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입니다만, 문제라도? 3 - L Books
바바 오키나 지음, 키류 츠카사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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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대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엄마를 만났어!! 거대한 빔 포를 쏘더란 말이지? 엘로 대미궁은 괴수 대혈전을 찍는 영화 세트장이었나 싶을 정도로 몬스터 하나하나 우주급 재앙 덩어리입니다. 하층으로 떨어져 다시 상층으로의 여정을 떠난 여주는 중층 마그마 지대에서 돌판에 올려진 주꾸미처럼 구워져가며 어찌어찌 돌파를 목전에 두었는데, 그리운(?) 엄마를 다시 만났습니다. 알에서 깨어나 눈을 떠보니 모성애는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자기 새끼들을 주워 먹고 있었던 엄마. 머리에 피가 마를 새도 없이 도망가야 했던 여주. 엄마가 자신을 쫓아온 화룡(龍)을 메가 입자포로 일격에 반파 시키는 장면에서 여주가 마음에 품은 감정은 내 엄마가 강하다는 들뜸일까, 공포일까. 그런 엄마의 일격을 맞고도 다시 일어서는 화룡(龍)은 대체 얼마나 강한 것일까. 용(龍)은 이세계 재앙이라고 부를 정도, 천재지변을 일컫는 대명사의 존재. 그런 용을 일격에 반파 시킨 엄마의 능력은? 미래, 엄마와 일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복선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여주는 무럭무럭 자라서 몇 번의 진화를 거쳤고, 능력을 얻어서 이제 엄마 같은 우주 괴수급을 제외하면 적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녀가 접근하면 몹들이 다 도망가 버리는 처지가 되었죠. 그렇게 생각했고, 우쭐(하진 않았지만) 했던 시기가 그녀에게 있었습니다. 여주는 욕구 불만이 쌓여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하층에 다시 갔죠. 그리고 후회만 가득 안게 됩니다. 거기엔 숙적 지룡(龍) 아라바급 지룡들이 진을 치고 어! 왔어? 하며 반겨주고 있었거든요. 이것들 엄마와 동급, 어딜 어떻게 봐도 비벼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몇 번의 진화를 거치며 여주도 우주 괴수급으로 성장했으니까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사실 이 과정이 참 재미있죠. 여느 이세계 치트물처럼 스킬을 망라하고 고찰해가는 통에 지리멸렬해질 만도 한데 여주 특유의 개그와 긍정적인 성격으로 힘내자 같은 장면들은 마치 어린애가 반찬 투정 안 하고 골고루 주섬주섬 주워 먹는 장면 같아 귀엽게 다가오거든요(물론 필자 주관적인 느낌).



남주 쪽은 아주 난리가 났군요. 당대 용사가 마족의 침공에 대항하다 산화하고, 남주가 차세대 용사로 선정되면서 어깨가 무거워지게 되었습니다. 근데 활약할 시간도 없이 시대의 격랑에 떠밀리는... 그 왜 판타지 드라마에서 자주 써먹는 설정으로 '나라를 빼앗긴'이 있잖아요. 그 일이 남주에게도 일어납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식상한 설정이긴 한데, 이 작품이 집필될 시기엔 아직 신선한 설정이었겠죠. 2권에서 음침한 싹수를 보였던 야망의 반 친구에 의해 남주는 나라를 잃고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힘들고 무섭다고 주저앉아 있기 보다 용기를 내어 자신의 길을 찾아가려는 남주가 꽤 흥미롭죠. 근데 왜 내 편만 되면 다들 약해지는가 하는 의문점이 남습니다. 신(神)에 필적하며 세상의 이치와 근간을 알고 있으며 그에 따른 힘을 보유하고 있을 거 같았던 선생님은 왜 쪽도 못 쓰는 걸까. 그리고 적은 왜 이리 강한 걸까. 이런 적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주변 사람들, 누명 쓰고 도망치는 남주라는 클리셰는 좀 마이너스군요.


그리고 밝혀지는 이세계 시스템. 교회에서 '금기'라는 스킬을 매우 싫어하고 가지고 있는 사람을 즉결 처분하는 이유가 그저 악(惡)하기 때문에 그런 건가 했습니다만. 생각해 보면 애초에 이런 설정이었다면 이 작품은 3류였겠죠. 금기의 스킬을 만렙 찍었던 여주 앞에 어느 꺼먼 남자와 D라는 이세계 관리자가 접촉해옵니다. 여주가 상식 밖으로 성장하다 보니 제거하거나 좀 자중하라고 찾아온 듯한데, 자세한 건 스포일러니까 넘어가고요. 언급할 수 있는 건, 금기를 찍으면 이세계라는 존재와 근간을 알아버리게 되고, 그건 곧 신(神)의 뜻에 반하니까 교회에선 없애려 했구나 하는 걸 알게 됩니다. 교회는 신(神)을 받들고 있으니까요. 결국 이세계는 상자 정원이고, 상자 정원을 가꾸는 건 신(神)이고, 신의 유희에 따라 이세계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뭐 그런 뭐 같은 세상이라는 게 밝혀지죠. 그러니까 여주의 성장도 남주가 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게 된 것도 다 신에 의해 의도된? 그동안 흥미로웠던 주제들이 김이 팍 빠지는 순간이었군요. 그러니까 등장인물 모두가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니까 흥미로울리 없죠. 요컨대 남주 인생을 곱창 낸 야망의 반 친구를 없앤들 카타르시스가 생길까 하는 문제점이 있으니까요.




맺으며: 작가가 용(龍)으로 마치 SF를 보는 듯한 현란한 장면들을 연출하는 능력은 좋았습니다. 반어법은 아니고요. 아니 반은 반어법이려나. 아무튼 여주와 치열하게 싸우는 장면들은 제법 손에 땀을 쥐게 하는데요. 그동안 여주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했던 지룡(龍) 아라바와의 인연도 결판낼 때가 왔죠. 남주 쪽은 갑자기 차기 용사로 선택되면서 겪는 감정 변화도 볼만했습니다. 전장에 서야 한다는 것, 고등 생명(예로 인간)을 해쳐야 된다는 불안과 거부감, 공포심을 잘 표현하고 있군요. 그리고 그런 남주를 바라보며 지구에 있을 때 남자였고 이세계로 오면서 여자가 된 반 친구(히로인)가 남주에게 이성으로 호감을 느껴 가는 장면은 희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서술 트릭으로 긴가민가 했던 현재의 마왕은 혹시 여주가 아닐까 했던 궁금증은 싱겁게 풀려버렸습니다. 사실 좀만 생각해 보면 여주는 인간화를 바라고 있고, 인간과 교류를 원하고 있으니 굳이 인간과 적대 관계가 될 필요는 없거든요. 아닌 게 아니라 이번 3권에서 모험가들을 도와주고 그들이 떨어트린 말린 과일에 환장하는 장면도 꽤나 희극적으로 다가오죠. 하지만 적대한다면 가차없다는 메시지도 던지기도 합니다. 이번 3권에서 여주만 특정해서 평가하자면, 사람들에게 공포로 각인되어 가고, 인간의 틀을 벗어난 미궁의 악몽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인간들끼리, 인간과 마족들로 인해 어지러운 세상에서 그녀의 등장은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칠까 같은 흥분을 불러왔군요. 마지막 페이지 여주가 처음으로 지상 햇빛을 받는 일러스트에서 많은 걸 생각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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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몬즈 크레스트 1
카와하라 레키 지음, 호리구치 유키코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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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우리에게 소드 아트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카와하라 레키 작가의 신작입니다. 작중 배경은 근미래 AR(증강현실, 예로 포x몬 GO)이 상용화된 세상에서 이와 접목하여 VR MMORPG가 막 개발된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다국적 기업의 주도로 VR MMORPG 통칭 AM(액추얼 매직)이 막 개발되어 테스트 겸 아이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이벤트를 열었고, 주인공이 속한 초등 6학년 1반 학생 41명과 선생님 두 명이 참가하게 됩니다. 사실 이 작품 도입부를 이렇게 진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만드는데, 1권 내용 스포일러 하듯 첫 페이지부터 다소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집니다(도입부를 전자로 바꿨다면 충격은 더 컸을지도). 본 작품은 VR MMORPG를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지만 장르는 일단 1권 기준으로 호러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호러라고 해서 유령 같은 심령계가 아닌 콥스 파티 계열의 신체 절단 공포물이라 할 수 있는데요. 주인공 일행은 어떤 현상으로 인해 괴물로 변한 반 친구와 어른들과 싸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죠. 표지에 애들이 디지털 4차원 세계에서 유X왕 찍을 거 같은 포즈지만, 표지에 속으시면 안 됩니다. 참고로 소아온과 액셀 월드와는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튼 몇 시간의 테스트 시간이 끝나고 로그 아웃을 해야 하는데 버튼이 없습니다. 보스를 잡고 나가야 하는데, 그 순간 바닥이 꺼지면서 주인공 일행은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현실 세계였죠. 그리고 느닷없는 괴물의 습격에서 살아남아 다른 아이들과의 재회를 위해 움직여야만 하는 상황에 몰립니다. 주인공은 쌍둥이 여동생 그리고 절친과 재회는 했지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불이 꺼진 게임실 내부와 그로 인한 불길함 등 사태는 녹록지가 않았습니다. 분명 현실인데 현실 같지가 않았고, 그렇다고 게임 속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눈앞 괴물은 현실이라고, 사태를 직시하라고 등을 두들깁니다. 그리고 쌍둥이 여동생의 신체 변화, 게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각종 능력을 현실에서도 쓸 수 있다는 비현실감. 머리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셧다운 직전까지 몰리고, 비현실적인 힘으로 공격해오는 괴물은 반 친구 누군가와 닮아 있었죠. 이후부터는 VR MMO를 바탕으로 하면서 이세계물을 가미한 듯한, VR MMO는 그저 도구일 뿐이고 진실은 아이들이 생각할 수 없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용해 무언가를 실험하는 듯한 복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것은 주인공의 성격입니다. 갑자기 비현실적인 상황에 떨어졌고, 나 죽이자고 덤벼오는 괴물의 힘은 무시무시하지, 가만히 보니 그 괴물은 반 친구 누구와 닮아 있네요. 그렇다 보니 대처하는데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고, 좋게 말하면 사람(형상을 한 무언가)을 헤치는데 주저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인격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런 소극적인 태도는 사실 픽션에서는 약간은 발암적인 요소가 되죠. 그러니까 소아온의 키리토처럼 사태를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를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작가의 주인공 보정은 들어가 있어서 어떻게든 사태를 해결해 나가긴 합니다. 그전에는 합류한 여동생이 야무지게 주인공을 챙기고 이 사태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여동생도 사실 사태가 일어나고 오빠(주인공)와 합류한 후 떡밥 덩어리가 되어 버리죠. 그리고 이야기는 여동생을 이용하여 사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기 시작합니다. 바로 괴물의 생성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와 왜 이런 사태에 빠지게 되었나. 이건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을 이용해 뭔가를 만들어내려는 게 아닐까 싶었군요.



맺으며: 한정적인 공간에서 숨통을 조이는 듯한 공포도 나름 잘 표현했고, 누군가에 의해 임의적으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복선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잘 나열하고 있지만 역시나 주인공 성격을 좀 과감하게 해야 되지 않나 싶더군요. 평범한 초등 소년이 콥스 파티 같은 사지가 찢기는 공포 현장에 떨어져 뇌가 굳어가는 현실미는 있습니다만, 문제는 좀비 영화에서 좀비에 물린 친구를 살릴 수 있다느니 하며 다른 사람들 몰살 시켜가는 그런 성격이더군요. 그러니까 망설임으로 인하여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가는 타입? 다행히 후반부터는 조금씩 개선되어가긴 합니다만. 그리고 무슨 일이든 자신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반장과의 알력(목숨 구해준 주인공을 괴물 취급이나 하는 놈)에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들도 발암입니다. 그 반장은 위험할 때 제일 먼저 도망가고, 무언가의 습격에서조차 다른 아이들을 도와주기는 고사하고 숨어버린 그런 놈을 응징하는 게 주인공이 할 일이건만 왜 입 한번 뻥끗하지 않고 시다바리가 되어 버리냔 말입니다. 그러고 한다는 소리가 다른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둥, 제법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죠. 그리고 여동생은 복선 덩어리라는 전재가 있긴 하지만, 사태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해나가는 반면에 주인공은 현실을 자각하지 못해 언제나 여동생의 말을 듣고서야 이해하는 이해력 부족 등 왜 이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는지 이해를 못 할 장면이 더러 있어서 마이너스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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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13 - J Novel Next
후지타카 츠요시 지음, 나루세 치사토 그림, 김경훈 옮김 / 서울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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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왜 주인공을 이세계로 불러들여서 떼죽음 당하게 하는가'가 이번 13권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가정 교육을 잘 받아서 예의 바르게 잘 자랐죠.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게 되었고, 평범하게 학교도 다니게 되었습니다만. 특별부록 외전에 의하면 안타깝게도 지구는 이세계만큼 이세계틱한 세상이었고, 특출한 능력(즉사)을 지구에 살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주인공은 무언가로부터 늘 신변 위협에 시달렸죠. 그의 입장에서는 사실 현재의 상황은 이세계나 지구나 별반 다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구에 있을 때도 자신에게 살의를 보내오는 존재가 무엇이든 간에 조건반사적으로 즉사치트가 발동되고, 그렇게 몸을 지켜 왔으니 이세계에서도 그게 달라지진 않겠죠. 그렇게 1~12권까지 이세계에서 주인공에 의해 죽은 사람만 6천만 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대현자에 의해 세계가 리셋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되살아 났지만 주인공에 의해 죽은 사람은 부활하지 못했죠. 주인공이 가진 즉사 스킬은 상대를 근원적인, 존재 자체를 지워버림으로써 부활, 윤회(환생)도 원천적으로 되지 않는 아주 무시무시한 능력이거든요.



어쨌거나 현자 '반'에 의해 지저 퀘스트에 참여한 주인공 일행은 현자의 돌을 받기 위해 퀘스트 최종 보스가 있는 곳으로 출발은 했는데, 필자가 봐도 좀 지리멸렬한 이야기만 펼쳐지더군요. 그래서 작가는 마침 독자의 마음을 읽을 것처럼 아주 재미있는 설정을 넣습니다. 바로 주인공의 악행(?)을 까발려서 공공의 적이 되게 하는 것.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인공으로 인해 죽은 사람만 6천만 명이거든요. 그러니 가족, 친구 등을 잃은 사람도 많을 거란 말이죠? 대현자가 리셋하며 다른 사람들은 다 살렸는데 주인공으로 인해 죽은 사람은 대현자도 부활 시키지 못했고, 마침 현자 '반'에 의해 진행 중인 지저 퀘스트가 재미없어서 참견하려고 주인공의 만행을 까발리며 그를 죽이면 그로 인해 죽은 사람을 부활 시켜 주겠다고 합니다. 누가 대현자가요. 거기에 강제력까지 걸어버리니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제 퀘스트고 나발이고, 사람들은 최종 보스를 클리어해서 매일 뭐같이 내는 세금을 리셋 시키는 것에서 이제 주인공 때려잡는 퀘스트로 바뀌고 주인공은 쫓기는 신세가 되죠. 현자들은 이세계 운영에 센스가 없어서 안 그래도 개판이 되어 가는데 이젠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어찌어찌 지저 퀘스트 최종 보스 구역까진 오긴 했는데 잡으라는 보스는 안 잡고 사람들이...



맺으며: 거의 클라이맥스에 진입했습니다. 이세계 전이의 원흉인 대현자도 모습을 드러냈고, 온갖 치트가 난무하는데 복제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처럼 현자의 돌도 무한 증식 시키면서 그동안의 고생이 뭐였나 싶을 정도로 황당한 흐름을 보이는데, 이런 흐름이야 원래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죠. 여전히 주인공의 능력을 얕잡아 보고 가볍게 덤볐다 무겁게 퇴장하는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주인공급이지만 주인공에게 걸리면 엑스트라인 건 여전 합니다. 그래도 6천만 명쯤 죽으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쯤은 학습하게 되는군요. 그중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는 사람부터, 포획(?) 할 때 살의만 보내지 않으면 되는 거 아냐?라는 안까지 나왔고 거의 성공 직전까지 가는데, 아쉽게도 14권이 완결이라서 빛을 보는 일은 없을 듯하군요. 그러고 보니 이번 13권은 현실적인 물음을 던지는데요. 사람을 죽였으면 죄책감을 가져야 되는 거 아닌가? 등장인물들은 주인공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려 하는데요. 사실 주인공은 가만히 있다 공격받은 피해자이고, 살기 위해 반격한 것뿐임에도 가해자가 되어 있는 부조리라 할 수 있는데, 이게 법이나 감정적으로 좀 어렵단 말이죠. 한마디로 정당방위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를 논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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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6 - J Novel Next
아이자와 다이스케 지음, 토자이 그림, 한수진 옮김 / 서울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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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6권은 5권하고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학원 지하에 봉인되어 있는 디아블로스 오른팔을 훔치기 위해 디아블로스 교단은 학원을 점거하고 학생들에게 폭탄 목걸이를 걸어 인질로 삼았었죠.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물론이고 피해자인 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간의 추악한 이면(내가 살기 위해 타인을 희생 시키는 짓)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이것만큼은 참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하였었습니다. 그 왜, 위기 상황에서 사람 본연의 성격이 나온다고 하잖아요. 물론 자기희생적인 학생들도 있었긴 합니다만. 아무튼 사건이 마무리되고 이제 자기가 살기 위해 다른 학생들을 희생 시킨 학생(이하 가해 학생)을 법의 심판을 받게 하여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문득 작중에서는 언급이 없지만 필자는 '카르네아데스의 판자(이하 판자)'가 생각났습니다. 두 사람이 물에 빠졌는데 판자가 하나 있고, 한 사람 분량만큼의 부력밖에 없어 다른 한 사람을 희생 시켜야 하는. 이번 6권에서는 '판자'라는 단어는 안 나오지만 죗값을 치러야 할, 즉 자기가 살기 위해 다른 학생을 희생 시킨 가해 학생 측에서 이와 유사한 논리를 펼친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그 희생 시킨 정도가 너무 심했다는 것이고, 그래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니까 권력으로 찍어 누르며 암살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5권에서 신규로 등장한 '크리스티나(히로인)'는 그런 악행을 저지른 학생을 규탄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하려고 하지만, 이게 쉽지가 않습니다. 현실에서도 돈과 빽이 있으면 고개가 빳빳해지는 일부 부류가 있잖아요. 가해 학생이 딱 그런 부류죠. 그 가해 학생의 뒤에 있는 건 나라를 주무르는, 왕(王)도 어쩌지 못하는 중2병이 충만한 '13의 야검'이라는 이름의 어둠의 범죄 조직이 있었거든요. 그래 놓으니 후작 딸내미(가해 학생) 주제에 공작가(엄밀히 따지면 왕족) 딸내미(크리스티나)를 후두려 패도 문제시되지 않는 말세가 되어 있었죠. 근데 여기서 엉뚱하게도 주인공이 이 '어둠의 조직'에 필이 꼽힌다는 것인데요. 그가 무슨 짓을 하는지는 6권 핵심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듭니다만, 이 인간, 지구 나이와 이세계에서의 나이 합치면 30은 훌쩍 넘겼을 텐데, 동정을 떼지 못해서 그러나 아직도 중2병에 심취해서 나잇값도 못하고 싸돌아다닙니다. 아무튼 가해 학생을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는데, 크리스티나는 알렉시아 왕녀와 비굴한 강강약약 엑스트라 여학생을 더해 3명이서 가해 학생을 처벌하고 그 뒷배인 13의 야검의 만행을 까발리려 합니다만, 쉽지가 않습니다. 주인공은 그런 그녀들에게 대놓고 힌트를 주며 즐기는 여전히 잡몹 위치를 고수중으로 이놈이 진지할 때는 어둠이라는 중2병이 충만할 때뿐이죠.



그러던 어느 날부터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13의 야검(13명이 주축이라 해서 13의 야검인 듯)은 차례대로 죽어 나가고, 그때마다 니들이 저지른 거 아니냐고 크리스티나 일행은 누명을 써가고, 그럴 때마다 굴하지 않고, 이젠 본연의 임무는 어디 가고 13의 야검 살해 사건이라는 범죄 사건이 되어 진실을 파헤치는 명탐정물이 되어 갑니다. 이 작품은 진지하게 읽으면 손해죠. 이 과정에서 명탐정 코x등 온갖 패러디가 난무해서 읽는 사람을 아연실색케 하는 건 덤이고요. 애초에 섀도우 가든(어느새 구성원이 700명 돌파했음)이 암약 중이고, '어둠'의 단어가 들어가면 좋다고 발발이처럼 온 동네를 싸돌아다니는 주인공이 있고, 이들의 실력은 이세계 먼치킨 계보를 철저히 따르고 있어서 아무도 상대할 수 있는 범죄자들이 없어요. 그보다 그들이 보여주는 희극에 초점을 맞춰 그냥 즐기는 연극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죠. 머리에 든 건 없지만 착하고 예의 바른 '델타'라든지, 곱게 자랐을 왕녀가 시궁창을 기어가며 범죄자 아지트를 찾아가는 장면 등 이번 6권은 꽤 유쾌한 장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물도 있는데요. 공작가에서 태어났지만 권력은 없는 크리스티나가 힘을 원해서 주인공을 동경해가는 장면들, 정의를 주창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법을 벗어나 범죄자를 단죄하는 꿈을 꿔가는 게 흥미롭죠.



이번 6권에서 눈여겨볼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4권까지였나 은근히 분량이 많았던 오리아나 왕녀는 의지를 갖고 디아블로스 재단과 맞서기로 했지만 가시밭길을 예고합니다. 알렉시아 왕녀(1권에서 주인공에게 벌칙 고백받음)는 주인공을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연장선으로 주인공을 지켜준답시고 크리스티나가 주최한 합숙에 끼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귀엽죠. 섀도우 가든은 날로 사업이 번창해서 떼돈을 벌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녀들이 나라 안팎 진짜로 유명한 장사꾼인 줄 아직도 모르고 있죠. 그런 주제에 돈과 재물을 받아 챙기는 기동 서방질을 충실히 수행 중이고요. 이번 6권에서는 딴짓한다고 주인공의 분량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물론 겉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이야기는 크리스티나와 알렉시아 왕녀에 의해 진행이 되죠. 13의 야검은 이번 5권을 위해서 급조한 티가 좀 납니다. 그래도 주인공을 위한 잡몹이라는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으니 불만은 없습니다. 덕분에 좋은 그림(표현은 텍스트로 되어 있지만,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서)도 볼 수 있었고요. 그리고 4권에서 베타가 지구에서 주워온 '니시노 아카네'의 행적이 드디어 밝혀집니다. 애니메이션 1화에서 등장한 히로인으로 그동안 뭐하나 했더니, 자세한 건 스포일러라 언급은 힘들지만 이세계에서도 고생하며 살아가려나 봅니다.



맺으며: 이번 회차에서 눈여겨볼 인물을 꼽으라면 크리스티나입니다. 나라를 뒤에서 조종하고 범죄를 저질러가는 악당 귀족들을 어떻게 하고 싶은데 막을 힘이 없어 고뇌하고, 누군가에 의해(?) 그런 귀족들이 죽어 나가자 희열을 느끼는 변태 같은 모습도 보이는 게 흥미롭죠. 결국 힘이란 정도의 길을 걸어선 얻을 수 없고, 주인공처럼 사도의 길을 걸어야만 비로소 쟁취할 수 있다는 약간은 삐뚤어지게 되는, 결국 5권에서 자기가 살기 위해 다른 학생을 희생 시킨 가해 학생도 정도의 길로는 처단할 수 없다는 걸 알아 가게 되죠. 어쩌면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캐릭터는 그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이번 6권에서 필자에게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였군요. 아무튼 13의 야검이라는 급조티 나는 범죄 조직을 만들고 주인공을 메인으로 삼았지만 메인 같지 않게 크리스티나 일행으로 이야기를 꾸려 갑니다. 거기에 머리에 든 건 없지만 착하고 예의 바른 델타의 과거 얘기를 외전으로 넣어 놨고요. 다른 섀도우 가든 그녀들도 하나같이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델타는 좀 더 처절한 가정사를 보여주는 게 인상적입니다. 그녀가 왜 이상한 존댓말을 하게 되었는지 나오죠. 그리고 니시노 아카네의 이야기도 외전으로 들어가 있는데요. 주인공에 대해 뭔가 착각하고 있어서 둘이 만났을 때 인식 차이에 따른 개그가 기대된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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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왕, 극한의 무를 위해 전생하다 1 - S Novel+
하야켄 지음, Nagu 그림, 마일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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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밑도 끝도 없이 말해보자면 본 작품은 판타지를 끼얹은 TS물입니다. 여신의 총애를 받고, 당대 최고의 기사이자 신(神)의 힘을 다루는 '디바인 나이트'로서 인류를 위협하는 마물과 악신을 뿌리를 뽑은 영웅왕이 죽어서 여신에게 빌기를 다음 생에서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 하여 전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시작부터 뭐가 엄청 휘황찬란합니다. 나라를 건국하고, 선정을 펼쳐 백성들을 풍요롭게 하고, 어쩌고저쩌고 대단한 인물로서 그가 세운 나라는 천년만년 태평성대를 이룰 것이니 모두가 찬양하고 우러러보는 역사에 길이 남을 어쩌고저쩌고... 하면 뭐 할 건데, 전생하고 보니 나라는 멍멍이같이 망하고 없는걸. 당대를 주름 잡았던 영웅왕은 할애비가 되어 천수를 누리고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여자애가 되어 있었죠. 여신과의 인식 차이로, 전생 전 할배가 말했던 다른 삶이란, 여신은 그가 남자로 살아 봤으니 여자로 살아보고 싶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건지 그를 여자로 환생 시켜 버렸습니다. 표현은 없습니다만, 욕먹고 싶지 않은지 그녀가 전생하고 보니 여신은 어디 짱박혀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죠.



1권은 0세부터 15세까지에 있었던 일들을 풀어 놓습니다. 여주인공은 어느 잘나가는 기사 가문에서 태어났죠. 태어나자마자 그녀가 한 일은 마법 수련. 전생 전에 그는 뼛속까지 무인이었지만 괜히 나라를 건국해서 왕이 되는 바람에 국정에 치여 제대로 된 무인의 길을 가지 못한 게 한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생하게 되면 다른 건 다 집어치우고 오로지 강자와 싸우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실은 여자애. 근데 그게 발목을 잡는 일은 없습니다. 0세부터 될성떡잎이 되어 무인으로서 두각을 나타내죠. 그리고 마침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려는 듯, 마석수라는 마물이 쳐들어 옵니다. 전생하고 보니 마법은 쇠퇴했고, 건국했던 나라는 멍멍이같이 망해서 흔적도 찾을 수 없고, 프리즘 뭐시기라는 비(雨)로 인해 동물이 마물로 바뀌는 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 떠다니는 천x의 성 라x타라는 하이랜드와 거에서 살고 있는 하이랜더의 지원 덕분에 인류는 마석수와 겨우 싸울 수 있는 체재를 갖추고 있었죠. 그런데 이들의 관계는 빈말로도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이랜더들은 인류를 깔보고, 인류는 그들에게 굽신굽신하며 살아가는 중이었죠.



그래서 냄새가 딱 나더라고요. 프리즘 뭐시기라는 비(雨)를 뿌려 동물을 마물로 바꾸는 흑막은 하이랜더들이 아닐까. 이유는 지상에 대한 영향권을 행사하기 위해. 마석수를 잡을 수 있는 무기는 하이랜더들만 만들 수 있거든요. 근데 여주는 그게 없어도 된단 말이죠. 여기서 딱 그림이 나오더군요. 여주가 더욱 성장해서 악덕 하이랜더들을 토벌해버리는 것, 그 복선으로 하이렌더들이 만든 생체 무기들 일부가 배신을 때리고 인류 측에 붙었단 말이죠? 아마 여주가 다 가지지 않을까. 근데 지금으로서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본 작품은 훈훈한 가족 드라마로서 위기에 빠져 헤쳐나가는, 그에 따른 흥미를 돋우기 위한 장치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하이랜더들에 대항하는 게릴라도 있고, 여주는 그들과 조금씩 말려 들어가는 이야기로 진행해가겠죠.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여주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수련도 게을리하지 않아서 이제 기사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 경지에까지 올랐죠. 그리고 그녀는 동년배 4촌과 학원에 입학하려 왕도로 길을 떠납니다. 가는 길에 하이랜더와 관련된 사건사고도 겪고, 하이랜더라고 다 나쁜 사람만 있는 건 아니라는 클리셰도 접하게 되죠.



맺으며: 단점을 꼽으라면 개그가 없습니다. 작가 딴에는 노력한 거 같은데 그냥 국어책 읽기죠. 전체적인 분위기는 초등 저학년들이나 볼법한 동화책 같고요. 근데 여주의 행동은 애들이 볼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사람들 위기는 내 알 바 아니라는 식, 강한 자와 싸우는 걸 우선하고, 사람들 구하는 것에 대한 정의와 대의관은 없다면서(한마디로 내 알 바 아님) 본인의 일이 되자 그걸(정의) 들이미는 2중성. 전생에서 사람들을 구하는데 일생을 받쳐 내 마음대로 못한 게 한이 되었다는 개연성을 두고는 있지만, 그로 인해 내 마음대로라는 발암에 성격 파탄자가 되어 버렸죠. 하이렌더들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은 나 몰라라 하면서 지인의 일이 되자 야차가 되는 모습은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러스트는 그렇지 않던데 천상의 외모라는 둥 그넘의 외모지상주의, PC주의만 경계해서 안 된다고 역설하는 거 같았습니다. 또한 속은 할애비면서 변태같이 거울 앞에 서서 이쁘다는 둥 성인 여성의 매력 어쩌고라는 둥 외모 평가나 해다는 것도 그렇고, 목욕신에서는 내가 왜 이걸 읽고 있지? 같은 의문과 자괴감이 몰려왔군요. 이야기 적으로는 복선 같지도 않은 복선 투하하다가 말아 먹는 게 보이기도 하고, 뭔가 숨기는 사람을 투입해 극중 긴장감을 끌어올리려 했으면 끝까지 밀고 가서 터트려 주던가, 사실은 복선이 아니었습니다!!라고 하니 이게 대체 뭔가 싶더라고요. 유툽에서 애니 리뷰 보고 재미있을 거 같아 구입했는데, 그 유튜버가 리뷰를 너무 잘 했던 거 같군요. 마지막으로 본 리뷰는 필자의 극히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다른 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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