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몬즈 크레스트 1 - S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호리구치 유키코 그림, 이소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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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우리에게 소드 아트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카와하라 레키 작가의 신작입니다. 작중 배경은 근미래 AR(증강현실, 예로 포x몬 GO)이 상용화된 세상에서 이와 접목하여 VR MMORPG가 막 개발된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다국적 기업의 주도로 VR MMORPG 통칭 AM(액추얼 매직)이 막 개발되어 테스트 겸 아이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이벤트를 열었고, 주인공이 속한 초등 6학년 1반 학생 41명과 선생님 두 명이 참가하게 됩니다. 사실 이 작품 도입부를 이렇게 진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만드는데, 1권 내용 스포일러 하듯 첫 페이지부터 다소 충격적인 전개가 펼쳐집니다(도입부를 전자로 바꿨다면 충격은 더 컸을지도). 본 작품은 VR MMORPG를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지만 장르는 일단 1권 기준으로 호러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호러라고 해서 유령 같은 심령계가 아닌 콥스 파티 계열의 신체 절단 공포물이라 할 수 있는데요. 주인공 일행은 어떤 현상으로 인해 괴물로 변한 반 친구와 어른들과 싸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죠. 표지에 애들이 디지털 4차원 세계에서 유X왕 찍을 거 같은 포즈지만, 표지에 속으시면 안 됩니다. 참고로 소아온과 액셀 월드와는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튼 몇 시간의 테스트 시간이 끝나고 로그 아웃을 해야 하는데 버튼이 없습니다. 보스를 잡고 나가야 하는데, 그 순간 바닥이 꺼지면서 주인공 일행은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현실 세계였죠. 그리고 느닷없는 괴물의 습격에서 살아남아 다른 아이들과의 재회를 위해 움직여야만 하는 상황에 몰립니다. 주인공은 쌍둥이 여동생 그리고 절친과 재회는 했지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불이 꺼진 게임실 내부와 그로 인한 불길함 등 사태는 녹록지가 않았습니다. 분명 현실인데 현실 같지가 않았고, 그렇다고 게임 속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 주인공에게 눈앞 괴물은 현실이라고, 사태를 직시하라고 등을 두들깁니다. 그리고 쌍둥이 여동생의 신체 변화, 게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각종 능력을 현실에서도 쓸 수 있다는 비현실감. 머리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셧다운 직전까지 몰리고, 비현실적인 힘으로 공격해오는 괴물은 반 친구 누군가와 닮아 있었죠. 이후부터는 VR MMO를 바탕으로 하면서 이세계물을 가미한 듯한, VR MMO는 그저 도구일 뿐이고 진실은 아이들이 생각할 수 없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용해 무언가를 실험하는 듯한 복선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것은 주인공의 성격입니다. 갑자기 비현실적인 상황에 떨어졌고, 나 죽이자고 덤벼오는 괴물의 힘은 무시무시하지, 가만히 보니 그 괴물은 반 친구 누구와 닮아 있네요. 그렇다 보니 대처하는데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고, 좋게 말하면 사람(형상을 한 무언가)을 헤치는데 주저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인격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런 소극적인 태도는 사실 픽션에서는 약간은 발암적인 요소가 되죠. 그러니까 소아온의 키리토처럼 사태를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를 감안하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작가의 주인공 보정은 들어가 있어서 어떻게든 사태를 해결해 나가긴 합니다. 그전에는 합류한 여동생이 야무지게 주인공을 챙기고 이 사태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여동생도 사실 사태가 일어나고 오빠(주인공)와 합류한 후 떡밥 덩어리가 되어 버리죠. 그리고 이야기는 여동생을 이용하여 사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판단의 근거로 삼기 시작합니다. 바로 괴물의 생성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와 왜 이런 사태에 빠지게 되었나. 이건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들을 이용해 뭔가를 만들어내려는 게 아닐까 싶었군요.



맺으며: 한정적인 공간에서 숨통을 조이는 듯한 공포도 나름 잘 표현했고, 누군가에 의해 임의적으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복선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잘 나열하고 있지만 역시나 주인공 성격을 좀 과감하게 해야 되지 않나 싶더군요. 평범한 초등 소년이 콥스 파티 같은 사지가 찢기는 공포 현장에 떨어져 뇌가 굳어가는 현실미는 있습니다만, 문제는 좀비 영화에서 좀비에 물린 친구를 살릴 수 있다느니 하며 다른 사람들 몰살 시켜가는 그런 성격이더군요. 그러니까 망설임으로 인하여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가는 타입? 다행히 후반부터는 조금씩 개선되어가긴 합니다만. 그리고 무슨 일이든 자신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반장과의 알력(목숨 구해준 주인공을 괴물 취급이나 하는 놈)에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들도 발암입니다. 그 반장은 위험할 때 제일 먼저 도망가고, 무언가의 습격에서조차 다른 아이들을 도와주기는 고사하고 숨어버린 그런 놈을 응징하는 게 주인공이 할 일이건만 왜 입 한번 뻥끗하지 않고 시다바리가 되어 버리냔 말입니다. 그러고 한다는 소리가 다른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둥, 제법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죠. 그리고 여동생은 복선 덩어리라는 전재가 있긴 하지만, 사태를 미리 파악하고 대처해나가는 반면에 주인공은 현실을 자각하지 못해 언제나 여동생의 말을 듣고서야 이해하는 이해력 부족 등 왜 이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는지 이해를 못 할 장면이 더러 있어서 마이너스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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