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통째로 인외전생 1 - 최약체 스켈레톤이 된 나, Lezhin Novel
부리/키바 지음, 스가노 타스쿠 그림, 조민정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수학여행 중 버스 사고로 고등학교 2학년 4반 전체가 이세계에 몬스터로 전생하여 살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 또 이세계물이야? 했었는데요. 그래도 필자는 몬스터로 환생한다는 시놉시스에 망설이다 제발이라는 심정으로 구입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은 단순한 이세계물이 아닌 작은 '정치판'을 보여 주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는데요. 사람이 완장을 차면 어떤 짓을 저지르는지 잘 보여줍니다.

 

인간이 모이면 자연스레 생겨나는 파벌 형성과 이지메 당하던 애가 되려 가해자로 돌변하는 과정,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 떨어져 서로가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상처투성이로 변하는 클래스를 봉합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평이 안 좋아서 걱정했었는데 필자는 언제 다 읽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습니다.

 

주인공 '우츠로기'는 토끼에게도 지는 해골(스켈레톤)로 전생했습니다. 친구 하나는 초 미남 하이엘프, 반장은 용인족, 도서실을 들락거리며 조금 안면이 있었던 사쿠마(여학생)는 서큐버스, 그외 고블린, 흡혈귀, 오크 등으로 전생해서 클래스에 도움이 되는 반면에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눈칫밥을 먹게 되었고요. 그리고 또 다른 친구 아키라(남학생)는 위습, 전생 전 클래스에서 카스트 최상위였던 미소녀 린(여학생)은 슬라임(이하 슬라린)으로 전생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부분에서는 여느 이세계물과 비슷합니다. 최약체로 전생해서 괴롭힘당하다가 여보란 듯 성공해서 위기에 빠진 친구들을 구해주는 클리셰를 이 작품도 도입하고 있는데요. 주인공은 자신이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찌그러져 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전생 전 육상부였던 슬라린을 만나 달리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기 위해 합체(!)를 하게 된 계기로 어떤 힘에 눈을 뜨게 되는데요. 이 작품은 여느 이세계물과 비슷하면서도 틀린 게 스테이터스 갱신 대신에 합체를 하여 힘을 키워간다는 특이한 설정을 가졌습니다.

 

어쨌건 이건 아직 비밀입니다. 이것은 친구 위습의 견해로 위습은 주인공 참모가 되어 주인공이 뻘짓 하려는 걸 많이도 막아 주었습니다. 슬라린의 평가는 호모, 이세계로 전생후 이전 카스트 제도가 미묘하게 바뀌어 가는 상황에서 폭탄을 투하할 필요도 없고 괜히 눈에 띄는 것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일을 일그러트렸지 않나 했습니다. 하지만 토끼에게도 지는 주인공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주인공 친구중 하나인 '코가네이'는 미소년 하이엘프로 전생했습니다. 그는 전생 전 학교에서 왕따였습니다. 그걸 구해준 게 주인공 우츠로기였고 이후 카스트 최하위가 되어 위습과 셋이서 같이 다니게 되었는데요. 그런 그가 전생후 마법을 쓸 수 있는 미남 하이엘프가 되었습니다. 힘이 없던 자에게 갑자기 힘이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자명 한 겁니다. 아니 코가네이는 딱히 힘이 없다기보다 정신이 나약했다고 해야겠군요. 여튼 타인에게 핍박받아 왔다 생각한 사람이 타인을 위해 살아가기란 불가능하죠. 먼저 주인공을 괄시하기 시작합니다.

 

반장 류자키는 내청코의 하야마처럼 모두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서글서글한 성격에 남 일을 내 일처럼 해결해줘서 신임을 두터웠습니다. 전생후 자연스레 리더가 되어 제일 먼전 던전으로 내려가 클래스가 먹을 음식을 구해오는 등 나름대로 클래스를 이끌어 갔습니다. 하지만 하야마처럼 특출한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스테이터스 보유자다 보니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고 결국 던전에서 판단 미스로 서큐버스 사쿠마와 듀라한 켄자키를 던전에 두고 오는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요.

 

이를 두고 몰아붙이는 코가네이, 단숨에 리더에서 실각하는 류자키, 그리고 코가네이를 위시한 새로운 파벌이 생기며 '공포정치'가 시작됩니다. 여학생들에게 찝쩍 거리기 시작하고 특히 서큐버스 사쿠마의 정조가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요. 사쿠마는 주인공 우츠로기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생 전 도서 위원이었을 때 도서 관련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던 게 호감으로 이어졌고 전생후에도 그 마음은 변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가네이는 실권을 잡으면서 사쿠마를 자기 여자로 만들려고 집요한 모습을 보였고, 이게 도화선이 되어 주인공 우츠로기는 평범해도 나름 통솔력을 가졌던 류자키를 리더로 추대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아카이 아스카(여학생)는 흡혈귀가 되었습니다. 아카이는 내청코의 미우라와 비슷합니다. 전생후 항상 중립을 지키지만 만만하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인지 여왕 포스라는 카리스마로 주변을 압도하며 코가네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슬라린이 슬라린이 되었을 때 비웃음을 던지기도 했지만(정확히는 주변 똘마니) 미우라처럼 겉모습과 다르게 정(情)은 또 어찌나 많은지 코가네이가 노리는 사쿠마의 정조를 줄기차게 지켜주기도 하고 나중에는 주인공 우츠로기에게 힘을 빌려주기도 하는 모습에서 사람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비단 아카이만이 아니라 코가네이도 겉모습은 미소년이라도 그 안에 든 건 썩은 쓰레기라는걸 여실히 보여 주는 등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복선을 줄기차게 던지고 있었습니다. 슬라린을 처음 본 애들 반응은 그 만인평등한 류자키 포함해서 하나같이 차가웠고 그 안에는 내가 저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라는 뉘앙스도 느껴지기도 했군요. 하지만 주인공은 그렇지 않았고 이런 주인공의 클리셰가 발동되어 슬라린은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껴 갑니다.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돼요. 하지만 해골과 슬라임의 사랑이라니...

 

다시 주인공으로 돌아와서 해골이 된 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나날을 지새다 슬라린과 합체 후 자신의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코가네이 때문에 파탄이 나기 시작한 클래스를 다시 봉합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차츰 코가네이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어쩌면 그가 힘을 얻음으로써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 폭주했지 않았나 하는 추측하는 모습에서 이런 머리를 가졌음에도 전생전에는 어째서 카스트에서 최하위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였군요.

 

우선 던전에서 고립된 사쿠마와 켄자키를 구해 내면서 쓸모없다며 경멸 받던 자신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여기서도 힘이 있다 하여 자랑하지 않고 힘이 없다 하여 괴롭히지 않는 공자와 같은 모습은 자칫 븅신같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베푸는 사람이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지 않는 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거기에 던전 보스를 쓰러트리며 주인공의 진면목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의례 그렇듯 이런 쓸모없다 여겨지는 주인공의 내면을 알아보고 진심으로 대해오는 친구들이 늘어납니다. 이런 클리셰는 어딜 가나 있군요.

 

내청코처럼 카스트 제도가 존재하는 클래스를 이세계 몬스터로 전생 시키면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지각변동이 고스란히 이 작품에 녹아 있습니다. 잘 생기면 과거 따윈 아무렴 어때하며 왕따시키던 애를 졸지에 이케맨으로 승격 시키기도 하는 등 지상 외모주의가 판을 치고, 위로는 아부, 아래로는 갈굼이라는 정신적인 미숙함을 들어내며 발광하는 모습이 가관입니다. 이것은 작은 정치판입니다. 한순간의 실수와 잘못으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처박히는 걸 예사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힘이 있는 자에게 대들지 못하고 거부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사람에게 제재가 가해지는 독재자가 펼치는 공포 정치판입니다.

 

맺으며, 이 작품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던 어른이 없는 세계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행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른을 언급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아직 미숙한 이들을 이끌어 가야 될 어른이 없다 보니 당연히 폭주로 이어지고요. 그 중심에 코가네이와 주인공, 그리고 류자키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자신이 당해왔던 것을 고스란히 반복하는 코가네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져 망가진 류자키, 그 짐을 덜어 주려는 주인공, 그리고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사쿠마와 슬라린, 미성숙한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드라마입니다.

 

스켈레톤이된 주인공이 던전에서 몬스터 스켈레톤을 만나 친구가 되어가고, 슬라린과 합체하여 몬스터 보스를 쓰러트리는 등 정치와 파벌을 제외하더라도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습니다. 여자에 환장한 코가네이의 행태가 짜증 났지만 이게 또 묘한 몰입감을 가져왔군요. 이 작품은 일명 권선징악과도 같습니다. 힘을 얻었다고 천하를 얻는 게 아닌 지지를 못 받고 뻘짓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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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오라토리아 7 (한정판) -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외전,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하이무라 키요타카 그림, 김민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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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좀 강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이번 7권은 본편 6권과 9권 사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로키 파밀리아]는 여전히 이블스 잔당의 행방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다이달로스 거리를 거처 지하수로에서 미궁 크노소스에 발을 들이게 되는데요. 다이달로스 거리와 미궁 크노소스는 본편 11권에서 주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죠. 여긴 말하는 몬스터 제노스의 밀매를 하고 있는 [이켈로스 파밀리아]의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상으로 보면 [이켈로스 파밀리아]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들어내는 건 9권부터인지라 여기선 '딕스(1)' 밖에 나오지 않고 이블스 잔당이자 새로운 파밀리아인 타나토스가 등장합니다. 완전 망집으로 똘똘 뭉친 종교집단처럼 자신들만의 이념과 신념, 그리고 바람(소원)에 사로잡혀 오로지 오라리오의 붕괴만을 바라며 암약 해왔습니다. 그리고 [타나토스 파밀리아] 잔당의 생존을 확인한 [로키 파밀리아]는 토벌전에 들어가는데요.

 

5권까지 아이즈와 레피야의 독무대, 6권은 티오나&티오네 자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에피소드는 [로키 파밀리아] 전체적인 이야기입니다. [타나토스 파밀리아]는 눈에 가시이자 자신들의 원수인 [로키 파밀리아]를 끌어들여 미궁 크노소스 속에서 뿔뿔이 흩어지게 한 다음 각개격파를 노리고 거기에 [로키 파밀리아]는 보기 좋게 걸려 들어서 뿔뿔이 흩어지고 맙니다. 던전 59계층에서도 이렇게까지 몰리지 않았을 겁니다. 뭉치면 강하고 흩어지면 제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속수무책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데요.

 

핀은 초장부터 리타이어, 아이즈는 더욱 강해진 레비아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베이트는 저주를 뿌리는 딕스에게 속수무책입니다. 티오나와 티오네도 뿔뿔히 흩어져 방어 불가능 독을 뿌리는 적과 전투를 벌여 가는 등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에 맞닥트려 갑니다. 그런데 이전에 거의 아이돌급 활약을 해줬던 레피야는 어디에 있느냐... 이전 24계층 사건 때 만나 친구가 된 피르비스(엘프, 표지 흰옷)와 촐랑 촐랑 잘도 도망 다닙니다. 이번엔 그리 큰 비중은 없군요. 허벌라게 당하는 단원들에 비해 거의 무탈한 수준

 

그리고 레피야에 이어 이번 에피소드 한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돌이 되어 가는 가레스(드워프 할아범)의 활약이 매우 두드러집니다. 단원들을 지키려 불꽃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방패 역과 뼈가 보일 정도로 길을 개척하는 정신, 마지막 보스의 숨통을 끊는 역할까지... 뿔뿔이 흩어져 패닉 상태에 놓인 단원들을 추스르는 등 정신적인 지주 역할도 해줬습니다. 그렇게 죽음의 경계에서도 잃지 않는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조금식 응전해 가는데요.

 

각개격파라서 각각의 전투가 좀 적습니다. 그래서 개연성 부족에 빠질 수 있고요. 페이지가 적어 구렁텅이 빠져 구사일생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그리지 못하다 보니 뜬금없기도 합니다. 곧 죽을 거 같으면서도 분쇄기에 넣어도 죽지 않는다는 것처럼 때려도 때려도 죽지 않는 모습은 광기를 느끼기도 했고, 결국은 이기잖아! 같은 클리셰를 동반하고 있어서 식상하기도 했군요.

 

하지만 희생과 상처뿐인 영광을 두고 이겼다고 할 수 있나? 하는 물음도 던집니다. 엑스트라 한 명이 베이트를 좋아한다며 뜬금없이 사망 플래그를 세우더니 고대로 회수해서 사람 멍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름 없는 단원들 상당수가 희생되어 버렸습니다. 격렬했던 59계층에서도 희생자를 내지 않았는데... 핀은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리타이어 되어선 힘 한번 쓰지 못했고, 이것이 결정타가 되어 [로키 파밀리아] 수뇌부는 거의 붕괴 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블스 잔당 소탕은 시작도 못하고 끝나 버렸고요.

 

대량의 단원들 사망과 이블스 잔당 토벌 실패, 결과적으로 [로키 파밀리아]는 살아서 돌아와도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참패를 맛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1권부터 시작된 이블스 잔당 소탕이라는 기승전결을 내지 않아 슬슬 짜증이 밀려오고 있기도 하군요. 여담으로 레피아와 피르비스는 백합에 눈을 뜬 거 같습니다. 이게 좀 재미있었군요. 그리고 지옥도가 펼쳐지는 수라장에서 서로를 이끌어 주는 끈끈한 우정을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1. 1, [이켈로스 파밀리아] 단장. 제노스를 잡아다 팔고 있으며 10권인가에서 비네를 폭주시킨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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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드래곤의 알이었다 2 - Lezhin Novel
네코코 지음, NAJI 야나기다 그림, 김보미 옮김 / 레진노벨(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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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드래곤의 알로 전생해서 무사히 부화 후 두 번의 진화를 거쳤습니다. 강함과 인간화 스킬을 목표로 해서 진화한 결과 지금은 재해와 병마를 뿌리고 다닌다는 '액병 자룡'으로 진화한 상태입니다. 꿈에도 그리던 인간화 스킬도 손에 넣었고요. 그래서 오늘은 인간화 실험을 해봅니다. 친구(혹은 그녀?)인 흑도마뱀이 놀라지 않도록 자는 밤에 몰래 나와서 스킬을 발동 시켰지만...

 

이 작품은 여느 이세계 전생물과 똑같습니다. 다만 틀린 점이 있다면 현실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주인공이 이세계로 전생해서 인간이 아닌 드래곤으로 환생했다는 것이군요. 그리고 처음부터 스킬을 마구 입수하여 별다른 어려움 없이 먼치킨이 되어 가는 것이 아닌 스킬을 손에 넣긴 하지만 쪼렙 상태인 건 그대로여서 매번 하찮은 늑대에게도 쫓기는 비러머글 상황에 놓인다는 것입니다.

 

두 번에 걸친 진화를 했지만 여전히 늑대류에 쫓기고 원숭이에게도 고전하는 등 이세계 판타지라면 정석으로 작용하는 강자 피라미드 정점에 서있는 드래곤이라는 이름을 무색게 합니다. 왜 이럴까, 이세계 전생물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는 신(神)에게 주인공이 밑 보여서? 알 수가 없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관련 복선이 투하되었습니다. 아마 신은 주인공을 이용해 뭔가 실험을 하고 있나 보더군요.

 

어쨌건 이런 비러머글 상황에서 주인공은 인간의 곁에서 살아가기 위해 여전히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재해를 뿌리고 다니는 액병 자룡, 어째 인간과 가까이 가고 싶다는 염원을 할수록 더 멀어지는 불합리가 일어납니다. 어느 날 살고 있는 동굴에 찾아온 여검사와 수인에게 자신은 무해하다고 어필하지만 돌아온 건 망치질(여검사도 복선 중 하나),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열망은 더욱 커지게 되어 결국 주인공은 돌일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맙니다.

 

오로지 인간이 되고 싶고, 오로지 인간과 같이 살고 싶다는 염원에 먹혀서 결과적으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게 되는데요. 일전에 미리아와 같이 숲에 들어왔다가 행불이 된 도즈가 어쩐 일인지 정신이 가출한 상태로 록 드래곤의 알을 훔쳐 마을로 가버린 걸 주인공이 막지 않는 일이 벌어집니다. 왜? 인간과 같이 살고 싶은 마음에 인간을 헤칠 수 없다는 마음이 발동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만 놓고 주인공을 탓할 순 없습니다. 인간과 같이 살아가고 싶다면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야 했거든요.

 

하지만 그 결과, 알을 찾아 어미인 록 드래곤이 마을로 향하게 되었고, 마을은 초토화가 되어 갑니다. 뒤늦게 주인공이 가세하여 록 드래곤과 싸움을 벌이지만 마치 고질라가 도시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처럼 두 거대 드래곤에 의해 마을이 짓밟히고 사람들이 죽어 갑니다.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고 싶었던 주인공이 되려 마을을 부수는 아이러니, 그리고 승산이 없는 싸움에서 솟아나고자 주인공은 세 번째 진화합니다. 액병룡으로, 신화에서 재해와 병으로 나라를 멸망 시켰다는 그 액병룡으로 진화한 주인공에게 과연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이것은 주인공 인간이 되고 싶다는 고뇌가 불러온 비극 입니다.

 

그리고 동굴로 돌아오던 길 이런 사단을 일으킨 장본인 슬라임을 만나게 됩니다. 판타지에서 제일 약체인 슬라임, 하지만 여기선 역대 최강의 보스가 되어 주인공 앞을 가로막습니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다는 액병룡인 주인공을 가지고 놀기 시작합니다. 거기다 주인공은 할 수 없는 인간의 말​도 유창하게 하고 지능도 인간​보다 더 좋은 슬라임에게서 주인공은 죽음을 예감합니다. 슬라임, 이거 완전 사기급입니다. 진짜 이세계 전생자는 주인공이 아니라 슬라임이 아닐까? 하는 느낌까지 들었군요.

 

그래도 명색이 주인공인데 슬라임에게 지겠어? 과연?, 액병룡이 손 한번 못 씁니다. 온갖 사기 스킬에 지능까지 더해지니 속수무책이 따로 없는데요. 솔직히 짜증 났습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싸움이 뭐가 재미있을까, 무얼 해도 솟아날 구멍이 없는 상황을 타파하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개뿔이라고 하겠습니다. 작가가 전생슬 작가와 친한 것일까요. 마치 전생슬의 주인공이 여기에 재림한 줄 알았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짜증과 발암의 연속이었습니다. 했던 이야기를 계속하고 같은 고뇌를 계속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화가 나고 그로 인해 피해가 커져가는 상황에 아연실색하였습니다. 미리아가 숲에 들어와 고립되었을 때 구해주며 그녀의 안부를 걱정하는 게 도가 지나칩니다. 딱히 주인공이라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야 한다는 건 없지만 페이지를 늘여 가면서 굳이 고뇌하는 장면을 계속 넣어야 했나 하는 물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인간에 다가가고 싶다는 열망이 오히려 일을 그르칠 땐 뭐 이런 발암이 다 있나 했습니다. 정신이 나간 도즈의 상태를 보고 이미 인간이 아니라는 걸 간파해서 처치했더라면드래곤이 마을로 가지 않았을 겁니다. 자신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 결과적으로 마을이 쑥대밭이 되어 버렸고 주인공을 마을로 이끌었던 미리아의 입장이 곤란해져 버렸습니다. 자신에게 '이르시아'라는 이름을 지어준 미리아, 용기라는 꽃말의 이르시아, 결단 부족으로 신(神) 목소리(1)마져 주인공을 버리는 상황까지 몰립니다. 이 부분은 정말 신랄하기 그지없습니다. 마치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군요.

 

흑도마뱀의 마음을 몰라주는 장면에서는 언제나 둔감한 주인공 때문에 고통받는 건 진히로인이구나 하는 걸 새삼 일깨워 줍니다. 성성이라 불리는 원숭이 무리의 우두머리를 무찌르고 무리를 받아 들었을 때 흑도마뱀은 왠지 내켜 하지 않았습니다.(성성이들이 여두목이라고 칭하는 것에서 흑도마뱀은 여자애 확정) 흑도마뱀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방해받아서 심통이 났을 수도 있으나 주인공은 전혀 몰라주고 계속해서 쟤 왜저래? 라는 대목에서는 한대 패는 걸로는 분이 풀리지 않을 정도로 얄미웠습니다.

 

바보 같고 멍청하고 앞 일을 예상 못하는 최악의 주인공, 시간이 지나도 모래처럼 도통 연결되지 않는 인간관계, 드래곤을 쫄로 보기도 하고 최강으로 보기도 하고 줏대가 없는 세계관, 뜬금없이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슬라임, 기승전결은 남의 나라 이야기인 전개,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같은 고뇌를 또 하고 또 하고, 궁금하지도 않은 전투와 일상 상황을 정말 세세하게 설명해주시고(다른 건 다 참아도 이건 정말 참기 힘들었음), 절망적일 만큼 결말이 보이지 않는 싸움과 일상생활의 갭이 너무 심해서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뭔 똥을 이리도 가늘게 누나 싶었습니다.

 

한마디로 끔찍했습니다. 동원 가능한 부정적인 단어를 다 소환하며 리뷰를 쓰고 싶었습니다. 처음으로 돈 아깝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겪어야 될 시궁창의 인생이고 나중에 제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밑밥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뉘우치고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걸 말하려는 건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일편단심 인간이 되고 싶다는 주인공의 마음이 불러온 비극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니 100보 양보해서 주인공의 행동은 그렇다고 칩시다. 문제는 향후 상황을 타파할 솟아날 구멍도 없고,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만한 전개도 없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암울함의 그 자체라는 겁니다. 주인공이 모자란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일명 포텐을 느낄만한 요소 같은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어요. 일이 이런 지경인데 독자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과연 뒷 권을 구매해줄지 의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냥 저는 포기할렵니다.

  1. 1, 이 작품의 최대의 복선, 위에서도 언급 했지만 신은 주인공을 이용해 무언가를 할려고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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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시안369 2018-04-17 23:28   좋아요 0 | URL
음, 전 꽤나 재밌게 봤어요. 끝이 안보일 정도로 암울한 이야기를 어떻게 타파해나갈지 전 오히려 기대되더라구요
 
에이룬 라스트 코드 3 - ~가공의 세계에서 전장으로~, Novel Engine
아즈마 류노스케 지음, 미코토 아케미 외 그림, 이원명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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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바캉스를 떠났던 나츠키와 그의 일행들(라고 쓰고 하렘)은 의문의 집단에게 공격을 받게 되고 이들을 지키려던 나츠키는 전치 3개월을 요하는 빈사에 빠져 버리게 됩니다. 여전히 데스토불름(이하 쿠로)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던 셀렌에게는 인격을 지워서라도 태우자는 강경책이 대두되고요. 나츠키의 빈사와 쿠로를 움직이지 못하는 셀렌 때문에 위기에 처하게 된 히무라 의숙은 UN에 대맬릴스 부대 로열 가드의 파견을 요청하고 그로 인해 어떻게 된 일인지 셀렌에게 최대의 위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뭐랄까... 이번 에피소드는 그동안 핍박의 대명사였던 히로인 셀렌이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자기의 의사와 상관없이 능력이 발현되었다는 이유로 쿠로에 억지로 태워진 반동에 의해 일어났던 비극으로 7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녀는 같은 헥사들에게도 부조리한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무리에서 더욱 나쁜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던 셀렌

 

그런 셀렌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던 시키, 많은 시간을 들여 생각한 끝에 셀렌을 부조리한 박해에서 구해 주고 인격이 말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시키는 눈과 귀를 막아 버리기로 합니다. 그로 인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 셀렌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조차 알려 하지 않은 채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기보다 수단 때문에 목적을 잃어버리고 오로지 셀렌이 한 사람 몫을 하기를 바라며 매물 차게 몰아붙이게 되면서 시키와 셀렌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이 길만이 그녀(셀렌)가 살 길이라며 오로지 그녀가 마음 고쳐먹기만을 바라는, 귀를 닫고 자신의 행동이 그 아이를 위한 거라며 자위하며 셀렌이 고쳐지기만을 바라는 장면에서는 화가 납니다. 좋아하는 나츠키가 중상으로 눈을 뜨지 않고 자신을 돌봐줬던 시키의 억압으로 더욱 심연으로 마음을 가라앉혀버리는 셀렌, 하지만 시키가 진정으로 무엇을 바라고 무엇이 가장 소중했지 하는 마음을 절절히 표현하기 시작할 때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져 갑니다.

 

그리고 엇갈려가는 마음을 파고 들어와 셀렌을 죽이고 쿠로(데스토불름)를 빼앗으려는 로열 가드가 어우러져 사태는 난장판으로 변해 갑니다. 쿠로를 눈독 들이는 다른 나라의 사주를 받아 쓸모 없어진 네이버를 던져주고 쿠로를 빼앗으려 히무라 의숙으로 왔던 로열 가드, 나츠키 일행의 습격을 사주하고 나츠키를 중상으로 몰고 갔던 그들이 몇 개월에 걸쳐 해왔던 밑 작업에 걸려든 히무라 의숙과 셀렌, 거기에 기름을 붓 듯 맬리스 대부대가 습격 해오면서 최대의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 마음의 상처를 안고 그저 눈물만을 흘릴 뿐인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나츠키는 중상의 몸으로 전장에 섭니다.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쿠로, 그런 쓸모없는 셀렌을 세계에 어필하여 쿠로를 빼앗으려는 로열 가드, 나츠키의 분투에도 맬리스에게 기어이 민간 지대인 본진까지 뚫리면서 셀렌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되는지 조금식 알아 갑니다. 지금 자신을 보호해주는 친구들과 좋아하는 사람...

 

나약했던 건 마음이 아니라 바로 자신, 온통 어둠 밖에 없는 곳에서 등불이 되어주었던 시키와 아오이 그리고 나츠키, 지금 이 순간 소녀는 비로써 자신이 얼마나 축복받고 있었는지 알았습니다. 그 마음에 대답하듯이 움직이는 쿠로, 지상으로 비상하며 자신의 존재를 유감없이 밝히 하기 시작합니다. 아픔이 싫었고 고독이 싫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쿠로의 마음도 닫아 버렸다는 걸 알게 된 셀렌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습니다. 이것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성장통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초반 하렘물 답게 천박하고 경박한 모습 때문에 솔직히 좀 짜증 났습니다. 오타쿠가 욕먹는 세상에서 이런 오타쿠들이 생각할만한 이야기를 넣음으로써 덩달아 자기 작품도 깎아 내리게 되는 짓을 왜 할까 싶기도 했군요. 하지만 초반뿐이고 나츠키가 중상을 입으면서 상황이 돌변하면서 이야기가 상당히 시리어스 해지고 로열 가드의 등장으로 대맬리스전에서 인간과의 싸움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건 한 번뿐이 아닌 블랙 불릿처럼 가스트레아와의 전쟁이 아니라 진짜 적은 인간이다라는 복선을 투하해버렸습니다. 헥사(블랙 불릿으로 치면 이니시에이터?)들의 멸절을 바라는 인간도 있고, '너 무기(쿠로)가 더 좋아 보이네?'라며 빼앗으려는 국가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나츠키와 엘피나의 정보가 빠져나가면서 강력한 무기가 가져오는 두려움에 한층 더 인간과의 대립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 말고도 복선이 뭐 이리 많이 투하되는지 머리가 지끈 거릴 정도입니다. 나츠키가 왜 이쪽 세계로 올 수밖에 없었던 지하는 떡밥, 그리고 엘피나 위에 상위 기체가 두 개 더 있다는 노골적인 복선, 맬리스는 어쩌면 다른 세계에서 왔을지도 모른다는 복선, 이거 말고도 몇 개 더 있지만 생략하고요.

 

어쨌건 아직은 서툴지만 인간으로써 한 걸음 더 전진하게 된 셀렌이 무엇보다 반짝이는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합니다. 하기사 언제까지고 울고만 있는 히로인을 이대로 둘 수는 없었겠죠. 시키가 독불장군처럼 행동하거나 울고불고하는 건 좀 짜증 났지만 그녀 나름대로 정의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셀렌을 일어서게 하는데 일조하였으니 탓할 수 없다는 게 또 짜증이 나기도 하였군요.

 

마지막으로 초반만 제외하면 몰입도가 꽤 좋았습니다. 이전보다 개그는 줄었지만 진지한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었군요. 그리고 자신들은 자신들을 버린 인간보다 더 많은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듯 주인공을 사모하는 마음과 셀렌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오열하는 시키는 좀 오버 하지 말라는 게 솔직한 마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한 감정이 들기도 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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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의미 6 - 신세계의 레종데트르, S Novel
아카츠키 카케야 지음, 정선옥 옮김, 시라비 그림 / ㈜소미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학생들과 일반인이 정체불명의 돔에 갇혀 생사를 넘나들어야 했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최종 에피소드입니다. 학교에서, 수족관에서, 백화점까지 3번에 걸쳐 돔에 갇혀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던 토와는 환상 속에서나 나올 법한 생물 소울 테이커와 그 생물보다 더 잔혹한 살인마의 출현으로 그때마다 친구와 주변 사람들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툭 까놓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일련의 소동이 왜 일어나야만 했는지 또 주모자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그에 따른 최종 보스를 쓰러 트려 '다다이마(다녀 왔슴다.)'의 클리셰 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 다 그렇듯 어째 이 작품도 이럴 거 같은 기분은 들었군요.

 

주인공 토와는 4권에서부터 등장했던 신유겐의 야메미코(수습 무녀)들과 히메미코(대장 무녀)를 만나 복선을 키워 왔습니다. 5권에서 돔에 갇혔을 때 그녀(야메미코)들을 구해주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토와는 돔을 형성해 사람 죽이기는 신(神) 강림에 필요한 영혼 사냥이었다는 걸 알아 갑니다. 하지만 최종적인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는 이건 지나가는 과정이었을 뿐이었고 진짜 진실은... 미래일기(만화)처럼 세계의 재구성과 인간 세계로 강림을 원하는 신(神)과 주인공 토와의 정체 까발리기였다는 게 밝혀지는데요.

 

사실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소울 테이커를 이용한 대량의 살상의 비밀과 그 비밀 뒤에 숨어서 조종했던 신을 사랑하고 신이 되지 못한 자의 이야기와 거기에 맞서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주입니다. 거기에 히로인이 말려 들어서 비명횡사는 덤이고요. 그래서 아래부터는 이 작품의 문제점과 느낀 점을 써 보겠습니다.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느낌을 써야 될지 한동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야 좋은 점 보다 태클 걸 부분이 엄청 많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 이런 이야기가 들어간 신화를 얼핏 본 거 같은데 신화를 모르는 필자에겐 적잖은 거부감이 왔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토와가 4촌하고 정사를 나누는 것, 일본은 4촌부터 결혼이 가능하다지만 요즘은 지양하는 편이고 우리나라 실정엔 맞지가 않는 것이죠. 근친이 아닐까요. 거기에 전 연령 가라는 것에서 쇼킹했군요.

 

갑자기 바뀌어 버리는 주인공 성격, 세 번에 걸쳐 사선을 넘어오며 좋아하는 여자부터 해서 주변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돔을 형성하는 이능력자를 색출해 반드시 죽이고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1)을 원래대로 되돌리기로 해놓고 그 주모자가 자기가 좋아하는 4촌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눈 까뒤집고 도주극을 펼치는 장면은 기가 막힙니다. 어제의 동료를 서슴없이 죽이고, 소울 테이커에 엄마가 죽어도, 이제까지 좋아했던 여자들이 다 죽어도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4촌만을 위해 달아나는 장면은 마치 뭔가에 홀린 사람 같았습니다. 그리고 친동생이 죽는 것도 빤히 바라만 봅니다.

 

지루하고 장황한 이능력 설명, 6권이 완결인데 뭐에 쓸려는지 갑자기 '이능력에 대해 알고 싶지?'라는 듯 거기에 관련된 정신계를 주구장창 설명하는 장면은 작가가 설명을 좋아하는 교수인가? 하는 느낌이 매우 강했습니다. 심할 때는 분위기를 끊어버릴 정도고요. 그럼에도 후반에는 아무래도 좋아식 진행은 이제까지 뭣땜시 그런 설명을 했음메?라며 고통에 몸부림치며 머리카락을 잡아 뜯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알고 보니 애비가 잘 못 했네, 그러고 보니 토와의 아버지가 한 번도 안 나왔군요.

 

그래서 이번에 토와와 그의 여동생 이치카의 아버지로 보이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기업 회장 할애비가 등장할때 뭔가 싸 했습니다. 토와의 엄마가 할애비의 비서였고 이치카가 태어나자 퇴직해서 지금은 아나운서 라는 것에서 우려가 사실로, 이거 설마 그런 관계는 아니지? 했는데 후반 할애비가 이치카를 바라보는 시선을 보니 이거 정말... 답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할애비는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고로 불륜은 아님... 뭐 확정 지은 듯한 이야기는 없어서 순전히 필자의 망상에 가깝지만 정황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만큼 히로인들이 개고생하는 것도 없을 듯하군요. 거기에 버스 갈아타듯 히로인의 이 다리 저 다리 막 넘어 다니는 주인공도 없을 듯하고요. 토와가 제일 좋아 했던 아오바, 토와를 좋아했지만 아오바에게 양보했던 네네네, 은발 트윈 긴가, 소꿉친구 슌카, 그리고 5권에서 애인 관계로 발전한 중1 시모츠키, 접점은 있었지만 히로인 포지션이 좀 애매한 야요이, 토와에게 가슴을 습격 받은 마유라, 그리고 대망의 표지모델이기도 한 4촌 카리모까지 전적이 매우 화려합니다. 아! 마코는 버려졌군요.

 

그녀들은 주인공 토와와 엮이면 어떻게 되는지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특히 네네네와 슌카는 눈뜨고 못 볼 지경이었죠. 이후 네네네는 깨어나서 돔에서 당했던 일들은 무효화되었긴 합니다만... 읽으면서 '내가 사실 흑막이야 메롱!'이라느니 너님들 다 퇴출이라며 지구를 모에화한 여자애가 등장해서 범 지구적으로 놀 땐 뭐 이런 dog같은 경우가 다 있냐며 욕도 하였고, 일본은 신격화하는 걸 왜 이리 좋아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알고 보니 주인공은 신의 자식이고, 이 땅은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같은 창조론이 많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필자는 진화론자입니다. 그렇다고 창조론을 까고자 하는 게 아닌 비약이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웃긴 게 뒤로 가면 이것도 흐지부지되어 논점이 뭔지 종잡을 수가 없어집니다.

 

맺으며, 이 작품 자체가 워낙 시리어스해서 작중 내내 해피한 상황은 없습니다. 히로인도 예외 없이 막 구르고요. 때론 지독한 일도 당합니다. 그래도 주인공에게서 보답을 받으면 그나마 해피한 상황이겠지만 그것도 없고요. 이것이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긴 합니다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지구를 모에화 해서 만들어 놓은 여자애는 그나마 주인공의 마수(?)에 걸리지 않아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

 

때론 사도의 길을 가는 주인공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상당히 어긋나 있습니다. 물론 좋아하는 여자(사촌)을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하고 때론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을 못 본채 해야 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다 지키지 못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아군을 죽이는 짓까지 벌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죽어간 사람에게 적어도 미안한 생각을 가지는 게 인지상정이 아닐까요.

 

돔에 관련해서 일련의 흑막을 쫓다가 여자 때문에 갑자기 바뀌어버리는 주인공 성격, 이젠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식 급작스럽게 신(神)의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앞의 일들은 다 깡그리 무시하는 듯한 진행과 뜬금없는 몰살은 세절기가 있었다면 몇 번이고 갈아 버렸을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이거 무슨 에반게리온인가 했군요. 그러곤 다다이마, 장난하시나요.


 

  1. 1, 돔 안에서 죽으면 영혼이 빠져 나가서 현실에서는 식물인간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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