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블린 슬레이어 12 - L Books
카규 쿠모 지음, 칸나츠키 노보루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다크 판타지


표지: 의미를 모르겠다. 작중 내용과 표지 사이 상당한 괴리감이 존재한다. 특히 11권은 최악이었지. 이 작품은 다크 판타지다. 아무튼 이번엔 일하러 나간 남편 기다리는 부인 포지션이다. 날이 추워진다. 스웨터라도 한 벌?


줄거리: 고블린은 안 나온다. 저마다 혼돈의 무리와 싸운다.


포인트: 토끼는 안 먹으면 죽는다. 낙타는 귀엽다. 코코아에 고추를 썰어서 넣어 먹어보자. 맛있다고 한다. 고양이에게 코코아는 좋지 않다.


특징: 자만하지 않고 착실히 기초를 닦아 나가다 보면 성장한다. 선배의 가르침을 받던, 맨땅에 헤딩으로 일어서던.



스포일러 주의



외전 같은 본편이다. 아마 작가가 애니메이션 작업 때문인지 엄청 바빴나 보다. 그동안 등장은 하는데 본 이야기에 밀러 들러리로 나왔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주변 인물들은 고블린 슬레이어와 알게 모르게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이다. 이들이 맡은 일이 고블린 슬레이어도 관여하게 되는데, 다만 이들이 직접 만나는 일은 거의 없다. 사건과 의뢰가 이어지면서 연결되는 형식이다. 가령 인간 부모에게서 격세유전으로 태어난 붉은 머리 여엘프와 그녀가 몸담고 있는 파티가 의뢰를 받아 사교의 꿍꿍이를 처단했더니 더 큰 사건이 기다리고 있더란 말이지. 그래서 고블린 슬레이어에게도 의뢰가 들어오게 되고, 그런 인연이 맺어져 거미줄처럼 여러 사람들이 관련되어 간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제 성장했으니 어엿한 한 사람의 몫을 해도 될 시기이지 않을까 해서 선배의 그늘을 벗어나 강대한 적을 맞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승리하는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 가령 여신관이 엘프 궁수에 붙들려서 변경에 호위 의뢰를 받아 같이 갔더니 난데없이 어둠의 군세가 쳐들어온다. 이런 대규모 전쟁은 군의 관활이고, 의뢰가 없다면 굳이 모험가가 나설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여신관이 굳이 나설 필요 없다고 해서 안 나설 인물이 아니다. 물자를 병사들에게 나눠주는 등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적의 수괴를 맞아 두 다리를 대지에 뻗어 당당히 서서 마주하는 용기는 이제 어엿한 모험가라 할 수 있겠다. 다크 판타지 특성상 모험가들이 다스로 썰려 나가는 게 일상인 세계가 이 세계다. 그녀는 자신의 실력을 당당히 뽐내도 될 것이다.


고블린 챔피언(성기사)이었나, 그때를 정점으로 고블린의 출연 빈도가 자꾸 낮아지더니 이젠 거의 안 나온다. 13권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얼마 전에 변경에서 설인들을 퇴치하고 토끼를 주워 왔다. 이 토끼는 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의 파티에 들어가 무난하게 성장 중이다. 참고로 여 캐릭터다. 졸지에 신참 전사는 하렘을 꾸렸다. 지금은 그걸 의식할 정신이 없지만 말이다. 왜냐면, 삶이 전쟁이거든. 선배들(고슬등등)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여신관과 다르게 이들 3인조는 맨땅에서 헤딩으로 살아가고 있다. 착실하게 성장은 하고 있지만 시궁창에서 쥐와 바퀴를 잡는 등, 인생이 시궁창과 연결이 되어 있다. 이번엔 그래도 성장했다고 고블린을 잡으러 갔다가, 이 작품의 원래 분위기였다면 고블린 퇴치하러 갔을 때 능욕 코스겠지만 작가가 이 파티를 살려 두려는지 무사하게 된다. 하지만 와이번은 아니지. 


여토끼는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가 주워왔고, 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는 모험가 길드에서 얼굴을 익힌 사이다.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에게 조언도 받았던 거 같기도 하다. 드워프 도사는 이들에게 맛있는 수프를 대접하기도 했고. 착실히 성장 중인 여신관이 이들의 목표다. 목표가 목표다 보니 참 성실하게도 임한다. 준비라든지. 욕심을 내지 않는다던지. 알고 보면 이게 다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전염된 것이다. 언제나 신중한 고블린 슬레이어를 따라 하던 게 여신관이었고, 그 여신관을 봐왔던 게 이들이었기에 따라 하는 것이니 고블린 슬레이어를 바이러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고블린 슬레이어와 연관이 되면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예가 또 있다. 1권에서 여신관과 파티 짜고 첫 모험에 나섰다 실패해버린 여 마법사를 기억하는가. 누나가 죽고 개망나니 동생 붉은 머리 마법사 소년이 후에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를 찾아왔었다. 누나의 최후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제 와 기억은 안 나지만, 지금은 레아 종족 여기사와 착실히 모험 중이다. 얘도 맨땅 헤딩으로 성장 중인데, 상당히 호전적인 건 못 고쳤는지 덕분에 싹수가 될성싶은 떡갈나무로 성장 중이다. 첫 등장에서는 남을 깔보고 민폐에 온갖 어그로란 어그로는 다 끌다가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참교육 되고 참사람이 되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도 사람 돼서 등장한다. 이번에 작전 중인 고블린 슬레이어와 창잡이와 중장 전사의 서포트를 하면서 나름 꽤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성적인 부분에서는 신참 전사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엘프 궁수에게 끌려간 여신관이 변경에서 어둠의 군세와 싸우느라 골골 거리고, 고블린 슬레이어는 창잡이와 중장 전사에게 끌려가서 특수임무 중이다. 고블린이 아니면 의욕이 없는 거 같더니 잘 싸운다. 괜히 은 등급이 아니고, 괜히 신뢰를 받는 게 아니더라는 느낌? 드워프와 리자드맨은 심부름 중이고, 저마다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다. 소치기 소녀는 그이에게 해줄 스웨터에 푹 빠져 있다. 얼마 전에 동쪽에 갔다 온 고블린 슬레이어가 낙타를 가져왔다. 생긴 건 타조 같은 게 귀엽다고 한다. 그녀의 정신세계는 아리송하다. 아무튼 스웨터 제작에 조언을 구하기 위해 모험가 길드에 갔더니 고양이가 코코아를 내준다. 뜬금없이 고추를 썰어 넣으면 맛있다고 하는데 이거 오타나 오역이 아니라면 이게 가능한 조합인가 싶다. 고양이에게 코코아는 안 좋은가 보다. 골골 거린다. 토끼는 쫓기는 와중에도 배고프다고 한다.


이런 심각하지 않은 일상이 흐르는가 하면, 사교와 어둠의 군세로 세계가 멸망 코스를 타고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이번 이야기는 본격적인 어둠의 침공과 맞서는 이야기다. 마신의 부활을 획책하여 사람들을 잡아가고, 마을과 도시가 붕괴한다. 그동안 이런 세계 위기 같은 다크한 세계관이지만 고블린 슬레이어가 속한 세계는 그거와 무관하게 흘러가곤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관련이 없을 줄 알았던 세계는 고블린 슬레이어의 세계를 침범하게 된다. 그러니 나설 수밖에. 언제나 방구석 폐인처럼 혼자 싸돌아다니더니만 여러 사람과 어울린 게 효과를 봤는지 이제 낯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 창잡이와 중장 전사와의 연계도 좋고, 자기 할 일도 알아서 척척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 그러나 여전히 창잡이와는 정신 세계관이 틀린 지 으르렁 거린다.


용사는 싸운다. 사실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다. 용사의 눈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고, 고블린 슬레이어의 눈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한 권에서 보여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용사가 마신을 쓰러트린 이야기, 고블린 슬레이어가 고블린을 죽이고 사람을 구하는 이야기. 어딘가 먼 곳에서 따로 진행되는 이야기. 결코 섞일 일은 없지만, 연결은 되어 있다. 가령 어릴적 용사를 만난 고블린 슬레이어라든지(외전). 이렇게 주변 인물들은 알게 모르게 거의 다 고블린 슬레이어와 인연이 있다. 왕(王)도 한 다리 건너 고블린 슬레이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여상인은 말할 것도 없고, 공주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인맥이라는 것일까 싶다. 


맺으며: 살아가면서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을 던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은 이미 1권에서 던진 교훈이기도 하죠. 여신관은 뼈저리게 알고 있는 것이고. 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는 고블린 슬레이어 파티와 인연을 맺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지 그들에게 배운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붉은 머리 마법사 소년이 딱 모범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고요. 첫 등장에서 개망나니 짓을 하다가 파티를 전멸로 이끌뻔하였지만 여신관의 기지로 살아나고 고블린 슬레이어에게 참교육 당한 후 개심한 덕분에 아직도 잘 살고 있는 모습에서 자만이 얼마나 큰 독인지 잘 보여준다 할 수 있습니다신참 전사와 신참 성녀가 토끼를 영입하고 이번에 와이번 상대할 때 침착하고 철저한 준비 덕분에 목숨을 부지하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기도 하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