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트 약사의 이세계 여행 1 - S Novel
아카유키 토나 지음, kona 그림, 윤모린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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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자칭 신이 찾아와서 너의 영혼을 우주를 구하는데 필요한 미사일로 사용하겠다고 하면 어떤 기분일까요. 꼭두 새벽에 우주 외 생명체와 조우한 주인공 '유지로'는 그에게서 앞으로 약 130년 후에 우주가 멸망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우주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영혼을 매개로 한 백신을 만들어 특정 혹성에 쏘는 것뿐이고 그 영혼을 가진 건 너를 비롯해 275개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필요한 영혼은 1개, 여분으로 두 개 해서 총 3개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벌써 100여 명을 만나왔던 그는 죄다 퇴짜를 놓는 바람에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요청을 수락하게 된다면 다른 세계로 간다는 자칭 신의 말을 고민하는 유지로, 유지로는 누군가가 놓아준 레일 위를 달리는 평범한 인생뿐이라면 한 번쯤 다른 세계에서 살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수락합니다. 영혼은 주인공이 자연사했을 때 수거하기로 하고(1이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게끔 그에게 용사든 왕이든 온갖 능력을 제시하지만 주인공은 약사를 택하여 이세계에 첫발을 디딥니다.


약사는 사실 이세계물에서 흔히 다루지 않는 주제입니다. 거의 없다고 해야겠죠. 그래서 필자는 작가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방패용사같이 인정받지 못하는 직업이 되어 주인공(유지로)은 자신의 선택에 절망하고 극복해나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딱히 주인공을 배척하지 않았고, 나아가 인정하는 것도 모자라 그가 만드는 약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필자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어 버립니다.


이세계로 날아올 때 자칭 신에게서 주입받은 약초와 온갖 약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여 이 시대의 인간은 50살이 넘어야 겨우 만들 수 있는 약을 약관 17세에 순풍순풍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작품 이름에 괜히 '치트'가 붙은 게 아니라는 것처럼 이런 약도 있나 싶을 정도로 해괴한 약을 만들어 갑니다. 거기에 영혼 압축까지 받아서 체력도 버프 받아 어른도 버거워하는 몬스터를 아무 거리낌 없이 잡기도 하는 등 이세계물의 정석인 이고깽(2)을 충실히 수행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고깽이라고 해도 아직 1권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작가의 표현력 부족인지 이야기 진척이 안 나갑니다. 표지모델인 세리에를 만나기 전까지 주인공이 벌이는 약초 감별과 약 조제하는 장면은 엄청 무미건조하게 흘러갑니다. 이런 지식은 이 작품을 읽는 독자가 꼭 알아야 돼? 같은 장면이나 어차피 버프 받은 거 알고 있는데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는 게 136p까지 이어집니다. 그것도 동료를 만나 어울리거나 파티를 만든다거나 하는 것이 없는, 작품 제목답게 약사에 관련된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옵니다. 그나마 개미형 몬스터가 마을을 습격했을 때 좀 기대하였지만...


여튼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약초를 뽑으러 들판에 나갔던 주인공 유지로는 들판에 쓰러져 기절해 있는 소녀 '세리에'를 만나게 되면서 한눈에 반했다는 것은 이런 거다는 마냥 그녀를 치료해주면서 엄청난 기세로 대시를 해댑니다. 정신을 차린 세리에는 기가 막힌 것을 떠나 적의를 드러내면서 주인공을 멀리하려고 하는데요. 세리에는 '하프엘프' 입니다.


하프엘프는 정상적인 판타지에서는 박쥐 취급을 받으며 인간과 엘프 사이 어느 곳에도 끼이지 못하고 냉대와 괄시, 때론 적의를 받는 존재입니다. 이 작품도 판타지를 지향하고 있어서 고증(?)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온갖 냉대를 받아오며 커온 세리에에게 인간 유지로 또한 인간과 한통속일 뿐이었고 그런 인간과 같이 있는 것 자체가 싫었습니다. 하지만 유지로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첫눈에 반했다며 일직선으로 대시를 해댑니다. 세리에가 가는 길이라면 나도 가겠다며 따라나서는 유지로...


세리에는 일방적으로 자신을 좋아하는 유지로가 싫지만, 자신을 치료해준 그의 능력을 높이사 당분간 그가 자신에게 질릴 때까지 같이 다니기로 합니다. 이렇게 해서 유지로와 하프엘프 세리에의 세상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근데 이거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레 유지로와 친해져 그렇고 그런 사이로 발전하는 클리셰가 되는 거 아닐까? 하는 우려(?)는 아쉽게도 1권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세리에가 인간에게 받았던 악의는, 세리에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유지로의 노력에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 달을 여행하면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의뢰를 받으며 나름 협조하는 듯하면서도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세리에에게 속된 말로 암 걸린다기보다 애처로웠습니다. 인간을 향해 악의를 들어내며 인간에게 대항하는 것이 아닌 그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살아가기 위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세리에, 그녀는 마을에 들어가지 못해 식량은 물론이고 여자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조차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는 대목에서는 애잔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말하길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고 하였던가요. 발정 난 개처럼 이성에게 달려드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선을 지키며 일편단심 자기를 바라봐 주는 유지로에게 조금식이지만 눈길을 주기 시작합니다. 유지로 덕분에 마을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생필품도 구하고 장비도 새롭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유추)를 찾는 단서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고마운 일이었지만 아직은 간신히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츤데레가 아닌 얼어붙은 동토에 봄기운이 스며들어 얼음을 녹여가듯 세리에에겐 그런 현상이었습니다. 세리에가 유지로에게 마음을 여는 것은 아마 3권쯤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필자는 사실 이 작품은 책벌레의 하극상처럼 주인공으로 인해 주변이 변해가고, 지식은 있어도 거기에 크게 기대지 않으면서 자기 스스로 일어서고 주변과 융화되어가는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소소한 삶이지만 뭔가를 발명하고 거기에 기뻐하고 가족들도 동참하면서 훈훈한 모습을 이 작품에서도 기대했던 것이 필자의 관심을 하락 시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도 그런 상황을 만들 여력은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살리지 못하였군요. 뭔 약초가 그리도 많이 나오는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엑스트라는 나오지만 주인공 혼자 주축으로 해서 너무 많이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이야기가 많이 식상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리에를 만나고 나서도 주인공의 성격이 많이 밝아지기도 하였지만 앞의 내용에서 세리에가 추가되었을 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약사의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어디서 이야기의 포인트를 잡아야 될지 웃음 포인트가 있는지 진지한 장면이 있는지 감을 못 잡았군요.


그래도 세리에가 조금식이지만 성격이 바뀌어 가고 있어서 2권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1. 1, 주인공은 인간이니까 앞으로 많이 살아봐야 100년이고, 주인공과 자칭 신은 80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2. 2, 이세계로 날아간 고등학생이 깽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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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탄의 왕과 바나디스 12 - Extreme Novel
카와구치 츠카사 지음, 한신남 옮김, 카타기리 히나타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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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요. 그저 자신의 영지를 지키고 싶었던 티글은 이제 구국의 영웅이 된 것과 동시에 둘도 없는 악이 되어 있었습니다. 티글은 산골짜기 조그마한 지방 영지 알자스를 다스리는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에서 평범하게 자랐고,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영지와 백작의 지위를 이어받아 그저 주어진 환경에 욕심을 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줄기 때문에 일어난 이웃 지스터트와 전쟁에서 적으로 엘렌을 만난 게 어쩌면 티글에게는 불운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국가전복을 시도했던 테나르디에와 가늘롱을 제압하고, 남쪽에서 침입 해오던 무오지넬 대군을 무찌르고, 왕녀 레긴을 왕도로 무사히 인도하여 구국의 영웅으로 등극한 '티글'은 지스터트 왕의 밀명을 받아 '아스발'에 내전에 개입하여 무사히 해결하고, 귀환하다가 사고로 기억을 잃는 등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도 같은 사람을 잃었고, 마지막 불꽃을 휘날리며 산화하는 가슴 아픈 장면도 보았습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지금은 서쪽에 위치한 작슈타인의 대규모 침공을 막아서고 있는 중...

 

티글과 엘렌이 이끄는 월광의 기사단은 남쪽으로 침입한 작슈타인 3만 대군을 힘겹게 무찌르고 왕도로 개선하였습니다. 하지만 왕도에 도착한 티글과 엘렌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왕권을 둘러싼 중상모략이었습니다. 대대로 여제(女帝)를 인정하지 않는 귀족들은 남편이 억울하게 비명횡사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멜리장드(테나르디에 와이프이자 레긴의 사촌 언니)를 중심으로 반란을 꿈꾸고, 티글과 재회한 레긴은 이런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기에 그들에게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처참한 현실을 직시합니다.

 

한낱 지방 영주에 지나지 않는 백작 찌그레기 같은 인간이 구국의 영웅이 된 것에 못 마땅한 인간이 넘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거기에 여제를 인정하지 않는 귀족들에 의해 레긴은 가짜 왕이라 불리고 있는 상황, 이런 이면엔 자신의 입지와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을까 하는 전전긍긍은 악의가 있었고 이런 악의는 비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명한 영웅은 공적(功績)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자신은 뒤안길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제 온갖 험악한 말이 난무하는 왕궁에서 티글은 자신과 레긴에게 던져지는 비수를 맞이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한편 사샤의 사망으로 공석이 되었던 쌍검의 용구 '황염'의 발그렌의 주인으로 '피그네리아(표지모델)'가 선택되어 지스터트 왕도에 찾아옵니다. 방년 25세, 22세에 요절한 사샤보다 3살이나 많습니다. 이럴 적부터 용병으로서 전장에 몸담으며 뼛속까지 용병 기질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나이에 걸맞게(1) 깊이 생각하지 않는 현실만을 직시하여 용구가 자신을 선택한 것에 의문을 표하는 등 좀 산만한 느낌을 줘서 그동안 필자가 대충 예상했던 과묵한 성격이 아니라는 것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 주었군요. 그리고 4권 표지 사샤의 모습과 똑같이 그녀도 뒤로 돌아 있는 모습에서 그녀(피그네리아)도 단명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안겨주고 있는데요.

 

사샤는 엘렌에게 있어서 바나디스 스승이자 둘도 없는 친구였습니다. 사샤가 다스리던 영지의 사람들도 엘렌에게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피그네리아는 과거 엘렌에게 있어서 아버지와도 같은 사람을 전장에서 적으로 만나 싸웠고 그 결과 피그네리아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그 일로 엘렌이 몸담고 있었던 용병단은 해체, 그길로 엘렌은 1~2년을 떠돌아야 했습니다. 엘렌에게 있어서 피그네리아는 가족을 부순 원수와도 같은 존재로 발렌티나와 더블어 최악의 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생겨 버렸습니다.

 

다시 티글 이야기로 가서, 결국 멜리장드를 위시한 일단의 무리가 반란을 일으킵니다. 레긴을 폐위하고 멜리장드를 왕위(여제는 안 된다고 하면서)에 올려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귀족들의 반란에 죽었다고 여겨진 가늘롱까지 가세하며 왕궁은 피바람이 몰아칩니다. 간신히 몸을 피하는 레긴의 앞에 멜리장드가 가로막으며 일촉즉발의 위기가 찾아오고, 티글은 결사적으로 그녀를 지켜 나갑니다.

 

그 와중에 서쪽에서는 작슈타인의 본대 4만 대군이 브륀의 왕도로 진격을 시작 하였습니다. 티글과 엘렌은 작슈타인의 4만 대군을 맞이하여 4만보다 적은 숫자로 격전을 펼치며 분전하면서 어찌어찌 전황을 꾸려가지만 아스발의 1만 대군이 적으로 가세하면서 단숨에 티글과 브륀에 일찍이 없었던 대위기가 찾아옵니다. 한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황에서 필사적으로 지혜를 짜내어 싸워가는 티글과 엘렌...

 

뭐랄까 이번 12권은 쉬어가는 에피소드인줄 알았습니다. 보통 큰 사건을 치르면 다음 권은 쉬는 에피소드로 꾸며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쉴 틈이 없습니다. 브륀 내전을 평정하고 아스발에서 내전을 진압하고 기억을 잃어서 한동안 방황하고 무오지넬과 작슈타인을 맞이하여 대규모 전쟁을 치러 왔습니다. 거기에 바나디스와 연관이 있는 마물과의 싸움도 간간이 끼어들면서 피폐해져갈 만도 한데 티글은 그럴수록 빛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에겐 어깨를 나란히 할 동료와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혼자서 끙끙 앓지 않아도 되었다는 게 뭣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무얼 할 거냐고 엘렌은 티글에게 물었습니다. 티글은 자신의 영지로 돌아가고 싶어 했지만 레긴의 부탁으로 왕궁에 남길 희망합니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좋은 사람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온통 적 밖에 없는 왕궁에 레긴을 혼자 내버려 두지 못한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3년간 라이트메리츠에 머물기로 했던 약속을 2년 만에 깨긴 하였지만 엘렌은 그를 놔주기로 합니다. 공녀(바나디스)이기에 이성의 남자를 가까지 두지 못하는 엘렌의 마음은... 참 애달픈 상황입니다. 뭐 이들의 요망은 14권에서 이뤄지니 그때를 기약하기로 하고..

 

이번 12권을 요약하자면 치밀함을 들 수가 있습니다. 티글과 엘렌을 도와주는 척하며 적과 내통하여 전쟁을 부추겨 티글의 가지고 있는 활의 힘을 끌어 내려는 발렌티나의 안면몰수 뻔뻔함과 마찬가지로 티글이 가지고 있는 검은 활의 힘을 알아가고자 하는 마물, 그리고 부처님 손안에서 놀고 있는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추악한 권력 다툼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는 현실을 보는 거 같아 흥미진진합니다.

 

여담으로 티타는 마스코트가 되어 갑니다. 작가가 상당히 많이 띄워주는군요. 그런데 은근히 비중이 없어서 간신히 공기화는 면한...

 

 

 

  1. 1, 엘렌, 류드밀라, 엘리자베타등 대부분의 바나디스는 어린 나이에 선택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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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폭탄이 떨어져서 - V Novel
후루하시 히데유키 지음, 히가 유카리 그림, 문성호 옮김 / 길찾기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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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품은 시간을 주제로 해서 옴니버스식 에피소드로 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폭탄녀가 기폭장치로 쓰고 있는 시계, 유아로 퇴행하는 여고생의 가족사, 죽은 자의 시간, 영원히 흐르지 않는 시간을 살아가는 신(神), 사람을 옮겨가며 영원히 살아가는 인격,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남, 여 고등학생, 그리고 영원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소녀... 이 작품은 제각각 시간이 교차하는 길목에서, 시간이라는 제약을 뛰어넘어 형태가 달라도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그리움과 섬뜩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민폐 폭탄녀(爆彈女)'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에 실패하여 2년 차 재수학원에 다니고 있는 '나가시마'에게 예전 고등학교 시절 접점은 그리 없었지만 폭탄이 떨어져 버섯구름이 피어 오로는 모습을 좋아한다며 그(나가시마)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고 홀연히 모습을 감췄던 '히로사키 히카리'의 모습을 한 '히로사키 피카리'가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천식을 앓던 자신에게 약을 꺼내주던 그(나가시마)에게 폭탄이 떨어져 버섯구름이 피어난다면 예쁠꺼야라며 황당무계한 말을 남긴  채, 홀연히 모습을 감췄던 그녀가 느닷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저의 이름은 '피카리' 그리고 '폭탄'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계속해서 히카리 아녀? 라며 못 믿는 나가시마에게 가슴팍에 있는 시계를 보여주며 12시가 되면 콰광! 하는 겁니다.라고 겁을 주며 우리 데이트해요.라고 다짜고짜 나가시마를 이끌고 공원을 돌아다니는 피카리, 그녀는 데이트하면서 열심히 12시가 되도록 노력합니다. 그 와중에 땀이 떨어져 대폭발을 일으키고, 눈물이 떨어져 가게가 박살이 나는 등 폭탄으로써 충실한 삶(?)을 보내면서 그녀는 데이트의 긑자락에서 왜 나가시마 곁으로 왔는지 밝힙니다.

 

인간은 항상 살아가기 위해 처절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갑니다. 금수저나 다이아 수저는 어떨지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마주한 현실과 주어진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갑니다. 그러다 꺾이면 이렇게 살 바엔.. 같은 극단적인 생각도 해보셨을 겁니다. 피카리는 그런 생각이 뭉쳐져 태어난 폭탄입니다. 나가시마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회로 나가는 두려움이 피카리를 불러들였는지도 모릅니다. 히로사키 히카리가 말했던 버섯구름을 들어주었던 그에게 피카리가 찾아온 건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폭탄이 터지기 전 3, 2, 1...

 

'퇴행하는 자이언트'

 

​신장 185cm 타카미네는 고등학교 배구부 대표입니다. 우월한 신장 덕분에 거인 혹은 자이언트라 불리며 소꿉친구에게 놀림당하는 그녀는 고든 증후군(1)을 앓고 있습니다. 이 증상은 재채기할 때마다 정신 연령이 어려지는 것으로 작중에서는 흔한 질병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타카미네도 이 질병을 가지고 있으며 첫 번째의 기침으로 중 3으로, 두 번째 기침 때는 9살로, 세 번째 기침 때는 3살로 퇴행을 거듭하여 소꿉친구 신이치를 곤혹스럽게 합니다.

 

퇴행을 거듭하는 타카미네를 집에 데려다주면서 3살이 된 타카미네가 신이치에게 업혀 실례를 해버린 다거나... 과자집에 들어가 떼를 쓴다거나... 휴대폰 벨 소리에 기겁하는 등... 일상적인 이야기가 이어지며 자칫 이번 이야기는 지나쳐도 되지 싶을 때 약간의 반전이 흘러나옵니다. 가족이 아니어도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가족애는 이 시대의 삭막한 가족사를 비꼬듯 애틋함이 있으며, 타카미네가 정신적으로 어려지면서 그녀가 보여주는 행동은 한번 지나가버린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선의가 때론 악의가 되는 법'​

 

몸이 선천적으로 쇠약했던 '나기'는 언제나 집에만 있었습니다. 그걸 보다 못한 '마모루'가 밖으로 대려 나와 놀이공원에 데려간 게 원인이 되어 ​그녀(나기)는 병이 악화되어 사망하고 맙니다. 그걸 탓하며 자살해버린 나기의 부모님, 자신들의 자식 때문에 한 집안을 몰락 시켜버린 충격에 자살해버린 마모루의 부모... 한순간의 친절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마무로는 '나기'와 놀이공원에 갑니다. 여기는 죽었지만 살아난, 그렇다고 좀비는 아닌, 생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죽은 자의 세계'입니다. 죽은 자가 살아나 생전에 했던 일을 계속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살아있는 마모루와 죽은 자 나기, 공허하게 매일 나기를 놀이공원에 데려가는 마모루는 이제 이것이 이승인지 저승인지도 분간 못 합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딱히 이렇다 할 쟁점이나 시사하는 바를 잡지 못 했습니다. 나기를 모른 채 하였다면 두 집안이 박살 나지 않았을까 하는 것, 자신의 선의가 선의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공허한 죽은 자의 눈에게서 힘들고 찌든 현실을 꼬집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주어진 삶을 규격에 맞춰 살아가는... 그래서 나기가 푸른 하늘을 언급 장면에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늘을 본 적이 있는 가 같은 메시지를 던지는 거 같았습니다.

 

​'영원히 흐르지 않는 시간을 살아가는 신(神), 토르'

 

100년도 더 된 학교 도서관에 신(神)이 살고 있습니다. '카마타'는 도서 위원이 되어 학생들이 잘 찾아오지 않는 도서관에서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도서관 신 '토르'를 만납니다. 토르라고 해서 우락부락한 망치든 그런 신이 아니고 작은 소녀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지박령처럼 살고 있었다는 토르는 학생들의 바램을 건성으로 들어주며 책을 읽기를 반복합니다. 그런 토르를 1년간 시중꾼으로 돌보게 된 '카마타'는 차를 타주고 과자를 주며 친분을 쌓아가지만 어째 토르는 이쪽에게 정(情)을 붙이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시시콜콜한 상담을 받아주기도 하고 할 일이 없으면 책만 읽으며 항상 새침하게 구는 그녀(토르)에게 점점 관심을 기울여가는 카마타,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토르를 시중했던 학교 선생님이 등장하면서 영원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의 애틋함이 시작됩니다. 마치 지금의 자신처럼 한때 같은 시간을 보냈던 선생님과 토르의 관계, 시간이 흐르지 않는 존재에겐 인간은 찰나의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일 뿐입니다. 좋아하고 애틋한 마음이 피어나지만 결코 이뤄질 수 없는 마음... 그리고 도서관 건물이 허물어질 때 결코 이뤄질 수 없는 마음은 없다는 양, 두 사람의 마음은 꽃을 피웁니다. 필자가 두 번째로 감명받은 에파소드입니다.

 

​'사랑이란 누군가가 떠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인격만 존재하는 '히와타리'는 몸이 없습니다. 매일 반 친구의 몸을 빌려 현실에 존재하는 히와타리의 때문에 엄한 사람이 성처받고, 엄한 사람이 다치는, 결코 나는 남이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이야기입니다. 천진난만한 히와타리의 장난이 도가 지나쳐 육상부 주전의 발을 접질리게 하고, 그래서 엄한 사람이 얻어맞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이 아닌 마치 어린애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말을 붙이지 못해 장난치며 관심을 끌려다 자폭하는 풋풋한 과일 같은 청춘을 느끼게 해줍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에피소드는 사랑을 쟁취하려면 남의 손을 빌리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부딪히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공간이라는 벽을 뛰어넘어...'

 

'하야시다'는 무심코 내다본 창문에서 어느 여학생을 발견합니다. 반대편이 비친 같은 반의 여학생이 아닌 시공간이 비틀어져 어느 공간과 연결된 어느 교실을 비춘 곳에서 만난 '마도카', 유리창을 끼고 하루에 몇십 초 밖에​ 만나지 못하지만 둘은 손짓과 수화로 의사소통을 하며 겨우 전화번호까지 교환하게 되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없는 번호, 그리고 자신들이 살아가는 연도를 알아가던 그때, 마도카는 현실을 중요시하자며 더 이상 하야시다와 마주하지 않았고, 그런 그녀에게 의문을 품으며 여러 가지 조사를 하면서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tvN 시그널과 비슷합니다. 다른 점은 범죄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정도... 그녀, 마도카의 전화번호가 없는 번호로 나오는가를 알아가던 하야시다는 그녀에게 위기가 닥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어떻게 해서든 그녀를 구하고자 발버둥을 치기 시작합니다. 필자가 토르보다 나중에 접한 에피소드임에도 첫 번째로 감명받은 에피소드입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미묘하군요.

 

​'전체적으로 감상평'

 

초반에도 언급했지만 이 작품은 시간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잃어버린 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요즘 같으면 좀 진부하지 않나?(2) 하는 느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시간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에 아무리 식상해도 소중히 하여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라고 해도 각각의 에피소드가 워낙 짧아서 좀 감명 깊을만하면 끝이 나버려 감질 감이 내내 떠나지 않습니다.

 

읽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 같은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끼기도 하였군요. 특히 인격만 존재하고 몸은 없는 '히와타리'의 경우는 한 번쯤 어느 매체고간에 언급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였습니다. 폭탄녀의 경우 좀 반전이었고, 토르는 영원의 시간을 살아가지만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외롭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보여줬습니다. 하야시다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교류를 하는 에피소드는 반드시 좋은 결말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조금 진진한 생각을 들게 한 에피소드였군요. 그래서 없는 번호였을 그 전화벨이 울렸을 때는 조금 먹먹해지기도 하였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V노벨이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V노벨에 감사를 드립니다.

 

 

 

 

1.1, 이 작품은 픽션으로써 고돈 증후군하곤 관련이 없습니다.


2.2, 이 작품은 10년전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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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쟁이 로리페라투 - J Novel
사가라 소우 지음, 쿠로보시 코하쿠 그림, 정우주 옮김 / 서울문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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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에 흡혈귀가 살고 있다.'

 

 

흡혈귀만큼 실로 명쾌한 주제는 없을 것 입니다. 흡혈귀라하면 사람의 피를 빨고 동족을 늘려가는 일반 사람들에겐 적으로 통하는 그 존재가 학교에 살고 있다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고2 여고생 신분으로 소설 작가의 반열에 올랐던 '토키와 토카'는 흡혈귀를 찾아 한밤중 학교에 칩입하여 그 존재를 찾아다니지만 없다는걸 확인하고 좌절감에 옥상에서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떨어지는 토키와의 몸을 받아준건 흡혈귀 소녀 '노스페라투(흡혈귀) 시기쇼아라'였습니다. 자! 이제부터 우정을 쌓아보자꾸나~

 

미리 말씀 드리자면 이 작품은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로리'가 나온다고 하여 귀여운 일면은 물론이고 핑크빛 장면도 나오지 않습니다. 우선 편의점 봉투를 들고 서 있는 흡혈귀라니 듣도보도 못 했습니다. 참고로 이 편의점 봉투도 쓰레기장에서 줏은 것 입니다. 그녀는 학교 쓰레기장을 뒤져서 연명중 입니다.

 

토키와는 한때 소설가였습니다. 과거형인건 차기작으로 준비한 작품이 편집부에서 퇴짜를 맞아 더이상 연재가 불가능 했기에... 그녀가 처음으로 집필한 기괴한 소설은 잘 팔렸습니다. 하지만 구입해서 보는 사람들은 내용보다 고2 소녀가 집필했다는 것이 더 신기해 하고, 토키와는 자신의 소설의 본질을 못보고 자신의 프로필만으로 판단하는 것에 역겨워하여 마음을 닫아 버립니다. 그리고 중반이후 토키와가 집필한 소설의 정체가 밝혀졌을때 그녀의 정신세계는 독자로써는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는걸 자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자기 소설대로 집행하는 토키와와 그녀의 희생양이 되어가는 시기쇼아라, 그런 그녀와 흡혈귀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 되어 있었습니다.

 

'시기쇼아라' 흡혈귀 소녀, 수백년을 살아왔고, 고성에서 언니와 지내다 언니가 외계인에게서 어떤 편지를 받고난 후 모습을 감추자 토키와가 다니는 학교에 왔습니다. 언니의 단서를 찾아, 그리고 토키와라는 소녀와 조우 합니다. 어른의 모습으로... 그리고 며칠간 지내며 토키와의 정신세계를 파악하고는 자신의 위기를 알아 갑니다. 시기쇼아라는 먹을 것이 없어서 토키와가 찾아오기전까지 학교 쓰레기장을 뒤져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토키와가 가져다준 음식으로 구원 받기도 하였습니다. 생각할수록 흡혈귀가 쓰레기장을 뒤진다는 소재 발굴은 신선하게 다가 왔습니다.

 

'신코지 유이'는 토키와의 클래스 메이트이고 여왕으로 굴림하며 '노가야 후부키'를 이지메하는 장본인 입니다. 허구언날 후부키를 갈구고 화장실에 가두는 만행을 저지르지만 누구도 말리지 않습니다. 한번은 토키와와 눈이 마주친 후부키는 이상한 말을 남깁니다. 그리고 학원물의 상투적인 이야기가 펼쳐 집니다. 하지만 그녀의 에피소드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어 갑니다. 슬슬 노가야 후부키의 정체가 들어나면서 이 작품에서 악은 누구이고 정의는 누구인가가 헷갈리기 시작 합니다.

 

'우주인'이 등장 합니다. 시기쇼아라의 언니가 우주인의 편지를 받아 들고 행방불명이 되었습니다. 우주인은 악을 처단하기 위해 우주에서 내려 왔습니다. 처음 등장할때의 모습은 늑대, 이야기가 점점 그로테스크해집니다. 무엇으로 변신할 수 있는 우주인은 터미네이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비슷한 우리나라 실사 영화 '지구를 지켜라'가 떠오르게 하기도 합니다.

 

우주인은 지구상의 악을 처단한다며 길에서 돈을 주웠던 여학생을 공격 합니다. 그리고 옛날부터 만악의 근원이라 여겼다며 '흡혈귀' 사냥에 들어 가면서 흡혈귀 소녀 시기쇼아라와 토키와 그리고 신코지 유이와 접점이 만들어져 갑니다. 인간들이 그래줬으면 바랐던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부탁 바라서 그랬던 것도 아닌 그저 자기들의 정의로 악을 처단할려는 우주인에게서 클리셰의 느낌이 뭍어났지만 여기서 자칭 정의의 히어로인 우주인을 처단하는 히어로로 노가야 후부키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진진해집니다. 후부키는 옛날부터 우주인에게서 인간을 지켜 왔고, 지금은 시기쇼아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노가야 후부키'의 독백으로 이 작품은 시작 합니다. 그리고 토키와 토카-> 시기쇼아라-> 신코지 유이-> 노가야 후부키->시기쇼아라순으로 시점이 바뀌면서 작품은 진행되며 시간차를 두고 앞으로 나아가며 진행하는 것이 아닌 동시간대에 일어난 사건을 각각의 시각으로 진행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은 한점으로 모여 이야기가 완성이 됩니다.

 

사실 이 작품의 내용은 상당히 심오 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가령 토키와가 집필한 작품의 내용보다 고2 소녀가 집필 했다는 겉껍질만으로 본질을 파헤칠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꼬집고, 자신의 모습보다 작품을 이해 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역겨움을 느끼는 토키와를 다독여주지면 토키와의 먹이(?)가 되어가는 시기쇼아라의 참극(?)은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여왕으로 도도하고 자기에게 찍힌 여자 애들을 남자들에게 팔았다는 흉흉한 소문이나 있는 신코지 유이는 사실 누구보다 자상하고 동생(1)을 위해서라면 지옥불에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클리셰지만 접점이 없던 등장인물이 한 점이 되어 모였을때 그녀가 보여준 희생정신은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지메 했던 노가야 후부키의 이해자이자 그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머리로는 거부하고 있는등 초현실주의자였던 그녀는 작품속에서 최초의 희생자로 등극하는등 굴곡진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굉장히 횡설수설 해졌는데요. 요컨데 흡혈귀와 인간은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토키와는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고, 후부키는 정의의 히어로를 말살하는 정의의 히어로를 하고 있습니다. 신코지는 거짓과 가식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이들이 한데 뭉치는건 애초에 불가능 합니다.

 

중반에 언급한 지구를 지켜라 처럼 어딘가 좀 붕뜬 현실감이 떨어지는 진행이 좋습니다. 각각의 캐릭터 심리를 나타내며 장황하게 늘어놓는 대목은 식상하지가 않습니다. 개그 포인트는 없지만 허를 찌르는 포인트 덕분에 몰입도는 상당 합니다. 더 이야기 하고 싶지만 필자의 표현력이 바닥이다보니 더이상 어떻게 표혈할 방법이 없는게 아쉽군요. 다만 먼치킨, 하렘, 의미없이 벗기기를 싫어하는분들은 좋아할만한 작품이라는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1. 1, 아버지가 다른 얼굴도 모르는 여동생이 있긴 하지만, 작품에서는 그리 언급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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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라, 군청 - S큐브 계단섬 시리즈
코노 유타카 지음, 코시지마 하구 그림, 정호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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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가 7평방킬로미터에 2천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마녀'가 관리하는 섬,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이 섬에 와 있었다." 섬주민 대부분은 부분적인 기억을 잃은 채, 이름도 없는 마녀가 관리하는 섬 혹은 '버려진 사람들의 섬'이라 불리우는 곳에 갑자기 소환 되었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린 뭔가를 찾기전에는 나갈 수 없다고 전해지는 이곳에서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맞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언제 이 섬이 만들어 졌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람들이 이곳으로 보내졌는지 모른 채...

 

저 멀리보이는 육지, 여기에 보내진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살고 있었는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육지로 나갈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무슨짓을 해도 섬에서 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육지로 연락한 수단도 없고 일주일에 한번 들리는 정기선은 사람을 태우지 않습니다. 주인공 '나나쿠사'는 3개월전에 여기에 왔습니다. 4일간의 기억을 잃은 채, 정신을 차려보니 섬의 해안가였고, 지나가던 어느 여학생에게 주워져 그대로 학교에 들어가 현실을 받아 들이며 생활하던 어느날, 중2때 전학을 가서 2년간 소식이 없었던 소꼽친구 '마나베 유우'가 섬에 소환 되면서 나나쿠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잊고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그녀로인해 섬은 혼돈속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나나쿠사는 마나베를 만나고 싶지 않아 했습니다. '이상주의자' 짧게 표현하자면 '왜 사람들은 서로 싸우는가, 평화롭게 같이 살면 안되는걸까?' 마나베는 이상주의자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여자 애들이 파벌을 형성하는걸 이해하지 못하여 집단 이지메의 표적이 되었고 그로인해 체육복이 훼손되고 실내화가 더러워져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 싸움질을 한 친구들끼리 화해 시킨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 동급생의 집 유리창을 깨면서까지 화해를 시키면서도 유리창 무단으로 깬다는 법적인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어찌되든 좋은 그녀를 바라보는 나나쿠사의 마음은 착잡함이나 혐오감은 베어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올곧고 서투른 성격 그대로의 그녀를 바라볼 수만 있었다면 그뿐이었던 그에게 섬에서 그녀와의 조우는 뜻밖이었고 원치 않은 만남이었습니다. 나나쿠사는 마나베가 언제까지고 성격이 바뀌지 않는 올곧음 그대로 살아가주길 바랐습니다. 직설적이고 의문을 갖지 않는 이상주의로 인해 언제나 피해를 보고 있는 그녀지만 나나쿠사 자신에게는 없는 빛을 그녀에게서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나베는 언제까지고 빛으로 있어 줬으면하는 좋겠다는 생각에 그녀를 떠나 보냈습니다. 자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라며 웃으며 떠나 보냈던 그녀를 2년만에 다시 섬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나베의 이런 성격이 서술된 구간은 참 읽기가 힘듭니다. 세상에 이렇게 사람들과 타협하며 살아가길 거부하는 인간도 있구나는 느끼게 해줘서 요즘 표현으로 암 걸린다고 할까요. 하지만 방식은 어떻게 되었든 그녀가 하고자하는 궁극적인 결과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서툴러서 표현이 직설적이어서 적을 많이 만들어 버리게 된달까요.

 

그렇담 나나쿠사는 어떠한가, 섬에 소환되고난후 얼마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눌러 앉아 살아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낙관론자로 보이기도하지만 사실 그는 비관론자 입니다. 마나베가 섬으로온 후 그녀에게 휘둘리면서도 그녀를 외면당하지 않게 도와주고 섬의 비밀을 풀어 가면서 잊고 있었던 그녀의 빛을 다시 보게 됩니다.

 

여담으로 마나베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당히 인내심을 요구 합니다. 그녀를 단편적으로 이해하면 과정은 범법으로 얼룩져도 결과만 좋으면 장땡? 이라는 선입견을 안게 된다는 것이군요. 이것도 있지만, 중반부는 섬의 비밀과는 하등 관련이 없는 이야기가 많은데다 일상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그런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보니 고역이 따로 없습니다. 뭐 자세히 음미하고 보면 그안에 들어있는 뜻을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의 감성을 거기까지 허용이 되지 않는군요.

 

여튼 버려지는 사람들의 섬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왜 버려지는지 이해를 못한 마나베의 주도로 육지와 연락할 수단을 찾고, 밀항을 계획하고, 인터넷을 이용하는등 별짓을 다 해갑니다. 그러다 마녀가 섬을 관리하고 있다는걸 알게된 이들은 마녀와 접촉할 수단을 찾아가고, 결국 이 섬의 용도가 무엇인지 알아가면서 자신들이 처한 진실을 알아 가면서 독자에게 나름대로 충격을 선사 합니다.

 

'버려진 사람들의 섬' 혹은 '마녀가 살고 있는 섬'은 뭔가 시리어스한 주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범법자를 모아다 섬에 격리해서 관리하던 영화 '압솔롬의 탈출'이나 좀더 그로테스크한 '배틀로얄'같은 장면을 떠올리지만 아쉽게도(?) 이작품은 그냥 추리물 입니다. 주인공 나나쿠사와 마나베는 자신들 나아가 섬주민들은 어째서 버려질 수 밖에 없었는가가 주된 이야기 입니다. 그러니까 '섬의 비밀을 파헤쳐라!! 그리고 여기서 탈출하자!' 그리고 마나베와 나나쿠시의 과거와 이들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이 작품의 요점은 살아가면서 과거나 성격등 자신이 살아가면서 혹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불리한걸 버렸으면하는걸 한두가지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 입니다. 좀더 잘하고 싶다. 이런 성격은 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같은 두려움, 이것을 버릴수 있다면 여러분의 선택은? 자신의 어두운 일면 혹은 걸림돌이되는 성격을 버림으로써 완벽한 인간 혹은 사회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성격으로 바뀐다면 버린다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주저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결국 섬의 비밀을 알아내고 자신들이 왜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버려진 사람들의 섬의 주제에 딱맞은 엔딩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고민 했을법한 이야기 입니다. 반전은 반전인데 딱히 신선하지는 않았다랄까요. 그보다 마나베의 성격으로인해 조마조마한 이야기가 더 흥미를 끌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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