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키토리 1 - S Novel+
카를로 젠 지음, so-bin 그림, 손종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녀 전기로 유명한 카를로 젠 작가의 신작입니다. 장르는 근미래적인 SF 전쟁 드라마이고 주 내용은 지구가 '상련'이라는 다른 별의 지배를 받는 노예 계급으로 전락한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요. 주인공 '아키라'는 폐쇄적인 일본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련의 '행성궤도보병(궤도 강하병)'에 자원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유녀 전기도 그랬지만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좋아서 어떤 일을 맡는 게 아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하나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떠밀려 선택해야만 하고, 그로 인해 생환율 0%에 수렴하는 궤도 강하병이 되어 대리전쟁을 치러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요컨대 주인공은 좋은 말로 하면 용병이고, 나쁜 말로 하면 고기 방패에 지나지 않는 일을 해야만 하죠. 일본에서 남들이 하는 틀에 박힌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했던 주인공은 '이단아'로 낙인찍혀야 했고, 결국 "보호"라는 명목으로 자원이라 쓰고 징집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주인공에겐 웃을 수 없는 일이지만 설정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하던 대항해시대처럼 '상련'이라는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를 행성의 함대에 의해 발견되어 통상(상업) 관계가 될 뻔하였던 지구는 그 가치가 미비하여 버림받다시피 그냥 우주여행 중계기지로 전락하였고 이제는 대리전쟁을 치를 용병 생산 기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대리전쟁이라는 게 우리 산업의 3D 업종처럼 힘든 전쟁을 대신해라 뭐 그런 것입니다. 물론 강제는 아니고 지원을 받고 있으며, 급료가 좋아 나름대로 지원율은 있는 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생활률 0%일 정도로 극악한 난이도를 자랑하고 있죠. 그래서 주인공처럼 이단아라든지 돈이 궁한 사람들이 몰리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 모이는 면면들 개성이 강한 게 특징입니다. 주인공은 스웨덴인, 중국인, 영국인, 미국인 이렇게 4명(주인공 합치면 5명)이 한 팀을 이루지만 애초에 문화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서 트러블은 끊이질 않게 되죠.

주인공은 이들 4명과 팀을 이뤄 실전을 치르기 전, 훈련을 통해 이들과 소통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주인공 자체도 반골 정신이 투철한데다 사회비판적인 성격으로 똘똘 뭉친 문제아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이해하는 건 애초에 무리였고, 팀원들도 저마다 개성이 강해서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기 바쁘다 보니 시종일관 협조성을 바라는 건 요원하기만 하죠. 결국 1권의 요점은 이들과 화합하여 훈련을 통과해야 하는 미션과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물론 유녀 전기 때도 그랬지만 작가 특유의 수직사회에 대한 블랙 개그와 사회 비판도 잔뜩 들어 있으며 그로 인해 독해력도 상당히 높게 요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라노벨 특유의 개그는 찾을 수 없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접했다간 초반에 나가떨어지는 난이도를 자랑하죠. 하렘 또한 없으며, 아무리 못생긴 주인공이라도 여친은 생긴다는 라노벨 불문율은 본 작가에겐 통용되지 않으니 이런 점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맺으며: 행성 간 항해라든지, 함대라든지 SF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먹히지 않을까 하는 설정이 제법 있습니다. 유녀 전기가 2차 세계대전에 마법을 접목시켜 다소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본 작품은 근미래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는 현실성을 보여주는 게 특징입니다. 일러스트 한 장 없어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문제점으로 다가올 수 있으나 작가의 표현력이 좋아 자연스레 머릿속에 상황이 그려지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다만 주인공과 그 일행에 관련한 트러블과 이들의 성격을 많이 보여주고, 입만 열었다 하면 사회 비판적인 주인공의 분량이 상당해서 실질적인 전투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요컨대 이 작품의 본질은 궤도 강하라는 SF적인 요소보다 인간관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함대라든지 궤도 강하 같은 장면들도 다수 있기도 한데 찐빵에서 메인은 팥임에도 이 작품은 겉의 빵에 중점을 둔다고 할까요. 적어도 1권은 그런 느낌입니다. 일단 2권이 나와봐야 진짜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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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녀 전하는 화가 나셨나 봅니다 7 - L Novel
야츠하시 코우 지음, 나기시로 미토 그림, 이진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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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게 있습니다. 우선 여주 '레티시엘'은 1천 년 전 전쟁통에 사망하여 전생하였다는 것, 그리고 그녀를 쫓아 같이 전생을 해온 흑막이 있다는 것, 흑막은 여주를 미워하여 그녀 주변에 이상한 현상들을 일으키고 무언가 일어날 거 같은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주가 사망하고 1천 년 동안 있었던 일들을 연대기같이 보여주며 마치 그 중심에 여주가 있고 그녀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역설하기도 하죠. 사실 이런 설정들을 기믹이라고도 하는데, 상품을 팔 때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전략을 짜듯, 이 작품도 여주의 환생 문제부터 해서 흑막과 관련된 복선을 투하하며 독자들의 이목을 끌려는 작가의 노력이 매우 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감에 부풀어 상품을 구매했더니 실망한 경우가 있듯이 이 작품도 이번 7권이라는 상품을 뜯어 안을 확인해 보니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단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대충 무작위로 열거해 보면요. 여주가 환생하고 집안이 매우 시끄러웠다는 것, 학원에 입학한 후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일과 현상, 1천 년 전 친구였는지 사제지간이었는지 암튼 여주의 지인이 환생해와서 여주에게 적의를 드러냈다는 것, 그리고 동맹국이었던 이리스 제국은 왜 전쟁을 걸어왔을까. 이리스 제국의 왕이 암살 당하고, 여주가 속한 나라의 왕도 앓아누웠다 것, 정령왕들이 찾아와 경고를 했고, 십수 년 전 어떤 국지전에서 흰 로브를 입을 무리와 꼬맹이의 출연이 시사하는 것은, 여주의 부모와 여동생, 언니가 저질렀던 일들의 배후에 있었던 인물은? 학원에서 일어난 난동 사건은? 이런 일련의 사건 배후를 가리키는 건 단 하나였죠. 그렇담 그걸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야 되지 않을까요. 이전에도 남일처럼 이야기를 진행해왔지만 이번 7권을 읽으며 작가는 기믹이라는 단어의 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했습니다.

복선과 흑막과의 연결고리로서 이리스 제국과의 전쟁 씬은 필요했다지만 필자는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게 도서의 분량 중 거의 절반을 할애한 그 전쟁에서 여주는 무엇을 얻었느냐입니다. 그저 먼치킨이 되어 적병들을 쓸어버릴 뿐이죠. 여기엔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결사의 의지도(여주가 속한 나라가 열세), 전술과 전략의 묘미도 그 어떤 것도 없이 그저 지리멸렬한 이야기만 흐를 뿐입니다(이건 이리스 제국 쪽도 마찬가지). 그러다 총사령관인 왕자의 명령으로 잠입 조사에 나가게 되는데, 결국 종합해 보면 여주를 이리스 제국에 잠입 시키기 위한 명분을 얻기 위해 전쟁 장면이 필요했다는 것만 알 수 있고, 이것을 위해 그토록 많은 분량을 할애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작가도 어느 정도 인식은 했는지 중간에 학원 친구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하지만 이것도 지리멸렬하다 못해 비밀 임무 중인 여주를 모른 척 좀 해주지 아는 척까지 해서 발암끼를 유발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겨우 이리스 제국에 잠입하고서야 그동안 일어났던 일련의 일들의 배후에 흑막이 있다는 걸 본격적으로 자각하고 그 배후를 쫓기 시작합니다. 이건 또 갑작스럽죠. 그동안 남일처럼 행동해놓고 약간의 단서를 얻은 결과 단숨에 흑막이 있는 장소를 유추하고 쳐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도망간 언니와 재회하는데 도망갈 때 뭔가 대단한 일을 할 거 같이 해놓고 급하게 리타이어 시키는 경우는 또 뭔가 싶군요. 그리고 흑막이 있는 장소에 도착한 여주에게 그동안 일련의 일들과 현상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는가에 대해 전해지는데, 작가에게 또 묻고 싶어집니다. 이것 때문에 그렇게 기믹을 난발했습니까? 이 작품 최대 스포일러라서 언급은 힘듭니다만, 뭐 사실 이렇지 않을까 하는 예상은 했었긴 합니다, 그런데 막상 맞아떨어지니 이렇게 허망할 수가...라는 감정을 대체 누구에게 보상받으면 될까요. 다 떠나서 결과가 뻔하면 중간 과정이라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을 보여주던가요. 필자 주관적이지만 그런 거 없어요.

맺으며: 차라리 황당하더라도 "전생 왕녀와 천재 영애의 마법 혁명"을 하차하지 말걸 그랬군요. 이 작품(왕녀 전하)이 더 황당할 줄이야. 기믹이라는 기믹은 다 뿌려대면서 기대하게 하더니 막상 받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일례로 이번 이리스 제국과의 전쟁에서 여주가 속한 군대에 스파이가 있었는데 이것도 무슨 복선에 흑막이 있을 거 같이 하더니 어디서 굴러먹던 말 뼈다귀인지 모를 캐릭터를 데려와 이놈이 스파이입니다. 하니 황당하죠. 그리고 남주이자 조만간 여주 남친이 될 '지크' 신상에 관련된 복선은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에 지크와의 관계는 1천 년 전 여주 남편의 환생이 아닐까, 그러해서 여주와 무슨 관계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넣어놓고 아직 손도 못 잡고 있죠. 둘 다 눈이 오드아이라는 점에서 무슨 실험의 산물인가 하는 복선도 나왔었는데 이건 이젠 언급조차 없고, 잊어버린 건가요? 이건 뭐 수단을 위해 목적이 없어져 버린 케이스가 아닌가 싶더군요. 대체 왕녀는 언제쯤 돼야 화가 나는 걸까요. 그동안 지리멸렬해도 참아왔는데 이번 7권을 계기로 못 참게 되어 하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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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 11 - L Books
모지 카키야 지음, toi8 그림, 김성래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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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대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소년은 여행을 떠난다. 동료들을 만나 모험을 한다. 소년은 마물에게 다리를 물어 뜯긴다. 소년은 꿈을 접고 할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온다. 동료들은 불의의 사고를 접하고 저마다 아픔을 간직한 채 뿔뿔이 흩어진다. 소년은 어느 날 숲에서 갓난 아이를 줍는다. 갓난 아이는 여자애다. 여자애는 소년의 딸이 되었다. 천진난만한 딸은 상냥한 아버지의 그림자를 보며 성장한다. 딸은 성장하여 아버지와 그의 동료들이 못다 한 모험가의 길을 걷는다. 소년이 주운 딸을 낳은 건 엘프다. 엘프는 소년의 옛 동료다. 소년은 늘그막에 엘프를 다시 만난다. 엘프는 소년이 주운 딸은 자신이 낳은 딸이라는 걸 전한다. 엘프가 낳은 딸은 소년의 딸이 되었다."

"딸은 위기에 빠진 엄마를 구한다. 엄마는 부조리한 실험의 피해자다. 엘프는 소년과 해어지고 홀로 흑막과 싸워왔다. 딸은 엄마에게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듣는다. 자신의 진짜 정체에 대해. 그리고 엄마가 싸워왔던 흑막에 의해 충격적인 진실을 접하게 된다. 너무나 좋아하는 아버지가 모험가의 길을 접어야만 했던 진실. 소년이 숲에서 주운 갓난 아이는 소년의 다리를 물어뜯은 마물이다. 마물은 여자애다. 마물은 소년의 딸이 되었다. 딸은 아버지의 다리를 물어 뜯은 마물이다. 그로 인해 소년은 미래를 잃어버렸다. 그의 동료들도 미래를 잃어 버렸다. 엄마는 마물을 잉태해야만 했던 부조리한 실험의 피해자다."

이 작품은 묻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빼앗은 존재를 용서할 수 있느냐고. 소년은 다리를 잃지 않았다면 동료들과 근사하고 성공한 미래를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미래를 빼앗은 존재가 다름 아닌 자신이 인생을 받쳐 키워냈던 딸이라고 밝혀졌을 때. 그러나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가족의 유대는 그렇게 약하지 않다고. 딸에 의해 동료들과 해어져야만 했고, 그 동료들은 아픔을 간직한 채 떠돌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응어리진 마음을 풀기 위해 동료들과 다시 만나게 해준 건 다름 아닌 딸이었고, 엘프(엄마)를 구해준 것도 다름 아닌 딸이었죠. 딸에 의해 인연이 부서졌지만, 그 인연을 다시 엮여준 것도 딸이었습니다. 즉, 여기서 흥미 포인트는 아버지가 다리를 잃어버린 건 사소한 것이고 중요한 건 만남이 있는 인연이라는 걸 역설한다는 것이군요. 결국 잃은 건 하나도 없고 소중한 딸을 얻은 인생이 더 값진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아저씨의 딸이자 여주인공 '안젤린'의 정체를 본의 아니게 밝히긴 했지만 어째서 인간의 모습으로 있는가는 본 작품을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결국 예전에 필자가 리뷰에서 언급했던 정체의 일부가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겠군요. 이 점이 참 흥미로운데요. 가족의 유대에 있어서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역설한다는 것이군요. 마왕이면 어떻고, 마물이면 어떻고, 중요한 건 마음이라는 것에서 따뜻함이 묻어났습니다. 흑막에 의해 여주 '안젤린'의 정체가 드러나고, 그 정체에서 아저씨는 자신과 동료들의 미래가 빼앗겼다는 걸 알게 되죠. 엘프(엄마)도 고생을 이만저만한 게 아니고요. 결국 그로 인해 상황은 파탄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도 아저씨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딸을 구하고자 하죠.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비록 딸(안젤린)의 출생이 어떻든 우리가 살아온 인생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그리고 보다듬어 주는 포용력, 그로 인해 나아가는 미래가 있다는 것.

맺으며: 뭔가 흑막에 의한 실험으로 재앙 같은 일이 벌어질까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이 작품은 가족애(愛)를 다루고 있는지라 흑막이 뿌려댔던 복선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추리물에서 범인을 유추하며 일이 크게 부풀려지다가도 해답 편을 보면 별게 아닌 것처럼요. 이 작품도 그 옛날 신(神)들과 싸웠다는 솔로몬과 72명의 마왕 그리고 그 유산을 노리는 마법사들 같이 복선을 투하하며 설정이 부풀려지지만 상당한 분량을 가족애에 할당하고 있는지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은 별로 없습니다. 가족애 다음으로는 몽환적인 자연환경 등 시골에서의 삶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며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은데요. 아저씨의 고향인 톨레라에서의 4계절과 겨울 귀부인 등 주변 사물에 대한 표현력이 제법 좋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축제를 열고, 매 끼니 때마다 식사를 치라고 장을 보는 등 소소한 인생을 즐기는 이야기를 보여주죠.

마지막으로 11권까지 다 읽고 나면 도서 제목으로 왜 "모험가가 되고 싶다며 도시로 떠났던 딸이 S랭크가 되었다"인지를 알게 되더군요. 결국은 아버지와 그의 동료들이 못다 한 모험을 딸이 그들의 미래를 이어받아 모험가가 되지 않았나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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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연금술사의 점포경영 4 - S Novel
이츠키 미즈호 지음, 후미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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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3권에서 아이리스와 케이트의 집안 사정을 해결한 여주 '사라사'는 이 둘에게 빚을 더욱 떠안겨 주게 되었습니다. 1권에서 여주 '사라사'는 채집자(모험가)로서 숲에 들어갔다 마물의 습격으로 크게 다친 아이리스(케이트였나)를 치료해 준 계기로 둘과 인연을 맺었지만 세상엔 공짜는 없다고 하잖아요. 치료할 때 들어간 포션은 아주 비쌌기에 값은 받아야겠습니다.라고 하는 여주인공. 보통 여느 판타지 등을 보면 치료해 주기만 했지 대가를 바란 적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여주는 참 특이하다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막 퍼주다 보면 호의가 권리가 되니까 브레이크 시스템은 있어야 되는 게 맞기도 합니다. 설령 그것으로 인해 독자들에게 악평을 듣더라도요. 물론 빚쟁이는 빚을 다 갚을 때까지 도망은 못 가며, 도망가다 잡히면 노예로 전락한다나요. 아기자기한 파스텔톤 같으면서도 은근히 시리어스 한 면이 있죠. 문제는 둘의 빚이 줄기는커녕 자꾸만 늘어난다는 것이군요.

이번 4권은 재난&조난 이야기입니다. 누가? 아이리스와 케이트가요. 메인 주인공(여주 사라사)은 서브로 돌려지고, 서브 캐릭터였던 아이리스와 케이트가 메인이 되어 샐러맨더 서식지 조사하겠다는 연구자 호위에 나섰다 조난 당하여 한 달이나 땅굴에 갇혀 개고생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사실 아이리스와 케이트는 아기자기한 작품 분위기와 다르게 여유가 없었습니다. 포션 값은 다 갚지도 못했고, 집도 몰락할 뻔했고, 여주 사라사가 집에 보태라며 도와준답시고 샐러맨더(이 작품에서는 거의 최종 보스급)를 잡을 때 그녀(사라사)가 만들어준 각종 장비들 가격까지 합쳐지니 이건 뭐 노예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어째 갈수록 본말 전도되는 느낌이 상당하죠. 그래서 여유가 없었던 둘은 연구자가 내민 큰돈의 호위료에 넘어가 샐러맨더 서식지까지 간 것까진 좋은데, 이미 첫 번째에서 경험이 있으니 두 번째는 낙승이라 여겼겠죠. 연구자가 돌+아이 짓 하기 전까지는요.

이넘의 연구자가 샐러맨더 서식지 조사하러 간다 해놓고 샐러맨더는 왜 리젠 시키는 거지? 먼치킨에 가까운 여주 사라사가 죽도록 고생해서 겨우 토벌했는데요. 아이리스와 케이트는 이걸 믿고 호위를 받아들인 것인데 어째서 이 연구자 놈은 서식지 조사한다 해놓고 강제로 리젠 시키는 거냐는, 연구자 놈이 여주 사라사만큼 강해서 쓰러트리면 아무 문제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연구한답시고 어퍼컷 날려서 화만 돋울 뿐, 남은 건 줄행랑인데 그만 샐러맨더에 의해 동굴이 폭삭, 갇혀서 한 달을 조난 영화를 찍게 되어 버리죠. 현실에서 연구랍시고 불 붙인 폭죽을 말벌 집에 던져 폭파 시키고 눈 뒤집혀 날아오는 말벌들을 바라보며 희희낙락하는 사람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가 이번 테마입니다. 그나마 미안한 감정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겠건만, 입만 열었다 하면 연구자니까 연구가 목적이니까 이 연구로 인해 사람들이 구원받을 수 있으니까 같은 궤변만 늘어놓는 소시오패스 같은 말만 해대니 더 졸도할 일.

자, 과연 아이리스와 케이트는 무사히 지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맺으며: 기어코 백합을 찍는군요. 3권에서 갈 때까지 간 거 같기도 한데 일단 전연령가라서 그런지 표현은 없었습니다만. 이번엔 한 발 더 나아가 아이리스&케이트 + 여주 사라사 이렇게 묶어서 결혼 이야기까지 나오는 뭔가 기둥서방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고 할까요. 그야 아이리스와 케이트 집안은 귀족이지만 몰락할 뻔할 만큼 빈곤한 삶을 살고 있고, 여주 사라사는 나라에서 적극 육성 중인 '사'자 들어가는 직업에 가게(개인병원)도 개업한걸요. 물론 그동안 밥도 같이 먹으면서 정도 들었고, 정든 사람이 고생하는 걸 보기 좋지만은 않았기에 적자를 감수하고 지원하는 것에서 초반에 돈독 오른 것에 비해 많이 둥굴어졌다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그러니까 백합이 될 수밖에 없지라는 느낌이긴 합니다만. 그보다 가게를 열었으면 거기에 따른 이야기를 보여줘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연금술로 물건을 만들고 팔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조금은 먼 산을 바라보며 여운에 잠긴다 같은 동화 같은 이야기는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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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1 - S Novel+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신동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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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제 어딜 가나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500년 전, 욕심을 부린 조상 때문에 신벌을 받아 진화가 금지된 종족으로 태어나 괄시와 차별을 받다 끝끝내 노예의 삶밖에 없었던 '프란'은 스승을 만나 여행을 시작했고, 천신만고 끝에 진화의 단서를 찾아냈습니다. 그래도 굽어살피는 신(神)의 선처로 남들보다 어렵지만 진화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프란과 스승은 기필코 시련을 완수하고 말았죠. 먹는 걸(주로 카레) 엄청나게 밝히고, 시비 거는 놈들은 가차 없이 동강 내버리며, 싸움에 도움이 되어도 관심 없는 분야는 흐리멍덩해지는 등 프란은 감정이 풍부해서 참 귀여운 캐릭터죠. 침울해지기보다 악바리 근성으로 노력하고, 좌절하지 않는 성격으로 눈물 하나 흘리지 않았던 프란이 진화를 이뤄내고 우는 장면은 참 애틋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진화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절대 아무나 할 수 없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신벌을 받아 불가능에 가깝게 까다로워진 종족으로서 진화를 이뤘다는 건 대서특필할 만한 사건이었죠.

울무토 무투대회에서 쟁쟁한 모험가들을 물리치며 두각을 나타내고, 수인국으로 넘어가 동족을 구하고 위기에 빠진 수인국을 구하는 등 프란은 이제 영웅이자 용사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프란의 나이 약관 12세. 이제 진화도 이뤘고, 동족에게 진화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고, 수인국 왕이 흑묘족(프란이 속한 종족)의 처우 개선에 나서는 등 10권까지가 1부의 끝이라는 느낌이었다면 11권부터는 주인공 '스승'에 관련된 이야기 제2부의 느낌입니다. 개선장군마냥 모험을 시작했던 대륙으로 건너온 프란과 스승은 옛 지인들과 해우를 가지는 등 다소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흘러갑니다. 여러 가지 복선이 투하되긴 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요. 이번 이야기부터는 RPG 게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사람 찾는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작 초반에 주인공의 정체(검)를 단박에 간파한 대장장이가 있었죠. 이 대장장이가 행방불명 되었고, 프란과 스승은 찾아 나섭니다.

대장장이는 스승의 칼집을 만들어주는 등 기억이 가물한데 메인터넌스도 했던가 그럴 겁니다. 즉, 주인공 스승에게 있어서 몇 안 되는 협력자이자 이해자에 해당합니다. 그런 영감이 만나자 해놓고 날 찾으라 같은 단서만 조금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졌으니 찾아야죠. RPG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사건과 연관되어 가고 결국 거대한 악과 싸우게 되는 것처럼 파면 팔수록 국가 중추에 자리한 후작(귀족 최상위)과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아갑니다. 아마도 대장장이 영감은 후작에 잡혀 노동을 강요 당하고 있는 듯한데, 그 과정에서 후작은 스승과 비슷한 신검(인텔리전트 웨폰)을 찾고 있다는 것과 그 이면에 '광신검'이 있다는 걸 알아갑니다. '광신검'은 주인공과 동일한 신검으로 주인공처럼 의사를 가졌죠. 물론 주인공처럼 이세계 전생으로 검이 된 건 아니고, 이세계의 누군가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광신검(劍)'은 절대악(惡)으로서 놔두면 세상을 멸망 시킬 거라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도 '프란'은 처절하리만치 만신창이가 되어 싸워 나갑니다. 프란은 은근히 사람들을 지키려 하고, 자기보다 강한 상대가 있으면 싸우려 드는 호적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그리고 대장장이 영감을 찾기 위해 프란과 스승은 광신검을 없애야만 합니다. 문제는 광신검이 너무나 강하다는 것이고, 윤리관이 없기에 도시는 초토화되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프란과 스승에게 아군도 생기지만 이 작품은 먼치킨이면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희망도 꿈도 없기로 유명하죠. 죽을 사람은 죽게 되는 비극이 존재하며 지인의 죽음을 통해 주인공(프란)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이야기를 이번에도 넣어 놨습니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스승을 이용한 먼치킨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여느 먼치킨과 다르게 항상 주인공이 이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인의 희생이 없었다면 프란과 주인공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을 정도로 처절하게 흘러갑니다.

맺으며: 이번 11권은 광신검이 등장하면서 이세계에 주인공과 비슷한 신검이 다수 존재한다는 걸 본격적으로 알리는 에피소드입니다. 아마 앞으로 이런 신검과 그 제작자들을 만나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군요. 그동안 주인공도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기 위해 신검 제작자나 다른 신검을 만나야겠다는 복선을 꾸준히 투하해왔었기도 하죠. 문제는 그 신검들이 광신검처럼 호전적일 수 있다는 것이고, 주인공 스승만큼 혹은 그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것에서 주인공 스승과 프란의 여행은 순탄치 않다는 걸 예고하는 거 아닐까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작품의 특성에 대해 조금 설명하자면, 주인공이 검(劒)이다 보니 딱히 하렘은 없습니다. 여성형 칼을 등장시켜 하렘을 꾸리면 안 되나? 같은 그런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고요. 사실 이 작품을 꾸준히 보는 이유가 의미 없는 하렘이 없어서군요. 그럼 주인공을 들고 다니는 프란이 여자니까 그럼 역하렘은? 프란은 그런 거에 관심이 없습니다. 있어도 누군가가 다가오면 주인공 스승이 딸을 보호하듯 댕강 잘라버릴 테죠. 코믹 1권에서 프란을 붙잡으려던 노예상인이 댕강 잘렸고, 이번에는 목이 졸리죠.

주인공 스승의 프란 사랑은 이번 싸움에서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프란을 보다 못해 주변 사람들을 구하는 것보다 프란을 우선시해 그녀를 대리고 강제로 도망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얼마나 프란을 아끼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여행을 하며 많은 지인이 생겼지만 안주할 땅은 없고, 같이 할 여행자는 더더욱 없으니 둘만의 여행이 때론 서글프게 다가오기도 하죠. 작가는 개그로 승화 시켜 놨지만요. 어쨌거나 싸움은 12권으로 이어집니다. 12권에서는 더더욱 만신창이가 될 듯한 이야기로 끝을 맺어 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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