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위의 서브캐릭터 육성 일기 2 - ~폐인 플레이어, 이세계를 공략 중!~, L Books
사와무라 하루타로 지음, 마로 그림, 이승원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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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삶의 희망을 잃고 이세계 전이, 왔더니 게임 속 판타지, 냄새나는 남자보다야 낫겠지 하렘, 실패를 모르는 완전무결 치트.


표지: 별로 의미를 못 찾겠다.


2권 스토리: 실비아와 에코를 영입한 세컨드는 순조롭게 세계 1위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이제 장비를 강화해줄 대장장이를 찾아 영입해야겠는데, 판타지에서 대장장이 하면 드워프다. 이런 약속된 전개를 버리고 배신이 일어난다. 다크엘프가 대장장이라니 듣도 보도 못했다. 


특징: 막장, 막장의 사전적 의미는 탄광 갱도의 막다른 곳이다.


포인트: 고양이 수인 에코는 귀엽다. 애가 점점 바보가 되어 간다.




스포일러 주의




참 특이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 영입한 다크엘프 '유카리'의 전직은 암살자다. 사실 이세계에는 스킬을 어떻게 보유하느냐에 따라 직종이 구분되어서 캐릭터로 직종을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 하지만 판타지에서 대장장이 하면 일단은 드워프다. 이런 기본이 되는 틀을 이 작품은 거부하듯이 주인공 세컨드는 그녀의 전직을 무시하고 대장장이로 만들어 버린다. 게다가 그녀(유카리)는 노예 출신이다. 주인공에게 구입된 이후 메이드에 비서까지 자처하게 된다올 라운드로서 다재다능한 캐릭터라 할 수 있지만, 솔직히 근본을 모르겠다. 여기서 누여겨 볼 것은 주인공 세컨드는 사람 죽이는데 떨려 하면서 사람을 돈으로 구입하는 데는 망설임이 없다. 현실 일본에서 살았던 감각(도덕적 의미)을 가진 사람이 사람을 돈으로 구입하는데 망설임이 없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렇게 유카리를 영입하고 파티도 어느 정도 꾸려져서 본격적으로 세계 1위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이 작품은 소설가가 되자 출신작이다. 이미 많은 소설가가 되자 출신작을 보와 왔듯이 이 작품도 스킬에 의존하며 성장하는 타입이다. 여기에 고생과 수련과 좌절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이 과정을 거치는 작품도 찾아보면 있을 수는 있겠지. 적어도 이 작품은 아니다. 현실에서 했던 게임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세계 사람들은 모르는 방법으로 스킬을 올리고, 던전에 들어가 아이템을 손쉽게 얻는다. 주인공 세컨드와 그의 하렘은 단 며칠 만에 모험가 최고 등급에 올라버린다. 사실 소설가가 되자 출신작들 대부분은 흥미 위주다. 내가 못하는 걸 대신하는 대리만족을 보여주기도 한다. 내가 이세계에 가면 어떤 모험을 하고 이렇게 강해질 거라는 망상이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작가를 디스 하는 건 아니다. 이걸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대신한다고 할까.


아무튼 그렇게 던전에 들어가 폭렙을 이룬다. 세계 1위를 하기 위해선 스킬을 올릴 필요가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과정에서 힘든 건 하나도 없다. 솔직히 이런 게 뭐가 재미있고 흥미가 있는지 필자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광석 몇 개 갖다 주고 모험가 최고 등급에 올라 버렸다는 황당한 전개도 있고, 아무리 방어구와 몸이 튼튼하다지만, 파티원을 마루타로 이용해서 광물을 모으는 꼼수는 너무한 거 아닐까 싶다. 정작 마루타 본인은 재미있다고 웃고 있지만. 이쯤 되면 삶 자체가 놀이다. 이렇게 무리 없이 강해져서 세계 1위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게임 폐인을 괜히 폐인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하루라도 게임을 하지 않으면 캐릭터가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으로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남의 과거는 캐면서 정작 자신의 비밀은 밝히지 않는다. 유카리를 영입할 때 아무리 세뇌를 푼다는 이유가 있었지만 그녀의 과거와 비밀을 캐내려고 말을 아무렇게나 던진 게 주인공 세컨드다. 이후 실비아는 세컨드에게 한가지 의문을 가진다. 어째서 던전이나 이세계에 대한 걸 잘 알고 있지? 참고로 이세계는 세컨드가 했던 게임의 세계관이다. 그러니 말할 수 없지. 전생에 게임 폐인이었다는 걸 어떻게 말해. 물론 다른 숨겨진 비밀을 간직하고 있겠지만, 세컨드는 실비아의 의문에 기어이 답해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비밀을 캐내려 하면서 정작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지 않는다. 이건 신뢰의 문제다. 그런데 웃기게도 그녀들은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분위기를 보면 세컨드는 자신이 영입한 하렘을 이용 도구로 밖에 여기지 않는 느낌이 들곤 한다.


이 점은 프롤로그에서 잘 나타나 있다. 혼자 도는 것보다 팀을 짜서 도는 게 효율이 좋다고 한다. 이 말은 그녀들을 동료로서 동등한 입장으로 대하는 게 아닌 그저 경험치 셔틀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유카리를 영입할 때도 딱히 누가 되었든 대장장이 스킬만 있으면 된다는 식이다. 동료란 신뢰로 구축된 인연을 말한다. 남의 비밀은 밝히려 하면서 자신의 비밀을 밝히지 않는 시점에서 신뢰고 뭐고 없다. 


그리고 뜬금없는 전개, 유카리가 세뇌되었다는 복선은 전혀 투하하지 않고 뒤늦게 그녀의 옛 주인이 걸은 세뇌가 문제다 같은 전개를 보여준다. 앞에선 성격 개차반같이 언급해놓고 뒤에서 이런 일이 있었으니 감안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무책임한 전개가 몇 번이나 일어난다. 어쩌라는 느낌이다. 던전에서 렙업할 때도 마침 꼼수가 생각났다며 참 편리하게 일을 진행 시킨다. 잘 놀다가 느닷없이 '그녀'를 언급하며 아련한 마음을 품는 뭔 뚱딴지같은 소리냐 같은 전개도 있다. 급기야 과금러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이세계로 전이 직전 사뒀던 레어 카드로 꼼수를 부리는 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온다. 대체 이런 게 뭐가 재미있고 흥미가 있단 말인가. 이제 이렇게 바라는 대로 다 들어주는 세계에서 1위를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게 된다. 


후반 관심 종자가 출현할 때는 화룡점정이다. 



맺으며: 가끔 발매사 L노벨이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필자가 그동안 수백 권을 읽어 오면서 비슷한 장르에 식상해버린 나머지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것일 수 있으나 과연 이런 작품이 팔릴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하는군요. 작품에서 중요한 개그도 없고, 위기의식도 없고, 그렇다고 하렘이 꽁냥대기나 하나. 온통 스킬 설정에 설명에 던전에서 렙업에 바라는 대로 다 되는 세계관에서 무슨 흥미를 찾으란 걸까 싶군요. 누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쁜데 누군 아주 쉽게 떼돈 버는 모습에서 이런 게 차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작품을 보는 필자 자신도 영문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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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슬레이어 12 - L Books
카규 쿠모 지음, 칸나츠키 노보루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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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다크 판타지


표지: 의미를 모르겠다. 작중 내용과 표지 사이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한다. 특히 11권은 최악이었지. 이 작품은 다크 판타지다. 아무튼 이번엔 일하러 나간 남편 기다리는 부인 포지션이다. 날이 추워진다. 스웨터라도 한 벌?


줄거리: 고블린은 안 나온다. 저마다 혼돈의 무리와 싸운다.


포인트: 토끼는 안 먹으면 죽는다. 낙타는 귀엽다. 코코아에 고추를 썰어서 넣어 먹어보자. 맛있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코코아는 좋지 않다.


특징: 자만하지 않고 착실히 기초를 닦아 나가다 보면 성장한다. 선배의 가르침을 받던, 맨땅에 헤딩으로 일어서던.



스포일러 주의



외전 같은 본편이다. 아마 작가가 애니메이션 작업 때문인지 엄청 바빴나 보다. 그동안 등장은 하는데 본 이야기에 밀러 들러리로 나왔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주변 인물들은 고블린 슬레이어와 알게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이다. 이들이 맡은 일이 고블린 슬레이어도 관여하게 되는데, 다만 이들이 직접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 사건과 의뢰가 이어지면서 연결되는 형식이다. 가령 인간 부모에게서 격세유전으로 태어난 붉은 머리 여엘프와 그녀가 몸담고 있는 파티가 의뢰를 받아 사교의 꿍꿍이를 처단했더니 더 큰 사건이 기다리고 있더란 말이지. 그래서 고블린 슬레이어에게도 의뢰가 들어오게 되고, 그런 인연이 맺어져 거미줄처럼 여러 사람들이 관련되어 간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제 성장했으니 어엿한 한 사람의 몫을 해도 될 시기이지 않을까 해서 선배의 그늘을 벗어나 강대한 적을 맞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승리하는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 가령 여신관이 엘프 궁수에 붙들려서 변경에 호위 의뢰를 받아 같이 갔더니 난데없이 어둠의 군세가 쳐들어온다. 이런 대규모 전쟁은 군의 관활이고, 의뢰가 없다면 굳이 모험가가 나설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여신관이 굳이 나설 필요 없다고 해서 안 나설 인물이 아니다. 물자를 병사들에게 나눠주는 등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적의 수괴를 맞아 두 다리를 대지에 뻗어 당당히 서서 마주하는 용기는 이제 어엿한 모험가라 할 수 있겠다. 다크 판타지 특성상 모험가들이 다스로 썰려 나가는 게 일상인 세계가 이 세계다. 그녀는 자신의 실력을 당당히 뽐내도 될 것이다.


고블린 챔피언(성기사)이었나, 그때를 정점으로 고블린의 출연 빈도가 자꾸 낮아지더니 이젠 거의 안 나온다. 13권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얼마 전에 변경에서 설인들을 퇴치하고 토끼를 주워 왔다. 이 토끼는 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의 파티에 들어가 무난하게 성장 중이다. 참고로 여 캐릭터다. 졸지에 신참 전사는 하렘을 꾸렸다. 지금은 그걸 의식할 정신이 없지만 말이다. 왜냐면, 삶이 전쟁이거든. 선배들(고슬등등)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여신관과 다르게 이들 3인조는 맨땅에서 헤딩으로 살아가고 있다. 착실하게 성장은 하고 있지만 시궁창에서 쥐와 바퀴를 잡는 등, 인생이 시궁창과 연결이 되어 있다. 이번엔 그래도 성장했다고 고블린을 잡으러 갔다가, 이 작품의 원래 분위기였다면 고블린 퇴치하러 갔을 때 능욕 코스겠지만 작가가 이 파티를 살려 두려는지 무사하게 된다. 하지만 와이번은 아니지. 


여토끼는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가 주워왔고, 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는 모험가 길드에서 얼굴을 익힌 사이다.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에게 조언도 받았던 거 같기도 하다. 드워프 도사는 이들에게 맛있는 수프를 대접하기도 했고. 착실히 성장 중인 여신관이 이들의 목표다. 목표가 목표다 보니 참 성실하게도 임한다. 준비라든지. 욕심을 내지 않는다던지. 알고 보면 이게 다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전염된 것이다. 언제나 신중한 고블린 슬레이어를 따라 하던 게 여신관이었고, 그 여신관을 봐왔던 게 이들이었기에 따라 하는 것이니 고블린 슬레이어를 바이러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고블린 슬레이어와 연관이 되면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예가 또 있다. 1권에서 여신관과 파티 짜고 첫 모험에 나섰다 실패해버린 여 마법사를 기억하는가. 누나가 죽고 개망나니 동생 붉은 머리 마법사 소년이 후에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를 찾아왔었다. 누나의 최후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와 기억은 안 나지만, 지금은 레아 종족 여기사와 착실히 모험 중이다. 얘도 맨땅 헤딩으로 성장 중인데, 상당히 호전적인 건 못 고쳤는지 덕분에 싹수가 될성싶은 떡갈나무로 성장 중이다. 첫 등장에서는 남을 깔보고 민폐에 온갖 어그로란 어그로는 다 끌다가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참교육 되고 참사람이 되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도 사람 돼서 등장한다. 이번에 작전 중인 고블린 슬레이어와 창잡이와 중장 전사의 서포트를 하면서 나름 꽤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성적인 부분에서는 신참 전사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엘프 궁수에게 끌려간 여신관이 변경에서 어둠의 군세와 싸우느라 골골 거리고, 고블린 슬레이어는 창잡이와 중장 전사에게 끌려가서 특수임무 중이다. 고블린이 아니면 의욕이 없는 거 같더니 잘 싸운다. 괜히 은 등급이 아니고, 괜히 신뢰를 받는 게 아니더라는 느낌? 드워프와 리자드맨은 심부름 중이고, 저마다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 소치기 소녀는 그이에게 해줄 스웨터에 푹 빠져 있다. 얼마 전에 동쪽에 갔다 온 고블린 슬레이어가 낙타를 가져왔다. 생긴 건 타조 같은 게 귀엽다고 한다. 그녀의 정신세계는 아리송하다. 아무튼 스웨터 제작에 조언을 구하기 위해 모험가 길드에 갔더니 고양이가 코코아를 내준다. 뜬금없이 고추를 썰어 넣으면 맛있다고 하는데 이거 오타나 오역이 아니라면 이게 가능한 조합인가 싶다. 고양이에게 코코아는 안 좋은가 보다. 골골 거린다. 토끼는 쫓기는 와중에도 배고프다고 한다.


이런 심각하지 않은 일상이 흐르는가 하면, 사교와 어둠의 군세로 세계가 멸망 코스를 타고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이번 이야기는 본격적인 어둠의 침공과 맞서는 이야기다. 마신의 부활을 획책하여 사람들을 잡아가고, 마을과 도시가 붕괴한다. 그동안 이런 세계 위기 같은 다크한 세계관이지만 고블린 슬레이어가 속한 세계는 그거와 무관하게 흘러가곤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관련이 없을 줄 알았던 세계는 고블린 슬레이어의 세계를 침범하게 된다. 그러니 나설 수밖에. 언제나 방구석 폐인처럼 혼자 싸돌아다니더니만 여러 사람과 어울린 게 효과를 봤는지 이제 낯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 창잡이와 중장 전사와의 연계도 좋고, 자기 할 일도 알아서 척척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 그러나 여전히 창잡이와는 정신 세계관이 틀린 지 으르렁 거린다.


용사는 싸운다. 사실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다. 용사의 눈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고, 고블린 슬레이어의 눈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한 권에서 보여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용사가 마신을 쓰러트린 이야기, 고블린 슬레이어가 고블린을 죽이고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 어딘가 먼 곳에서 따로 진행되는 이야기. 결코 섞일 일은 없지만, 연결은 되어 있다. 가령 어릴적 용사를 만난 고블린 슬레이어라든지(외전). 이렇게 주변 인물들은 알게 모르게 거의 다 고블린 슬레이어와 인연이 있다. 왕(王)도 한 다리 건너 고블린 슬레이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여상인은 말할 것도 없고, 공주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인맥이라는 것일까 싶다. 


맺으며: 살아가면서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을 던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은 이미 1권에서 던진 교훈이기도 하죠. 여신관은 뼈저리게 알고 있는 것이고. 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는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와 인연을 맺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그들에게 배운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붉은 머리 마법사 소년이 딱 모범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고요. 첫 등장에서 개망나니 짓을 하다가 파티를 전멸로 이끌뻔하였지만 여신관의 기지로 살아나고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참교육 당한 후 개심한 덕분에 아직도 잘 살고 있는 모습에서 자만이 얼마나 큰 독인지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가 토끼를 영입하고 이번에 와이번 상대할 때 침착하고 철저한 준비 덕분에 목숨을 부지하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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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린 슬레이어 외전 2 : 악명의 태도 上 - L Books
카규 쿠모 지음, lack 일러스트,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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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다크 판타지, 그래도 본편 만큼은 아니다.


등장인물: 당신(君), 종누이(분홍 머리), 여전사, 승려, 하프 엘프(척후), 여주교(안대).


작중 시기: 본편으로부터 약 10년 전이다.


줄거리: 마신(魔神)이 죽음을 흩뿌리고 다니는 암흑의 시대. [죽음의 미궁]이 발견된다. 최하층에 마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왕은 모험가들을 불러들여 어떻게 좀 하란다. 그래서 생겨난 성체 도시에 오늘도 많은 모험가가 찾아든다. '당신'도 그중 한 사람이다. 파티를 꾸려 미궁을 답파하고 마신을 물리쳐 세상을 평화롭게 한다(이름을 알린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에 여전사와 승려가 가담하고, 여주교를 맞아들인다.


포인트: 이번 외전2는 TRPG의 당신(YOU)이 무엇을 한다 같이 남의 일처럼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징: 고블린은 메인이 아니다. 어쩌면 '슬라임'이 메인일지도 모르겠다.



스포일러 주의



고블린 슬레이어 두 번째 외전이다. 역시나 본편과 마찬가지로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이번 외전2는 특이하게 주인공을 1인칭 '당신(君)'으로 해서 진행이 된다. 당신은 마신을 쓰러트리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성체 도시로 찾아온다. 실력은 이제 막 1렙이 된 초보 검사다. 이번 외전2는 당신이 파티를 꾸리고 던전에 들어가 실력을 쌓고 나아가 마신을 쓰러트려 영웅이 된다가 이 작품의 골자 같다. 본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미래는 확정이 되어 있다. 이 작품은 그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신은 성체 도시에서 종누이와 더불어 하프 엘프와 함께 여전사와 승려 그리고 이 작품의 진짜 이야기인 '여주교'를 맞아들인다. 이렇게 파티를 꾸려 [죽음의 미궁]에 도전한다.


차음엔 으레 다 그렇듯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거쳐 조금식 던전을 클리어해가면서 착실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징적이라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고, 배려를 통해 파티에 균열이 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보통 여느 파티 같으면 화내면서 니탓 내 탓하며 자중지란 끝에 궤멸 코스라면, 뭔가 미스를 저질러도 다독여줘서 주눅 들지 않게 한다. 던전에서 주눅으로 한순간의 주저는 파티의 생사를 결정짓는다. 파티원들의 선택을 존중해서 자존감을 올려준다. 용기는 이렇게 생기는 것이다. 자신을 믿어주는 이가 있는 것만으로도 힘은 저절로 생기는 법이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고블린 때문에 일어나는 피해보다 암흑에 먹혀가는 초보 모험가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성체 도시로 와서 미궁에 몸을 던졌으나 돌아오지 못하는 모험가가 더 많다. 아침에 인사했던 모험가는 저녁에 보이지 않는 일이 예사다. 그런 죽음이 만연한 시기다. 본편에서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사기를 첬던 '여주교'라고 무사하진 못했다. 그녀의 첫 모험은 실패로 끝났다. 여기서 실패란 다들 알고 있는 그런 실패다. 10년이나 지나도 여전히 트라우마를 안고 살며,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사기 처가면서까지 고블린을 죽이려 했던 그녀의 트라우마는 여기서 시작된다(그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아무도 파티에 받아주지 않는 현실에서 입에 풀칠하기 위해 물품 감정이라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여주교의 삶은 비참하다. 보다 못해 '당신'은 그녀를 파티에 끌어들인다. 이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 역시나 고블린이 등장하면 몸이 움추려든다. 손발이 떨린다. 미궁에 들어갈 때마다 고블린이 나올까 전전긍긍이다. 보통은 이런 그녀의 모습에 혀를 차며 매몰차게 한 마디 할 법도 한데 파티원들은 그녀를 보다듬어 준다. 특히 종누이(분홍머리)는 유독 그녀를 다독여 주는 모습에 훈훈함이 묻어난다. 당신은 여주교를 탓하지 않는다. 맵 제작에 칭찬을 하고, 전투가 벌어졌을 때의 역할에서도 배려를 해주면서 그녀의 마음은 차츰 열려간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또 있는가.


있다. 종누이와 여주교의 관계를 들 수가 있다. 종누이는 여주교의 과거를 알고 있다. 동정은 아닐 것이다. 같은 파티원으로서 그녀를 내버려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맨 처음 여주교를 파티에 끌어들이도록 당신의 옆구리를 찌른 것도 종누이다. 미궁에서 여주교와 비슷한 말로를 걸은 모험가들을 만났을 때 따로 불러내 등을 쓸어준다던지 같은 그녀(여주교)가 패닉에 빠지지 않게 보다듬어주는 모습은 훈훈하기 그지없다. 종누이 덕분에 여주교는 고블린에 대한 조크도 어느 정도 받아넘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번엔 고블린이 나올까요?'같이 두려우면서도 이 파티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는 모습에서 그녀의 성장을 엿볼 수가 있다. 아직은 인간을 베는데 주저하지만 인간이 아닌 자를 베는 데는 주저하지 않게 되면서 그녀도 영웅으로의 길을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이것은 다 종누이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당신도 배려를 통해 그녀가 용기를 가지도록 해준 것도 있고. 이런 장면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진해진다. 



맺으며: 이 작품은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 소소한 실패를 감싸주고, 흠이 되는 것을 놀리지 않는 것, 의견을 내는데 주저하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은 힘이 된다는 걸 잘 보여주죠. 가령 여주교가 맵을 제작하며 남에게 보이는걸 창피해하자 훌륭한 맵이라고 칭찬해주면서 그녀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하는 배려 같은 건 아무나 못한다고 보는군요. 마물과 전투를 할 때 후위에 머물고만 있던 여주교가 전투에 참가해서 도와주지 않은 것에 미안해하자 괜찮다며 다독여 주는 배려, 고블린을 무서워하는 그녀를 탓하지 않는 배려, 이런 배려들이 그녀로 하여금 힘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고, 나아가 던전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던 그녀로 하여금 싸울 수 있는 힘이 되게 하는 장면들에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줬다고 할까요. 그리고 배려를 받았다고 응석꾸러기가 되지 않고 한 사람의 모험가로 착실히 성장해가는 여주교의 모습은 눈여겨볼만하죠.


사족: 부제목의 고블린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냥 갖다 붙은 겁니다. 이번 외전2에서는 고블린은 사실 거의 안 나와요. 고로 고블린에 의한 유린은 없다고 보시면 되겠군요. 오히려 슬라임이 많이 나와서 여전사와 얽히는데 이게 좀 개그입니다. 여주교와 더불어 눈여겨볼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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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 치트가 너무 최강이라 이세계 녀석들이 전혀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만. 7 - J Novel Next
후지타카 츠요시 지음, 나루세 치사토 일러스트, 권미량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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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개나 소나 다 가는 이세계 전이, 개나 소나 다 하는 용사, 그렇기 때문에 왕 굿잡 치트나만 빼고 다 하렘이세계에서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모럴해저드, 사람이 막 죽어 나가는 아포칼립스, 이런 곳은 죽어도 사양이야. 집 나가면 개고생 그러니까 집으로 가는 여정. 


표지: 히로인 '토모치카'와 주인공 '요기리', 어느 섬에 처박힌 현자라는 놈을 잡으러 가는 중인데 인디아나 존스를 찍고 있다.


7권 스토리: 현자의 돌을 찾아 엔트라는 섬나라에 쳐들어가는 주인공 일행, 타고 가던 배가 좌초되어 당초의 목적지에서 벗어났다. 여긴 섬의 서쪽, 현자가 있는 곳은 섬의 동쪽. 동쪽으로 가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전의 행동들 때문에 신(神)의 눈 밖에 나버린 주인공 요기리는 신(神)이 보내오는 사도의 방해를 주구장창 받는다. 


포인트: 주인공 요기리는 천하무적이다. 이세계 인(人) 아니 이세계 전이자들은 똥 멍청이다.


특징: 엘프는 긴팔 원숭이다.



스포일러 주의



그동안 현자들을 싹쓸이 하면서 현자의 돌을 손에 넣어 왔지만 아직도 모자란다. 몇 개 더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다. 안 가르쳐 준다. 혹은 필자가 잊어 먹었거나. 참고로 현자의 돌은 현자의 몸속에 있다. 현자들은 이세계 전이자들이다. 분기별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실 지구에서 몇 다스로 불러와 치트를 부여해주고 배틀 로얄을 찍게 해서 살아남은 놈들만 현자로 삼는다. 근데 어찌 된 일인지 살아남은 것들이라는 게 하나같이 안하무인에 도덕과 윤리는 찾아볼 수 없는 놈들뿐이다. 자신 이외의 사람은 물건이고 가축이다. 이런 놈들이 판치는 게 이세계다. 그러니 제대로 된 세상일 리가 없다. 근데 의외로 남의 눈을 의식하는 건 있는지 주민들은 그럭저럭 잘 살게 해주고 있다. 외부세력이 쳐들어오면 대응도 해준다. 현자라고 해서 꼭 나쁜 놈은 아닌데, 다 속내가 있단다. 


주인공 요기리와 히로인 토모치카도 현자 후보였으나 탈락,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에 나선 상태다. 그동안 용사니 뭐니 참 많은 자들이 요기리의 앞을 막았으나 말해 무얼 하겠나 싶을 정도로 다들 죽어 버렸다. 왜 그리 죽고 싶어 안달이 났는지 도통 모를 놈들만 나와서 요기리의 앞을 가로막는다. 치트는 사람을 들뜨게 한다. 이것만 있으면 천하무적이 된 듯한 게 이세계의 치트다. 그야말로 이때까지 나왔던 이세계 전이물의 치트들이 총망라된다. 이건 전이자, 현지민 가리지 않는다. 작가는 다른 작가들에게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을까 궁금해질 정도다. 문득 이런 게 뭐가 재미있나 싶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화법이 눈길을 끌어서 한번 발을 들이면 못 빠져나가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동안 필자의 리뷰를 봐온 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필자는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한다. 혹평할 때는 가차없다. 그런데도 이 작품은 벌써 7권째를 보고 있다. 그렇다고 추천하느냐는 좀 생각해봐야 될 문제지만.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현자 요시후미를 찾아 엔트 섬을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섬에 도착하니  여자애가 마중해주는데 위에서 서술했듯이 정상적인 성격이 아니다. 신(神)에게서 치트와 계시를 받아 악당 요기리를 처단하겠다고 설레발을 치는데 꼴에 신(神)이 말했다고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바보스러움이 귀엽다. 그 설레발로 인해 정작 자기 목숨이 위태로워졌는데 안중에도 없다. 여자애 마을에 도착하니 아닌 게 아니라 모험가 파티가 찾아와 게임처럼 퀘스트니 뭐니 또 뭔가가 시작된다. 이세계의 분위기가 이렇다. 주로 전이자들의 행동 패턴이 현실을 현실로 안 보고 집에서 게임하듯이 세상을 대한다는 것이다. 즉, 죽음에 대한 현실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부산물로 현자가 되다만 것도 있고 해서 사람을 사람 취급 안 하는 건 예사다. 


당연히 그런 놈들을 봐줄 필요는 없다.


그러고 보면 주인공 요기리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다. 일단 전수 방어로 살기를 보내오는 놈들만 요단강 건너게 해주고는 있지만, 이것도 토모치카가 칼집이 되어줘서 이 정도지 사실 주인공 요기리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다. 정작 여기서 무서운 건 익숙해진다는 것에 있다. 토모치카는 극히 평범한 여자애(고등학생)다. 이세계로 넘어와 드래곤에 잡아먹힐 뻔하고, 같은 반 애들한테 겁탈 당할뻔하고, 구해줬다고 생각한 남자애는 입만 열었다 하면 '죽어'하며 껄렁한 놈들을 몰살하고 다닌다. 보통 제정신으로는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근데 어느새인가 이 모든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버린다. 요기리가 사람을 죽여가도 그런가 보다하고 하며 지내는 모습은 다소 소름으로 다가온다. 근데 사실 어쩔 수 없다. 현실 법률을 기대할 수 없는 이세계에서 윤리를 찾았다간 순식간에 잡아먹힐 테니까. 덕분에 도움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닌 것도 있고.


신(神)의 말씀은 곧 진리라는 여자애 마을에서 조금 소란이 있은 후 요기리 일행은 본격적으로 동쪽을 향해 진격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이세계 신(神)의 본격적으로 요기리를 어떻게 하면 죽일 수 있나 하는 실험이다. 요기리의 즉사스킬은 상대가 어디에 있든, 그게 누구이든 관계가 없다. 생물, 미생물 가리지 않는다. 그냥 요기리나 동료들을 죽이고자 하는 살기만 띄어도 즉각 본능적으로 발동이 돼서 근원적으로 죽어 버린다. 그렇다면 내가 아닌 타인을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게 이번 이야기의 요점이다. 이미 이전에 어떤 현자가 써먹었던 작전이긴 한데 멍청한 이세계 신(神)은 그런 거 모른다. 사람들(주로 이세계 전이자)을 이용해 대요기리 병기로 투입을 하나 그게 통할 거 같으면 이 작품은 2~4권에서 끝났을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게 치트를 받았다고 좋아라하며 앞뒤 분간도 안 하는 엑스트라들이다. 비록 신(神)의 계시라고는 해도 믿어 의심치 않고 나대다가 골로 가는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맺으며: 사실 나무야 미안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작품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치트를 남발하며 시원스럽게 등장인물들을 리타이어 시키는 게 조금은 흥미롭죠. 여기엔 요기리 일행 이외는 그 누구도 비켜가지 못합니다. 히로인이나 주인공의 범주에 들어갈 거 같은 캐릭터가 나왔다 싶으면 아무 일도 아닌 것마냥 리타이어 시키기도 하죠. 이야기의 중요도와는 상관없이요. 이게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하나카와 같은 조연이 보여주는 드라마도 볼만합니다. 강자엔 약하고 약자엔 강한 전형적인 찌질이 모습이라든지. 자신의 힘을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가 요기리에게 어이없이 당하는 것등 심각하게 생각하며 복선을 유추하며 머리 아프게 하는 그런 게 없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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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소녀의 살아가는 길 1 - S Novel+
사토 마토 지음, 니리츠 그림, 김정규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이번엔 만만치 않다. 이세계 전이, 역설적인 이세계 멸망,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제가 하겠습니다. 암살, 어쩌면 수천 년이라는 시간이 맺어준 백합, 그러니까 이번엔 반드시 널... 타임 리프, 누군가를 대신해서 무언가를 짊어진다는 건 순례 여행.


표지: 히로인이자 주인공 '메노우'다. 처형인으로써 키워지고 처형인으로써 살아간다. 그녀가 들고 있는 시계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이 작품을 다 읽으면 알게 된다(작중에서는 시계가 안 나온다). 하얀 바닥은 그녀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러나 결코 순백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스토리: 종종 이세계인(지구 일본인)이 넘어온다. 과거 이 세계는 이세계인으로 인해 멸망의 기로에 설정도로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적이 있다. 두 번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고자 이 세계에는 이세계인을 죽이기 위한 처형인을 준비했다. 처형인은 이세계인을 발견하는 즉시 처형한다. 메노우는 처형인이다. 메노우는 이세계 소환으로 넘어온 '아카리(여고생이다)'를 만난다. 처형인으로써 그녀를 죽였으나 어찌 된 일인지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벌떡 일어난다. 이 이야기는 메노우가 불사신 아카리를 죽이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포인트: '메노우'와 '아카리'의 관계는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왜 처형소녀''가 붙었는지 다 읽고 나면 알게 된다. 살아가는 길은 처형소녀가 아니라 다른 무엇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가 붙은 게 아닐까 싶다. 역자 분이 '의'자 붙이길 권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필자는 잘 모르겠다.


특징: 고구마 장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포일러 주의, 장문 주의, 이번 리뷰는 무미건조합니다.




누군가가 내가 사는 세상을 부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물음을 던져온다. 대부분은 어떻게 하긴 잡아 죽여야지라고 할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다. 이 세계에는 이세계인(일본인)이 자주 넘어온다. 누군가가 소환해서 넘어오기도 하고, 차원의 틈새로 넘어오기도 한다. 과거 이런 이세계인 덕분에 이 세계는 별을 오갈 정도로 문명이 발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힘(치트)에 취한 이세계인의 폭주로 한번 멸망의 기로에선 뒤로 이 세계는 이세계인들을 보이는 족족 죽인다. 다시는 과거와 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대륙이 가라앉고 소금으로 변하고 하늘로 솟아올라 버렸다. 지금도 그 여파는 남아 있다. 미개척 지역엔 아직도 고도의 문명이 만들어내는 뭔가가 돌아다니며 사람의 목숨을 위협한다이 세계는 상처받았다. ​처형인은 상처를 보다듬어주는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메노우는 아카리를 죽이기 위해 그녀와 함께 고도(古都) 가름으로 향한다. 물론 그녀(아카리)에겐 거짓말을 해뒀다. 초면에 널 죽이기 위해 저기 가자고 하면 좋다고 따라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아카리)는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밝은 모습이다. 이것이 시종일관 의문으로 다가온다. 모르는 곳으로 불려와 너는 특별한 힘이 있으니 어쩌고저쩌고 한다고 수긍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그녀는 감언이설로 너는 속고 있다고 나(메노우)랑 같이 가자는데 의심을 하지 않는다. 나아가 만난 지 십수 분 만에 전폭적인 믿음까지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메노우는 뒤통수에 비수를 꼽는다. 근데 안 죽는다. 이세계인은 이 세계로 넘어오면서 힘을 받는다. 일명 치트다. 이 세계인 보다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나 처음엔 쓸 줄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세계 처형인은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이세계 전이의 이면을 다루고 있다. 여느 이세계물이 신에게 치트를 받아 이세계로 넘어와 마왕을 무찌르고 문명을 퍼트리면서 잘 사는 것이라면, 이 작품은 치트에 취한 자의 말로를 다루고 있다. 인간을 호시탐탐 노리는 기계장치의 대륙이 있고, 닿는 건 무엇이든 소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검(劍)은 대륙을 소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모두 과거 이세계인들이 저지른 짓이다. 이세계인들은 이 세계에서 악인이다. 그렇기에 이세계인은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메노우는 악당이 되고자 한다. 문제는 이제 막 이 세계에 도착해서 아무 짓도 저지르지 않은 이세계인을 죽여만 한다는 것이다. 보통 정신으로는 할 짓이 못된다. 이와 관련한 그녀의 독백은 처절하기 그지없다. '너는 아무 잘못 없는 피해자, 나는 가해자',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두면 이 세계가 멸망하기에... 여기서 피해자는 전이자를 말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세계로 끌려와 죽임을 당하는 입장을 생각해보라.


메노우는 아카리를 대리고 고도(古都) 가름으로 향한다.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았음에도 아카리는 메노우를 무척이나 따른다. 이것이 메노우에게 있어서 어떤 작용을 할까. 메노우의 마음과 기억은 만들어져 있다. 어릴 적 기억과 감정은 없다. 메노우 또한 이세계인이 저지른 폭주의 피해자다. 메노우는 이세계인이 누구보다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처형자의 길을 걷기로 했고, 자신과 비슷한 아이들을 대변해 누구보다 많이 이세계인을 죽여왔다. 그런 메노우에게 아카리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서슴없이 다가온다. 어릴 적 잃어버린 마음이 그녀로 채워진다. 가름에 도착하면 아카리와 헤어지게 된다. 메노우는 순례의 길을 떠날 것이고, 아카리는... 운명을 달리할 것이다. 


아카리를 거짓말로 속여 이곳까지 데려와 마법진에 앉혀놓은 장면은 무척이나 슬퍼 보인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카리는 메노우에게 웃음을 보여준다. 지금 이 순간 아카리는 자신이 여기서 죽을 거라는 걸 꿈에도 모르겠지. 어찌 된 일인지 메노우의 가슴이 조여온다. 이세계인을 처형하는 건 늘 하던 일이 건만... 이 장면은 필자에게 있어서 매우 가슴 먹먹하게 만든 부분이다. 믿어 의심치 않은 사람이 인도한 자리에서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는 순수함이란...



발매 전부터 흥미를 끌었던 작품이다. 기대한 만큼 괜찮은 흐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메노우가 자신의 삶과 처형인으로서의 고뇌에 대한 표현력이 좋다.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이세계인을 죽이는 것에 미안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고뇌가 잘 묻어나 있다. 후반 아카리를 소환한 장본인이자 흑막인 최악의 적을 맞아 포기하지 않는 모습과 동료가 보내온 정보를 의심을 하지 않는 믿음은 기승전결로 이어져 목넘김이 좋은 술을 마시는 느낌을 받게 한다.


다소 중2병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마법을 도력이라는 명칭으로 바꿔 식을 읊는 장면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도력의 원천이 무엇인지 서술하는 부분은 소설가 되자 특유의 딱딱함을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이 무엇보다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처형인으로써 자신이 죽여야 할 대상을 죽이지 않고 여행을 하는 모습은 레옹과 마틸다를 연상시킨다. 이 말은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외 등장인물, 메노우의 보좌관 모모가 나온다. 일편단심 메노우빠로써 오직 그녀(메노우)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초반엔 다소 눈살이 찌푸려진다. 말을 진짜 안 듣는다. 메노우를 위해서라면 불속이라도 뛰어든다. 그녀의 무식한 힘은 후반에 큰 활약을 한다. 이것으로 모모의 진가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니 초반에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배척하지 말자. 작중 아카리를 만나 아카리의 본질을 단박에 꿰뚫어 보면서 아카리의 [회귀, 타임 리프]라는 진짜 능력을 제일 먼저 알아챈다. 이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아카리가 왜 메노우에게 집착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해준다. 표지의 시계의 의미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공주기사 아슈나도 나오지만 일단 넘어가자. 모모가 사사건건 아슈나에게 시비 트는 게 재미있다.


인물도를 요약하면 모모와 아카리는 메노우를 정말 좋아해서 그녀를 귀찮게 한다.



필자의 푸념: 초판은 심할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오타 오역이 너무 심하다. 그리고 번역 상태가 전반적으로 어딘가 이상하다. 딱 꼬집어 말할 수는 게, 원서도 원래 이런 분위기여서 최대한 원서에 부합하도록 번역을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하다. 그리고 쉼표 남발로 인해 맥을 끊어 버린다. 발매 출판사에 문의하니 원서 자체가 문장을 많이 끊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걸 미뤄보아 우리 식으로 쉼표를 넣은 거 같은데 정작 맥이 끊겨 감정이입이 쉽지 않다. 이것 때문에 리뷰가 두리뭉실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사실 소재는 괜찮다. 매우까지는 아니지만 꽤 흥미롭게 읽기도 했고... 


맺으며: 이세계 전이자들이 악당이라는 소재가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모럴해저드를 일으키는 일부가 아니라 전부 통틀어서 이세계 전이자들은 나쁜 놈이라는 설정은 나쁘지 않았군요. 하지만 그건 표면적이고 이세계인을 죽이는 실행자(처형인)의 입장에서 이건 얼마나 부조리한 것인가하는 고뇌가 상당히 잘 녹아 있습니다. 또한 당사자인 이세계인 입장에서도 이보다 부조리한 것도 없다는 걸 잘 표현하고 있고요. 부를 땐 언제고 필요 없다고 죽이나 같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벌을 내린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생각나게도 합니다. 


아무튼 복선도 누구나 알 수 있게 깔아 놓음으로써 머리 아픈 진행을 보이지 않는 게 좋고요. 가령 아카리가 왜 메노우를 집착하는가를 조금식 풀어가면서 혹시 이런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 유추한 대로 답을 내놓으니 읽을 맛이 났습니다. 그래서 초반 메노우와 만난 아카리의 반응이 이해가 되기도 하죠. 메노의 텅 빈 마음을 채워가는 부분은 따뜻한 무언가가 있고, 처형인으로써 마음이 삭막해지지 않도록 사죄의 말을 읊는 장면은 숙연하게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8점을 주겠습니다. 특히 매노우의 감정 표현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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