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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리빌드 월드 8 - 상 - 제3심부 ㅣ 리빌드 월드 12
나후세 지음, 긴 그림, JYH 옮김 / 노블엔진 / 2026년 1월
평점 :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많이 컸습니다. 슬럼가에서 성분이 의심스러운 빵을 씹으며 두들겨 맞고 뒷골목에서 거적때기 걸치고 잠들던 게 엊그제인데. 이젠 도시 통치기구와 헌터 조합인지 뭔지에서도 인정을 받는 등 인류 헌터로서 우뚝 섰죠. 월세지만 집도 장만했고, 인생의 낙은 목욕에서 온다는 듯이 목욕탕도 근사하게 만들었습니다. 밥 굶을 일도 없어졌죠. 7권에서 도시 간 호위 임무에서 죽을 둥 살 둥 굴러다닌 결과 헌터 랭크도 엄청 오르게 되었습니다. 명실공히 자타가 공인하는 헌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스폰서가 되기 위해 군수업체들은 겉몸이 달아가죠. 헌터계의 아이돌 같은 주인공이 우리 제품(무기, 무장)을 써준다? 질투하는 놈들(동종 업자들)이라도 좀 나와주면 재미있을 텐데 다들 자기 살 길 바쁜지 관심이 없군요. 그전에 주인공 실력을 알고 있어서 건드리지 않는 거지만요(조직 몇 개가 공중분해됨). 7권에서 장비 다 뿌사먹고 새로운 장비 얻을 동안의 휴식. 걸려오는 전화. 지도상(맵 장사)을 하는 '캐럴(이번 8권 히로인)'에게서 호위 의뢰가 들어옵니다. 캐럴과는 예전부터 인연이 있었고, 도움도 받았죠. 슬슬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야 되는 시점이기도 하고, '알파'의 의뢰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실력도 확인해야 돼서 캐럴의 의뢰를 받아들입니다. 실력을 확인하는데 호위 의뢰와 뭔 상관이냐고요? 그걸 확인하는데 돈(의뢰비 받아 해결)이 들어가거든요. 돈이 필요해서 받긴 했는데, 사실 받으면 안 되었습니다.
기껏 장만한 집이 폭발해버렸습니다. 기껏 돈 들여 개수한 목욕탕도 날아가 버렸습니다. 누가 한 짓이냐. 원인은 캐럴에게 있었죠. 위에서 그녀는 지도상이라고 언급했잖아요? 얘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여러 헌터들을 불사르고(침대에서) 얻어낸 정보와 헌터라면 누구나 탐내는 심층부 맵을 가지고 있는데요. 얘가 정보라면 사족을 못 써서 마구마구 긁어모았거든요? 밤 기술이 어찌나 좋은지 안 넘어가는 헌터가 없었고, 서큐버스처럼 이놈 저놈 가리지 않고 할짝할짝 거린 결과로 얻은 정보(맵 정보 포함)가 경쟁(적대 포함) 클랜 등에 넘어가면 큰일 나거든요? 그래서 눈 돌아간 헌터(상권에서 주모자는 안 나옴)가 죽어랏!! 하며 주인공 집을 뿌샀습니다. 왜 주인공 집을? 주인공이 캐럴에게 나도 근사한 목욕탕 있다고 했기 때문이죠(사실 호위 의뢰 때문이지만). 주인공은 캐럴과 목욕탕 두고 신경전 벌이고 있었거든요. 하여튼 간에 집 뿌순놈은 남의 거죽을 뒤집어쓴 가짜고, 짐작 가는 게 워낙 많아서 수괴가 누구인지 감도 안 옵니다. 그렇다면 캐럴이 가진 정보의 가치를 떨어트려 더 이상 그녀를 죽일 가치도 없게 만든다는 작전에 나섭니다. 지금 가진 정보 보다 더 가치가 높은 정보를 습득해서 풀면 뭐 어떻게 되겠지. 그래서 유적 2심부(숫자가 높을수록 위험도 UP)로 향했는데. 사실 주인공 입장에서는 캐럴이 어찌 되든 상관없지만 2심부에서 실력을 검증하여 알파의 의뢰를 수행할 수 있을지도 알아봐야 하니까, 겸사겸사 갑니다.
그리고 빽룸에 갇힘. 얼떨결에 3심부까지 들어와 버렸고, 리x지 잊혀진 섬(한 20년 전 기준)에 갇힌 가련한 다크엘프(필자)처럼 오돌오돌 떨림이 멈추지 않습니다(각색). 360도 어딜 돌아봐도 나갈 구멍은 보이지 않고,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최상위 헌터들(주인공보다 훨씬 강한)도 고전한다는 그곳에서 지금 캐럴이 가진 정보 운운할 처지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근데 난데없이 눈치도 없이 츠바키(알파와 같은 개체)가 와서 보이길래 인사하러 왔습니다 이럽니다. 등장만으로 알파의 심기를 건드리고, 주인공이 마침 잘 되었다며 길 안내를 해달라 했더니 괴수 잡으러 가서 오지도 않습니다. 참고로 츠바키는 아마 모든 헌터가 덤벼도 못 이기지 싶군요. 구시대 유적 관리자로서 인간을 매우 혐오하고 가차없죠(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유적 관리자 입장에서 헌터는 불법 침입자). 그럼에도 주인공에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서 와서 구해줬으면 좋겠는데 멀리서 구경만 합니다. 여기서 못 빠져나가고 이대로 죽나 했는데(알파에게 의지하면 금방 나가지만 댓가가 따라서 불가한 상황), 뭔가 급해 보이는 '시로'라는 남정네에게서 통신이 들어옵니다. 원래는 통신조차 안 되는 3심부인데. 지나가는 엑스트라인가 했습니다만, 능력이 거의 '알파'급입니다. 7권 혹은 그 이전에서도 등장했는지 가물가물한데, 알파가 넷상에서 활약하는 쿠사나기(공각기동대)라면 시로는 오프라인(해킹, 정보 조작 등등)에서 활약하는 쿠사나기라고 해야겠군요. 지면상 시로의 정체는 下권 리뷰에서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맺으며: 분량이 보통 라노벨 두 권에 해당하는데 반해 내용이 좀 부실했습니다. 캐럴과의 에피소드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그 내용도 목욕을 같이 하네 마네, 내 아리따운 몸을 보고도 흥분을 안 해? 같은 어찌되도 좋은 내용이 많아서 좀 지루했군요. 주인공은 같은 침대에 자면서도 목석이고. 그럼에도 딱 좋았던 장면이 하나 있는데, 3심부에서 츠바키를 만났을 때군요. 츠바키는 구시대 유적을 관리하는 개체로서, 그녀와 협상만 잘하면 구시대 유물을 마음껏 얻을 수 있어서 떼부자 되는 건 일도 아니죠. 문제는 그녀가 인간을 혐오한다는 거고, 협상하러 갔던 기업 관계자들을 도륙해버린 일도 있었죠. 그럼에도 일부러 주인공을 만나러 왔다? 이때의 느낌은 여느 하렘 장르에서 주인공에게 반해서 해롱해롱하는 히로인과는 다른 감각이었습니다. 좀 신기한 장면이었죠. 下권에서도 등장할 거 같은데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일행을 도와주는 '시로'라는 남자 또한 츠바키를 찾고 있었는데, 이게 좀 흥미로웠군요. 왜 찾는지는 下권에서 나올 듯합니다만, 방법이 좀 무지막지해서 나중에 곱게 못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리지 않고 사람 신경 긁는 것도 선수고. 알파와 동급으로 능력을 가졌는데 알파가 조용한 걸 보니 뭔가 숨기는 게 있나 봅니다. 아무튼 주인공은 운(LUCKY)이 너무 없어서 항상 사건에 휘말리고(개인적인 느낌으론 알파가 상황을 조종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이번엔 집이 날아가면서 홈리스가 되어 버린 것도 모자라 또 누명을 쓰게 되는 것(下권에서 언급해 보겠음)에서 얼마나 운이 없으면 이럴까 싶은 안타까운 上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