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군사관, 모험가가 되다 1
타쿠마 토모마사 지음, himesuz 그림, 김정규 옮김, 이토 아츠히코 원작 / 길찾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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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사실 필자는 이 작품이 라이트 노벨인줄 알고 구매했더랬죠. 가격도 7천 원이나 했고, 온라인 서점 앱에서는 만화(코믹)라고 쓰여 있는 걸 찾지 못해서 평소처럼 구매 후 택배 도착하자마자 뜯어보니 똭!!!! 그렇다고 딱히 만화(코믹)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원작이 라이트 노벨인 만화(코믹)는 더 이상 구매를 안 하려 했던 필자는 술 진탕 마시고 새벽 찬바람 맞은것마냥 정신이 번쩍 들었군요. 아무튼 이 작품은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다소 다른데, 일본명은 '우주 항공 사관, 모험가가 되다'입니다. 발매 당시 SF와 우리가 아는 이세계 판타지를 엮어 놓아 신선하다는 평을 들었으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SF는 흐려지고 이세계 판타지가 부각되어서 실망하는 분위기인가 보더군요. 일본에서는 현재 4권(라노벨)이 발매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미발매입니다. 아무래도 일단 만화(코믹)로 먼저 간 보고 라노벨을 출시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찌 될진 모르겠군요.


주된 이야기는 지적 생명체 '벅스'와 인류와의 접촉으로 촉발된 전쟁을 그리고 있는데요. 주인공은 우주함 사관이 되어 벅스의 본거지를 찾다가 의문의 공격을 받아 타고 있던 우주함이 격침, 탈출해서 불시착한 행성이 이세계 판타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세상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도착하자마자 마물에게 쫓기던 히로인 '클레리아'를 구해주는데요. 사실 이런 부분은 히로인이 위기에 빠졌다, 주인공이 구해준다, 이후 같이 동행한다, 메인 히로인이 된다. 같은 클리셰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의사소통 부제라는 것이군요. 여느 이세계물처럼 스킬 혹은 여신에게서 능력을 받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걸 막아놓으면서 차별을 꾀합니다. 그러다 보니 손짓 발짓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서로 이해하려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죠. 그리고 히로인 '클레리아'의 성격도 참 흥미로운데요. 주인공이 도와줬다고 대뜸 호감도 맥스를 찍는 것보다는 도와주는 것에 고마워하고, 그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군요.


주인공은 마물과 싸우다 다친 '클레리아'를 도와주며 생색내지 않는 젠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뭐 주인공은 언제나 상냥해야 된다는 이 업계의 불문율이니 어쩔 수 없겠죠. 팔, 다리를 다친 그녀에게 의족(표지 참조)을 만들어 주고, 그러고 보니 등장하자마자 팔, 다리가 잘린 히로인이라니 꽤나 파격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어서 그녀가 가고자 하는 장소까지 동행하기로 하는데요. 여기서도 흥미로운 게 여느 작품이라면 대충 흘려버릴, 밥하는 장면 등 현실감 있는 생활상을 보여준다는 것이군요. 히로인 입장에서는 뭐 이런 다재다능하고 착한 사람이 다 있을까 주의 깊게 관찰하며 장래에 남편감 보는 듯한 시선은 이런 작품의 클리셰가 되겠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시선이 노골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녀는 주인공이 다친 자신을 버려도 이해하는 그런 부류가 아닐까 하는, 이러 면에서 비록 만화(코믹)이지만, 만화(코믹)임에도 이런 걸 느끼게 해주는 작가의 능력은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사실 세계관이 말이 안 되는 게, 벅스는 범 우주적으로 침공 중인데 어째서 이 행성은 안전한가를 두고 의문이 생기는 건 어쩔 수가 없군요. 뭐 이건 나중에 밝혀지겠죠. 어쨌거나 고도의 문명과 낙후된 문명의 만남에서 지구 역사 중 하나인 대항해시대 같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침공하는 그런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군요. 라노벨 업계로 표현하면 결국은 이세계 전생의 한 축이 되겠고요. 주인공은 문명(스킬, 스테이터스)의 이기를 이용해 마물을 퇴치하고 히로인을 도와주죠. 히로인의 반응도 딱 이세계로 전생한 주인공을 보는 시선이고요. 아마 이것 때문에 처음엔 우와! 하다가 독자들이 등을 돌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필자는 그것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등장인물들의 감정에서 이 작품을 평가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작화는 거짓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필자가 이 작품에 대해 호의적인 건 등장인물들의 성격 때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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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야근! 1 - L Novel
와가하라 사토시 지음, 아리사카 아코 그림, 박경용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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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애니메이션화 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알바 뛰는 마왕님!'을 집필했던 '와가하라 사토시' 작가의 신작입니다.라고 해도 이미 일본에서는 4권까지 나온 작품이군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본 작품은 흡혈귀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전작에서 마왕과 천사(용사)의 대립과 화해, 융합 등을 다루며 서로 다른 존재라도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갔었던 게 특징이었는데요. 본 작품도 유사한 흐름을 보여주며 서로 다른 관계에 놓여 있어도 하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서로 공생하는 관계를 그려갑니다. 흡혈귀가 있으면 그걸 퇴치하는 성직자가 있기 마련인데요. 이 작품에서 흡혈귀는 주인공 '토라키 유라'가 맡았고, 성직자로는 메인 히로인 '아이리스 예레이'가 맡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전작에서 마왕과 용사의 관계처럼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과 히로인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여VS여나 남VS남 보다 이렇게 이성끼리 묶어 놓으면서 본질적인 고딕 성향보다 러브 코미디를 부각시키면서 흥미를 더욱 유발하게 한다는 것이군요.


그리고 그걸 시샘하는 서브 히로인 역으로 '히키 미하루(전작으로 치면 '스즈노' 역할)'와 관망하며 손가락만 빨다 끼어들려는 여고생 '무라오카 아카리(전작으로 치면 '치호' 역할)'를 투입 시켜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미묘한 관계를 이 작품에서도 기용함으로써 러브 코미디라는 소재를 더욱 끌어올려 주게 됩니다. 비단 러브 코미디만이 아닌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가정사라든지 사회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사회인으로서 공감을 하게 되는 부분도 꽤 많이 있는데요. 가령 여고생 '아카리'의 아빠가 직장 일로 바빠 가정을 소홀히 하자 엄마는 가출해버렸고, 아카리는 자신을 이유로 들어 가출해놓고 정작 자신을 데려가지 않은 엄마를 원망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은 아빠를 원망하고, 그러다 안 좋은 길에 들어서는, 현대 사회에서 소홀히 하지 말아야 될 부분을 지적하는 시사 고발성도 겸하고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주인공은 상사의 기분을 맞춰줘야 되는 전형적인 샐러리맨의 역할을 하고 있죠.


그 상사가 '아카리'의 아빠라는 것에서 사람의 인연이란 참 얄궂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주인공은 아카리의 아빠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점원으로 일하며 인간의 피를 빨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점장(아카리의 아빠)은 와이프가 가출하자 술 먹고 주인공에게 하소연하고 주인공은 그걸 들어주다 아침에 퇴근을 못해 위기에 빠지게 되죠(흡혈귀라 햇빛에 노출되면 재가 됨). 주인공은 아슬하게 퇴근하다 위기에 빠진 어떤 여성을 구해주게 되는데 그 여성이 '아이리스 예레이'였고, 이렇게 운명은 얄궂게도 절대 만나서는 안 될 사람들을 묶어 버립니다. 이건 마치 전작에서 마왕과 용사의 만남과도 유사하죠. 다만 그 용사 역할을 해야 될 '아이리스'는 어찌 된 일인지 남자들에게 붙잡혀 위기일발인 상황이고, 우리의 주인공은 그걸 못 본척할 수가 없게 돼요. 자, 여기서 또 하나 시사하는 점은 집에 아무나 들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노란 머리(?) 사람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했어요.


이 작품은 개그와 고딕이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흡혈귀는 주인공만이 아닌 현실에 많은 팬텀(흡혈귀, 늑대인간 등)이 있으며 나쁜 짓을 하는 팬텀을 무찌르는 성직자가 있어요. 그게 아이리스였고, 이런 성직자의 본고장 영국에서 일본으로 전출이라 쓰고 좌천되어 왔죠. 어느 날 주인공 눈앞에 떨어진 게 자신을 승천 시킬 성직자였고, 그 성직자를 구해주게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데요. 여기서 끝이 아니라 그만 해가 떠서 재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재를 긁어모아 그의 집 목욕탕에 뿌려놓는 히로인, 이것만 해도 파격적이죠. 이렇게 어설픈 만남은 주인공의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자 족쇄가 되어 버립니다. 아이리스는 흡혈귀 사냥꾼이었고, 주인공은 흡혈귀니까요. 그런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흡혈귀 특유의 호러 공포보다는 개그를 많이 동반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러해서 히로인이 제대로 된 인간일 리 없다는 듯이 아이리스가 보여주는 남성 공포증과 좌천에서 보듯이 폐급 수녀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납니다.


결국 주인공은 아이리스에게 휘둘려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는 것으로, 이것만 해도 벅찬데 만난 첫날부터 기생충처럼 그녀는 주인공 집에 눌러 앉아 버리죠. 이 부분은 여친에게 집 열쇠를 줬더니 어느 날부터 하나둘씩 짐을 들이고 그대로 눌어앉아 버린 그런 상황을 주인공이 겪고 있는 것입니다. 나가라고 해도 딴말하며 고개를 돌려 버리고 은근슬쩍 짐을 다른 방에 넣는 행동들은 귀엽기까지 하죠그래놓고 서로 윈윈 하자며 주인공이 찾고 있는 어떤 여성을 같이 찾아 주겠다는 등 되지도 않는 딜을 해오는 모습들이 어딘가 궁상맞아서 꽤 신선했는데요. 극단적인 남성 공포증을 겪고 있는 아이리스가 흡혈귀라는 이유만으로 주인공에겐 공포를 느끼지 않는 점에서 흥미가 돋고, 남성 공포증에 뭔가 사정이 있는 듯한 내막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주인공에게 들러붙어 같이 사건을 해결하자며 잘난 척 허세 부리며 궁상맞게 부탁하는 구구절절한 모습들은 여느 작품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주인공은 졸지에 성직자와 함께 나쁜 흡혈귀 퇴치에 동참하게 되죠. 겸사 아이리스와 함께 주인공을 흡혈귀로 만든 흡혈귀를 찾아다니게 되고요. 그리고 위에서 열거했던 서브 히로인들과의 만남에서 밤에만 활동하는 주인공이라도 하렘은 꾸릴 줄 아는구나를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사실 주인공이 밤에만 활동한다고 해서 방구석 폐인이 아닌, 알고 보니 인싸였다는 것을... 하여튼 엔터테인먼트에서 하렘이 빠지면 섭하지를 이 작품도 피해 갈 수 없어서 다소 씁쓸하긴 합니다만. 주인공은 착하고 상냥해야 한다는 이 업계의 불문율(?)에 따라야 하는 현실이니 어쩔 수 없긴 하겠죠. 하지만 여기서 끝났다면 이 작품도 고만고만한 작품이었을 것입니다. 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현실적인 사회를 보여주고 있어서 사람들이 안고 있는 고뇌(가령 아카리의 가정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되는지 담담하게 표현함으로써 사회를 살아가는데 지침이 되는, 라노벨 답지 않은 모습도 보여주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라는 것입니다.


맺으며: 이 작품을 굵직하게 표현하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흡혈귀와 폐급 수녀가 만나 나쁜 흡혈귀를 퇴치하는 이야기를 그려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로애락, 사람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는 듯이 서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보여주는 다소 뜻깊은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대 섞일 수 없는 흡혈귀와 성직자의 관계, 아버지와 사춘기를 겪는 딸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서로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흥미롭죠. 샐러리맨의 비애도 있고요. 그리고 서로 이해를 하게 되면 좀 더 다가가고 싶어 하는 사람의 마음을 그리는데, 아이리스가 주인공을 바라보는 모습의 변화도 상당히 인상적이죠. 이제 1권이건만 아카리도 주인공을 힐끔거리기 시작하고요. 다만 이렇게 러브 코미디, 사람들이 느끼는 저마다의 감정, 사회를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인간관계에선 큰 점수를 줄만한데 문제는 흡혈귀를 퇴치하는 과정이군요. 


전작에서도 지적되어온 파워 인플레가 이 작품에도 녹아 있고, 특히 주인공이 그토록 찾아 헤맸던 어떤 흡혈귀와의 만남과 전투는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군요. 애들 싸움도 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을 정도랄까요. 하지만 이건 이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는 아니니까 크게 문제 될 건 없어 보였습니다. 오히려 중2병식 기술명 같은 게 나오지 않아 이게 뭐야등 생각하지 않고 읽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할까요. 다음 문제로는 일본 지명이군요. 솔직히 너무 많이 나와요. 현지인도 이거 다 알까 싶을 정도로 지명과 철도가 많이 나와서 집중을 할 수 없었군요. 이건 좀 줄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엔터테인먼트에서 어느 나라고 마찬가지겠지만 국뽕이 좀 있네요. 이웃 나라에 수출되는  감안해서 이것도 좀 줄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기승전결... 잘 싸우다 다음에 만나요! 여러분! 이것도 좀 아니었군요. 결국 드래곤볼식으로 적이었던 존재가 나중에 아군이 되는 건 아니겠죠? 이미 그 전재가 있어서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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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용사는 복수의 길을 웃으며 걷는다 8 - L Books
키즈카 네로 지음, Sinsora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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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꿈에도 그러던 지구로의 귀환, 비록 이세계에 있었던 기억은 지워졌어도 가족과의 해우를 그렸던 주인공에게 닥친 시련은 이세계에 있었던 일보다 더한 것이었으니. 궁극의 꿈도 희망도 없는 다크 판타지를 그렸던 이 작품도 결국 완결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친구 한 명과 여동생을 대동하고 다시 이세계로 돌아온 주인공은 복수 대상자 중 하나였던 성녀를 급습했으나 어찌 된 일인지 죽어 있고, 철천지원수였던 왕녀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인공을 맞아들이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소환되었을 때 만나자마자 바로 죽였다면 못 볼 꼴 안 봐도 되었을 텐데, 그러면 기껏 이세계로 데려온 친구는 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마음에 상처를 받아서 방구석 폐인질을 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암에 걸리지 않게 해주었을 텐데 하는 많이 아쉬움이 남는 8권인데요.


이번 8권에서 왕녀는 신(神)의 힘을 흡수하자마자 그토록 바랐던 죽은 언니를 부활 시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런 왕녀를 저지해야 될 주인공은, 왕녀가 너무나 강해져서 싸워보지도 못하고 도망칠 수밖에 없게 되죠. 결국 최종 보스는 왕녀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뜬금없이 마왕(메인 히로인) 앓이를 해대는 모습들을 보이길래 최종 보스는 마왕이 될까 했습니다만(악당이 되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히로인을 구출하는 건 주인공). 이번 8권을 보니 마왕 앓이는 거대한 떡밥이었지 뭡니까(자세한 건 생략). 아무튼 왕녀를 피해 선대 용사들이 만든 아공간으로 피신은 했는데 왕녀에 대항할 수단이 전혀 없어요. 이쯤 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용사의 전매특허인 '용기'를 내어 열혈물처럼 근성과 끈기로 왕녀를 처단한다는 스펙터클한 카타르시스를 보여주는 게 보통이잖아요?


근데 작가는 복수를 꿈꿨던 너의 기억이 가짜였다면?라는 화두를 던지며 스펙터클한 카타르시스보다 마음의 완성이라는 에반게리온 신지 증후군을 택합니다. 이 말을 이 작품에 빗대자면 마음이 망가져 골방에 틀어박힌 주인공을 외부의 자극으로 깨워 전장에 세운다는 의미를 가지죠. 사실 이런 전개는 90년대 감성물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긴 합니다만. 자신이 해왔던 일들(복수)이 주입된 것이라면 과연 어떤 마음이 들까요. 주입한 원흉을 찾아 없애야겠지만 그것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게다가 복수에 휘말려 애꿎은 친구가 죽어 버렸죠. 왕녀를 피해 도망간 아공간에서 주인공은 태초에 신(神)이 있고 어쩌구 이세계 창세 신화를 듣게 됩니다. 그 신화에서 선대 용사들은 신(神)들의 아귀다툼에 이용당하다 죽어갔고, 그 원한을 고스란히 주인공이 물려받게 되었죠.


작가는 평범한 사람이 이런 상황(주입된 복수)과 마주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실험적인 장면들을 넣습니다. 작가가 선택한 건 결국 주인공도 평범한 사람이었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버티지 못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결과를 보여주려 하죠. 그야 복수의 마음은 주입된 것이고, 거기에 휘둘려 놀아난 데다 친구도 휘말려 죽어 버렸으니그런데 이쯤 왕녀는 무슨 역할일까 의문이 들 텐데요. 왕녀도 결국은 신(神)들의 주사위 판위에 놓인 말처럼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의 저질렀던 복수라는 의의가 더더욱 모르게 되어 버리죠. 그런 주인공을 깨우기 위해 히로인들은 그의 정신세계에 들어가 일어서도록 호소한다는 다소 90년대식 클리셰가 이어집니다. 뻔한 전개, 뻔한 결말이라도, "다녀왔어요. 어서 와!" 클리셰라도 좀 더 극적인 장면은 연출하기 힘들었던 것일까요.


대뜸 맺으며: 2~3권은 더 쓸 분량을 8권 하나에 다 집어넣어놔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 버렸군요. 7권까지 시리어스와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할 듯이 해놓고 이제 와 너의 기억은 주입된 거라고 하니 뜬금없게 되죠. 그리고 일본 작가들이 좋아하는 신(神) 타령은 신물이 날 지경입니다. 히로인들이 주인공의 정신세계에 들어가 깨우는 장면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장면들이고요. 주인공도 의욕이 없어, 이대로 죽을래 자포자기하는 모습들은 한마디로 비호감이었습니다. 죽으려면 어디 딴 데 가서 아무도 모르게 죽던가, 마치 나 좀 구해줘라는 듯 히로인들 앞에서 알짱거리며 어리광 부리는 듯한 장면 장면에서 남자 욕은 주인공이 다 먹이고 있네 하는 느낌이었군요. 왕녀와 신들과 보다 진지한 싸움을 연출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이리 급하게 완결 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일반인이 용사가 되어 싸우란다고 싸워지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메시지 하나는 건질 수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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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전설이 된 영웅의 이세계담 6 - L Novel
타테마츠리 지음, 미유키 루리아 그림, 송재희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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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황제는 자기가 싸지른 똥을 처리하기도 전에 첫째 아들에 의해 비명횡사하고 말았습니다. 인생은 참으로 덧없다는 말은 이걸 두고 하는 말일까요. 대륙 통일이라는 꿈을 이루기도 전에, 그동안 주인공과 딸내미(리즈)를 뒤에서 조종하는 흑막처럼 굴더니 허망하게 가버렸습니다. 대륙에서 가장 강하다면서 정보력은 개뿔도 없는지 아들이 반란을 꿈꾸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몰랐다는 듯, 이 작품은 이야기에 구멍을 보이며 황궁에서 있었던 반란은 주인공과 히로인 리즈에 의해 가까스로 진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황제의 사망은 '없던 일로 하자'. 그렇게 입을 맞춰가는데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황제가 없는 나라를 침공하자며 이웃 6개나라가 침공을 개시하는데 병력 수가 무려 20만 대군이라는군요. 황제가 죽고 중앙 귀족들은 주인공의 농간에 의해 와해되어 버린 지금, 그 대군을 막을 구심점이 없어요. 여기서 이 작품이 가진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지죠.


이 작품은 여타 이세계 먼치킨등 판타지와는 사뭇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데요. 첫 번째로 캐릭터들의 개성이 무척이나 강하다는 것입니다. 황제는 그나마 야욕은 있어서 머리는 제법 굴렸으나 방심했다가 첫째 아들에 의해 가버렸고, 그 첫째 아들은 흑막에 놀아나며 미치광이 짓을 해대고, 둘째 아들은 어딘가 음침한 게 세상을 위에서 바라보며 다 안다는 듯 재수 없는 밥맛 행세를 하고, 셋째 아들은 전형적인 무능의 극치로 부하들만 닦달하다가 아버지(황제) 뒤따라 가버리고, 장녀는 주인공의 씨를 받아서 입신양명에 힘을 쓰는 중이고, 차녀(히로인 리즈)는 어리바리한 게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까먹고 배우는 것도 없고 몇천이나 되는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고도 아무렇지 않은 냉혈한급 천연 기질, 그리고 대망의 주인공은? 이쉐키가 가장 문제입니다. 1천 년 전 소환되어 그란츠 제국의 개국 공신으로서 주변 나라를 침공하며 막대한 피해를 입힌, 이웃나라들의 원한한 산 주범이죠.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 주변 나라가 너 잘 걸렸다는 듯 그란츠 제국(주인공이 속한)에 침공을 개시합니다. 그란츠 제국은 엄밀히 따지면 피해자가 아니라 현재도 그렇고 역사적으로도 침략자라는 건데요. 아무런 짓도 하지 않은 페르젠을 침공하여 학살을 일삼고 노예로 잡아가는 등 패악질을 해댔죠. 과거에도 여러 나라를 침략하여 피해를 잔뜩 입혔고요. 그러니 응당 보복을 당한다고 해서 억울해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작중의 느낌은 그란츠 제국이 피해자다라는 느낌인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이건 뭐 판타지니까 판타지답게 전쟁을 통한 해결을 원칙으로 내세웠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현대의 감각으로 이 작품을 대한다면, 주변 나라가 전쟁을 걸어오기 전에 자신들의 과오를 사과하고 배상을 했다면 원만하게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작가는 이걸 의식했는지 흑막의 개입 때문에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복선을 깔아 두었습니다만. 


사실 원만하게 끝나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이 안 되니 어쩔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다른 전개를 보여주는데요. 현재의 모든 상황은 주인공 1인에게 맞춰져 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주인공은 1천 년 전 친구를 그리워하며 향수병에 제대로 걸려 있죠. 중2병 대사를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요. 그란츠 제국은 친구가 건국한 나라고, 그래서 그란츠 제국이 망하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게 되었죠. 거기에 히로인 '리즈'에게서 1천 년 전, 친구의 편린을 엿보게 됩니다. 무능의 극치를 달려주는 '리즈'를 황제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주인공은 해선 안 될 일들 하기 시작하죠. 리즈를 황제의 자리에 올린다면서 그 황제를 보필할 귀족들을 숙청하고, 친구와 아군을 만들 생각을 안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웃 6개나라가 쳐들어 왔을 때 엄청난 수의 배신자들이 생기게 되고, 병력수에서 절대적인 열세에 놓이게 됩니다. 이것은 곧 히로인에게 독이 될 텐데도 주인공은 인식을 못하죠.


작가는 이후 어떠한 결론을 내려는지 모르겠으나, 이번 6권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행동은 한마디로 리즈를 황제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정신 나간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 수 앞을 내다보고 뭔가 책략을 꾸며 놓은 듯하나, 결과적으로 보면 잘 풀린다고 해도 숙청으로 인해 귀족 같은 고급인력들을 아군으로 만들어 두지 않은 것에 대한 폐해는 지울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군주란 카리스마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물론이고 리즈에게는 그런 카리스마가 전혀 없고,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는 더더욱 없는 게 이 작품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로지 힘으로 공포정치를 펼치고 음습하게 뒤에서 찔러 몰락시켜 가죠. 리즈의 앞길에 방해된다며 용서와 포용보다는 힘으로 찍어누르는 폭군 같은 주인공이랄까요. 어리바리한 '리즈'가 성장을 바란다면 차라리 리즈 보고 전장에 서서 군을 호령하라고 하는 게 백번 더 나았을 텐데도 보호한답시고 후방에 보내버리는 행위는 이 작품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었군요.


맺으며: 사실 좀 더 험악하게 쓰고 싶었으나 자중하고 있는지라 꽤 순화해서 리뷰를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서가 없군요. 이 작품의 문제점이라기 보다 특징이라고 해야겠습니다만. 여타 작품에서 아무리 나쁜 주인공이라도 상냥함을 가지고 포용과 용서를 보여 주었다면, 이 작품의 주인공은 리즈에게만 용서와 포용을 보여주고 다른 캐릭터들에겐 가차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개성일 수는 있겠죠. 일률적인 캐릭터보다 사도의 길을 가는 주인공도 나름 괜찮을 것입니다. 문제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겠군요. 히로인을 황제의 자리에 앉히겠다면서 주변을 온통 적으로 도배 시키는 행위, 마음에 들면 봐주고 마음에 안 들면 너님 숙청, 그로 인한 원한, 판타지든 현실에서든 귀족들이란 정세에 따라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할 수 있음에도, 주인공이 카리스마가 있었으면 주인공에게 붙었을 텐데 다른데 붙었다고 배신자 취급은 좀 아니잖아요? 결과적으로 보면 라노벨의 한계라 할 수 있고, 작가의 능력이 여기까지라고 할 수 있겠죠. 종합적으로 이 작품을 평가하자면 하나는 있는데 둘은 없다가 딱 맞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후 다른 귀족들이 나타나 주인공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별 영향 없이 이야기는 흘러가겠죠. 작중 느낌, 가령 카타르시스라든지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없다는 걸 알아버린 필자는 더 이상 이 작품과 맞지 않기에 하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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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인 내 스테이터스가 용사보다도 훨씬 강한데요 3 - Novel Engine
아카이 마츠리 지음, 토자이 그림, 도영명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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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경고)악평 주의






주인공을 먼치킨으로 만들었으면 활용을 하던가. 이 작품처럼 리소스를 낭비하는 작품도 없을 것입니다. 작가 딴에는 평화롭게 살아가던 고등학생이 이세계로 소환되어 한순간에 바뀐 환경에 적응 못하고, 원래 세계의 가족과 만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의 심리를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여타 이세계 먼치킨물하고 궤를 달리한다고 할 수 있죠. 사실 비록 상대가 악당이라고는 해도 사람을 죽이고, 강한 몬스터를 때려잡고 하는 행위를 이세계로 전생하기 직전까지 이와 무관하게 살아가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용사보다 두어 배 더 강한 스테이터스를 부여 했음에도 마왕을 무찌르는 판타지 정석에서 뛰쳐나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그리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 하죠. 즉 이 작품은 '이세계물 먼치킨 = 화려한 액션신 + 카타르시스'라는 공식을 부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부정의 이유로는 주인공이 스테이터스로는 최강이어도 작가가 활용을 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작가는 '아멜리아(메인 히로인)'를 작중 흐름의 최전선에 세워두면서도 주인공으로 하여금 그녀를 지키게 하는 포지션에 적극적이지가 않습니다. 어디서 호감도 포인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멜리아는 주인공과 만나자마자 처음부터 호감도 맥스를 찍으며 아주 그냥 둘이서 19금 찍을 기세죠. 주인공도 동질감을 느꼈는지 좋아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아멜리아가 엘프의 나라에서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여행 중에 그녀를 노리는 자가 있다면 신경을 많이 써야 되지 않을까요. 일례로 2권에서 아멜리아는 마족에게 납치당하죠. 전조는 이미 1권부터 있어 왔는데 작가는 주인공에게 대비를 시키지 않아요. 그래서 주인공은 따로 떨어져 자기 할 일만 하고 아멜리아를 지키는데 소홀히 하죠. 그래놓고 아멜리아가 납치되자 멋대로 자폭(말이 자폭이지 필자가 보기엔 발광) 시키는 장면은 한마디로 꼴불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됩니다.


이번 3권에서도 그래요. 2권에서 아멜리아를 납치하려는 흑막을 어느 정도 알았으면 조사를 통해 없애 버리거나, 대비를 해야 하잖아요? 작가는 이번에도 그런 기특한 상황은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용사 일행이 정보력에서 우수하고 주인공을 대신해 아멜리아를 지키려 하죠. 용사 일행은 자신들을 소환한 왕녀의 저주에서 벗어나 이번에 주인공과 합류하게 되는데요. 합류하자마자 주인공과 아멜리아의 상황을 간파해버리죠. 이때까지 주인공은 아멜리아를 지키는데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정보를 모을 생각도 안 했어요. 여기서 주인공을 대신해 용사 일행으로 하여금 아멜리아를 노리는 흑막까지 캐치하게 하며 활동에 나서게 하지만 이 또한 작가는 크게 의욕이 없습니다. 작가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작품을 집필하는지 모르겠어요. 제일 어이없는 상황은 주인공이 흑막이 있는 적의 소굴에 태연하게 들어가는 장면인데요. 주인공은 먼치킨이니까 누가 덤비든 다 없애버릴 수는 있을 겁니다.


문제는 작가는 의욕적이지 않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주인공도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이어지는데요. 이제는 보고 있는 쪽이 섬뜩할 정도로 광기에 찬 사랑을 하는 상대(아멜리아)를 납치하려는 흑막을 없애는데 끝까지 주저하는 건 뭐 일반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꺼려 하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려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흑막이 있는 아지트를 '아무런 생각 없이(이게 포인트, 정말 생각 없이 행동함)' 방문해서 주변 엄한 사람 중상을 입히게 하는 사태로 발전을 시켜놓았다면 반성이라도 하던가요. 이때까지 보면 작가는 주인공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주인공에게 짊어지게 하는 것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어요. 사람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인데요. 주인공은 되레 흑막이 잘못이라며 남 탓까지 해대죠. 결국 하는 건 개뿔도 없으면서 싫은 일 억지로 하는 것처럼 흑막 없애려 가는 주인공 보고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었습니다. 아멜리아도 하는 건 개뿔도 없는 주인공에게 꽂혀서 의미 없는 호감도 상승은 천생연분이 있다면 이런 둘을 보고하는 건가 싶을 정도죠.


맺으며: 주인공을 인간적으로 만들고자 했으면 좀 더 고뇌하는 모습이라도 보이던가요. 아니 보여주긴 합니다. 지구에 남겨둔 엄마와 여동생 앓이를 장난 아니게 해대죠. 그래서 그럴까요. 이세계에 대한 의욕은 없게 되고, 먼치킨이면서 무능력의 끝을 보여줍니다. 정보 모을 생각도 안 하고, 용사 일행이 모아다 준 정보 듣고야 겨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주인공으로서 이건 아니지 않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누구의 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손으로 지켜야 되는 것이 아닐까요. 둘(주인공과 아멜리아)이 하는 짓은 19금 찍을 기세면서 행동은 그냥 섹F로 지내는 사이 같아요. 사람은 한번 실수에서 배운다는데 주인공은 배우는 게 없어요. 그래놓고 아멜리아를 바라보며 아름답다 같은 말만 하는, 정말 명치를 주먹으로 때려 버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만한 행동을 해대죠. 이번 3권에서 주인공은 뭘 했나 자문해보면 아무것도 없다가 맞습니다. 정말로 한 일 하나도 없어요. 한마디로 의욕이 없어요. 이번 3권의 핵심 요점이 뭘까 한참이나 생각하게 합니다. 


2권에서 거들더도 안 볼 작품이라고 손절했는데 어째서 3권이 집에 있는지 모르겠군요. 필자는 자신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근래에 들어와 문득 나의 리뷰로 인해 작품의 판매에 영향을 주면 어쩌나 하는 정신 나간 생각을 간혹 하는데요. 그래서 정신 차리고 될수록이면 좋게 마무리하려고 노력 중인데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나 봅니다. 이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왜 이런 작품을 만드는지 모르겠더군요. 주인공이 가진 암살자라는 직종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어요(하는 게 없어요). 단순히 주인공이 강하다면 그 강함에 초점을 맞춰 그냥 먼치킨처럼 썰고 다니면 시원하기라도 할 텐데, 용사보다 더 강한 스테이터스를 부여했으면서 3권까지 와서도 전혀 살리지 못하면 작가로서 뭔가 문제 있는 거 아닐까요. 특히 이번 3권에서 주인공이 아멜리아를 보며 '아름답다'라고 하는 부분은 정말 도서를 찢고 싶었습니다. 달달한 장면의 시기하는 것이 아닌 놓여진 상황과 전혀 맞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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