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전생한 대성녀는 성녀임을 숨긴다 03 - S Novel+ ㅣ 전생한 대성녀는 성녀임을 숨긴다 3
토야 지음, chibi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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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전생에서 오라버니들과 마왕 때려잡으러 갔다가 버림받고 비명횡사한 대성녀의 이야기입니다. 죽기 전에 환생하면 눈에 띄지 말라는 마왕 꼬봉 사천왕의 협박이 있어서 환생 후 대성녀임을 숨기고 살고 있죠. 대성녀가 그깟 사천왕을 두려워하다니 아직 내공이 부족 하구나, 여주는 협박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근데 300년 만에 환생하고 보니 버림받아 비명횡사한 사건은 어디 가고 어째서인지 있지도 않았던 용사와 맺어져 잘 살다가 제명에 죽었다는 전승이 내려오고 있지 뭡니까. 필자 같았으면 이 울분을 주체 못 해서 새로운 마왕에 등극할 자신이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본 작품의 여주(전생 대성녀)는 그냥 백치미를 자랑하는, 좋게 말하면 노긍정 선생(무한도전 참조)에 빙의해서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사천왕의 협박으로 쥐 죽은 듯이 살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현실은 그 마음과는 반대로 입과 몸은 내가 대성녀라 떠벌리고 다닙니다. 어딜 봐도 대성녀 같은 기품은 찾아볼 수가 없고, 오해를 부르는 실언은 패시브로 작동 중입니다. 그로 인해 소동에 휘말리고. 300년 전에 누군지 모르겠지만(아마 오라비들이 했겠지) 대성녀를 신격화 해놔서 온 국민이 아직도 대성녀 앓이 중이고, 언제 다시 나타나 주실지 손꼽아 기다립니다. 15살이 되어 취직 자리로 기사단에 입단했더니 남자 캐릭터들이 바글바글 여주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네, 본 작품은 역하렘물입니다. 대성녀가 나온다고 해서 모험, 여행, 위기 따위는 없고, 온통 연애로만 도배되어 있죠. 여주의 실언으로 인해 그녀가 대성녀 환생 아닐까 의심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이번 3권에서는 300년 전 대성녀 호위 기사였던 청기사의 고향을 찾습니다(300년 전 여주가 버림받을 때 뭐 하고 있었길래). 현재는 여주가 몸담고 있는 기사단 단장이 영주로 있습니다. 사실 여주가 찾고 싶어서 찾아간 건 아니고 단장이 같이 가자 해서 갔습니다(맞나? 생각이 안 나네). 다 큰 성인이 15살 새파란 여자애한테 내 영지에 같이 가자니 뭔가 드라마라도 찍으려고 그러나. 근데 다른 기사단 단장들도 따라옵니다. 그동안(라고 해봐야 앞 1~2권) 여러 기사단에 민폐를 좀 끼쳤고, 그게 인연이 되어 단장들을 만나고 있는데 기사단을 이끄는 단장이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할 일 없나? 단장 영지에 도착해 보니 분위기가 쎄합니다. 보통 영주가 오면 아는 채라도 해야 하는데 주민들은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죠. 이유가 있는데 아주 골 때립니다. 이건 이야기가 길어지니 패스하고. 단장은 여주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죠. 주민들과 서먹서먹한 관계를 니 힘으로 좀 풀어줘라고 오더를 넣습니다. 사고만 치는 여주에게 뭘 바라는 건지. 아무튼 선대 영주가 뭔가 안 좋은 짓을 했나 봅니다. 부창부수라고 영주 와이프(단장 엄마)는 인종 차별까지 해댔던 터라 10년이 지나도 분위기가 곱창 난 상태입니다. 단장(지금의 영주)이 유화 정책을 펼치고 난 무섭지 않은 사람이라며 먼저 다가가도 주민들은 못 믿겠는데? 하며 상대도 안 해줍니다. 중세 시대였다면 이들 다 참수되지 않나? 귀족 사회를 다루는 이 작품에서 영주가 무릎 꿇고 도게자를 해야 하나? 딱 그런 분위기를 풍깁니다. 사람(영주) 너무 얕보는 거 같은데의 느낌이 강하죠. 애들도 영주를 무시할 정도입니다.



여주는 이걸 해결해야 합니다. 뭐 어떻게? 니가 나가서 니 순수한 마음으로 어떻게 설득할 수 없을까? 강요는 하지 않을게라고 합니다. 이미 입 밖에 나온 시점에서 강요이자 압박인데. 단장은 여주 직속상관이거든요.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여주의 머리색이 300년 전 대성녀 머리색과 완전히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비슷한 머리색을 가진 아이들은 많이 태어났지만 일치하는 색은 여주가 유일하죠. 지금의 성녀들(무쓸모)도 대성녀의 머리색을 고집하고, 가까울수록 강한 권력을 가질 정도입니다. 대체 대성녀를 얼마나 신격화 해놨으면 이럴까. 아무튼 이 머리색 덕분인지 마을 사람들은 여주만큼은 받아들이기 시작하죠. 내 이럴 줄 알았음 그런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단장이 나랑 같이 가자 할 때부터 뭔가 소동에 휘말릴 거고, 그걸 해결하는 건 여주겠지 그런 느낌이 초반부터 들죠. 단장의 영지는 300년 전 대성녀가 직접 찾아와서 굽어살폈다고 다른 곳보다 더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호위 기사의 고향이기도 하고요. 이런 곳에서 쫄랑쫄랑 돌아다니는 여주. 그럴 때마다 따라붙는 단장들, 풋풋한 연애 청춘 드라마 같다기 보다 다 큰 남자들이 빼빼 마른 15살 여자애 쫓아다닌다는 호러 느낌이 강했습니다. 아니 그보다 여주에게 민심 돌리라 해놓고 너 님들은 뭐 하고 있는 걸까. 마을 입구에 마물이 나타나서 애들을 잡아먹으려고 합니다. 단장들이 달려가서 구했고, 구해서 부모에게 인계하니 애를 빼앗듯이 받아들고 우리 애 건들지 말라는 소리 듣습니다. 영주의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10년 전 앙금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맺으며: 여주의 백치미는 풋풋함 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신경을 긁습니다. 자기가 내뱉은 말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끼치는지 전혀 고려치 않고, 그에 따른 후폭풍이 불어도 이게 그렇게 발전할 일인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한마디로 죄책감과 반성이 없습니다. 상대가 덕담을 하면 반대로 알아 들어서 이야기를 와전 시키고, 방금 전에 이 땅 역사에 대해 배웠으면서(10년 전 어떤 사건), 애들이 왜 영주(단장)를 싫어하지?라고 반문합니다. 아님 어른들만 영주와 반목하고 이후 태어난 애들은 10년 전 사건과 관련이 없을 거라 여긴 건지. 대성녀 신앙의 핵심인 곳에서 사람들이 여주(머리색)를 보며 놀라는데 왜 놀라지?라며 분위기 파악 못하고, 300년 동안 대성녀가 태어나지 않았다고 들었으면, 자기 머리색이 대성녀와 일치한다고 들었으면 조심해야 되지 않나, 그런 거 없고 왜 놀라지 이러고 다닙니다. 대성녀 = 여주인 상황으로 발전 중인데 남 일처럼. 이런 이야기가 나무나 가볍고 어이없어서 이야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민들이 영주(단장)를 무슨 도적단 두목으로 보듯이 깔보고 하대하듯이 대하는데 단장(영주)의 그릇은 크구나 이러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영주(단장)가 애들을 구해줬으면 최소 고맙다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되레 욕을 하고, 여주는 남친(단장)이 이유 없이(죄는 단장 부모가 저질렀음에도) 욕먹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 합니다. 물론 단장에겐 가만히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지만 도서 절반이나 진행되었는데도 인식 개선한 건 하나도 없고. 그러다 또 입 나불나불 대다 주민들에게 대성녀라는 정체가 발각될 위기에 빠지는 어이없음은 필자로 하여금 도서를 덮어 버리게 하였습니다(e북이라서 앱 꺼버림).



필자가 살면서 두 번째로(아니 세 번째인가) 끝까지 못 읽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직 3권째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성녀나 기사(여주 직업)의 본분보다는 뭔가 이질감만 감도는 연애에 더 중점을 두고, 여주가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단장들은 호러에 가까웠습니다. 여주 입장에서는 이게 연애인지조차 자각이 없고, 단장들도 여주를 연애의 대상으로는 안 보고 있지만 분위기가 연애 분위기인데 아니라고 해봐야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비슷한 나이대로 하든가, 아님 여주를 대성녀에 맞는 기품을 조금이라도 보여주게 하든가, 10살짜리 애가 아이 특유의 악의 없는 장난을 저지르는 걸 보는 듯한 이질감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왜 1~2권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지 못한 걸까 싶을 정도로 3권은 좀. 더 견디기 힘들었던 건 여주의 백치미였군요. 기억력과 정신에 문제 있는 트러블 메이커가 도무지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 이번 3권에서 하차하기로 했습니다. 인기가 없으면 칼같이 후속권 내주지 않는 출판사에서 8권이나 정발 된 거 보면 나름 잘 팔리는 거 같은데, 필자와는 맞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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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용사형에 처함 1 ㅣ 용사형에 처함 1
로켓 상회 / NT노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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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자이로'는 용사입니다. 현재 마왕 현상으로 생겨난 마(魔)의 존재들과 싸우고 있죠. 마왕 현상은 생물을 침식하여 괴물로 만들어서 인간들을 공격하게 합니다. 뭔가 확 와닿지가 않겠지만, 요컨대 좀비 같은 거라 보면 되겠군요. 물어서 감염 시키고, 공기로 감염 시키고, 언어로 감염 시키고 종류는 다양합니다. 주변 모든 생물이 대상이 되며, 물리치려면 본체가 되는 마왕 현상을 퇴치해야만 하는데, 문제는 당연하게도 퇴치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류는 고기 방패를 만들기로 했죠. 그게 용사들입니다. 이 작품에서 흥미 포인트가 이것이죠. 이 작품에서 용사라는 개념은 판타지에서 으레 등장하는 선(善)에 충만한 용사가 아니라 범죄자들을 가리킵니다. 몸에 각인(성인)을 찍어 힘을 발현 시키고, 사지가 오체분시 된다 하여도 주워 모아 붙여 되살려서 전장에 내보냅니다. 범죄자니까 그래도 된다는 논리를 보이죠. 그럴수록 대상자는 기억을 잃어가고 뭔가를 잃어갑니다. 종국에는 그저 살육 기계로 살아갈 뿐이죠. 주인공 자이로도 용사가 되어 최전선에 보내졌고 현재 상황이 좋지가 않습니다. 마왕 현상으로 좀비 같은 걸로 변한 생물들은 성기사(현역 주력군)들을 궤멸 시켜버렸습니다. 남은 잔존 병력은 후퇴할 생각도 없이 명예롭게 죽겠다며 배수의 진을 칩니다. 주인공은 후방에서 도망갈지 잔존 병력을 구하러 갈지 선택해야 합니다. 그때 동료가 관짝 하나를 줏어 옵니다. 그 안에는 소녀가 자고 있었죠.



12명의 여신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여신은 천상의 존재가 아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유적에서 발굴이 되죠. 이 작품에서 여신의 존재는, 왜 흔히 있잖아요. 여느 작품에서 주인공이 소녀형 로봇을 깨워 주인이 된다든지, 토지신(소녀형)과 계약을 맺는다든지. 그런 존재입니다. 인류는 이때까지 3차례에 걸쳐 마왕 현상과 싸웠고, 그때마다 용사를 고기 방패로 세우고, 성기사와 여신을 주축으로 해서 간신히 이겨왔습니다. 지금은 네 번째 현상이 일어나고 있죠. 주인공은 이 소녀가 어떤 존재인지 단박에 알아봅니다. 그래서 동료에게 제자리에 갖다 놓으라 했는데 늦었습니다. 소녀는 눈을 떠버렸고, 전황은 더욱 안 좋게 흘러가서 결국 여신과 계약을 맺습니다. 여기서 의문입니다. 신삥 여신이 왜 최전선에 관짝에 넣어져 운반되고 있었을까. 주인공과 여신을 만나게 해서 사태를 해결하는 클리셰일까? 반은 맞고 반은 아닙니다. 여신의 이름은 테오리타. 검(劍)의 속성을 가졌습니다. 여신이라는 존재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가치를 칭찬을 듣는 것에서 찾습니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어떤 어려운 일이든 하려 듭니다. 이것은 그녀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거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테오리타도 주인공에게 칭찬을 듣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을 하죠. 아무튼 지금은 고립된(배수의 진을 친) 성기사들을 구하러 가야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테오리타가 활약하는 걸 극도로 꺼리고 있습니다.



용사는 혐오와 차별의 대상입니다. 인권 따윈 없습니다. 성기사들은 용사들을 신뢰하지 않으며 동료로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용사는 그저 앞서가서 위력 정찰을 하고 물자를 보급하고, 제일 먼저 죽어 나가는 걸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군과 교회는 적을 끌어들이기 위해 용사들을 미끼로 던져 몰살 시키는 걸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살아남아 남을 구하는데 전력을 다하죠. 마치 진짜 용사처럼요. 한동안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위선적인 느낌도 있어서 몰입이 안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노력 덕분에 성기사들 사이에서 조금은 인정받기도 합니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엿볼 수 있었군요. 그러나 그의 그런 노력을 무색게 하는 일들이 일어나죠. 군부와 교회는 용사들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용사인 주인공이 여신과 계약을 맺은 건 더욱 안 좋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더욱 사지로 몰려가죠. 그때마다 전장에서의 경험과 테오리타의 힘을 빌려 어떻게든 위기를 넘겨 가는 게 흥미 포인트입니다. 인간들은 힘을 합쳐 마왕 현상과 맞서 싸워도 모자랄 판에 파벌을 나누고, 이상한 단체도 만듭니다. 그런 행동이 인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안중에도 없죠. 주인공과 테오리타는 그들의 희생양이 되어 갑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어째서 용사가 되었는가. 과거 주인공에게 계약을 맺은 여신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없습니다. 그의 손으로 떠나보내야 했거든요.



맺으며: 1권에서 많은 일들이 농축되어 있어서 리뷰에서 다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주인공과 테오리타의 사이가 진전되는 이야기도 흥미 포인트죠. 사람들을 구해 칭찬을 받으려는 테오리타에게서 주인공은 동족 혐오를 느끼고 있는데, 주인공도 존재 의의를 위해 무모한 행동을 많이 하죠. 테오리타에게서 자신의 행동이 엿보이니 계속 그녀를 거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이해를 하게 되고 친해지는 그런 이야기인데 이건 뭐 사실 클리셰의 범주라서 언급은 안 했군요. 아무튼 주인공은 왜 용사형에 처해졌나, 이건 2권 리뷰에서 생각나면 언급해 보겠습니다. 지금 언급할 수 있는 건 여신을 신격화(느낌은 아이돌화?) 하는 조직이 있고, 주인공은 그들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인데, 이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진행형이라는 것이군요. 어쨌거나 처음에는 대가 없는 희생을 하려는 주인공 때문에 다소 위선적으로 다가와 몰입이 안 되었습니다. 나 살기도 바쁜데 고립된 성기사단을 구하러 간다? 마침 여신(테오리타)과 계약했으니 망정이지 같은 다소 어이없음을 선보이죠. 문제는 그런 행동이 좋게 이어져서 구원받는 사람들이 있고, 주인공을 벌레보듯 했던 성기사 단장(히로인)이 정신 차리고 여주 자리 차지하려는 괘씸한 장면도 보여줍니다. 청춘 러브 코미디 없는 아포칼립스를 보여주나 했는데, 역시 이런 상황에서는 희망이 되는 사랑이 빠지면 섭하지 그런, 난감한? 테오리타는 그냥 천진난만한 애고요. 미운 7살인지 말도 잘 안 듣고. 마왕 현상이라는 아포칼립스 상황, 원만하게 성장해가는 인간관계, 인류의 존망이 걸렸다고 무슨 짓이든 하려는 인간들이라는 설정을 균형 있게 집필한 작가의 능력이 좋았던 1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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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리빌드 월드 8 - 상 - 제3심부 ㅣ 리빌드 월드 12
나후세 지음, 긴 그림, JYH 옮김 / 노블엔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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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많이 컸습니다. 슬럼가에서 성분이 의심스러운 빵을 씹으며 두들겨 맞고 뒷골목에서 거적때기 걸치고 잠들던 게 엊그제인데. 이젠 도시 통치기구와 헌터 조합인지 뭔지에서도 인정을 받는 등 인류 헌터로서 우뚝 섰죠. 월세지만 집도 장만했고, 인생의 낙은 목욕에서 온다는 듯이 목욕탕도 근사하게 만들었습니다. 밥 굶을 일도 없어졌죠. 7권에서 도시 간 호위 임무에서 죽을 둥 살 둥 굴러다닌 결과 헌터 랭크도 엄청 오르게 되었습니다. 명실공히 자타가 공인하는 헌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스폰서가 되기 위해 군수업체들은 겉몸이 달아가죠. 헌터계의 아이돌 같은 주인공이 우리 제품(무기, 무장)을 써준다? 질투하는 놈들(동종 업자들)이라도 좀 나와주면 재미있을 텐데 다들 자기 살 길 바쁜지 관심이 없군요. 그전에 주인공 실력을 알고 있어서 건드리지 않는 거지만요(조직 몇 개가 공중분해됨). 7권에서 장비 다 뿌사먹고 새로운 장비 얻을 동안의 휴식. 걸려오는 전화. 지도상(맵 장사)을 하는 '캐럴(이번 8권 히로인)'에게서 호위 의뢰가 들어옵니다. 캐럴과는 예전부터 인연이 있었고, 도움도 받았죠. 슬슬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야 되는 시점이기도 하고, '알파'의 의뢰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실력도 확인해야 돼서 캐럴의 의뢰를 받아들입니다. 실력을 확인하는데 호위 의뢰와 뭔 상관이냐고요? 그걸 확인하는데 돈(의뢰비 받아 해결)이 들어가거든요. 돈이 필요해서 받긴 했는데, 사실 받으면 안 되었습니다.



기껏 장만한 집이 폭발해버렸습니다. 기껏 돈 들여 개수한 목욕탕도 날아가 버렸습니다. 누가 한 짓이냐. 원인은 캐럴에게 있었죠. 위에서 그녀는 지도상이라고 언급했잖아요? 얘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여러 헌터들을 불사르고(침대에서) 얻어낸 정보와 헌터라면 누구나 탐내는 심층부 맵을 가지고 있는데요. 얘가 정보라면 사족을 못 써서 마구마구 긁어모았거든요? 밤 기술이 어찌나 좋은지 안 넘어가는 헌터가 없었고, 서큐버스처럼 이놈 저놈 가리지 않고 할짝할짝 거린 결과로 얻은 정보(맵 정보 포함)가 경쟁(적대 포함) 클랜 등에 넘어가면 큰일 나거든요? 그래서 눈 돌아간 헌터(상권에서 주모자는 안 나옴)가 죽어랏!! 하며 주인공 집을 뿌샀습니다. 왜 주인공 집을? 주인공이 캐럴에게 나도 근사한 목욕탕 있다고 했기 때문이죠(사실 호위 의뢰 때문이지만). 주인공은 캐럴과 목욕탕 두고 신경전 벌이고 있었거든요. 하여튼 간에 집 뿌순놈은 남의 거죽을 뒤집어쓴 가짜고, 짐작 가는 게 워낙 많아서 수괴가 누구인지 감도 안 옵니다. 그렇다면 캐럴이 가진 정보의 가치를 떨어트려 더 이상 그녀를 죽일 가치도 없게 만든다는 작전에 나섭니다. 지금 가진 정보 보다 더 가치가 높은 정보를 습득해서 풀면 뭐 어떻게 되겠지. 그래서 유적 2심부(숫자가 높을수록 위험도 UP)로 향했는데. 사실 주인공 입장에서는 캐럴이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2심부에서 실력을 검증하여 알파의 의뢰를 수행할 수 있을지도 알아봐야 하니까, 겸사겸사 갑니다.



그리고 빽룸에 갇힘. 얼떨결에 3심부까지 들어와 버렸고, 리x지 잊혀진 섬(한 20년 전 기준)에 갇힌 가련한 다크엘프(필자)처럼 오돌오돌 떨림이 멈추지 않습니다(각색). 360도 어딜 돌아봐도 나갈 구멍은 보이지 않고,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최상위 헌터들(주인공보다 훨씬 강한)도 고전한다는 그곳에서 지금 캐럴이 가진 정보 운운할 처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근데 난데없이 눈치도 없이 츠바키(알파와 같은 개체)가 와서 보이길래 인사하러 왔습니다 이럽니다. 등장만으로 알파의 심기를 건드리고, 주인공이 마침 잘 되었다며 길 안내를 해달라 했더니 괴수 잡으러 가서 오지도 않습니다. 참고로 츠바키는 아마 모든 헌터가 덤벼도 못 이기지 싶군요. 구시대 유적 관리자로서 인간을 매우 혐오하고 가차없죠(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적 관리자 입장에서 헌터는 불법 침입자). 그럼에도 주인공에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서 와서 구해줬으면 좋겠는데 멀리서 구경만 합니다. 여기서 못 빠져나가고 이대로 죽나 했는데(알파에게 의지하면 금방 나가지만 댓가가 따라서 불가한 상황), 뭔가 급해 보이는 '시로'라는 남정네에게서 통신이 들어옵니다. 원래는 통신조차 안 되는 3심부인데. 지나가는 엑스트라인가 했습니다만, 능력이 거의 '알파'급입니다. 7권 혹은 그 이전에서도 등장했는지 가물가물한데, 알파가 넷상에서 활약하는 쿠사나기(공각기동대)라면 시로는 오프라인(해킹, 정보 조작 등등)에서 활약하는 쿠사나기라고 해야겠군요. 지면상 시로의 정체는 下권 리뷰에서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맺으며: 분량이 보통 라노벨 두 권에 해당하는데 반해 내용이 좀 부실했습니다. 캐럴과의 에피소드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그 내용도 목욕을 같이 하네 마네, 내 아리따운 몸을 보고도 흥분을 안 해? 같은 어찌되도 좋은 내용이 많아서 좀 지루했군요. 주인공은 같은 침대에 자면서도 목석이고. 그럼에도 딱 좋았던 장면이 하나 있는데, 3심부에서 츠바키를 만났을 때군요. 츠바키는 구시대 유적을 관리하는 개체로서, 그녀와 협상만 잘하면 구시대 유물을 마음껏 얻을 수 있어서 떼부자 되는 건 일도 아니죠. 문제는 그녀가 인간을 혐오한다는 거고, 협상하러 갔던 기업 관계자들을 도륙해버린 일도 있었죠. 그럼에도 일부러 주인공을 만나러 왔다? 이때의 느낌은 여느 하렘 장르에서 주인공에게 반해서 해롱해롱하는 히로인과는 다른 감각이었습니다. 좀 신기한 장면이었죠. 下권에서도 등장할 거 같은데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을 도와주는 '시로'라는 남자 또한 츠바키를 찾고 있었는데, 이게 좀 흥미로웠군요. 왜 찾는지는 下권에서 나올 듯합니다만, 방법이 좀 무지막지해서 나중에 곱게 못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리지 않고 사람 신경 긁는 것도 선수고. 알파와 동급으로 능력을 가졌는데 알파가 조용한 걸 보니 뭔가 숨기는 게 있나 봅니다. 아무튼 주인공은 운(LUCKY)이 너무 없어서 항상 사건에 휘말리고(개인적인 느낌으론 알파가 상황을 조종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이번엔 집이 날아가면서 홈리스가 되어 버린 것도 모자라 또 누명을 쓰게 되는 것(下권에서 언급해 보겠음)에서 얼마나 운이 없으면 이럴까 싶은 안타까운 上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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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녀와 용병 04 - S Novel+ ㅣ 마녀와 용병 4
초호키테키 카에루 지음, 카나세 벤치 그림, 정대식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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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여주 시이셔는 마녀입니다. 박해를 피해 다른 대륙으로 넘어와 지금은 모험가로 잘 지내고 있죠. 이쪽 대륙은 마녀 자체를 모르고 있군요. 그저 마법을 쓰는 사람 정도로만 여깁니다. 간혹 숲에서 너무 오래 살은 탓인지 세상 물정을 몰라 주변을 다소 곤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길드에서 인정도 받고 퀘스트도 같이하는 지인도 제법 생겼습니다. 그녀는 호위꾼으로 고용한 '지그'에게서 아버지의 그림자를 보고 있는 듯합니다. 저쪽 대륙에 있을 때 비록 토벌하러 온 상대이고 대결에서 져서 죽을 뻔도 하였지만, 제대로 말을 걸어주고 세상 밖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새로운 대륙에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호위꾼으로서 잘 해주고 있는 지그 덕분이기도 하죠. 용병 지그는 시이셔에게 고용된 용병입니다. 용병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귀족의 마녀사냥에 동원되었다 무구한 그녀(시이셔)의 모습에 뭔가를 느낀 게 있는지 다른 대륙으로 가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해준 은인이죠. 이렇게 둘만의 여행이 시작되고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대륙에서 서로 기대며 생활하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무슨 10대 애들도 아니고 풋풋한 청춘 로맨스 코미디 같은 건 없어요. 지그는 시이셔에게서 의뢰비를 받지도 못하는지 틈틈이 여러 사람에게서 의뢰를 받아 자기 밥벌이와 장비를 장만하는 일상을 보냅니다.



시이셔는 마법 연구에 몰두하고, 간간히 다른 사람들과 의뢰를 받아 해결하는 일을 하며 생활을 하고 있죠. 그녀에게 있어서 지그는 은인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죠.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지그가 밖에서 뭘 하는지 궁금해하지는 않지만 다쳐 오면 세상에 종말이 도래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화를 냅니다. 종말이 도래하기 전에 지그가 말리고, 그런 일 일어나지 않게 사전 정지 작업을 해서 세상은 평안함에 젖어 듭니다. 참고로 시이셔는 마녀로서의 실력은 일류입니다. 지그는 용병 생활을 하면서 싸움에 이골이 났고, 어떤 특수 능력으로 인해 시이셔에겐 천적 같은 존재입니다. 아무튼 "오늘도" 각자 활동을 시작합니다. 얘들 경호 의뢰자와 경호인이라는 걸 망각하는 중이죠. 하기야 시이셔는 실력에 있어서 이쪽 대륙에는 대적할 사람이 없긴 한데, 문제는 세상 상식이 부족해서 누가 사탕 주면 따라갈 수도 있다는 것이군요. 지그는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다 무뢰배에게 시비 털리는 마을 소녀(라고 하기엔 좀)를 발견합니다. 보통 여느 주인공이라면 도와주겠지만 빤히 쳐다볼 뿐입니다. 소녀도 한가락 해서 무뢰배 따위였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군요. 지그는 이쪽 대륙에 와서 남 시비 건에 휘말려 좋은 꼴을 본 적이 없습니다. 범인을 잡았더니 범인 취급 당하는 건 예사였죠. 아마 덩치 때문인듯한데...



소녀를 구해준 게 안 좋았습니다. 돈에 움직이는 용병이고 돈이 있어야 생활이 되니까, 소녀는 지그에게 경호 의뢰를 하죠. 시이셔 경호중인데 이중 계약 아님? 그런 생각은 애초에 없는 지그였습니다. 돈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그 소녀의 정체는 마피아였고, 이후 마피아 항쟁에 휘말리는 지그였습니다. 3권인가에서도 조폭(느낌은 삼합회나 야쿠자 삘)에 휘말리고 다짜고짜 범죄인 취급 당한 끝에 죽을 뻔 해놓고 왜 경계를 하지 않는 걸까. 그만큼 지그는 강하기도 합니다. 마치 영화 범죄 도시의 마동석 같은 덩치와 실력을 가졌거든요. 성격은 정 반대지만. 지금 거점으로 삼고 있는 도시에 불법 약물이 침투 중이고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중이랍니다. 어디서 많이 본 시나리오인데. 그 소녀는 그걸 조사 중이고, 조사할수록 범죄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벌어지죠. 작가가 누아르 영화를 많이 본듯했습니다. 지그는 여전히 또 누명 써서 불법 약물 뿌리는 약쟁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습니다. 길드에서 파견된 고랭크 모험가와 일전을 벌이는데 왜 지그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그런 혈투가 벌어지죠. 지그를 아예 처음부터 약쟁이로 몰아 죽이려 드는데 버틸 제간이 없습니다. 면상 좀 수술하든가 해야 되겠습니다. 성격은 온화? 먼저 주먹이 나가는 성격은 아닌데, 외모가 그렇거든요.



맺으며: 사실 대놓고 외모로 판단하는 건 아닌데, 그저 지그는 가만히 있어도 분란에 휘말리는 운이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군요. 본 작품의 아이덴티티인지 지그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람 말(지그가 하는 말) 안 듣는 편이고. 그게 무뢰배든 길드에서 파견된 정상인이든. 그나마 대장간에서는 그의 말을 잘 들어주긴 하는데. 이번에는 불법 약물 뿌리는 약쟁이 잡으러 출동한 정상인 3인방(길드에서 파견된 고랭크)도 지그 말을 아예 들을 생각도 없이 줘패기만 하니 지그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할까 감정이입이 되더라니까요. 웃긴 게 그렇게 지그를 체포하려다 되레 역관광 당하는 게 포인트죠. 말 들었으면 쪽팔림은 안 당할 텐데. 근데 한 가지 아쉬운 건 정상인이라도 시비를 걸어와 놓고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착각해서 시비 걸은 주제에, 역관광 당하자 되레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것도 그렇고(심하게 하진 않고 반성 없는 정도?), 비중 없는 조무래기들이 그러는 거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좀 씁쓸한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이거에 대해선 일본 특유의 문화 때문인 듯한데, 뭐 일단 넘어가고요. 아무튼 히로인들은 많이 나오는데 그래도 남주 포지션인 지그와 연이 닿는 히로인은 없다는 것이 흥미로운 작품이죠. 여느 작품들에서는 흔한 저절로 호감도가 올라가고 의미도 없이 앵기고 판치라 펼치고 그런 꼴사나운 장면은 하나도 없다는 것에서 큰 점수를 줄만한데, 바꿔 말하면 연애에 따른 애틋함 같은 것도 없어서 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시이셔도 그런 행보(연애 없음)죠. 사실 지그 면상 때문에 있어도 좀 곤란할지도 모르겠습니다(비하 아님). 그리고 시이셔가 메인 히로인임에도 비중이 적고 활약은 더더욱 적어서 거의 공기가 되어 가는 것도 좀 불만이군요. 실력은 일류인데 그 실력을 보이는 장면이 별로 없어요. 지그가 다치면 조용히 타오르는 불같은 성격임에도 이번 4권에서 지그가 3 대 1로 구타 당하는데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이들 관계를 좀 더 재고(再顧) 해볼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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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의 행복한 결혼 03 - S Novel+ ㅣ 나의 행복한 결혼 3
아기토기 아쿠미 지음, 츠키오카 츠키호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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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있는데, 본 작품에서 여주와 시누이는 사이가 매우 좋습니다. 여주에게 있어서 시누이는 집에서 쫓겨나듯 세상에 버려지고도 정신 차리고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지금은 여자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상식과 지식, 교양을 전수받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줄곧 콩쥐처럼 살아온 여주에겐 많은 것이 부족했죠. 하지만 여전히 쭈굴쭈굴한 성격은 고쳐지지 않아 주변의 눈치를 억수로 살피고, 부조리한 일을 당해도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상황은 좀 안타깝게 합니다. 그래도 남편의 자상함과 시누이의 보살핌으로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죠. 남편은 자상하고, 시누이와도 사이가 좋고 그렇다면 시부모님은 어떨까. 이번 3권에서는 시부모님이 나옵니다. 시아버지와의 첫 만남은 예사롭지 않는데요. 시누이와 장보고 돌아오던 길에 다 죽어가는 노인이 있어 등을 두들겨 주니 시아버지였지 뭡니까. 길에서 객사할 뻔한 사람이 시아버지라니. 얼른 남편에게 데려가니 아버지 보고 왜 왔냐고 합니다. 시작부터 뭔가 범상치가 않습니다. 아버지 죽어가고 있었다고. 사실 시아버지는 원래 허약 체질이라 냅두면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온 이유는 뭐 며느리 얼굴도 보고 싶고 시어머니에게도 소개해 줘야 하니까. 상견례도 안 한 모양입니다.



시어머니를 뵈러 갑니다. 참고로 시대 배경은 20세기 말 혹은 21세기 초입니다. 집안 어른들의 기가 많이 쎈 시대죠. 시아버지는 여주를 인정하고 아껴주고 있습니다. 시어머니는... 이게 문제란 말이죠. 역경을 이겨낸 콩쥐에게 남은 건 행복한 생활이겠지만 본 작품의 여주에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습니다. 세상에 팥쥐 엄마는 하나가 아니었던 거죠. 그래도 팥쥐 엄마는 구박만 했지 정신 공격은 안 했던 거 같은데. 시어머니는 웬 하녀가 왔냐는 둥 질 낮은 자를 대려 왔다며 남편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고아 주제(집에서 쫓겨났으니)에 친한척하지 말라고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쏟아 냅니다. 한마디로 격 떨어진다 이거죠. 남편 집안은 황제와도 연이 있는 매우 유서 깊은 집안이거든요. 나아가 남편의 자상함에 빌붙어 기생충처럼 살아가려는 거 아니냐는 망상까지 해댑니다. 이럴 때 여주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남편의 반응은? 남편의 반응이 상당히 극적이죠. 친엄마를 진짜로 죽이려 들었거든요. 폐륜일까? 집안 현 당주는 남편이고, 시어머니는 당주의 뜻에 따라야 하는 일족에 불과하죠. 여주는? 사실 본가에서 구박이라면 이보다 더 심하게 당했는데,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유약하지만 심지는 굵은 편.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으니 시어머니 마음에 들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 나갑니다.



사실 시어머니는 여주가 싫어서 구박한다기 보다 사람 각자에겐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는 귀족주의에 가깝습니다. 귀족과 평민이 맺어지는 건 동화책에서나 가능하고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마인드죠. 여주 집안은 이능력자 상위에 해당하나 몰락했고, 여주는 무능력자라서 시어머니는 그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입니다. 요컨대 사람 인성보다는 계급을 따지는 성격입니다. 참고로 여주는 얼마 전에 이능력이 발현되었죠. 지금은 시누이와 사촌 오빠로부터 열심히 교육받고 있습니다. 하여튼 시어머니가 나가란다고 나갈 수는 없는 노릇. 이제야 있을 자리를 찾았는데 포기할 수는 없죠. 반발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어머니의 마음을 열수 있을까 고심을 하고 시키는 일을 해나가는 여주가 짠합니다. 시어머니는 하녀가 어울린다며 하대하고 하녀복을 입혀 청소 시킵니다. 아들에게 며느리 하대하면 죽이겠다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죠. 이때 남편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괴이 소동 조사 때문에 바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남편에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군요. 이것은 여주가 넘어야 할 산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련입니다. 놀고먹기 위해 들어온 것이 아니라 그저 남편의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 그 올곧은 마음으로 시어머니에 맞서가는 여주가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맺으며: 아직은 큰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듭니다만. 그녀는 모든 이능력자들에게 매우 위협적인(본가에서도 몇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능력을 가졌다는 게 밝혀졌었죠. 이로 인해 그녀를 노리는 조직이 등장하며, 출생에 대해 새로운 복선까지 투하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남편은 이런 상황을 타파하고 여주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근데 사실 콩쥐가 자상한 남편을 만나 결혼에 이르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끌만 한데 왜 이능력을 가미했을까.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양길에 들어 섰다지만 강력한 이능력으로 인해 차별을 받는 사람이 있고(여주처럼) 그런 이능력을 어떻게 하여 이능력이 없는 세계를 만들려는 거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여주가 행복한 세상 만들기 같은? 만약 이 스토리가 맞다면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겠죠. 일단 여주가 그 중심에 서게 되니까요. 결국 이대로 흘러가면 뭐랄까 여주는 최종 보스 느낌? 남편과 오붓하게 살아가고 싶은데 그걸 이능력자들에 의해 방해받고 폭주하는 그런 흐름? 실제로 3권 마지막에 그런 접촉을 시도하는 빌런이 나오기도 하죠. 시어머니 갑질은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상황이 오면 남편은 폭주하는 여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흐름이라면 이능력을 넣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남편의 자상함은 하늘을 뚫을 기세고, 거기에 보답하듯 소심한 마음을 버리고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내디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여주의 마음, 이것만으로도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그건 직접 확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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