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의 천사 1 - Until Death do them, L Novel
키나 치렌 지음, negiyan 그림, 사나다 마코토 원작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작은 게임이라고 하죠? 해본 적은 없지만요. L노벨에서 코미컬라이즈와 더블어 이번에 발매된 라이트 노벨이라고 하기엔 좀 무게감 있는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제목이나 표지에서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겠지만 사람이 죽어나가는 그런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아무리 무게감이 있어도 필자 기준이긴 한데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고 소설도 게임을 원작으로 하면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게 있어 왔습니다. 이 작품도 솔직히 그런 것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느낌이었군요. 스타트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려면 단서를 찾거나 퀴즈나 수수께끼를 풀어내고 때론 함정을 뛰어넘어 클리어해가는 듯한 이야기가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B7, 건물인지 벌판에 땅만 파서 만든 구조물인지 모를 지하 7층에서 여주인공 레이첼(13살, 이하 레이)이 눈을 뜨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리고 곧 자신은 기억을 잃었다는 걸 알게 되고 여기를 벗어나기 위해 단서를 찾으며 돌아다닐수록 유쾌한 곳은 아니라는 걸 알아 갑니다. 그리고 B6(지하 6층)에서 사신이 들고 다닐법한 대낫을 들고 자신을 쫓아오는 붕대 귀신(?)을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시리어스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붕대 귀신을 피해 B5(지하 5층)에 올라간 레이에게 어떤 의사가 레이의 주치의라며 다가오는데...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B6의 붕대 귀신, 아니 B7에서 B6으로 올라갈 때 나온 방송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챌법한 앞으로의 전개도가 펼쳐지는데요. 옛날 90년대 한창 유행했던 공포 게임을 접해온 사람들이라면 쉽게 적응할만한 단서도 뿌려집니다. 요컨대 기억을 잃은 소녀가 B7에서 B6으로 올라간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수많은 난관(살인자 등등)을 뚫고 지상으로 나아가는 게 이 작품의 골자가 되겠습니다. 여튼 B5에서 레이는 맛이 간 주치의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어떻게 된 일인지 B6에 있어야 할 붕대 귀신이 B5까지 올라와서 레이를 구출해주면서 시스템(1)에 의해 배신자가 된 붕대 귀신은 레이와 동행하게 됩니다.

 

그 붕대 귀신의 이름은 '잭'...

 

'나를 죽여줘'

 

B5에서 기억이 돌아온 레이가 잭에게 한 말입니다. 자신의 정체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어 혐오감인지 죄를 지었으니 죽어야 된다는 법의 원칙론(?)에 입각하여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곧 삶을 포기한 녀석에게 흥미를 잃은 잭은 거부하며 지상으로 나가면 죽여 주겠다는 대답과 함께 여기서 나가게 힘을 보태라고 합니다. 이로써 레이는 살인귀 잭을 동료로 맞아들이고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 두뇌를 풀가동하지만 딱히 그런 건 없고 상황에 맞게 자연스레 나오는 답을 풀어갈 뿐입니다. 그 과정에서 잭은 몸으로 때우느라 개고생하게 되고요.

 

그리고 조금식 밝혀지는 레이의 과거...라고하고 싶지만 고맙게도 이 작품은 꽤 불친절하게 응대를 해옵니다. 레이의 결정적인 과거는 뱉어내지 않고 '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뉘앙스를 곳곳에 뿌려 놓는데요. 틀림없는 불행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인데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엉뚱한 잭의 과거를 적나라하게 밝히면서 혹시나 그녀는 과거 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만 투하하다가 끝나 버립니다.

 

하지만 이 부분, 레이는 과거 잭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알고나서 뒤늦게 소름이 돋기도 하였습니다. 스포일러라서 정확히 언급은 힘들지만 초반에 레이가 과거를 잠깐 회상하는 장면을 기억했다가 후반 잭의 과거를 접하다 보면 이 둘의 과거는 어쩌면 연동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어떻게 보면 알고 보니 어릴 때 헤어진 친남매이더라 같은 진행일 수는 있습니다. 물론 진짜 친남매일 수도 있고 잭이 저질렀던 과거의 어떤 일의 당사자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레이는 자신의 죽음에 굉장히 집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읽다 보면 적당히 해!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레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 중 70% 이상이 이것이지 않나 싶기도 하였군요. 그래서 다소 이야기가 살벌하고 밋밋해지기도 합니다. 뜬금없지만 살인귀 잭의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몇 년이나 B6에서 B7에서 올라오는 사람을 족족 죽이는 그저 그런 살인귀였고 과거에 어떤 시설에서 매우 부당한 대접을 받은 것에 트라우마를 지닌 어딘가 성격적으로 결여가 있는 20대 전후의 남자입니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절망에 빠진 사람을 죽이는 것에 취미가 있는 잭에게 레이의 무뚝뚝한 표정과 죽고 싶어 하는 그녀의 성격에 혀를 내두르며 지상으로 나가면 웃는 모습을 보이는 레이를 죽일 수 있을 거 같아 동행중인데요. 머리가 나쁜 데다 글까지 읽을 수 없어 함정을 돌파할 때는 언제나 몸으로 때우며 레이의 지시를 받을 때마다 욱욱 거리지만 이게 또 살다 보니 정이 들었네! 같은 시추에이션이 발생하여 보는 이를 황당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아시는지요.(자세한 건 검색) 아무리 이해관계가 얽혀있다곤 해도 살다 보니 정이 들었네! 같은 시추에이션 발생은 보는 이로 하여금 허를 찌릅니다. B6에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인간과 이해관계를 구축하고 나아가 두근 거리기 시작하는 건 레이나 잭이나 어딘가 망가지지 않았나 싶었군요. 그러고 보면 레이의 과거를 유추해보면 레이도 딱히 제정신으로 살아왔다고 할 수 없긴 합니다. 잭도 유년시절 때 보냈던 시설에서 겪었던 참상으로 망가져 버렸고요. 각층에서 상주하며 밑에서 올라오는 인간을 죽이도록 사주 받은 살인귀들도 하나같이 불행한 과거로 인한 성격 개조인 걸 보면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간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단순하면서 B5와 B3에서 B2로 올라갈 때 레이의 과거를 중점으로 중대한 복선이 투하되면서 꽤나 흥미진진해집니다. 궁금하면 2권을 보라는 듯 끝내 1권에서는 밝혀지지 않아 흥분하기도 하였군요. 하지만 머리가 나쁜 잭과 사랑을 알아가는 레이의 의미 없는 다툼이 조금 눈살을 찌푸리게도 합니다. 괜히 종점 없는 대화로 페이지 몇 장이나 잡아먹기도 하고요. 글자로만 되어 있다 보니 아무리 심각한 장면이라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는 게 작가의 필력이 모자란 건지 필자의 감정이 메말랐는지 헷갈리게 하였군요.

  1. 1, 이건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걸 유념 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월드 티처 3 - S Novel+
네코 코이치 지음, Nardack 그림, 이승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리우스와 은랑족 남매가 마법학교에 입학한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무능력과 수인족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처음엔 마음앓이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우르르 몰려다니는 남매의 추종자들이 생겼고, 리스라는 친구를 얻었습니다. 참고로 리스는 시리우스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미궁 던전이 개방되는 날, 10층으로 이뤄진 이곳은 학생들에게 실전 감각을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시리우스와 은랑족 남매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쯤 도시 전반에 불온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선혈의 드래곤이라는 살인귀 집단이 학교에 잠입 하면서 시리우스와 학교 관계자들을 긴장 시키게 되는데요. 그런데 보통 이런 플래그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주인공이나 주인공 측근과 연결이 되죠. 아닌 게 아니라 귀족의 도발을 받아들여 시리우스를 뺀 은랑족 남매와 리스가 던전에 내려가면서 기정사실이 되어 가고 마지막 층에서 선혈의 드래곤과의 만남으로 여봐란 듯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리고 성장에는 반드시 필요한 패배의 아픔을 은랑족 남매도 느껴 봤으면 했던 시리우스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1)에서 진행되는 선혈의 드래곤과 은랑족 남매+리스의 전투는 일방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은랑족 남매와 리스가 이겼다면 클리셰가 되었겠죠. 그런데 읽는 입장에서도 패배를 맛봐야 했던 건 일러스트가 도와주지 않는 상태여서 그런지 뭔가 싸우긴 하는데 밋밋합니다. 왜 그럴까... 위기에 빠진 히로인(에밀리아+리스)을 구출하는 건 주인공 몫이다라서 그랬던 걸까요. 이런 식의 스토리를 어디선가 많이 봤는데 말입니다. 결국 어디로 이어지든 클리셰....

 

두 번째 이야기는 리스의 출생의 비밀입니다. 시리우스와 마찬가지로 귀족의 사생아로써 몰래 키워지고 있었던 리스는 사실 왕족이었습니다. 왕족은 왕족인데 평민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어머니와 살다 10살이 되던 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왕의 부름을 받아 왕도로 왔으나 적응 하지 못했고 이복 언니의 도움으로 학교에 입학하여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었던 비련의 히로인이라는게 밝혀지는데요. 여기까지는 약간 뜬금 없었지만 흔한 판타지 설정이라 괜찮았습니다.

 

여담으로 리스는 시리우스를 매우 좋아합니다. 일단 리스도 히로인 포지션이니까 당연하겠죠. 2년 전 못된 귀족에게서 자신을 구출해줬고 틀에 박힌 마법 개념을 타파하고 정령에 관련해서 자신을 단련까지 해준데다 맛있는 음식까지 해주다 보니 지금은 헤롱헤롱한 상태까지 진화(?) 했습니다. 그동안 시리우스 곁에 에밀리아가 있어서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감정을 가둬둔 둑이 무너지면서 얇은 책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를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그런 그 리스가 귀족과의 결혼에 얽히게 되면서 대파란을 불러옵니다. 이런 이야기는 옛날에 단골 소재로 쓰였기도 하였죠. 아침 드라마에서 좋아하는 남자가 있음에도 집안끼리의 결혼에 이끌려 가다가 결혼식장에서 진짜 사랑하는 남자의 손을 잡고 도망가는 장면, 비단 이런 소재는 드라마만이 아니라 CF로 나오기도 하였죠. 이런 장면이 리스에게도 펼쳐집니다.라고 했지만 조금 틀린 게 진짜 결혼은 언니(공주)의 몫이었지만 생면부지의 땅에 도착하여 마음을 열게 해주었던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집안 사정으로 결혼해야 된다는 것에 아픔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뛰어든 결과는 헛다리였습니다.라며 이야기가 마구 꼬여 갑니다.

 

여튼 결론은 미궁 던전과 리스 에피소드는 히로인을 구출하는 주인공의 멋진 모습을 동경하는 여자애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순정 만화였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작품이었겠지만 필자에겐 그 과정이 너무 노골적이고 밋밋하다는 것이 정말로 옥에 티가 아닐 수 없었는데요. 최강의 마법사라는 타이틀과 많은 정보력을 가진 학교 교장이라는 인간(아니 엘프)이 선혈의 드래곤이 학교에 잠입할 동안 뭐 했는가, 주인공 일행이 별 어려움 없이 왕궁 파티장에 숨어들 정도로 허술한 왕궁의 치안 관리, 여바란 듯 먼치킨 주인공이 나서서 다 해 먹은 상황과 호감도가 급상승하는 히로인등..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답게 참 편안하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가족이라는 소중함을 일깨워 갑니다. 하지만 어째 자꾸 디스 하게 되는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딸을 딸이라 부르지 못했던 상황은 시리우스의 활약으로 좋게 좋게 마무리되어 가지만 너무 마니악 하고 작위적으로 흘러갑니다. 비교적 진지한 가족애를 다뤘던 책벌레의 하극상 3권과 비교했을 때 이 작품은 꿈에서나 이뤄질 수 있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닐까 했습니다.

 

왕이 변장해서 딸과 마을 축제에 나간다거나 공주(리스 언니)가 호위 기사와 팔짱 끼고 돌아다니면서 아무 음식이나 집어먹는 건 왕이나 딸(리스 언니)에게나 있을 수 없는 일이겠죠. 거들먹 거리지 않는건 좋았으나 마치 누구나 원했던 엔딩을 그릴려는 듯 너무 상식을 깨는 모습은 괴리감만 불러 왔습니다. 귀족의 위엄이 살아 있고 계급 사회가 뚜렷한 이세계에서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2권이 그나마 귀족 같은 계급사회를 잘 풍자하여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3권에서 다 말아 먹으니 허탈하기 그지없었군요.

거기다 이야기도 너무 노골적으로 옛날 단골 소재를 우려먹는 듯해서 많이 식상했습니다. 

  1. 1, 이때 시리우스는 선혈의 드래곤이 잠입 했는지 아직 모르는 상태였음
    은랑족 남매와 리스는 귀족을 상대로 던전 클리어 내기중이었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책벌레의 하극상 제1부 병사의 딸 3 (일반판)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김봄 옮김 / 길찾기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벤노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실신하여 상업 길드장 집에 업혀간 마인에게 내려진 시한 선고, 마인이 앓고 있는 병은 '신식'이라는 희귀한 병으로서 열이 온몸으로 침식하여 의식을 먹어 치움으로써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이 병은 치료제가 없습니다. 치료방법은 귀족만이 가지고 있다는 어떤 마법도구로써 이 도구로 정기적으로 열을 빼주지 않으면 보통의 아이의 경우 발병하고 4~5살이 되기 전에 사망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번엔 어찌어찌 프리다(1) 덕분에 신식을 가라앉혔지만 뚜껑을 덮어 영구적으로 막은 게 아닌 그냥 병을 약간 덜어낸 것뿐이어서 1년 후 재발할 것이라는 사망선고가 내려집니다. 감기처럼 치료제도 없고 방법도 없습니다. 그저 감기약처럼 마법도구로 잠깐 가라앉혀 놓는 것뿐, 그리고 그 마법도구는 귀족 전유물이고 가격 또한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싸 마인의 집처럼 평민이 매번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돈이 있다고 해도 귀족이 생판 남인 평민을 위해 내놓지도 않습니다.

 

중세 시대를 모티브로 해서 그런지 이번 3권에서 귀족과 평민간 계급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귀족이 다니는 공간에 들어갔다간 뼈도 못 추린다거나, 귀족의 아이인 줄 알았더니 평민의 아이라고 밝혀지자 개가 되는 신전 관리자, 자신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의 명령이나 초대엔 거부할 권리가 없다는 것 등등 정말 구독 연령층이 조금이라도 높았다면 한순간에 시리어스 해졌지 않나 했군요.

 

여튼 마인이 살 방법은 마법도구를 가진 귀족과 계약하여 후첩이나 노예로 들어가는 것뿐, 마을에서 유력자라고 하는 길드장의 손녀 프리다마저도 귀족의 후첩(2)이라고 했으니 마인의 경우는 정말 암담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1년 동안 가족 곁에 지내다 죽을 것인지 아니면 귀족에게 팔려가 산 게 산 게 아닌 죽을 때까지 혹사당할 것인지 결정의 때가 왔지만 마인(우라노)은 가족과 지내다 죽길 희망합니다. 우라노가 마인의 몸에 깃들고 여기 온 지도 벌써 2년이나 지났군요. 정들면 고향이라고 이제야 지금의 가족과 정이 들었는데라고 되뇌는 마인(우라노)의 마음은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3권의 표지는 의미하는 바가 상당히 큽니다. 1~2권은 마인만 등장해서 그녀가 종이를 만들고 책을 만들려는 어필성이 컸다면 이번 3권은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표지가 밝아서 더 애잔하게 하는데 사망선고를 받은 날 불치병을 앓는 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버지는 차마 목놓아 울지 못하고 술로 밤을 지세웠습니다. 동생의 안타까운 상황에 어쩌지 못하고 그저 안아줄 수밖에 없는 투리(언니)의 마음은 애잔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마인은 덤 같은 인생이라며 죽음을 받아들이며 여전히 평소와 같이 루츠와 종이도 만들고 벤노와 상품 이야기로 으르렁거리며 지내길 6개월, 드디어 마인에게도 세례식이 받는 날이 왔습니다. 그리고 세례식을 받기 위해 들린 신전에서 뜻밖의 물건과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마인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오는데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가족과 지내며 유유자적 죽을 날만을 기다려온 마인에게 솟아날 구멍은 구멍인데 최악의 시련도 함께 찾아옵니다.

 

1권이 새로운 삶을 주제로 했다면 3권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그리고 있지 않나 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마인과 그런 그녀를 고이 보내주려는지 모든 게 밝혀진 이후 병에 대해 전혀 언급을 안 하는 일상생활, 마치 현실에서 의료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환자를 마지막으로 가족의 곁에서 지내게 하는 그런 느낌었다랄까요. 다만 너무 차분해서 애가 곧 죽을 사람과 가족이 맞나 싶은 게 오히려 위화감이 더 컸긴 합니다.

 

하지만 6개월 후 솟아날 구멍을 찾아 신전에 들린 마인의 가족에게 찾아온 최대의 시련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응당 가족은 이런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계급사회와 권력이라는 부조리에 맞서 아버지는 딸을 위해 목숨을 마다하지 않고, 딸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악이 되는 걸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마인이 앓고 있다는 신식의 비밀, 그럼으로써 예상되는 앞 날... 작가가 단계적으로 이야기를 진행 시키는 능력이 대단했습니다.

 

여튼 이거 말고도 450페이지나 되는 꽤 긴 에피소드다 보니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에 이대로 성장한다면 마인의 남편이 될지 모를 루츠의 성장이 굉장히 눈부십니다. 종이 제작에 휘둘리고 걷는 건지 서있는 건지도 모를 마인을 위해 악착같이 보조를 맞춰주고 쓰러지면 업어주고 챙겨주는 루츠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불평하나 하지 않고 묵묵히 곁에 서 있어주는 루츠, 마인의 조언이 있긴 했지만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며 조금식 자신의 길을 닦아가는 모습은 대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마인은 부쩍 귀여워졌습니다. 작가가 필력이 늘었는지 마인의 표현을 세세하게 잘 했더군요. 우리 딸의 라티나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체력이 없어 허덕이거나 풀석 주저 않는 등 마인 특유의 귀여움은 있어 보였습니다. 상인 벤노와 접촉한 이후 노하우를 전수받아 본격적으로 상인으로써 눈을 떠가며 손해를 보기도 하고 아버지가 평생 일해도 못 벌 돈을 이전 생의 지혜를 팔아 손에 넣기도 하고 과자나 종이 기술을 전파해주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이쪽 세계의 발전에 노력을 하지만 기득권 세력과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아 마인이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지 않을까 내심 초사하는 벤노가 애간장 태우는 게 또 별미입니다.

 

어린애(마인)가 어른들도 생각하지 못한 지혜를 짜내는 것에 위화감이 없잖아 있지만 적잖이 허점을 만들어 놓으면서, 가령 만드는 재료는 알고 있지만 이게 만들어졌을 때 가져올 파장은 예상하지 못한다던가, 최악의 경우 기득권 세력에 납치되 죽을 수 있다는 전재를 깔아둠으로써 이세계 전생 먼치킨이라는 선을 사전에 봉쇄하기도 해서 일을 크게 벌이지 않는 작가의 노력도 엿 볼 수 있었군요.

 

마인이 앓고 있는 신식이라는 병으로 인한 시리어스 한 내용을 빼면 유유자적 중세 시대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 놔서 사실 무미건조해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마인(우라노)이 이쪽 세계엔 없는 우라노 시절의 지혜를 짜내 물건을 만들고 팔고 사람들에게서 '우와!' 같은 마치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에게 구구단의 답을 알려 줬을 때의 반응이 재미있을 리는 없겠죠. 하지만 묘하게 끌렸습니다. 왜 그럴까 아마 마인의 가족애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세상이 다 적일지라도 나만은 너의 편이 되어주는 가족이라는 이야기가 굉장히 와 닿았군요. 

 

  1. 1, 상업 길드의 길드장 손녀, 마인은 길드장의 중개로 만나 친구가됨
    프리다 또한 신식을 앓고 있지만 돈 많은 할애비(길드장) 덕분에 목숨은 부지중이나...
  2. 2, 프리다도 마인과 마찬가지로 신식을 앓고 있지만 마을에서 유력자인 할애비(길드장)도 겨우 인맥과 재력을 동원하여 간신히 마법도구를 구입할 정도였고, 마법도구를 판매한 귀족은 그 댓가로 프리다가 성인이 되면 자신의 후첩으로 들일 것을 요구 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최신 게임은 진짜 끝내주네 1 - Extreme Novel
우키세 쿠사코 지음, 우에다 료 그림, 한신남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은 VRMMORPG 완전 다이브형 온라인 게임 <어나더 월드>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그 유명한 소드 아트 온라인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소아온과 비슷하다고 해서 내용도 비슷하지는 않으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여튼 근래에 들어 조금식 이런 식의 온라인 게임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 조금식 나오고 있어서 흥미가 돋아 이 도서를 신청하게 되었는데요.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 '케이오스'는 클로즈 베타 테스터에 합격되어 접속한 후 AI 테미스의 협조를 받아 게임을 알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필자는 이 도서를 신청할때 소아온보다 게임을 빙자한 이세계물인줄 알았습니다. 게임을 주제로 하곤 있다지만 현실에서 별 볼일 없는 주인공이 소환되어 뭔가의 계기로 먼치킨이 되거나 그에 상응하는 성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나 했습니다. 거기다 라이트 노벨이라는 장르에서 거의 정석으로 자리 잡다 시피 한 이세계든 게임이든 캐릭터를 만들고 메인 퀘스트를 클리어해가고, 위기에 처한 NPC들을 구해주면서 조금식 레벨업을 하면서 스킬을 입수하고 성장하는, 이 과정에서 다른 플레이어(99% 확률로 여성)를 구해주고 파티를 짠다거나 NPC라도 주인공에게 반해서 하렘을 구성하는 등 뭔가 인생에서 있어서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같은...

 

그런 거 없다.

 

찢어진 눈 험악한 표정 덕분에 주인공 케이오스는 초등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친구하나 없는 데다 내성적인 성격까지 더해져 인간관계는 전무, 그런 그에게 어나더 월드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를 버렸습니다. 요즘 핫한 어나더 월드를 주제로 해서 친구를 사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거 없다.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NPC에 감동해서 핀트가 어긋난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AI 테미스(표지 모델)가 손을 잡아주자 얼굴이 빨개지기도 하고.. 이쯤 되면 동정을 넘어서서 인간으로써 실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쌍한 장면이 이어집니다.

 

이 작품의 장점은 굴곡이 없습니다. 전형적인 온라인 게임을 플레이해가듯 시간 나면 접속해서 몬스터를 쓰러트리고 레벨업하고 소재를 팔아서 장비를 마련하고 파티를 짜서 퀘스트를 클리어한다던지 때론 솔플로 돌아다닌다던지 그러다 NPC와 주절주절 지식을 전파하면서 대단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유령 여자애의 성불을 도와주면서 조금은 찡하게 하기도 하고... 어... 또 뭐 있노.. 없나... 아!! 진행이 주인공 1인칭으로 진행되다가 한 개의 에피소드가 끝나면 NPC 입장에서의 시각으로 같은 장면이 리플레이 해주는데 제삼자나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주인공이 어떻게 비춰지나 같은 건 신선했습니다.

 

단점은 죽으면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긴장감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거기다 위에서 주인공 시각 말고 NPC 시각으로도 진행이 된다고 하였는데 이게 주인공 시각이 끝나면 반드시 NPC 시각으로도 이야기가 시작되는지라(1) 처음엔 신선했지만 갈수록 무미건조해집니다. 주인공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건 좋은데 착각으로 죄다 영웅시해서 뚱딴지같았고요. 거기다 NPC 비중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의 절반 이상을 NPC들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무방한데 특히 후반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주인공은 버려짐...

 

그렇다 보니 이 작품의 제목인 '최신 게임은 진짜 끝내주네'라는 누구의 기준으로 삼았는지 도통 모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게 게임인지 그냥 판타지 세계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게임을 주제로 했으면 그 주제에 맞게 주인공이 플레이하면서 여러 가지를 발견하고 숨겨진 이야기라던가 배경과 NPC들의 정교한 퀄리티를 찬양하던지 해야 될 텐데 그냥 겉절이입니다. 작가가 NPC의 활약으로 게임을 어필하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게 아닐까 했습니다.

 

이세계 전생물에 지쳐 있다면 이런 작품도 괜찮을 겁니다. 존재감 없는 주인공과 NPC들이 다 해 먹는 세계관, 히로인이 AI 테미스라는 웃어야 될지 울어야 될지 미묘한 상황, 주인공이 레벨업은 하는데 장면은 나오지 않는 희한함, NPC와 대화하는데도 쑥스러워하는 주인공, 커뮤니케이션 장애로 인해 여전히 인간관계 무라는 겁나 불쌍한 인생 등등...

 

인신매매나 입에 담지 못할 육/욕이라는 다소 상스러운 상황 같은 인간의 해악을 가미한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이었긴 한데 종합적인 평가는 2권이 나와봐야 내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클로즈 베타가 끝나고 오픈 베타가 시작되는 2권이 진짜 이야기 같은데... 하지만 1권이 이래서 2권이 발매될지는 아리송 하군요. ex노블은 비인기작도 느릿하게나마 후속권을 내주긴 하지만 이 작품은 도저히...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ex노블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ex노블에 감사를 드립니다.

  1. 1, 그러니까 A~B의 구간이 끝나면 C로 가는게 아니라 A~B 구간을 NPC 시각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흔해빠진 직업으로 세계최강 3 - L Novel
시라코메 료 지음, 타카야Ki 그림, 김덕진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똥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안 좋군요. 여튼 왼쪽이 주인공 본처이자 300살 먹은 흡혈귀 유에, 중간이 우리의 주인공 만사가 불만인 거 같은 표정으로 내 적이 된다면 누가 되었든 죽이겠다며 으르렁 거리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그의 반 클래스메이트가 표현하길 중2병, 오른쪽 토끼 귀는 주인공 후처 토끼족 시아, 격세유전으로 쉽게 말해서 돌연변이로 태어나 토끼 속성이면서 괴력을 뿜어내는 헐크 같은 존재, 제일 오른쪽이 이번에 등장하는 주인공 첩이 될 용인족 티오, 주인공에게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라이센 대미궁을 클리어하고 중력 마법을 손에 넣은 하지메 일행, 다음 목적지는 그류엔 대화산이지만 그전에 대륙에서 유명하다는 중립 상업 도시 '휴렌'에 들러 보기로 하고 여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휴렌에 도착했지만 양손의 꽃이 말썽이 되어 트러블에 휘말리고 또 그걸 이용하여 하지메에게 어떤 의뢰를 부탁하는 길드 지부장, 생각 같아서는 다 갈겨 버리고 싶지만 유에와 시아에게 신분증도 만들어 주어야 하고 괜히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마을에 체류하기도 힘들 거 같아 의뢰를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의뢰의 내용은 북부 산악지대에 마물 관련으로 출장 갔던 모험가들이 행방불명 되었으니 알아봐 달라는 거였지만 속내는 거기에 따라간 귀족 자제의 생사 여부 확인이었습니다. 의뢰를 받아들여 북부 호수의 마을 '우르'에 도착한 하지메는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코' 선생님(이하 아이코)을 위시한 몇 명의 반 친구들이 와 있었던 것, 하지메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벌써 4개월이나 지났군요. 모두들(1) 하지메가 죽었다고 여기며 충격에 빠졌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자신들의 본분에 충실히 하려던 그때 하지메가 양손에 꽃을 들고 백발이 된 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참 거식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무능이라 괄시하고 히야마 패거리가 하지메를 괴롭힐 때도 못 본척하던 것들이 그가 나락에 떨어지자 멋대로 죽었다고 판단하곤 '우리 충격받았습니다.' 라며 마치 친구를 생각하는 착한 캐릭터 코스프레로 지냈던 것도 그렇고, 이젠 누구도 당해내지 못할 존재로 성장하자 눈치 살피는 꼴이 정말로 가관이었는데요. 그런 그들에게 하지메 왈: '나에 대해 신경 꺼라, 죽는다!'로 일갈하는 게 꽤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여튼 우르 마을에서 밭을 개량해주고 있었던 아이코는 2주 전부터 보이지 않는 제자 '시미즈'라는 녀석을 찾던 중 하지메를 만나 같이 북부 산악지대에 가게 되는데요. 여기서 반 친구들이 전날 하지메가 보였던 힘에 기대는 꼴이 좀 웃프게 다가 옵니다. 그동안 무시했으면서...  그쯤 그 시미즈라는 녀석은 북구 산악지대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었는데요. 시미즈는 2권 에필로그에서 용사에 대해 이거저거 불만에 빠져 주절주절 거리며 뭔가 복선을 투하할 거같았던 인물로 이번 3권에서는 삐뚤어진 마음에 더해 마족의 꾐에 빠져 몬스터 대군을 이끌고 우르 마을을 습격해옵니다.

 

여담으로 사실 시미즈는 하지메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아닐까 했습니다. 현실에서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한, 이세계로 소환되었어도 관심받지 못하자 결국 마족과 손을 잡고 이러면 용사보다 더 잘난 나를 다들 봐주겠지 하는 마음에 몬스터 대군을 이끌고 자신을 어필하려고 했던,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든 말든 상관없었습니다. 사실 노력해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습니다. 하지만 시미즈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다기보다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 좌절하여 넘지 말아야 될 강을 넘고 말았습니다. 하지메와 비교해서 여러모로 생각하게 만든 인물이었군요.

 

용인족 티오 합류, 하지메와의 첫 만남은 북부 산악지대였습니다. 정신 나간 시미즈의 세뇌로 최강의 공격 머신이 되어 하지메 일행을 공격 해왔지만 하지메에게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 신세계를 경험한 후 진성 M이 되어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올해 500살, 하지메가 오르크스 대미궁에서 들었던 신의 장난의 최대 피해자, 원래 티오는 용인족 최강자이었으나 하지메 일행이 이세계로 소환되었을 때 그 파동을 감지하고 조사차 왔으나 세상모르고 꿀잠자다 시미즈에게 하루 종일 세뇌되어 자기도 모르게 날뛰다 진성 M으로 각성해버린...

 

그리고 새로운 히로인 '아이코'의 등장, 올해 25세로 반 전체가 이세계로 넘어올 때 휩쓸려 같이 넘어와 농지 개량 등등 농업에 관련된 초레어 능력을 얻는 바람에 매일 혹사당하고 있는 조그마한 체구의 여 선생님입니다. 선생이라는 포지션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학생들을 늘 옳은 길로 인도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문제는 그녀의 말은 듣기에 따라 위선으로 비친다는 것이군요. 하지만 성급한 훈계가 아닌 곱씹어 보면 바른길로 인도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 삐뚤어진 하지메도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학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하고 부당한 대우에 발 벗고 나서서 개선해주는 등 참으로 억척같은 아이코, 시미지가 몰고 온 몬스터 대군을 맞이하여 하지메를 아군으로 붙들어 몬스터 대군을 막아내는데 성공하였지만 자신의 섣부른 행동 때문에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게 되고 원래는 자신이 뒤집어 써야될 죄를 하지메가 뒤집어썼다는 걸 알게 된 순간, 가슴에 두 방망이질이 시작됩니다.

 

조금은 문제 있는 주인공 성격, 천성은 속일 수 없다고 착해 빠졌던 하지메는 인간에게 배신 당하고 나락으로 떨어져 인간이길 포기하고 나를 막는 자는 누구든 다 죽이겠다며 으르렁 거렸던 것이 유에를 만나고, 시아를 만나고, 아이코를 만나 선의와 따뜻한 마음을 접하면서 처음 성격으로 되돌아가는 하지메 구시렁거리며 도와주고 싫다면서 응석을 받아주고... 이것은 착한 주인공의 포지션을 작가가 버리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사실 타인을 일절 도와주지 않고 나만의 사도의 길을 가겠다고 정했으면 일관되게 갔으면 어땠을까 싶은 게 이 부분은 많이 아쉬웠군요.

 

이 외에도 소소한 이야기가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에 읽는 사람 역린을 살살 건드려 이마에 핏대 세우게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요. 가령 남정네들이 유에와 시아를 음흉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표현이라던가, 상인이 시아를 팔아 달라고 하지메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하는 거라던가, 휴렌에서 돼지같이 생긴 귀족이 유에와 시아에게 찝쩍대는 거라던가, 하지만 유쾌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영 좋지 못한 곳을 관통 당하고(벌써 세 번 언급하는 거 같은데..) 진성 M이 되어 하악하악 거리는 티오라던지 하지메와 기정사실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시아의 처절한 몸부림이 상당히 재미있고, 유에 바라기인 하지메는 한사코 거절하는 게 여간 웃긴 게 아닙니다.

 

시미즈와 티오의 출연으로 조금식 신과 마족과 관련된 복선이 투하되며 이야기가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하는군요.


 

  1. 1, 하지메가 다니던 학교, 한 반 전체가 이세계로 소환 당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