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마녀에게 목줄은 채울 수 없다 1 ㅣ 마녀에게 목줄은 채울 수 없다 1
유메미 유리 지음, 와타 그림, 송재희 옮김 / 오팬스노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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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 로그는 수사관입니다. 현장직이고, 공적을 쌓았고, 그에 따라 출세욕도 있습니다. 이명이 생길 만큼 나름대로 유명인이기도 하죠. 실적도 쌓았으니 이제 남은 건 승진해서 화이트 컬러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국장을 만나러 갔습니다. 국장님은 말합니다. "너의 신규 발령지는 인구 500명의 외딴섬이야~". 본 작품은 마법과 마녀를 주제로 하는 현대식 판타지물입니다. 현대식이라는 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식 건축 양식을 말하는 것이고, 판타지라는 것은 마법과 마녀를 뜻합니다. 이 세계는 일반인도 쉽게 마법을 습득할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고, 그에 따라 범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그는 마법을 악용하는 범죄자를 잡는 일을 합니다. 분위기는 애니메이션 PSYCHO-PASS와 유사합니다. 즉, 어중이떠중이 범죄자가 아닌 사회 현상을 일으킬만한 지능범을 상대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1권에서는 사람을 노화 혹은 퇴화 시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범죄자를 쫓습니다. 하지만 혼자선 벅차고 파트너가 있어야겠죠. 국장은 섬에 갈래, 새로 만든 부서로 갈래 선택을 강요합니다. 새로 만든 부서로 가면 꿈에 그리던 서장직(사무직)을 준다고 합니다. 망설일 이유가 있겠습니까. 도착한 곳은 허름한 교회고, 엘리베이터 타고 지하로 가니 웬 십수 명의 여자애들만 있습니다.



하렘일까? 이 작품에서 마녀는 '마녀의 여행'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일레이나 같은 꽃밭의 그녀가 아닙니다. 이 작품에서 마녀들은 많게는 수천 년을 살아온 "마법" 그 자체죠. 세상을 멸망시킬만한 힘을 가졌고, 그 힘으로 많은 사람을 살육한 중범죄자들입니다.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능력도 제각각입니다. 이런 마녀들이 왜 여기에 있나. 범죄를 저질렀으니 당연히 붙잡힌 거고 깜빵에 넣어졌고, 선별되어 이곳으로 극비리에 이송되었습니다. 여기는 제6부서. 국장이 말했던 새로운 부서입니다. 주인공 로그는 지금 어질어질합니다. 그는 이 마녀들을 파트너로 정해 사건을 해결해야 합니다. [탈명자] 연쇄 살ㅇ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자의 이명입니다. 수사국도 꽤 애먹고 있는 지능범이죠. 그 뒤에 거대한 숨겨진 이야기도 있지만, 스포일러 관계로 리뷰에선 여기까진 언급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아무튼 사람 말 드럽게 안 듣게 생긴 마녀와 수사를 진행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미제리아"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을 담당할 히로인이죠. 특기는 사람 환장하게 만들기(색기가 아니라 신경 긁기). 주인공 로그는 마녀를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마녀들은 마법으로 많은 사람들을 죽여 왔고, 그의 부모도 마녀에 의해 사망했으니까요. 그는 가시 돋친 말을 쏟아내고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합니다.



서장직은 서면과 명함으로만 존재하고 결국 현장직입니다. 월급은 올랐나 모르겠는데 언급은 없습니다. 지금은 마녀라는 혹이 붙었죠. 생활 환경은 더욱 안 좋아졌습니다. 마녀들 미인이니까 용서하라고? 주인공 로그를 놀려 먹기 바쁘고, 본질은 범죄자라는 것입니다. 필자가 괜히 PSYCHO-PASS에 비유한 것이 아닙니다. 출근 첫날에는 진짜 죽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죠. 목걸이(초크)로 마녀들을 제어 중이라지만 그럼에도 발현하는 힘은 일반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목줄 찼다고 얌전히 있을 존재도 아니죠. 그럼에도 그녀들을 이용해 수사를 이어가야 합니다. 미제리아는 옆에서 하루 종일 조잘조잘 거리며 로그의 신경을 긁어댑니다. 정보원을 거리낌 없이 고문하려 드는, 인간의 틀을 벗어난 짓을 해대려 하는 통에 주인공 로그는 하루하루 늙어 갑니다. 그래도 그녀의 힘은 진짜고, 지혜도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은 받습니다. 그렇다고 그는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녀가 배가 고파 밥 좀 먹자는데 몇 개의 식당을 지나쳐도 무시 일관입니다. 미제리아는 삐지기보단 어른 행세를 하며 로그를 바보로 만들죠. 이런 장면들이 어두운 이야기에서 소소한 재미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수사는 점점 정점에 다다릅니다. 다다를수록 숨겨진 뒷얘기는 결코 좋게 끝나지 않을 거라 암시합니다.



맺으며: 이번 1권의 흥미로운 점을 꼽으라면 역시나 주인공 로그의 마음의 변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마녀를 극도로 혐오하던 그가 그녀들과 같이 수사를 하며 부딪혀 오는 그녀들의 순수한 감정에 어느덧 정말로 그녀들이 범죄를 저질렀을까 의문을 갖게 되죠. 하지만 수사를 진행하면서 그녀들의 힘은 진짜라는 것에서 갈등을 겪게 되고, 결국 그가 선택한 건 그녀들과 담을 쌓기 보다 순수한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며 변화해 가는, 어떻게 보면 스톡홀름 증후군과 비슷한 길을 걷는 장면들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인간으로서는 만점이지만 수사관으로서는 빵점이죠. 그녀들이 저지른 범죄는 오해나 누명이 아닌 진짜거든요. 어찌 보면 제어할 수 없는 본능과 힘으로 인해 수많은 세월을 살아와야 했고, 당연히 가족이나 친구들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금은 갇혀 사는 신세의 그녀들의 외로움을 주인공이 받아줌으로써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자유롭게"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지 않나 하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주인공 로그는 마녀들을 걱정하기 시작하죠.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장면들은 필자의 이런 가설을 뒷받침하는 거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넓게 보면 섞이지 못할 존재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다 보니 정이 들었다는 클리셰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최종 엔딩에서 다소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었던 1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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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11 ㅣ 정령환상기 11
키타야마 유리 지음, 이은혜 옮김 / S노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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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나만이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 넌 그 사람에게 속고 있는 거야, 내 마음을 왜 몰라 주는 거야. 좋아해, 같이 살자". 미하루가 주인공과 같이 있는 꼴을 못 보던 타카히사는 급기야 주인공에게 결투를 하여 지는 사람이 그녀를 포기하기로 했다가 꼴사납게 처발려 버렸습니다. 용사 체면이 말이 아니죠. 사실 미하루는 성(城)에 왔을 때 동성인 사츠키 방에서 체류하기로 했었는데, 주인공이 가진 여러 비밀 이야기 때문에 같이 머물게 되었죠. 즉, 사츠키+미하루+주인공이 한 방에서 지낸 겁니다. 이 무슨 부러운 일이. 이걸 알아버린 타카히사는 멘붕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죠. 불순한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선 밤에 잠도 못 자고 걱정된다는 이유로 한밤중에 그들 방에 찾아가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필자 본심은 이때 뭔가 수라장이 펼쳐졌으면 좋았겠는데, 주인공이 워낙에 목석이다 보니 그럴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게 이 작품의 단점(?)이죠. 그러니까 주인공은 아직 미하루와 맺어질 생각도 없고 다른 히로인들과도 그렇고 그런 일하는 거 자체를 생각 안 하고 있죠. 히로인들 입장에서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무튼 결투에서 진 타카하시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습니다. 주인공을 범죄자로 매도하고, 범죄자니까 내게 당위성이 있으니까 이렇게 저렇게 해도 괜찮다는 마인드로 그만 해선 안 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들 미 하루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건만, 눈에 뵈는 게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나설 차례. 뭔 일 터지기도 전에 품에 안겨 있는 미하루, 호감도는 뭐 더 올라가고요. 이참에 그의 품에 안겨 은근슬쩍 고백을 해보자. 당신이 뭐라 하든, 당신 마음에 '하루'가 있고, 이세계의 당신이 있으니까, 그렇다면 두 개의 마음을 모두 좋아한다고 말해버립니다. 필자는 이것들에게 멍석 깔아주면 어디까지 갈 건지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목석이라서 안 됩니다. 그래도 주인공은 10번 찍어 넘어가는 나무가 되었죠. 타카히사는 끝까지 미하루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합니다. 예정된 시나리오죠. 지구에 있을 때 근 10년이나 같이 있어 놓고 그녀의 마음을 1도 못 얻는 불쌍한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나쁜 캐릭터는 아닌데,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을 못 붙이는 것처럼, 심통만 부리다 다른 남자에게 빼앗기는 처지가 된 안타까운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여동생 아키. 얘도 좀 불쌍한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좀 더 보다듬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타카히사 편에 서서 해선 안 될 짓을 저지르고 큰 벌을 받게 되었죠. 나중에 다시 출연하게 되면 성격이 좀 고쳐졌길 바라는 캐릭터군요. 그리고 이복 남동생 마사토, 얘가 제일 똑 부러집니다. 초등학생이라는데, 친형(타카히사)과 이복 누나(아키)에게 현실을 들이밀며 뼈 때리는 말만 골라 하는데, 리틀 주인공을 보는 듯했습니다. 어쨌거나 타카히사가 일으킨 사건은 주인공의 활약으로 종료되었습니다.



그렇게 뭔가 찝찝함을 남긴 채 이번엔 새로운 히로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7살 때 강제로 입학하게 된 학원의 선생님이었던 '세리아(본명 세실리아)'의 고향 방문기입니다. 주인공 보다 5살 많은 연상이죠. 왕따 당하던 학교생활에서 유일하게 주인공 편을 들어주었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습니다. 주인공이 학교에서 야반도주할 때 같이 동행 못한 아픔을 가졌죠. 그렇게 몇 년이 더 흘러 선생님이 강제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낚아채서 도주하면서 마음의 응어리를 풀게 되었었습니다. 그렇게 도주한 후 한동안 뜸하다 다시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방금까지 멍석 깔아주면... 그런 분위기였던 미하루가 순식간에 공기가 되었다는 것이군요. 사실 미하루가 나타나기 전까진 선생님이 거의 본처에 가까웠긴 합니다만. 아무튼 납치극 이후 처음으로 고향 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찾아갔는데 뭔가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사위가 찾아와서 축제 분위기가 되어야 하건만, 병사들이 우글우글 거리며 무언갈 찾고 있습니다. 여기서 선생님에겐 불운한 사건이 터지죠. 한동안 선생님과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나 했더니 글쎄 주인공이 7살 때 모질게 대하고 학원에 강제 입학 시켜 인간의 매운맛을 보게 했던 왕녀 크리스티나가 있지 뭡니까. 이 年이 왜 여기에? 이 작품에서 빌런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쫓기고 있었습니다. 꼴좋다고 해줄려 했는데 곁에 소년들은 뭔가요?



맺으며: 미하루 이야기가 싱겁게 끝나서 연애 전선이 생성되다 말아 뭔가 욕구 불만이 생겨 버렸습니다. 넓게 보면 초딩 타카히사 두들겨 패는 권선징악형이긴 한데, 자칫 피해자(미하루와 주인공)가 정치적 이유로 처벌받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해야 되는 장면들은 좀 안타까웠군요. 결국 물리적으로 힘이 있어도 정치적으로 힘이 없으면 짓밟힐 뿐이라는, 타카히사는 국가를 대표하는, 왕과 동급이거든요. 그렇지 않았다면 타카히사는 물론이고 여미새 히로아키는 진즉에 맞아 죽었겠죠. 그리고 선생님 세실리아의 이야기. 일이 일단락되고 그동안 미뤄 두었던 선생님 고향에 방문해 보니 글쎄 선생님과 강제로 결혼하려 했던 샤를 뭐시기가 있지 뭡니까. 주인공이 학교 다닐 때 왕따 주동자였죠. 주인공에게 누명을 씌워 처벌받게 하려 했고, 견디다 못한 주인공은 야반도주를 해야 했었는데, 왜 여기에? 이제 그 앙갚음을 해줄 수 있을지 상당히 기대되었군요. 아니 그보다 왜 크리스티나 왕녀도 여기에 있는 걸까. 뭔가 미하루를 둘러싼 타카히사의 질투 드라마 보다 극적인 드라마가 방영되려나? 같은 두군거림을 보여주었군요. 근데 쫓기고 있던데, 설마 빌련 年을 베지터로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잘은 생각 안 나는데, 이 年 때문에 고문도 당했을걸요? 플로라 왕녀 납치했다는 누명을 씌워서요. 그때 흐지부지 끝나서 이 또한 욕구 불만이었는데, 왜 이번 11권에서 착하게 그려 놓았을까. 이 작품 아이덴티티가 발암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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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10 ㅣ 정령환상기 10
키타야마 유리 지음, 이은혜 옮김 / S노벨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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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9권에 이어 아직도 왕성. 주인공은 무사히 사츠키를 만나 미하루를 인계했습니다. 둘이 현실 지구에 있을 때 안면이 있었나 봅니다만. 그건 중요치 않고, 이번 10권에서는 중증 주인공 바라기가 되어 가는 미하루와 그런 미하루를 내 여자라며 미친넘이 되어 가는 타카히사의 행동들이 상당히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만나자마자 끌어안으며 독보적인 독점욕을 보여주었던 타카히사는 주인공과 같이 지냈던 미하루에게서 내가 모르는 향기(주인공 냄새)를 느끼며 패닉에 빠져 가죠. 하지만 정작 미하루는 그런 타카히사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지금 눈앞에 7살까지 같이 지냈던, 소꿉친구 '하루(어릴 적 주인공 이명)'가 있거든요. 7살이 뭘 알겠습니까만. 그녀의 뇌리엔 애틋한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7살 이후 둘이 못 만난 듯). 이세계에서 다시 만나 처음엔 긴가민가 했습니다만, 갈수록 맞네 하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죠. 하지만 주인공은 그녀를 거부합니다. 내가 전생 '하루'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 맞지만 그와는 별개의 인간이라며 선을 그어 버리죠. 이 부분은 이세계 전생물을 재해석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세계에 태어나 자라다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고 그 사람이 되는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이세계의 '나'는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마치 복제 인간에 원본의 기억을 심은 들, 그게 원본이 되는가와 같은 이치?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사츠키를 만나러 왔다가 왕을 알현하면서부터 일이 꼬여버렸습니다. 정치적으로 써먹기 위해 용사 사츠키를 붙잡아 두고자 인질이 필요했던 왕에게 주인공과 미하루는 최대의 먹이로 보였거든요. 미하루는 사츠키의 친구고, 주인공은 미남계로 쓸 수 있으니까요. 그걸 위해 왕과 왕녀가 집요하고 능숙하게 일을 벌여 가는 장면들은 혀를 내두르게 합니다. 사츠키를 둘러매고 후딱 야반도주해버렸다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이세계에 떨어진 자신을 돌봐 주었던 왕과 왕족에게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던 사츠기의 반대로 도망도 못치고 이리저리 휘둘리고, 급기야 주인공은 명예 기사 작위까지 받아 버렸습니다. 이래서야 도망칠 수 있나. 그런 판국인데 미하루는 하루 종일 주인공만 쳐다보고 있고, 타카히사는 그런 미하루를 하루 종일 쳐다보고 있고, 그걸 이용하여 주인공 팔짱을 끼는 왕녀. 결국 주인공은 미하루에게 본심을 내비치죠. 같이 살아갈 수 없다고. 타카히사는 미하루에게 고백하죠. 너 좋아한다고, 같이 살자고, 너는 내 여자니까. 그런 타카히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주인공만 쳐다보는 미하루. 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사실 주인공은 자기가 한 말(기억이 있다고 같은 인간 맞나)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구실이 필요했을 뿐. 주인공이 살아온 시간에 해답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엄마를 죽인 범인을 쫓고 있습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려 하죠. 미하루와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야 하니까.



미하루가 더욱 주인공을 향한 마음을 키워갈 때, 타카히사도 미하루를 어떻게 하면 내 여자로 만들 수 있을까 혈안이 되어 갑니다. 주변의 의견과 반대는 안중에도 없는 지경에 빠져가죠. 필자는 누군가에 의해 세뇌 당했나 했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취침 시간을 넘긴 한밤중에 미하루를 찾아가고, 미하루가 주인공과 같이 있으면 견디질 못합니다. 나랑 같이 있어야 행복하다는 망상에 사로 잡혀가죠. 이런 장면들이 진짜 소름입니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흥미 관점에서요. 이야기는 주인공 여동생에게로 넘어갑니다. 주인공이 7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아키는 엄마를 따라갔죠. 그때 아키의 나이 4세. 엄마와 둘이 살 때 많이 어렵게 살았나 봅니다. 도와줘야 될 아빠와 오빠가 보이질 않습니다. 마음에 적개심이 커져 갔죠. 친오빠를 없는 사람 취급할 정도로요. 그런데 주인공이 오빠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지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시작합니다. 타카히사는 아키의 이복 오빠입니다. 엄마가 재혼하게 되면서 같이 살게 되었죠. 자라면서 친오빠(주인공)의 자리를 타카히사에게서 찾았나 봅니다. 그게 이번 10권에서 매우 일그러지게 표출됩니다. 타카히사는 내 여자(미하루)를 빼앗은 주인공을 적대시하고 있죠. 아키는 친오빠를 적대시하고 타카히사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런 아키 앞에서 주인공이 친오빠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환생체라고) 밝혀지면 어떻게 될까. 



맺으며: 주인공이 모든 걸(비난, 매도 등등)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전생을 밝히고, 그럼에도 별개의 인간이라며 주변과 선을 그어 가는 게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주인공과 마음속에 있는 전생의 기억을 같이 좋아하겠다는, 두 개의 마음을 부딪히겠다는 미하루의 다짐은 이보다 일편단심 순애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애틋하였군요. 그걸 시기하듯, 사랑에는 방해가 있어야 제맛이라는 듯, 둘을 갈라놓으려는 타카히사의 투입은 스파이스로 작용합니다. 처음엔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심술을 부리는 느낌이었으나 10권에서는 작정하고 미친넘으로 만들어 버렸군요. 스포일러라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타카히사의 행동과 말들이 가히 소름 그 자체입니다. 당연히 주인공이 맞서서 미하루를 지키는 클리셰가 발동하고요. 클리셰라도 이런 게 카타르시스 아니겠습니까. 10번 찍어 넘어가는 나무(주인공)가 있고, 넘어가지 않는 나무(미하루)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였죠, 그리고 주인공 여동생 아키. 그동안 주인공 집안 사정은 배일이 가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밝혀졌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될 부분이 주인공 부모가 왜 이혼했냐는 점이고, 그 이유가 아키라는 점에서 상당한 충격을 안겨 주었군요. 그 사정을 모르는 아키는 주인공을 적대시하고 급기야 타카히사 편에 서서 해선 안 될 짓을 저질러 버리죠. 얘가 이런 애였나 싶을 정도로 막 나가는 게 좀 충격이었습니다. 오빠를 향한 적개심이 잘못되었고, 부모의 이혼 이유가 자기에게 있다는 게 밝혀졌을 때 얼마나 충격받을지 앞으로가 기대되는 10권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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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정령환상기 09 ㅣ 정령환상기 9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이은혜 옮김 / S노벨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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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현실 지구에 있을 때 그토록 찾아 헤맸던 '미하루'를 이세계에서 만났지만 아빠를 아빠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처럼 정체를 감춰야 했던 주인공. 어릴 때부터 이웃에 살며 소꿉친구로 지내고 고등학교 때까지 같은 학교로 진학하고 그러다 별일 없으면 결혼해서 살아가는 그런 흔한 이야기였겠지만 고등학교 입학하고 어느 날 모습을 감춰버린 미하루. 남친과 야반도주했네 어쩌네 흉흉한 소문이 돌았던, 주인공이 대학에 진학했어도 소식 하나 없던 그녀가 왜 주인공과 같은 이세계에 있는 걸까. 해후의 기쁨은 없었죠. 주인공은 정체를 숨겼으니까요. 이유가 뭐더라 생각 안 나니 일단 넘어가고. 주인공에 대한 미하루의 마음은? 소꿉친구로서의 친분은 있지만 이성으로서의 호감은 있는 걸까. 이세계에 도착하고 주인공을 만나 같이 생활하며 그녀의 마음이 자주 표현되어 왔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요. 근데 주인공은 고등학교 입학식 때 미하루가 '타카히사(남캐)'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죠. 주인공은 사실 여느 평범한 소년에 불과했던 시절입니다.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남자와 있는 모습을 본다면 주눅들 수밖에 없겠죠. 이 부분은 이번 9권에서 언급이 됩니다. 이걸 또 알아버린 미하루, 마음이 찢어집니다. 주인공은 아마 그때 그 반동 때문에 이세계에서 재회해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참고로 타카히사는 주인공 여동생 이복 오빠입니다. 여동생 대리고 집 나간 엄마가 재혼한 거죠. 그는 이번 9권에서 용사로 등장합니다.



이번 9권은 참으로 애절합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도, 미하루에게 있어서도, 타카히사에게 있어서도. 타카히사 또한 미하루와 인연을 맺고 있었습니다. 주인공 여동생을 자주 보살펴 주었던 게 미하루거든요. 타카히사와는 중학교 때 사귀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둘이 자주 만난 거 같았습니다(이번 9권에서 언급은 되는데 소문뿐인 듯). 그런 둘이 이세계에서 재회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번 9권만큼 주인공이 불쌍하긴 또 있을까 싶은 일들이 벌어지죠. 주인공은 미하루의 선배 사츠키가 용사로 있는 나라에 가기로 합니다. 학창 시절 미하루 선배기도 하고, 동향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참고로 미하루와 여동생, 남동생(주인공에겐 이복동생)은 사츠키와 타카히사의 소환에 휘말려 이세계로 전이되었습니다. 사실 사츠키에게 가면 안 되었습니다. 만남까진 순조로우나 그 뒤가 문제였던 거죠. 국왕은 주변 나라를 초청해 연회를 개최했고(원래 계획되어 있었던 듯), 주인공 일행도 참여하게 되는데, 거기서 타카히사가 다른 나라 소속 용사가 되어 나타난 겁니다. 그것도 그 나라 왕녀와 여러 여자들을 이끌고요. 그럼에도 보자마자 달려와 장소(연회장)를 분간 못하고 미하루를 끌어안는데. 뭐 이제 못 볼 줄 알았는데 만나게 되었으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문제는 그의 마음이었죠. 마음속에는 미하루가 여친이자 와이프로 자리 잡고 있었거든요. 얘가 원래 이랬나 아님 이세계로 소환되며 성격이 변한 걸까. 



주인공은 그걸 보고만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평민 신분이고, 용사는 국왕과 동급이거든요. 그런 용사가 미하루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지구에 있을 때 몇 년이나 찾아 헤맸던 그녀. 지금 주인공은 어떤 마음일까. 미하루는 현재의 주인공과 지내며 지구에 있을 때의 소꿉친구가 아닐까 계속해서 의문을 품어 왔습니다. 주인공이 전생의 기억을 가졌고, 일본인이었고, 꿈에서 주인공 전생의 기억을 보게 되면서 거의 확증에 가까운 결론에 도달했지만 한발 내딛는 걸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이세계에 처음 도착해서 노예상에게 붙잡힐 뻔했을 때 구해 주었고, 줄곧 있을 곳을 마련해 주었고, 상냥하게 대해주었고, 덕분에 많은 친구도 만났습니다. 아마 지금의 주인공과 소꿉친구 주인공과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속마음을 내비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느낌을 들게 합니다. 어쨌거나 두 개의 마음이라도 주인공은 하나이고, 그렇담 두 개의 마음을 부딪혀 보는 걸 어떨까. 문득 주인공과 눈이 마주칩니다. 경기를 일으키며 타카히사를 밀치는 그녀. 주인공에게 더 마음을 내비치는 미하루를 보게 되는 타카히사. 작가가 여기서 그래도 주인공에게 좀 더 점수를 주기로 한 한 듯, 내 여자인데?라며 엄청난 독점욕을 보이며 타카히사의 성격을 꼬아 버리죠. 하지만 '여미새 히로아키(개차반 용사)' 보다는 나은, 약간 애들 순수함이 묻은 질투 같은 거라서 좀 많이 당황하게 만듭니다. 그는 주인공에게 대항심을 가지게 되죠.



맺으며: 리뷰 쓸 때 본문 인용에 제약이 있는 출판사의 작품(나쁜 의미 아니니 오해 없길)이라서 많은 걸 생략했습니다. 이번 9권에서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용사에 대해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각 나라에 소환된, 현재 4명이 밝혀졌군요. 미하루의 선배 사츠키, 여미새 히로아키, 미하루의 남친일지도 모를 타카히사, 그리고 히로아키 대신(소환한 나라를 배신함) 소환된..(이름 까먹었다) 어쩌고랑. 재미있는 부분을 들라면 등장하자마자 불쾌함을 부르는 여미새 히로아키겠군요. 예의와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으면서 여자들 관심은 혼자 독차지해야 하고, 주제도 자기를 중심이어야 하고, 모두가 날 쳐다봐야 하는, 대화 한두 마디에 성격이 파악돼서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물론 속으로 함) 캐릭터죠. 주인공과 완전 대척점에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더 돋보이는 역할이기도 하다는 게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그다음이 독점욕이 대단한 타카히사입니다. 이전까진 지적인 학생회 회장쯤 여겨졌으나 뚜껑 열어보니 아직은 어린애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심술을 부리는 그런 느낌인데, 발전하면 남자판 얀데레가 되지 않을까 무시무시함을 엿보이고 있습니다. 세 번째가 샤를로트 왕녀입니다. 사츠키가 몸담고 있는 왕국의 왕녀죠. 굉장한 수완가로, 순식간에 주인공 곁에서 여자들을 다 갈라 버리고 자기가 그 자리를 꿰차는 솜씨가 대단했군요. 타카히사가 미하루를 좋아한다는 걸 단숨에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미하루를 그쪽으로 붙여 버리고, 주인공 팔짱을 빼앗는 장면도 대단했군요. 사실 주인공과 미하루 사이를 벌여 놓음으로써 더 애틋하게 만드는 역할이기도 해서 전혀 미운 느낌이 없었던 게 희한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미하루의 마음인데, 다음 이야기는 10권으로 이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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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늑대와 향신료 24 ㅣ 늑대와 향신료 24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아야쿠라 쥬우 그림, 박소영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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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가출한 딸내미 찾으러 나온 지 한참 된 거 같은데 아직도 못 찾고 있습니다. 그 딸내미는 사랑해 마지않는 오라버니 따라다니며 그 옛날 엄마(호로)가 그랬던 것처럼 지혜를 듬뿍 나눠주며 오라버니가 객사하지 않도록 도와주고는 있습니다만. 그것 때문에 부모가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가는 곳마다 여명의 추기경(콜) 소문이 끊이질 않아 낯간지럽고, 콜의 활약으로 인해 교회는 두 개 파로 나누어져 대립하는 통에 경제가 요통 치는 중이죠. 이교도(호로 같은)와의 전쟁이 끝이 나고 더 이상 먹거리가 없어진 교회는 사람들 등 처먹는 부패의 끝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해 가만히 있으면 온천장을 물려받을 텐데도 굳이 속새로 나와 교회 개혁에 앞장섰던 콜. 순진무구한 오빠가 객사하지나 않을지 몰래 따라간 뮤리. 다행히도 교회 개혁은 순조로워서 많은 교회들이 콜의 진영에 참여는 하였습니다만. 손에 들어온 기득권을 쉽게 놓지 못하는 교회도 많았죠. 어쨌거나 딸내미 부부 뒤를 쫓고는 있는데, 로렌스와 호로도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서 휘말리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관세 문제에 끼여 고생 좀 했죠. 이번 24권에서는 숲을 둘러싼 개발에 끼여 고생하게 됩니다. 17권 이후(18권부터)의 분위기를 설명 하라면, 19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유럽의 분위기와 비슷합니다.



사람들이 모이고 산업이 발달하다보면 그만큼 환경은 파괴될 수밖에 없죠. 언제더라 다람쥐 정령이 광산 개발로 피폐해진 산을 가꾸며 같이 지냈던 인간을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에피소드는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군요. 호로는 풍작을 관장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정령이죠. 난개발은 그녀에게 있어서 끔찍한 재앙이나 다름없습니다. 17권 이전에도 이런 난개발로 동료들(정령)이 어딘가로 떠나버려 홀로 남겨졌다는 슬픔을 많이 표현하기도 했었죠. 현대의 환경 규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 인식이 그에 미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숲이 벌목되고 길이 뚫리고 황폐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로렌스는 호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를 24권에서 보여줍니다. 비단 지금의 상황에 그치지 않고 언젠가 혼자 남게 되었을 때(정령은 무한히 살아가는 존재) 황폐해진 숲을 바라보는 호로의 마음까지 염두하게 되죠. 식당에서 로렌스는 어떤 의뢰를 받습니다. 풍요로운 숲이 지금 개간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어떻게든 막고 싶다고. 하지만 관활 영지의 영주는 숲을 개간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일이 왜 로렌스에게 넘어왔냐면, 이전에 관세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는데, 그땐 평화롭게 해결했다고 여겼습니다만. 관세를 낮추지 못해 빈궁하게 된 도시에서 숲을 개간하라는 압력이 들어온 것이죠.



관세 받으며 더 낫지 않나? 아뇨. 도시는 받는 쪽이 아니라 지불하는 쪽이거든요. 물건을 그만큼 비싸게 구입하게 되니까 좋지 않죠. 숲을 개간해서 우리에게 싸게 팔고 길을 내서 교역을 더 넓혀라 등등 뭐 그런 일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아주 난감한 게, 의뢰자는 숲 개간에 반대하는 중이고 로렌스의 온천장까지 들먹이며 해결하지 않으면라고 들고나오는 데다 호로는 숲이 살아 있는 게 좋다는 입장이죠. 호로가 있어서 협박해 봐야 좋을 거 하나도 없지만 상대는 그걸 모르니까요. 일단 로렌스가 저지른 일 때문이기도 해서 해결에 나서긴 합니다. 숲에 기대어 살아가는 농민을 만나 숲이 내려주는 은혜가 얼마나 큰지 듣고, 영주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는데 이게 또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빚 때문에 3대가 망하게 생긴 영주는 어떻게든 숲을 개간해서 나무를 팔고 길을 내서 교역으로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고 악덕 영주는 아니고 상식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는 게 로렌스에겐 안 좋았습니다. 흔한 악덕 영주였다면 호로가 한 입에 삼켜 버렸을 텐데. 더욱이 딸내미 부부가 이끄는 교회 개혁파 일원이지 뭡니까. 로렌스는 숲 개간에 반대했다간 천하의 나쁜 놈 될 판입니다. 그렇다고 개간 찬성했다간 농민들이 굶어 죽고(숲에서 여러 가지 얻는지라), 호로의 역성을 사게 될 테죠. 그래서 투입한 게 아직도 살아 있는 '에이브'였습니다.



맺으며: 그냥 숲 개간할지 말지였던 일이 상당히 커집니다. 사실 로렌스와 호로에게 있어서 양자택일이지만 쉽게 생각할 수도 없는 게 개간을 선택하면 호로가 불행해지고, 반대하면 영주가 파산해서 그로 인해 세간의 평판은 내려가겠죠.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을까. 그래서 투입한 게 에이브인데, 에이브는 로렌스가 아직 상인 현역일 때부터 악연이 그득한 여상인이죠. 상인으로서의 솜씨는 일류라서 대상인으로 성장했지만 성격은 반비례하듯 약아빠진 여우이자 대범한 늑대로 표현될 만큼 엮이면 큰일 나는 캐릭터입니다. 로렌스는 현역일 때 에이브에게 진짜 물리적으로 두들겨 맞기도 했죠. 그런 여자가 왜 여기로 찾아와 머리를 들이밀까, 에이브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상당히 극복하게 돌아가고 그녀가 꾸미는 일로 인해 또 고생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에이브는 딸내미 부부가 이끌어 가는 늑대와 양피지에서도 출현했었죠. 직접 엮이기도 했고, 뭔가 또 꿍꿍이를 일으키는 등 사악한 면을 보여주긴 했으나 결국 딸내미 부부와 연을 계속 맺어 갔고, 이번에 딸내미 부부의 친선 대사쯤으로 온 건데 출연만으로 피가 말려 가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게 흥미 포인트가 되어 버립니다. 아무튼 둘(로렌스와 호로)이 십수년을 같이 살아서 그런지 이제 풋풋한 신혼의 느낌은 없고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재미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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