근데 서브컬처에서는 등장하는 캐릭터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독자들이 많아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죠. 그러나 이 작품에서 필자가 언급한 여기서 한 술 더 뜬다는 의미는, 주인공이 너무나 절륜해서 히로인들이 넉다운 된다는, 그리고 회임(임신)이라는 인간 본능에 대한 부분을 자극하는 필력이 제법 좋다는 것입니다. 물론 성인 동인지 같은 변태적인 표현은 절대 아니며, 2세를 낳기 위한 과정에서의 가십거리고,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들을 보여 주죠. 하지만 주인공을 피하는 히로인들은 제법 흥미롭습니다.



이번 2권의 히로인 '카밀라'의 경우도 기세 좋게 쳐들어 왔다가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 하죠. 하지만 실리를 챙겨 성공한 엄마가 된다는 이번 2권에서 최대의 흥미 포인트가 되니 놓치지 마세요. 그리고 1권 리뷰에서 주인공의 스승이 주인공 앞 길을 막을 지도 모른다는 해석을 하였었는데, 스승도 꽤나 충격적인 행보를 보여주며 필자의 해석을 완전히 뭉개버렸군요. 사실 성인 동인지에서 나올법한 이야기인데, 그런 느낌 들지 않게 조절 잘하는 작가의 능력이 좋습니다. 원래 장르가 개그에 가까운 작품인데 필자가 너무 깊게 생각한 듯. 아무튼 주인공의 마음속 딴지 걸기는 예술에 가깝습니다. 늘 일을 저지르는 부하들과 주변, 일을 키워가면서 주인공의 의중은 안중에도 없다 보니 주인공은 언제나 휘둘리기만 하죠. 나쁜 쪽이 아니라 개그 쪽으로요. 왕은 원래 그래야 된다면서 부하들이 몬스터 고기만 맥이려 하니 미칠 지경이고, 도시로 몰래 잠행 나가서 평범한 고기 먹으려다 실패하는 등 이런 소소한 개그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합니다. 히로인들도 원래 인간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난, 순화해서 표현해도 매드 사이언티스트밖에 생각나지 않는 그런 존재들이 가정을 꾸려 가는 모습들도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모성의 대단함을 엿볼 수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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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Ex 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14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엘노벨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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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외전이자 설정집입니다. e북 가격이 종이책 절반쯤 되기도 했고, 그냥 궁금하기도 해서 구입해 봤습니다. 주 내용은 자투리 성격의 일상생활 이야기들입니다. 여주가 거미로 태어나 미궁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할 때부터 신격화 직후까지이고, 본편에서 다루지 않았던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가령 미궁을 벗어나 지상으로 나와 처음으로 맞닥트린 거대 매미를 상대로 고군분투하며 잡았지만 먹을 게 없다든가, 자기 거미줄을 먹어보는 등 기행을 펼치는 장면도 몇 있었군요. 흥미로운 것은 일상생활이라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들을 없애려는지 짤막하게 옴니버스식으로 수록해두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여주만이 아니라 주변인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특히 흥미로운 점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거미 인형 4자매의 이야기입니다. 본편에서 여주 보다 더 재미있는 콩트를 보여주곤 했던 4자매의 성격을 분석해서 저마다 개성 넘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게 흥미롭죠. 또 하나는 여주 반 친구이자 귀족 영애로 TS 전생한 캐릭터군요. 보통 19금 작품이 아닌 이상, 성장기의 여성 신체 변화에 대한 설명은 터부시 되는 경향이 강한데 여자로서의 삶을 남자의 시각으로 풀어 놓는 장면이 흥미롭습니다. 물론 보건 교육 같은 건 아니니 일부러 찾아보진 마세요.



그 외엔 등장인물들의 설명이나, 작가와의 인터뷰, 캐릭터 설정 등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보통 현실에서 거미는 생김새 때문에 꺼려지는 생리적 혐오감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역시 컬처라는 세계관에서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작품의 거미(여주)는 꽤 귀여움을 동반하고 있죠. 본편에서 부족했던 여주가 거미일 때의 일러스트를 EX에서는 제법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이건 만족스러웠습니다. 각 캐릭터들의 설명들, 특히 엘프들에게 보호받고 있었던 아이들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본편에서 이들은 그렇게 활약을 하지 않아서 별로 흥미롭진 않았군요. 작가와의 인터뷰는 e북 리더기 화면상으로 볼 때 글자가 거의 보이지 않아 가독성이 최악이었습니다. 필자의 눈 시력이 나빠서 그런지 몰라도(양쪽 시력 0.8, 0.7 안경 안 씀) 그냥 넘기게 되더군요. 눈이 좋으신 분들이라도 혹시 EX를 보신다면 큰 화면으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일상생활의 이야기는 글자가 일반적이라고 무리가 없는데, 인터뷰나 일부 설명들은 다소 글자 폰트가 많이 작습니다. 설정집답게 일러스트는 제법 들어가 있는데요. 이 중에 컬러도 있지 싶은데 제가 구매한 e북 리더기(거의 최신 기종)는 컬러를 지원하지 않아 아쉬웠군요.



맺으며: 흡혈녀 소피아의 이 관리에서 양치질에 대해 약간 설명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양치질의 주된 목적이 충치균을 없애려는 것도 있지만 그 외의 세균을 없애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죠. 세균은 잇몸에도 영향을 당연히 주며, 잇몸의 경우 충치보다 더 중요하게 관리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소홀히 했다간 나이 들어 풍치 옵니다. 필자도 4개나 풍치로 뽑았군요. 풍치가 오면 충치는 아무것도 아닌 통증을 보여줍니다. 그냥 데굴데굴 굴러요. 그리고 풍치가 오면 잇몸이 많이 삭았다는 뜻이고 임플란트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필자도 결국 못 했음). 충치는 크라운을 씌운다든지 이를 뽑지 않아도 되지만. 양치질은 매우 꼼꼼히 자주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무튼 여주의 신격화 직후까지의 내용을 다루고는 있지만 이세계 시스템 붕괴에 따른 영향과 이후의 이야기는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이건 아마 EX2편에서 다루지 않을까 싶군요. 빠른 e북 발행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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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LV2부터 치트였던 전직 용사후보의 유유자적 이세계 라이프 01 LV2부터 치트였던 전직 용사후보의 유유자적 이세계 라이프 1
키노조 미야 / S노벨 플러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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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뭔가 좀 엉망진창입니다. 대륙을 작살낸 마인과 어둠의 마도사를 힘을 합쳐 봉인했으면서 마왕을 어쩌지 못해 마구잡이로 용사 소환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주인공도 소환 당했죠. 지구인은 아니고요. 다른 판타지 세계인인데, 그의 출신은 그리 중요한 건 아닌 듯합니다. 아마 주인공 인성(인품)이 어떻다 같은 개연성을 위해 넣어 놓은 듯하고, 그 개연성대로 좋게 말하면 다정하고 나쁘게 말하면 호구 같은 인간이죠. 아무튼 소환되어 능력치를 검증하는데 무능력이 나왔습니다. 소환 주체들의 얼굴이 똥 씹은 얼굴이 되는 건 당연지사. 이걸 어쩌나 하는데, 옆에서 새로운 사람이 소환되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것들이 벌써 200번에 가까운 사람들을 소환하고 있었지 뭡니까. 그렇다면 앞에 190여 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주인공 다음으로 소환된, 피부는 희멀건 하지만 금태양 같은 놈팡이 놈이 글쎄 용사 적격으로 판정받죠. 순식간에 주인공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 버립니다. 타임 리밋은 1시간인데. 뭔 리밋?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시간이 흘러 용사가 소환되었다는 여운이 이제 좀 가셨을 때 눈에 띄는 주인공. 너 님 아직도 안 돌아가고 뭐 하세요? 황당하죠. 리밋은 진작에 종료. 나 같으면 내가 마왕이 되어 이놈들 다 없애버릴 텐데.



왕이라는 놈이 돈 몇 푼 지어주고 변방 숲에 가서 살으랍니다. 알고 봤더니 돈주머니에 시한폭탄이 들어 있네요(좀 많이 각색). 앞에 190여 명도 이렇게 비명횡사한 듯. 숲에 도착해서 주인공을 노리고 덤비는 슬라임을 처리했더니 주인공 LV 업. LV2가 되자 슈퍼 울트라 능력자로 각성. 위에서 언급한 금태양 수만 마리가 있어도 주인공에겐 쨉도 안 될 능력자가 됩니다. 아마 이 부분 때문에 평이 안 좋지 싶은데 아무렴 어때요. 아무튼 왕이라는 놈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것이고, 금태양은 금태양 짓을 해대기 시작하는데. 주인공으로서는 제일 먼저 할 일은 시한폭탄을 던져준 왕을 없애야 되지 않겠나? 변장해서 시작의 마을엔 왜 돌아가냐고요. 아마 운명적인 만남을 예견한 것일까. 평생 와이프를 만나는데 1권 만에 진도 엄청 뺍니다. 리뷰가 참 저렴하게 느껴지신다면 아마 그 느낌이 맞을 겁니다. 이 작품은 마왕과 용사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온갖 클리셰가 다 들어가 있죠. 오히려 시원할 정도여서 술술 읽히는 게 장점입니다. 어쨌거나 귀찮은 일은 금태양보고 알아서 하라 하고, 주인공은 와이프 안아 들고 집으로 들어가서 원초적인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필자, 좀 많이 놀랐습니다. 19금 아닌 작품에서 이성 간 그렇고 그런 행위에 브레이크 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작품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군요.



물론 모자이크 처리는 합니다. 하지만 끄트머리 외전 이야기는 진짜 좀 위험하던데? 하반신에서 뭐가 쑥쑥 자라서 허리가 어쩌고저쩌고. 더 하면 블록 될 거 같아 이쯤하고, 주인공 일행은 변두리에 정착했습니다. 만난 지 10분도 되지 않아 결혼하고(에피소드가 좀 있지만 생략),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들은 아이 만들기 삼매경에 빠져듭니다. 이쯤에서 여기사 4인조가 찾아옵니다(얘들도 에피소드가 더 있지만 생략). 와이프(메인 히로인)가 질투심이 강해서 접근은 못하고 있지만 아마 곧 공략 대상이 되지 않을까요. 주인공 변강쇠더만요. 이후 히로인 1+1(이들이 위에서 언급한 외전 이야기 장본인들)이 더 찾아오면서 집은 북적북적해집니다. 물론 여러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리 중요한 건 아닙니다. 아니 중요하지만 다 언급하면 출판사에서 정해놓은 본 내용 언급 10% 가이드라인을 넘기게 되는지라 아쉽지만 생략하도록 하고요. 아무튼 변두리에서 자리 잡고 본격적으로 이세계 라이프를 즐기기 시작합니다. 주인공을 이길 존재는 없고, 오는 손님 마다하지 않습니다. 마물은 오늘 일용할 양식이 되고, 여기사들은 저마다 집안일을 하고 밭을 갈고 말을 돌보는 등 농촌 생활에 잘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태양 용사는 쭉정이 용사로 판명되어 쫓기게 되는군요.



맺으며: 무능력해서 추방했는데 진짜 베기였다 류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주인공을 괄시하고 얕잡아보고 시한폭탄까지 던져주는 극악무도한 짓을 해댔으면서 진짜로 밝혀지니까 손바닥 뒤집듯 하는 사람들이 참 웃겨주죠. 주인공은 진짜로 밝혀져도 용사로서의 길보다는 와이프(+객식구들)와 시골에서 조용히(격한 레슬링으로 집 무너지겠던데) 사는 걸 선택하는 게 흥미롭습니다. 자기중심적에 난 잘못 없어 책임 회피만 일삼는 금태양 용사가 몰락해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마왕은? 이게 참 흥미롭죠.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소시민 같은 아저씨? 1권 기준으로 겉모습만 그런 게 아니라 이 아저씨 어디가 위험해서 용사를 마구잡이로 소환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평범한 사랑을 추구하는 마동석 같은 캐릭터? 그래서 뭔가 좀 엉망진창입니다. 주인공이 와이프 얻는 에피소드라든가(스포일러라서 언급 불가), 또 다른 예로서 보통 히로인, 그것도 메인 히로인을 비처녀로 만드는 행위는 이 계통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근데 1권 초반에서 과감히 사도의 길을 가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꾸만 늘어나는 히로인과 주변에서 주인공을 얕잡아보는 클리셰 등 어떻게 보면 나무야 미안해로 귀결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필자의 경우 술술 읽혔습니다. 단순해서 그런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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