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 5 - L Books
모지 카키야 지음, toi8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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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조심하세요.





이번에 가족이 되는 벡이라는 소년에 의해 결국 안젤린도 마왕이라는 게 기정사실이 되어버렸군요. 사실 이 작품에서 마왕이라고 해도 아직은 세상을 혼돈으로 몰아넣는 존재는 아닙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숲을 파괴하고 점점 피해 범위를 넓혀가긴 하는데 딱히 용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마을에서 힘 좀 있는 사람들만으로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한 게 이 작품의 마왕이죠. 다만 마왕이라는 존재를 만들어 세상에 뿌리고 있는 사교들에 의해 계속해서 개량 중인지라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만. 안젤린의 경우 심성이 착한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인성이 올곧은 아이로 성장했고, 미토의 경우엔 토벌될뻔하였으나 아버지가 거둬들여서 지금은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죠. 벡은 반항기를 겪는 소년으로써 걸핏하면 퉁퉁거리지만 잘못을 사과할 정도로 본성은 착한 아이로 성장 중이고요.


이쯤 되면 아직은 전조가 없다곤 해도 자칫 세상을 혼돈으로 몰아넣을지도 모를 마왕을 이렇게 심성 착한 아이로 성장시키는 아버지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게 돼요. 모든 게 미스터리하죠. 일찍이 마을을 뛰쳐나와 모험가가 되었지만 꿈을 채 피우기도 전에 다리 하나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얼마 뒤 아버지는 숲에서 안젤린을 줍게 돼요. 자, 누가 오지 중에 오지인 톨네라 마을에 아이를 버렸을까. 근처 마을이라곤 걸어서 하루를 가야 겨우 하나가 나오고, 상인하고 같이 왔다면 소문 정도는 있었을 텐데 전혀 없다는 것, 톨네라 마을에서 임산부가 있었다면 이 또한 눈에 띄었을 것, 이번 5권 도입부 내용으로 유추하자면 버린 사람은 전이(텔레포트)로 톨네라 마을까지 온 게 아닐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문제, 그렇다면 그 사람은 왜 오지 중 오지인 톨네라 마을에 와서 아이를 버렸을까. 드래곤 볼의 손오공처럼 아이를 하나 버려두고 그 아이가 어떤 능력을 보일지 하는 실험으로 딱 오지 중의 오지인 톨네라가 조건에 맞아서 버렸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오긴 합니다만. 그 결론은 실패로 끝났죠. 안젤린은 아무 짓도 안 하고 인격적으로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해버렸거든요. 그렇다면 미토는 어떻게 되는 걸까. 실패한 마을에 또 다른 마왕의 씨앗(미토)을 버린다? 벡이라는 소년도 사교의 실험에 의해 마왕을 품고 있죠. 인과는 돌고 돌아 운명은 아버지를 만나게 해주었고, 아버지는 벡을 가족으로 맞아들였습니다. 사교는 아버지와 같이 가는 벡을 회수하지 않고 있죠. 이로써 아버지는 마왕을 3명이나 거둬들이는 전대미문 캐릭터가 되고 말아요.


이렇게 아버지 주위에 마왕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이번 5권을 읽으면서 한가지 추측을 하게 되었는데요. 아버지는 과거 마왕을 통솔했던 '솔로몬'의 환생체 혹은 본인이 아닐까 하는 것이군요. 과거 솔로몬은 통솔하던 마왕들을 내버려 두고 자취를 감춰 버렸습니다. 마왕들은 솔로몬에 상당한 의존증을 가지고 있었죠. 사교들은 호문쿨루스에 마왕의 힘을 깃들여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세계를 지배하고자 획책 중이고, 그런 와중에 아버지의 등장은 뭔가 시사하는 게 있지 않을까. 물론 이 모든 건 필자의 추측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교와 마왕 그리고 솔로몬에 대해 조금식 언급은 되고 있지만 이 작품의 진짜 이야기는 가족애인지라 크게 다크 한 이야기로 번지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그보다 앞으로 나오는 마왕들도 아버지가 죄다 거둬들임으로써 별 힘 안 들이고 사교를 붕괴 시켜버리는 이야기로 흐르지 않을까 싶군요.


  

아무튼 가족이란 무엇인가 또 한 번 보여준 에피소드라 할 수 있습니다. 잘못을 저질렀다고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 진정으로 사과하고 눈물을 보이며 속죄의 시간을 살아가는 가해자를 넓은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는 것이야말로 사람의 정이 아닐까. 이번에 가족이 되는 벡과 샤를로테는 도시 하나를 붕괴 시킬뻔한 나쁜 짓을 저질렀죠. 그게 과거 가족을 잃으며 품게 된 원한의 발로로서 행한 짓이었다곤 해도 무고한 사람들이 죽은 시점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인인 건 틀림이 없게 되었었습니다.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끝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무뢰한이 되기보다 자신을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한다면 이 또한 받아주는 게 인간으로서 도리라는 듯한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군요. 


사실 이번 이야기는 큰 소동이나 이렇다 할 건 없습니다. 아버지는 그토록 찾고 싶었던 옛 동료 한 명과 재회를 이루며 술잔치를 벌이는 등 다시 톨네라로 돌아가기 전 여러 사람들과 만나며 인연을 쌓아가는 그런 이야기인데요. 안젤린은 입양아가 한 번쯤 겪어 봤을 가족에 대한 의문을 겪지만 아버지는 정말 숨김없이 자신을 키웠다는 것에 더욱 파더콤이 되어가는 그런 이야기죠. 남방에서 샤를로테를 찾아온 동방의 여인과 개(犬)수인은 약방의 감초처럼 다소 무미건조해진 분위기를 일소하는 개그를 보여주는데 꽤나 유쾌하게 해줍니다. 그와 별개로 또다시 마왕과 사교에 대해 언급이 되면서 조만간 더욱 큰 충돌이 예상되기도 했군요.


맺으며, 이번 리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사실 가족애라든지 안젤린과 아버지에 대한 주변의 이야기는 이전에 모두 언급을 했던지라 더 이상 뭘 어떻게 더 언급해야 될지 모르겠더군요. 사교에 대한 거라든지, 마왕에 대한 거라든지도 이전에 다 언급을 하였고. 5권까지 올 동안(작중으로는 1년이 넘음) 남친이라든지, 낙엽이 떨어지는 것만 봐도 감성적이 되는 낭낭 18세이건만 그런 애틋한 마음은 전혀 없는지라 대체 뭘로 리뷰를 써야 될지 암담했었습니다. 남자라곤 벡 말고는 죄다 고리타분한 아저씨들이라서 연애 이야기는 눈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결국 리뷰는 최악이 되어 버렸군요. 서점 포인트 때문에라도, 6권이 나오면 6권 리뷰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5권 리뷰도 써야 된다는 강박관념까지 생기는 바람에 토나올 정도로 이번 리뷰는 비참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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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10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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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하세요.





성녀의 삽질로 시작된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마침네 마침표를 찍습니다. 500년 전, 하라는 세상 파괴는 하지도 않고 용사와 눈이 맞아 둘이 얼굴 붉히고 있는 모습에 배알이 꼬인 성녀가 이간질을 시도하였고, 용사 일행은 궤멸, 간신히 에디타 선생님이 마왕을 봉인하는데 성공하였죠. 그 뒤 에디타 선생님은 500년이나 부들부들(소심쟁이 허세꾼) 모드로 살아오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왜냐면, 힘을 마왕 봉인 유지하는데 다 써버렸거든요. 여담이지만 9권에서였나, 마왕의 봉인이 풀리면서 힘이 돌아온 에디타 선생님을 표현하는 장면과 일러스트는 찌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였죠.


이번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반항기와 사춘기를 동시에 겪고 있는 마왕님과의 일전,  다른 하나는 백작의 지위로 올라선 다나카의 구혼 파티. 전자는 뭐 으레 있는 용사와 마왕과의 싸움이라고 보시면 되겠군요. 문제는 이 시대의 용사는 쓸모가 없다는 것. 그래서 다나카가 나서서 마왕과 싸우는데요. 싸우다 보니 마왕이 참 안쓰러운 거 있죠. 부모(성녀) 잘못 만나 500년이나 의식이 있는 채 펜던트에 봉인되어 있었으니 얼마나 갑갑했겠습니까. 게다가 꽃길만 걷고 좋은 것만 보여줘야 될 부모(성녀)가 온갖 더러운 짓은 다 하고 있었으니 인간은 다 그런겨?라며 경멸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죠.


안 그래도 인간과 대척점인 마(魔)의 입장에 서 있는 마왕으로써 인간들과 투닥거리는 게 운명인데,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올라서서 칼춤 추고 있는 인간을 보고 있으니 짜증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가 없었겠죠. 그렇게 세상을 뿌수고 다니다 드래곤 시티에 쳐들어온 마왕님. 당대 용사는 믿을 건 못되고 해서 다나카가 마중 나가요. 처절한 싸움이 예고되지만, 어차피 이 작품의 장르는 개그인지라. 부모(성녀)에게서 편향된 지식만 습득한 마왕님은 어딘가 어리바리하고, 40살이 다 되어가도록 동정인 얼굴 평면 아저씨는 육감적인 마왕님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썩어도 마왕님이라고, 힘이 장난 아니군요.


로리곤(에이션트 드래곤, 크리스티나)처럼 싸우다 정든다고,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마왕님도 다나카의 하렘에 동참하는가입니다. 사실 읽다 보면 반항기와 사춘기를 동시에 겪는 마왕님의 속마음은 좋아서 세상을 멸망 시킨다는 느낌이 아닙니다. 그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어린애처럼 투정을 부리는 느낌이랄까요. 다나카는 그런 마왕의 마음을 돌리려 무던히도 애쓰죠. 마왕님을 무작정 악의 축이라 정하지 않고 동정 나름대로 배려를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습니다. 원래는 나쁜 사람(마왕님)은 아닌데, 부모(성녀)를 잘못 만나 그저 삐뚤어졌을 뿐. 남은 건 두들겨 패서라도 내 말 듣게 한다는 마법소녀물처럼 있는 힘껏 패서라도 마음을 돌릴 수밖에요.



두 번째 이야기. 백작의 지위로 올라선 다나카의 후계자 만들기. 왕이 친히 그의 와이프를 찾아주는 이벤트를 여는데요. 사실 이런 이야기는 무미건조하고 예상이 되는지라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어요. 본연의 개그물의 시작이랄까요. 그래서 에디타 선생님에게 꾸준히 마음을 두고 있었으면서도 왕이 마련한 구혼 파티에 나가서 해롱해롱 해대는 다나카가 상당히 꼴불견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누가 동정 아니랄까 봐 귀족 영애들이 싸지르는 번지르르한 말에 속아 실현 불가능 미션을 클리어하겠다고 노가다를 해대면서도 그녀들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 다나카의 수난시대랄까요. 결국 얼굴 평면이라는 비굴한 욕이란 욕은 다 들어먹고 좌절하는 다나카가 일품이죠. 에디타 선생님의 집에 초대되어 라면 먹고 갈래라는 이벤트를 깨닫지 못하는 동정 아저씨가 무슨 결혼을 한다고.


얼굴이 전부인 귀족 영애들이 실현 불가능한 미션을 던지며 가서 죽든지 말든지 얼굴 평면 아저씨는 죽어도 싫다고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는 걸 눈치 못 채는 우둔함, 네가 좋다고 집에 초대하여 분위기 띄우는 에디타 선생님의 마음을 눈치 못 채는 우둔함. 이러니까 동정은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는 아주 유쾌하게 흘러갑니다. 결국 귀족 영애들이 자신을 매도하는 말을 들어버린 얼굴 평면 아저씨. 우둔한 동정이 꿈에서 깨어났을 때 현실은 매우 잔혹하다는 메시지가 따로 없어요. 필자는 동정시키가 에디타 선생님 놔두고 나대더니 꼴좋다는 생각이 들었군요. 여기에 쇄기를 박듯이 왕(王)이 내놓은 파격적인 보상, 내 딸(왕녀)과 결혼해주지 않겠나? 이 무슨, 마왕전 제2라운드인가?(1)


맺으며, 마왕님이 참 안타깝다고 할까요. 분위기를 보니 다나카의 하렘에 동참하지 싶은데 당분간은 출연이 없을 듯합니다. 마왕 타도로 인해 주변국 정세가 심상치 않고, 다나카를 영입하기 위해 검은 마수가 뻩치는등, 다나카 주변이 10권을 기준으로 바뀌어 갑니다. 메이드 소피아와 관계에서도 모종의 변화가 보이고요. 이번에 그녀의 만행이 들통나면서 모든 게 끝나나 했습니다만. 그녀의 높은 러키 덕분인지 오히려 마왕전에서 호재로 작용하는, 역시 분코로리 답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였군요. 에스텔은 이제 들러리가 되어 버렸고, 로리곤은 성격이 둥굴어져서 다른 사람 챙기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게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 번쯤 섹드립은 배제하고 작품을 진행한다면 어떨까도 싶었군요. 그러면 훈훈한 이야기들이 이어졌을 텐데, 이 작품에서 섹드립을 빼면 팥 없는 찐빵이긴 합니다만. 모든 걸 섹드립과 연결하니까 분위기가 죽어버릴 때가 있는지라.  


  1. 1, 다나카가 제일 혐호하는 이성이 왕녀이죠. 자세한건 여성혐오로 이어질 수 있는지라, 본편을 읽어 보시라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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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따위가 마왕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며 용사 파티에서 추방되었으니 왕도에서 멋대로 살고 싶다 1 - S Novel+
kiki 지음, 킨타 그림, 조민경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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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추방', 꿈도 희망도 없는 '다크 판타지', 사지 절단 '코즈믹 호러', 둘이 있어 행복한 '백합'.

부제목으로 적당한 단어: 상처투성이뿐인 두 소녀가 살아가는 길과 방법,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소녀와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한 소녀.


필자의 한 줄 평: 추방물의 신기원, 여타 작품에서 이제까지 등장했던 불쌍한 히로인들은 잊어라.


정도를 벗어나 사람이 악(惡)해지는데 한계는 없다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면 바로 이 작품이겠죠. 마왕을 쓰러트리기 위해 신의 계시를 받아 길을 떠난 용사 일행이 있습니다. 모두가 특급 사수들이고, 용사 또한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을 가졌어요.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말이죠. '플럼 애프리코트' 방년 16세 소녀, 그녀가 가진 스킬은 '반전(회전 시킨다)'.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계시를 받아 용사 일행에 합류하였으나, 그녀의 스킬이 발휘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왜냐면, 해명조차 되지 않은 미지의 스킬이니까. 


그리고 이세계 전생 치트물은 아니지만 스테이터스는 등장하는 세계에서 그녀의 스테이터스는 전부 0(제로), 즉, 무능력이 되겠습니다. 그래도 용사 일행은 그녀를 동료로서 대해줬고, 힘든 길에서 그녀를 지켜 줬죠. 그러나 이것은 가식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는 건 그리 먼 미래는 아니게 됩니다. 그녀(플럼)는 자신의 무능력을 자각하고 파티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 이외에서 보탬이 되고자 부단한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만은 그녀를 못마땅히 여겼죠.


정신을 차려보니 플럼은 노예가 되어 있었습니다. '너 따위가 마왕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라며, 엘리트 의식에 쩔은 동료가 무능력인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겨 불법 노예상에 팔아 버리죠. 자신이 왜 팔려야 하는지 의미를 모르겠고, 동료들도 다 자신을 버리는데 동조했다는 것에 충격을 먹고, 노예상이 쓰레기를 구매하게 되었다고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배빵을 당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죽어서라도 나를 기쁘게 해달라는 노예상의 끔찍한 연회에 동원되어 구울에게 몸을 뜯기는 고통을 맛봐야 되는 이유도 모르겠다. 그저 눈앞에 던져진 저주받은 칼을 쥐어 몸이 녹아 없어진다면, 그래도 내가 이제까지 나름대로 노력하며 살아온 쥐꼬리만한 삶의 긍지라도 지킬 수 있겠다 싶어 저주받은 칼을 손에 쥔 순간. 


그녀의 능력은 개화합니다.


얼굴에 찍힌 노예의 낙인. 동료와 전(前)주인에게 팔려 노예로 전락한 소녀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모든 악의와 싸워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세계에서 노예는 최하층 계급입니다. 당장 용사 파티에서 추방되어 입을 옷도, 잠 잘 곳도, 먹을 것도 없는 프럼이 입에 풀칠하기 위해 모험가가 되고자 했지만 철저히 배척하는 모험가 길드, 그리고 그녀를 함정에 빠트려 내기를 거는 모험가들. 길거리를 걸어도 플럼을 바라보는 시선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니었고, 여관은 그녀를 재워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건, 노예상 감옥에서 만난 '밀키트'가 있었기에. 철이 들 때부터 노예로 지냈던 밀키트가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은 불법 노예상의 벌인 구울 만찬장. 얼굴이 독으로 인해 짓물러 버린 소녀, 봉대로 감싸야 할만큼 추악해진 얼굴, 그러나 눈이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소녀. 플럼은 노예상에서 탈출할 때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며, 살아 있는 것이 어쩌면 더 고통뿐일지도 모를 세계로 이끌고자 합니다.


인간으로서 존엄을 철저하게 뭉개지며 살아온 밀키트, 인간이 가져야 할 존엄을 지켜주려는 플럼을 주인님이라 부르며 살아갈 희망을 그녀에게서 발견하고 조금식 미소를 찾아가는 포인트가 이 작품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노예근성에 쩔어서 모든 걸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밀키트를 정상적인 사고관으로 바꾸기 위해 플럼은 무던히도 애쓰는데요. 그런 과정에서 플럼은 밀키트에게 호감을 느껴가게 되죠. 언젠가 밀키트가 보여줄 미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본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이 작품이 대답해주지 않을까 합니다. 


반전(회전 시킨다. 반대의 방향)


자, 동료에 의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소녀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한 소녀가 만나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이 무엇인지 보여주려 합니다.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모두가 필요 없다고 해도 내가 있을 곳은 내가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 감옥에서 주운 저주받은 칼로 인해 그녀의 스킬이 반전합니다. 반전이란, 반대의 방향, 스텟이 0인 건 반전 스킬로 인해 스텟이 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 고로 저주받아서 스탯이 마이너스가 되면 반전 스킬은 스탯을 정상적으로 돌려 버린다는 것(1). 이해되셨나요? 저주의 칼 덕분에 프럼의 능력이 개화하였습니다. 이제 저주 템을 모아 강해지고, 자신을 팔아넘긴 동료와 함정에 빠트린 놈들을 몰살 시켜야겠죠. 


근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녀는 반전 스킬 때문에, 죽지 못한다는 일이 벌어져요. 여기서 코즈믹 호러가 발생합니다. 이 작품은 당장 스킬이 개화했다고 치트물처럼 주인공이 천하무적이 되는 건 아니라고 역설하죠. 즉, 엄청나게 굴러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저주 같은 스킬 때문에 사지가 절단되어도 부활을 해버리니, 통증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싸울 때마다 살아있는 거 자체가 고통이라는 것마냥, 무엇보다 적으로 나오는 마물 모양새가 코즈믹 호러 그 자체이기도 하죠. 이제까지 봐왔던 판타지 몬스터와 경계를 달리하는데요. 이토 준지 작가의 공포 만화와 유사한 호러를 보여준다고 할까요.


맺으며, 이 작품은 용사의 파티에서 추방되었으니 내 좋을 대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주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굴에 찍힌 노예의 인으로 인해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다는 걸 보여주죠. 사람들은 그녀들을 배척하고, 못살게 굽니다. 사람을 죽인다는 건 옳지 않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엔 도저히 구제할 수 없는 인간도 있고, 그런 인간을 죽인다고 벌을 받진 않는다고, 그러니 구제할 길 없는 사람은 내가 구제할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보여주려 하죠. 손에 피를 묻힌다는 것. 제정신으로는 하지 못할 일을 한다는 건 그만큼 악에 받쳤기에 가능하다고 역설하죠. 정말 오랜만에 소름 돋았군요. 절제하는 복수랄까요.


그건 그렇고, 플럼과 밀키트의 백합 분위기가 장난 아닙니다. 모든 것을 잃었으면서도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한 짝에게 뭔가를 채워주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플럼의 모습은 정말, 아무리 힘들어도 밀키트만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는 그녀. 무뢰배들에게 안 좋은 일을 당할뻔한 밀키트를 구하는 장면 또한 소름이 돋죠. 하지만 플럼의 정체, 왜 반전이라는 스킬을 가지게 되었을까 하는 복선이 나오면서 역시나 코즈믹 호러라는 장르답게 앞 길은 순탄하지 않다는 걸 예고하고 있군요. 작가가 알기 쉬운 복선을 깔아서 답을 유추해가는 재미와 그로 인한 몰입도가 좋은 게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몇 안 되는 필자의 추천작입니다. 리뷰는 사실 내용의 반에 반도 언급하지 못했군요. 플럼의 과거를 회상하는 초반과 중반 이후 의뢰를 받아 해결하면서 맞닥트리는 마물과 실험실 등에서 앞의 내용이 떠올라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하는, 이런 복선 찾는 재미가 있더군요.


  1. 1, 정확히는 저주받아 마이너스된 스탯이 정상적인 스탯으로 작용, 좀 헷갈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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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2 - S Novel+
쥬몬지 아오 지음, 다쿠로 그림, 주승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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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에게 똥을 줬어.


이번 2권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점입니다. 리뷰 끝.




끝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좀 써보자면요. 사실 써보려고 해도 지금 생각해보면 크게 건질만한 이야기는 없어요. 있다면 이름보단 눈동자 색이 쇼킹 핑크여서 쇼킹 핑크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린제리카'는 왜 주인공 '로와'에게 집착을 하는가입니다. 주인공이 이세계로 넘어온 후, 그녀는 줄곧 '로와'를 찾아다녔죠. 대륙 동부를 점령한다는 미명 아래 군을 출병 시킨 건 어쩌면 부가적인 것이고, 주 목적은 로와를 찾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로와가 환생해서 18살이 되면 그녀는 반드시 그의 앞에 나타났는데요. 그리고 망설임 없이 그를 베어버립니다. 그래서 여기라면 안 오겠지 했던, 세 번째 생에 이런 생물로도 환생하는 주인공이 있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을 줬던 리자드맨(?)일 때도 어김없이 그녀는 나타났어요. 


여기서 의문점은, 린제리카도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환생을 하는가입니다. 매번 주인공 로와는 모습도 다르고 이름도 다른데도 그가 18살일 때 어김없이 나타나죠. 그리고 똑같은 짓을 합니다. 눈동자 색도 쇼킹 핑크인건 변함이 없고, 무지막지한 검술 실력도 변함이 없어요. 여기서 더욱 의문인 건 주인공이 죽어서 환생할 때, 이때를 맞춰서 그녀(린제리카)의 인격을 가진 무언가가 동시에 태어나는가도 있습니다. 매번 주인공이 18살이 되었을 때 나타나는 린제리카는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대를 보여주고 있죠. 필자는 주인공이 죽으면 그녀도 동시에 같이 죽나 했는데 이번 2권에서 밝혀지기론 그렇지 않다였습니다. 주인공이 죽은 이후에도 여러 활약을 해댔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다고 언급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도 매번 주인공 앞에 나타나는 린제리카는 누구인가.


뭣 때문에 린제리카는 주인공 로와에게 집착을 하는가. 이쯤 되면 또 다른 의문점이 생깁니다. 주인공 로와는 왜 환생을 반복적으로 하는가. 작가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라고 쉽게 대답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진짜로 그렇다면 어이가 없겠죠. 그래도 명색이 중견 이상의 명성을 쌓고 있는 작가가 허술하게 설정을 잡지는 않을 거라 봅니다. 즉, 주인공의 환생에도 뭔가의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답은 좀처럼 내놓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재와 환상의 그림갈에서 기억이 상실된 사람의 기억을 단편적으로 가끔씩 보여주듯이, 이 작품도 진실이라는 설정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유추하게끔 이끌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군요. 고로 주인공의 환생이 가지는 의미에 답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이렇게 장황하게 써 놓고 정작 그녀의 장체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다는 게 창피하군요. 여기까지 쓰면서 문득 생각이 미친 게 있는데, 주인공 로와가 앓고 있는 두통에 관련된 것인데요. 요르문드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이후 제국군과 맞서 싸우며 로와는 줄곧 두통에 시달리고 있죠. 정신을 잃을 만큼 매우 고통스러운 두통은 어쩌면 로와가 가진 옛 기억이 봉인되어 있고, 이 봉인으로 인해 격심한 두통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두통이 없어지고 기억이라는 봉인이 풀렸을 때 린제리카의 정체도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들었는데요. 로와가 수많은 환생을 거치며 린제리카에게 적의를 살 만큼 뭔 짓을 했진 않을까. 어쩌면 절대종 이외엔 열등종이라며 인간 취급도 안 해주는 제국의 모토를 만든 게 주인공 로와였다든지? 물론 필자의 망상일 뿐 어디에도 답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요르문드 국경에서 린제리카가 이끄는 제국군을 맞아 주인공 로와는 있는 지략 없는 지략 다 꺼내서 겨우 제국군을 물리치고 반전의 실마리를 잡아간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린제리카의 가공할 검술 실력에 안타까운 희생도 있는등, 리얼로봇계 같은 전쟁엔 희생도 따른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죠.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잃지 않고, 찌끄레기 인생뿐이었던 이제까지의 인생을 뒤로하고 조금은 최선을 다해 모두를 지키고자 아픈 몸을 이끌고 전장에 서는, 도망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고뇌 등 인생은 실전이라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는 리얼리티가 제법 괜찮게 다가옵니다. 그의 지략으로 서서히 제국군을 몰아내면서 많은 나라가 동참을 하고 이대로 간다면 그는 일약 영웅이 되었을 테죠.


맺으며, 재와 환상의 그림갈에 이어 이세계 환생은 했지만 먼치킨에 치트는 아니라는 작가만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요. 근력도 없고, 검 실력도 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주인공이 그나마 가지고 있던 지략을 내놓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건 전적으로 군(軍)의 몫이니까. 민간인에 지나지 않는 주인공 로와가 이쪽으로 가라고 한다고 그렇게 할게요라며 받아들인다는 보장이 없는 전장에서 로와가 내비치는 고뇌는 정말 리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로와의 말대로 하니까 잘 풀리네 같은 느낌의 전장이었긴 합니다만. 로와 덕분에 잃지 않은 전력도 있었고, 찾은 땅도 있었기에 조금식 로와를 받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장면에서 노력의 산물이란, 노력의 보답이란 이런 건가 싶은 모습들을 보여주었죠.


하지만 부질없어라. 고지가 저 앞이었습니다. 재국군을 몰아내기 일보 직전에 작가의 용단은 정말 허를 찔러 주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작가는 주인공 로와와 린제리카 서로 관계성이 깊다는 메시지를 던지려 했던 게 아닐까 했군요. 주인공 로와가 환생하면서 맺었던 인연은 린제리카와의 인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지. 사실 2권 결말은 주인공 로와가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했군요. 이것이 현실이라면 앞으로의 인연은 어떻게 될 건가. 이야기 몰입에 방해를 줄 텐데, 작가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으니까 이런 결말을 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허탈한 건 어쩔 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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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3 - S코믹스 S코믹스
마루야마 토모오 그림, 신동민 옮김, 타나카 유 원작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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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작인 라노벨이 꽤 청결한 이미지라면, 만화(코믹컬라이즈)는 때와 먼지가 낀 꼬질꼬질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여타 판타지 라노벨의 코믹컬라이즈도 비슷하긴 할 겁니다. 요즘 만화를 끊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그렇죠. 문명이 매우 발달한 현대에서도 조금만 밖에 돌아다녀도 때가 끼이는 등 지저분해지는데, 위생관념이 아무래도 떨어지는 중세 시대라면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 싶군요. 물론 고정관념의 문제이긴 할 테죠.. 아무튼 이 만화는 리얼리티 면에서 꽤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싸움으로 인한 상처와 상처에서 생기는 피의 응고, 바닥을 구르면서 나는 생채기 등등, 라노벨 특성상 디테일 있게 표현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긴 하겠죠. 텍스트로 일일이 설명하다 보면 수천 페이지가 있어도 모자랄 테니까요.


필자는 코믹컬라이즈된 작품은 사실 안 보는 편입니다. 이유는 대량의 스킵과 작화 등에서 라노벨에서 느꼈던 이미지와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있고, 그러다보며 괴리감에 본편인 라노벨도 안 보게 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한 측면에서 이 작품은 어떠한가. 솔직히 작품도 스킵이 심하고 일러스트도 꽤 수준급이라고는 말 못합니다. 하지만 원작에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보게 되더군요. 그 일례로 모험가 A등급 '아만다'의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본편인 라노벨에서 사이드 스토리로 '프란'의 부모에 대해서 나와요. 참고로 이 사이드 스토리는 초판 특전으로 별도로 제공되는 책자인지라 재판에는 없을 수 있습니다. 이 특전에서 프란의 부모가 누구에게 길러지고, 그녀의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으로 발을 내디뎠는지가 나오죠.


그리고 여행길에 프란을 낳고, 잠시 자신들이 자랐던 곳으로 돌아와요. 프란의 부모를 길러준 사람은 '아만다'로 프란의 부모를 잔소리 없이 받아주죠. 그리고 다시 프란과 부모는 길을 떠납니다. 자, 자신이 길러준 아이가 커서 아이를 안고 돌아왔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만다는 본편에서도 매우 빈도 높게 출연 중입니다. 무뚝뚝한 일러스트 답지 않게 엄청나게 활발하죠. 프란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걸 낙으로 삼을 만큼 프란의 일이라면 원래는 벗어나면 안 되는 도시를 벗어나, 위기에 처한 프란을 도와줄 정도였어요. 뭣 때문에 집착하는가가 본편 특전에서 밝혀지는데 정말 코믹컬라이즈를 구매하게 한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하였죠.


세상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좋아 고아원을 세워 아이들을 기르고 무엇보다 이이들을 위하는 아만다, 그런 아만다가 자신이 길렀던 아이의 아이가 부모는 어디 가고 홀로 자신의 부모가 자랐던 도시로 돌아왔어요. 이보다 기쁘지 않을 수 없겠죠. 그 아련해하는 장면 장면은 찰나에 지나지 않지만 가슴을 울리기엔 충분하였습니다. 아마 본편 특전을 읽지 않았다면 모를 감정이 아닐까 싶군요. 왜냐면, 끝끝내 아만다는 프란의 부모에 대해서 입도 뻥끗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애절한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내막을 모른 채 아만다가 질척 거리며 들러붙으니 이게 뭣보다 싫은 프란이 되겠습니다.


아무튼 아만다 관련 에피소드는 후반부터로 다음권인 4권부터 상당기간 프란과 같이하는 에피소드가 나올 겁니다. 이번 이야기는 고블린 던전에서 만난 그레이터 데몬과의 혈투의 막바지와 제멋대로 나대는 귀족 혼내주기, 그리고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프란의 전설이랄까요. 흑묘족을 핍박 중인 청묘족을 만나 부모의 원수 이상으로 격노하는, 좀처럼 감정을 보이지 않는 프란의 격한 감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 필자의 눈을 끌어당겼는데요. 바로 '혼자 걸어가는 길', 의뢰를 마치고 밤길을 걷고, 달을 바라보는 프란의 모습에서 뭔가 모를 아련함이 묻어났습니다.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스승은 무기질이니 일단 빼고요.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숙명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이건 원작인 라노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군요. 이래서 코믹컬라이즈를 구입하는 또 다른 이유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느낌이 거창하게 오는 건 아니니 혹시나 혹하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아무튼 이번 3권은 코미컬라이즈만의 원작에서는 모르는 부분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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