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말했잖아요! 8 - S Novel+
FUNA 지음, 아카타 이츠키 그림, 조민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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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심각한 스포일러가 들어가 있을지 모르고, 칭찬보단 악평이 들어가 있을 겁니다. 싫으신 분은 빽 하세요.

 

 

 

 

 

이세계로 전생해서 이쪽에서 살았던 기억보다 전생에서의 기억이 더 강했던 게 원인일까요. 자신의 집안 사정과 영지에 대한 미련이 희박하여 가능하다면 영지를 팔아서 호의호식하고 싶었던 '마일'은 영지가 어떻게 되든, 나라가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세계를 유랑 중이었어요. 좀 더 아빠는 쓰레기라도 엄마에 대한 추억이라도 풀어 놓던가 해서 아련한 마음이라도 들게 해주면 좋으련만 어디서 멍멍이가 짖나 싶을 정도로 무관심했죠. 이세계에 각성할 때부터 신에게 받은 힘이 있으면서 아버지가 집안을 찬탈한다는 걸 알면서도, 어렴풋이 아버지가 엄마를 죽인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고 있으면서도 도망치기에 바빴던 그녀...

 

그래서 사실 기대하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좋은 기억이라곤 하나도 없는 곳, 자신을 돌봐 주었던 사람들(메이드)도 다 떠나버린 지금은 타지 같은 그곳에 옆 나라 제국이 침략을 시작해요. 마일은 그래도 자신이 태어나고 8년 동안 살았던 고향인데 못 본 채 할 수는 없었어요. 게다가 아직 그 영지의 정통 후계자이고 자작이라는 귀족 계급도 있는지라 다른 건 몰라도 죄 없는 영지민을 외면하진 못하였죠. 착해도 너무 착한, 그녀는 친구들과 함께 영지로 급히 돌아가게 돼요. 자, 인간과 고룡의 딱 중간 보통 마법사를 기준으로 해서 6800배의 힘을 가진 마일이 자신의 영지에 쳐들어온 이웃 국가에 맞서 어떤 싸움을 벌일까.

 

우선 알아둘 건 이 작품은 개그와 중2병으로 먹고살아갑니다. 이거 빼면 시체나 다름없어요. FUNA 작가 특유의 악마 기질도 간간이 보여주긴 하는데 이 작가의 다른 작품 금화 8만 개와 포션빨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기댈 건 개그와 중2병 밖에 없어요. 그런 판국에 진지해진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이걸 뭐에 비유해야 가장 적합하다는 소리를 들을까요. 제국의 5천의 정예 군대를 맞이해서 한낱 헌터(모험가) 나부랭이 4명하고 영지군 300명으로 무슨 영화 300을 찍는 것도 아니고, 진지 빨 건덕지가 없는 겁니다. 사실 '한낱'이라고 폄하하긴 했지만 마일의 경우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녀 하나만으로도 사실 상황 종료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래가지곤 재미없다는 듯이 개그로 나가기로 정해 버려요. 사실 이런 흐름에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되겠죠. 오히려 먼치킨 주인공 하나로 적군 = 떼죽음 연출을 하는 게 뭐가 재미있겠어요. 아무튼 이 애들 심성은 어찌나 착해 빠졌는지 적군은 우리 쪽 영민을 막 죽였을지도 모르는데 이 애들은 적군이라도 사람이고 이 시대의 하급 군졸들은 징집되어 온 농민들인데 죽이는 건 불쌍하다는 둥, 성모 마리아 납셨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FUNA 작가가 사랑하는 여신 강림 이벤트, 어쩌면 이렇게 세 작품 다 비슷하게 설정을 잡아 놨는지 참 날로 먹어도 유분수지 같은. '마일'의 여신화, 너 님들에게 천벌을~ 하지만 멀뚱히 쳐다보는 적군들...

 

어쨌거나 여러 가지 사정이 겹쳐서 퇴각하는 옆집 제국 군대, 원래는 뒤쫓아가서 영지민의 복수라도 해줘야 하잖아요. 사실 마일의 영지민은 그렇게 큰 피해는 받지 않았지만 마일의 영지에 쳐들어 오기 위해 들린 옆쪽 백작가의 영지는 초토화되어 버렸어요. 아무리 영지가 달라도 같은 국민이고 같은 사람인데 적군은 살려주고 같은 국민이 고통받은 건 난 몰라. 쫓아가서 혼내준다기보다 식당을 차려 퇴각하는 제국 군대를 상대로 밥장사를 시작합니다. 뜬금없죠? 이전부터 돈 독이 올라 있긴 했지만 여길 분기로 해서 아주 그냥 제대로 돈 독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아니 그전에 아무리 힘이 있다지만 퇴각하는 군대를 상대로 여자애들이 장사를 한다는 건, 이 작품이 얼마나 건전하고 개그 일색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할 수 있어요.

 

위선인가 착함인가, 적들은 내 목숨을 빼앗으려 드는데 되받아 치면서 적을 죽이지 않는다. 알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내가 살려준 이 적(에너미)을 여기서 놔줬을 때, 개과천선하면 다행이지만 어딘가에서 똑같은 짓을 저지르면 그땐 어떻게 할 것인가. 그때도 내가 막을 수 있을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어쩌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음에도 죽이거나 깜빵에 처넣지 않고 놔준다는 행위. 그렇다고 이 사람도 생명인데 우리가 죽일 권리가 있을까? 같은 물음. 작가는 한가지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죽일 작정으로 덤벼오는 적은 자신도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죽임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 할 수 있어요.

 

2002년작 인지 2004년작 인지 헷갈리는데 스파이더 맨에 보면 피터 파커가 도둑인지 강도인지를 놔주게 되면서 큰 희생을 치르게 되죠. 물론 이 작품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작가는 뭐가 옳은지 같은 답을 내놓지 않아요. 마치 정답을 외면하는 듯한 누구에게나 정의는 있고 그 정의가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건 각자에게 맡겨둔다는 듯 흐지부지 시켜버리죠. 그래서 필자는 답답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근데 뭐 사실 이 작품 자체가 몇 번이나 언급하지만 개그에 중2병으로 먹고살다 보니 적군이라고 그렇게 나쁜 놈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답답함을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맺으며, 가볍게 읽기엔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복선은 좀 나오지만 그렇게 추리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먼치킨이지만 먼치킨이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여자들만 구성된 파티를 노리고 어떻게 좀 해보겠다고 접근하는 남자들도 없고, 정말 클린 그 자체입니다. 뭐 초반엔 좀 있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실패와 좌절 그리고 패배를 모르는,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이런 부분이죠. 고룡과의 싸움에서 한번 패배 직전까지 가긴 했지만 뭐 진심이 된 마일 앞에선 나뭇가지 꺾듯이 되는 게 이쪽 바닥의 조무래기 입장이다 보니... 차라리 일러스트레이터의 실력을 믿고 귀여움으로 승부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수인 소녀 파릴의 경우를 보더라도요. 그런데 동글동글 귀엽던 마일이 이번부터 홀쭉이가 되어버리는 등 일러스트도 변화를 맞아가고 이야기는 평지에서 맴돌기만 하는데... 이번엔 진짜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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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프로그레시브 6 - J Novel
카와하라 레키 지음, abec 그림, 김준 옮김 / 서울문화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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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면서 NPC가 주어진 알고리즘을 넘어서서 인간과 똑같은 사고방식으로 대화를 걸어온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예전 지금은 생각 안 나는 미국 영화에서 이런 주제가 있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알고, 인간의 마음을 가졌고,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는 로봇에게 인권을 줘야 할까? 단지 프로그램 되어 있을 뿐인데? 참고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2001년작 AI는 아닙니다. 이 작품은 보다가 말아서 뭘 뜻하는지는 필자는 잘 몰라요. 하지만 의미는 어느 정도 알 거 같아요. 프로그램된 로봇이라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인간의 말을 유창하게 하고 인간의 마음을 가졌다면 보호받아 마땅하다는 의미를 어렴풋이 느꼈었죠.

 

이렇게 필자 머리에 쥐나는 걸 감수하면서 AI에 대해 썰을 푸는냐 면, 이번 에피소드에서 키리토와 아스나가 만나는 NPC들이 딱 그짝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NPC란 주어지거나 심어진 알고리즘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잖아요. 그러나 아인크라드의 NPC들은 AI의 사고를 가졌다는, 게임상에 퍼진 방대한 유저 데이터를 분석해 보다 인간에 가깝도록 진화해가는 모습을 조금은 소름 돋게 표현 해놨어요. 사실 지금 시대의 게임들도 초보적인 AI를 가진 NPC가 많이 있긴 합니다. 한번 퀘스트 한 유저를 알아본다던지 같은, 근데 이것도 심어진 알고리즘에 반응하는 것일 뿐, 그 이상은 아니죠.

 

요컨대 이 유저가 특정 NPC를 도와줬을 때 서버에 그 데이터를 저장해두고 다시 그 NPC에 간다면 이전 데이터를 불러와 반응하는 수준, 그러나 작가는 여기서 몇 단계 더 나아가 프로그래머가 심어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반응하는 것이 아닌 NPC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을 하고,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를 판단해서 최적의 답을 도출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태생은 틀리지만 22층에서 출몰하는 '유이'의 전초전 같은 성격이랄까요. 데이터 쪼가리일 뿐인 유이가 인간과 똑같이 사고하고 감정도 가진, 작가는 본편에서 NPC 범주에서 벗어난 유이라는 비이상적인 상황을 리얼리티 있게 풀어 놓으려는 듯 아주 작정하고 진화하는 AI를 다루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유저는 NPC라고 머리는 이해해도 어느 순간 인간으로 취급해버리는 일이 벌어지죠. 아스나는 3층부터 같이 행동하는 다크 엘프 키즈멜(NPC)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이고 있고, 이번에 신캐릭터 '미이아'는 키즈멜 보다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근 아스나는 덥석 물어 버리죠. 인간과 AI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예전에 어떤 만화에서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가지고 사고하는 로봇과 사는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아 인류는 곧 멸망할 거라는, 판타지로 치면 엘프와도 같은 거려나요. 언제 죽을지도 모를 방대한 시간을 살아가는 엘프는 자손 보존 욕구가 희미하다는 설정.

 

아무튼 간에 1층부터였나 집요한 PK 집단의 괴롭힘을 받아왔던 키리토, 이번에도 PK 집단의 암약으로 인해 키즈멜이 소속된 다크 엘프 진영은 졸지에 폴른 엘프들의 공격을 받아 궤멸이라는 원래 시스템에는 없는 재앙을 맞이해가고 키리토와 아스나는 친구 키즈멜이 속한 다크 엘프 진영에서 필사적으로 폴른 엘프들을 막아 가요. 사실 PK 집단의 난입으로 퀘스트가 꼬여버리긴 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3층부터 시작된 시스템적 퀘스트의 일부에 지나지 않아요. 공격하는 무리가 있으면 방어하는 무리도 있고 정의의 편에 서서 도와주는 착한 주인공과 히로인이라는 클리셰에 해당되어서 사실 큰 이야깃거리는 없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은 과연 레키 작가답다 할 정도로 매우 수준급인데요. 가령 키리토가 다크 엘프 진영에서 적이 생각도 못한 곳에서 쳐들어오지 않을까 요새를 살피며 추리하는 부분은 알고 보면 별거 아닌데 이걸 긴장감 높이며 읽게 하는 작가의 능력이 좋다 할 수 있어요. 필자는 말주변이 없어서 이 느낌을 제대로 전달할 수는 없지만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을 줄 수 있습니다. 뒤로 가면서 PK 집단의 암약과 폴론 엘프의 할약으로 궁지에 몰려버린 키즈멜이라던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를 읽는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읽으면서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긴 참 오랜만이었다고 할까요.

 

그리고 중반을 넘어서면서 PK 집단의 난입으로 꼬일 대로 꼬여버린 퀘스트를 풀어가던 중 사고하는 NPC 미이아를 만난 키리토와 아스나의 이야기는 저 위에서 언급한 사고하는 AI 부분이라 할 수 있어요. NPC임에도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고 자신이 위치하는 구역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미이아의 행동에서 프로그램과 인간이라는 경계를 애매하게 하죠. 본편에서는 거의 없었던 이런 흐름, 작가는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위해 이런 사고하는 AI를 넣었을까. 유이의 출연에 대한 이질감을 줄이고 납득 시키려는 사전 포석치곤 본편하고 시간적 괴리감이 장난 아닌지라 이건 아닌 거 같고...

 

맺으며, 최대한 스포일러 없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그렇게 큰 이야기는 없어요. 인간처럼 진화하는 NPC와 PK 집단의 암약 그리고 퀘스트를 위해 연을 맺었지만 정이 들어버린 키즈멜을 도와주는 주인공과 히로인, 이렇게 요약할 수 있죠. 그 과정에서 로봇이라도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고 만들어진 존재라도 함부로 죽이는 건 죄악이라는 의미를 찾기도 했습니다. 친구라는 기준은 탄생의 기준이 아니라 얼마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있느냐가 아닐까 하는 의미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군요. 작가의 필력이 이번 6권을 위해 1~5권은 버린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별 아닌 내용임에도 작가의 필력으로 질을 수준급으로 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죠. 뜬구름 잡는 이야기인 건 알고 있어요. 필자의 저주스러운 필력이 이러니 어쩌겠습니까. 종합적으로 점수를 주자면 10점 만점에 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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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는 기도하지 않아 2 - Extreme Novel
스도 렌 지음, 니리츠 그림, 정혜원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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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이야기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내용입니다. 글이 길어 피곤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요약하자면 정체에서 벗어나 성장을 바라는 노예와 타인이 휘두르는 힘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백설공주가 세상 밖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을 그리고 있다 할 수 있어요. 그 중간에 끼인 주인공 라자루스의 고생은 덤이고요. 그러다 보니 이번 1권은 도박사와 노예 소녀의 만남이라는 신선한 소재여서 리뷰 쓰는 것에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거에 비해 이번 이야기는 이후 이들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보니 여느 로맨스나 계급물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참고로 계급물이란, 귀족과 평민이나 우리로 치면 마님과 돌쇠의 관계를 말합니다. 사실 종이 다른 종족간 맺어지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또한 계급이 다른 사람끼리 맺어지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렇다면 이 작품의 주인공인 라자루스와 히로인 릴라도 맺어지는 걸까? 하는 물음엔 '글쎄요.' 밖에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릴라는 라자루스가 아니었다면 귀족에게 팔려가 죽도록 밤일만 하다가 창관에 팔리는 것으로 인생의 끝을 봐야 했을 겁니다. 그런 시궁창 같은 인생에서 끄집어 올려준 게 라자루스였죠. 그런데 구해줬다고 호감으로 이어질지언정 사모하는 마음으로 이어질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무얼까. 릴라는 자신을 구해줌으로써 라자루스가 얼마나 피해를 보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요. 결국 고향과 같은 제도에서 쫓겨나다시피 여행길에 오른 것도 다 그녀 때문이죠. 여행길에 들린 마을에서 노예(릴라)를 대리고 있다는 이유로 여관은 이들을 문전박대 합니다. 어딜 가도 마찬가지, 결국 여기서도 자신은 족쇄밖에 되지 않는다는 마음을 품어 버려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마음에 솔솔 부풀어 오르죠.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거기에 그녀의 마음에 쇄기를 박듯 여행길에 들린 마을의 지주(땅 주인) 대리 '이디스(참고로 여자)'와의 만남은 릴라를 더욱 파국으로 내쫓기 시작합니다.

 

좋아한다 = 자신을 필요로 해준다.는 동의어일까요. 릴라는 라자루스를 만나 행복이 무엇인지 고찰합니다. 노예의 삶에서 벗어난 지금, 괴로운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현재, 차가우면서도 한번 테두리에 들어온 건 버리지 않고 길러주겠다는 듯한 포근함을 보여주는 그의 등을 바라보며 지금의 자신은 행복할까?를 자기 자신에게 물어갑니다. 하지만 행복과는 거리가 먼 자신의 가치를 떠올리는 그녀, 자신 때문에 많은 것을 잃어버린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얼까. 그렇게 골머리를 앓아가던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라자루스를 꼬시기 시작하는 이디스를 바라보는 릴라의 마음은 타들어가기만 합니다.

 

이 타들어가는 감정은 좋아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일까? 참 미묘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메이드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땅 주인)인 이디스와 라자루스가 결혼하게 되면 자신을 필요 없게 된다는 생각에 미치게 됨으로써 사모한다는 마음보다는 자신(릴라)을 필요로 해줬으면 하는 마음 그 이상은 아니라는 걸 이 작품은 서술하기 시작하죠. 결국엔 답을 찾지 못하고 릴라는 노예 때의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버립니다. 그만큼 그녀는 궁지에 몰려 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어서 참 가슴 아프게도 하는데요. 그렇담 그녀가 이렇게 방황하고 있는데 라자루스는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소재에서 처음엔 늘 주인공이 문제로 다가오죠.

 

머나먼 중앙아시아에서 팔려온 것도 모자라 귀족 취향에 맞춰 개조되어야만 했던 그녀(릴라)가 품었던 만년설 같은 마음, 그걸 녹여준 사람에게 이끌리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남자. 자신 때문에 있을 곳을 잃은 남자. 그러나 그거에 대한 보답을 해줄 수 없는 자신. 마음이 망가져 가는 것도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제도에 있을 수 없어 여행을 떠난 라자루스를 따라 그녀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가슴 두근거려야 할 여행길, 하지만 그녀의 마음 한켠엔 자신은 필요 없는 존재라는 어두운 감정이 자리하기 시작하죠. 이것은 있을 자리, 발밑이 불안정한 그녀의 위태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릴라의 마음만 절절하게 표현된 건 아니고 새로운 히로인 '이디스'의 등장에 포커스를 절반 맞추고 있기도 합니다.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나이에 넓은 땅을 물려받아 지주가 되었지만 시기가 여성이 경제나 사회에 참여하는 걸 그리 탐탁지 않게 여기던 시절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보니 그녀의 처지는 딱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거길 비집고 들어와 그녀의 약혼자 행세를 하는 변호사의 악질적인 행위로 인해 이디스는 점점 궁지에 몰려 가죠. 그 궁지를 타파하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던 그녀(이디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라자루스에게 매달려 위기를 극복해 갈려는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두 개의 마음이 하나의 에피소드에 들어가 있다고 할까요. 자신을 필요로 해줬으면이 아니라 자신의 발로 자신의 가치를 알리려는 릴라의 마음과 시대적으로 여자의 힘으론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디스의 마음이 혼재해 있다 할 수 있어요. 그 중간에 끼여 '아무래도 상관없어'만 외치며 외면만 해가던 라자루스의 극적인 마음의 변화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고요. 근데 극적인 변화라고 해도 후반부 해답 편에 이르러서는 능구렁이 같은 놈이었구나 하게 해주지만요. 사실 라자루스는 릴라를 끔찍하게 아껴주고 있어요. 그렇지 않다면 그녀와 같이 여행을 떠난다는 선택지는 없었을 테니까요.

 

맺으며, 언뜻 보면 라자루스를 사모하는 릴라라고도 할 수 있는데 한 번도 그런 표현이나 장면이 없어서 참 애매한 이야기였습니다. 필자에겐 그저 노예로써 자신을 좀 더 필요로 해줬으면 하는 릴라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군요. 노예 소녀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돌아봐 줌으로써 비로써 노예 소녀는 행복을 느껴간다? 이야기는 이내 그런 건 틀렸다고 서술하기도 합니다. 행복이란 그런 게 아니라고, 자신의 손으로 잡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서술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야기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한번 녹아버린 눈은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렇지 않을까 했습니다.

 

녹아버린 눈은 강물이 되어 흐를 뿐이죠. 라자루스에게 구입된 뒤로 릴라는 강물이 되어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갈 뿐 강가로 벗어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할 수 있어요. 이번 이야기는 그런 릴라가 강가로 올라서는 그런 느낌입니다. 자신을 필요로 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발로 그 필요한 자리를 만들어 간다는 생각, 그리고 그녀는 불안정한 발판에 발을 내디뎌 걸어가죠. 이디스는 사실 들러리입니다. 그 흔한 위기에 빠진 소녀 역을 맡으며 주인공 보고 구해주세요. 같은 가시덩굴에 둘러싸인 성에 갇힌 공주 같은 역할 그 이상은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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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출두요~ 이 대사를 안 다면 아재 중 아재일 것입니다. 한때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사극이죠. 암행어사가 전국 팔도를 돌아 다니며 악행을 저지르는 판관오리(?)들을 잡아다 문책하고 다녔던걸 드라마화한 것인데요. 그걸 이 작품에 빗대어 본다면 수행이라는 목적으로 온 대륙을 제집 드나들듯이 싸돌아다니는 마일 일행이 딱 그런 짝입니다. 힘이 있다고 과시하지 않고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는 그녀들은 법도에 어긋난 짓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을 찾아 일벌백계해버리죠. 요컨대 그런자들을 찾아서 정의의 심판을 내린다는 마법소녀물 같은 이야기랄까요.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중2병을 볼 수가 있어요. 드래곤 볼을 흉내 낸다던지 마법소녀를 흉내 낸다던지, 작가도 후기에서 중2병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도 했죠.

 

이번 이야기는 어떤 괴한들에게 납치된 자신들이 머무는 여인숙 간판 아이돌(마일 일행 한정)인 수인 파릴의 탈환과 마일이 이세계에 왜 전생하게 되었는지 하는 복선과 대놓고 암행어사 찍기입니다. 사실 마일 일행을 막을 자는 없어요. 주인공이 무적이다. 사실 이것만 놓고 보면 위기감 없이 주인공(혹은 일행 포함)이 무쌍을 찍는 이야기 따위 뭐가 재미있나 할 수준이죠. 하지만 이 작품 자체가 그렇게 고찰을 필요로 하지도 않고, 일반적인 상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중2병을 언급했듯이 흥미 위주로 전개될 뿐이죠. 근데 반대로 말하자면 무쌍을 찍는 먼치킨 주인공이라도 이세계에서 살아가기 팍팍하다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뭔 말이냐면 작고 귀여운 여자 아이들만 모인 파티가 상식에 어긋난 힘과 능력을 보여준다. 현실 같으면 잡혀서 해부 당하지 않으면 다행인 것이죠. 다른 출판사 작품이지만 '즉사 치트(제목 엄청 길어서 생략)'라는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이 어릴 때 받았던 취급이 사실 꽤 리얼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어요. 세상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그런 걸 알고 있는 마일은 자신과 일행의 힘을 과시하지 않고 언제나 숨기기에 급급하죠. 사실 이런 몸사림은 가식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가련한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본 모습은 헐크라는, 좀 더 비꼬면 초보존에 노는 고렙 유저 같은 거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마일과 그녀의 일행은 악의적으로 타인에게 다가가 본 모습을 숨기고 방심한 틈을 찔러 이익을 취하거나 즐거움을 찾는 변태가 아니라는 것에서 지탄은 할 수 없습니다. 그녀들이 악의적으로 다가가 타인을 해치는 경우는 상대가 도적이나 범죄자일 뿐임으로 딱히 이런 부분으로 뭐라할 건 없죠. 상대는 다 자업자득이니까요. 그런 이야기가 이 작품에 녹아 있습니다. 여튼 마일은 납치된 파릴을 되찾으면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세계의 멸망에 대해 알아가게 돼요. 사실 이미 그녀는 전생하면서 이세계는 신들조차 포기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이제 와 생각해보면 이 작품에서 제일 커다란 복선이었군요.

 

그렇담 신들조차 포기하게 한 그 원인은 무언가. '안 가르쳐주지~' 만화적 비유로 표현하자면 미끄덩인 상황이 벌어져요. 어쨌건 그 원인 일부가 조금 밝혀지긴 하지만 이건 스포일러니까 패스, 일단은 그 멸망의 원인과 마일이 이세계로 전생이라는 인과관계가 조금식 밝혀진다고 할까요. 작가가 길게 끌고 갈 마음은 없는 듯, 필자 나름대로 유추해보자면 마일 보고 용사가 되어라. 뭐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파릴을 구출하고 암행어사로 넘어갑니다. 비밀 의뢰를 받고 도적 소탕전에 뛰어들죠. 모든 건 길드 평판 업그레이드를 위해, 도적들 상대하면 힘을 아낄 필요가 없는 그녀들이 질 요소는 없어요. 근데 이거 스포일러이려나?

 

그리고 수행을 위해 다시 길을 떠나는 마일 일행. 거기에 끼이고 싶지만 자신의 입장을 잘 알고 있는 어느 귀족 소녀의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하게 흐릅니다. 이 부분은 마일 일행의 미래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했는데요. 자작가를 이어받은 마일, 백작가의 막내딸로 태어난 메비스는 언젠가 집으로 돌아가 영지를 이어받거나 시집을 가야 되는 운명이죠. 나머지 두 명도 나름대로 미래가 정해져 있고, 그것을 알고 있기에 하루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매일을 기운차게 살아가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럴 일은 없지만 누구 하나 죽기라도 하는 날에는 이보다 더 우중충하게 변하는 작품을 찾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느낌도 있었군요.

 

맺으며, 위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해버려서 맺음에서는 딱히 할 말이 없군요. 7권을 끝으로 하차하려 했는데 8권이 또 흥미진진해져서 구매할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그래도 뭐 진도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느낌이고 주인공이 먼치킨이면서 같은 출판사 작품 여느 작품과 다르게 완급 조절을 잘하고 있기도 해서 더욱 고민이 된다고 할까요. 뭐 내키면 나도 모르게 구입하곤 하니까 정신 차리고 보면 구입해서 읽기 위해 넣어놓는 박스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장은? 변색과 습기 때문에 본 거 안 본거 나눠서 박스에 바로 밀봉 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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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대비해 이세계에서 금화 8만 개를 모읍니다 3 - Novel Engine
FUNA 지음, 토자이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FUNA 작가의 내 방식대로 유쾌한 진행에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이세계로 넘어가 돈을 벌어 노후를 편안하게 살려는 미츠하의 계획은 날로 번창해서 지금은 자작이라는 귀족 계급과 영지를 받아 더욱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데요. 근데 말이 고군분투이지 그녀가 이세계로 가서 저지르는 만행을 한마디로 표현 하라면 '편한 일은 내가, 힘든 일은 너 님이', '고소한 알맹이는 내가 먹고 맛없는 껍질은 네가 가지세요.' 이번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심씨티'와 '대항해 시대'입니다. 그녀 미츠하는 돈을 벌기 위해 현실의 지식과 문물로 이세계에 없는 가령 팝콘이라던지 샴푸라든지 기초화장품이라던지 딴에는 이세계에 영향이 적은 걸로 시작해서 신문물 퍼트려 가요.

 

그러다 좀스러웠는지 그녀는 미래를 투자하기 시작하는데요. 하사받은 영지에 팝콘용 옥수수를 심고 종이를 만들기 시작해요. 자고로 나라를 세우고 도시를 만들고 마을을 만들 때 가장 기초적인 게 1차 산업이죠. 근데 말이 1차 산업이지 염소 27호라는 둥 하는 걸보니 참 비참한 영지 사정인 걸 알 수 있어요. 애초에 중세 시대를 표방하는 작품에서 비참하지 않은 영지는 별로 없겠죠. 귀족들이야 잘 살아도 영주민(평민)의 삶이란, 여튼 그런 영지민이 두 자릿수인가 세 자릿수인가 밖에 되지 않는 비루하고 초라한 어촌을 영지로 받아 기죽지 않고 심씨티를 계획하는 미츠하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왕도에서 저지레나 하고 있으니...

 

이세계 전생물중에 현실의 지식을 이용해 신문물을 퍼트리지 않는 작품을 찾기가 힘든데요. 보통 이런 걸 두고 문화 침략이라고도 하죠. 근데 문화 침략이라고 해도 새로운 문물을 퍼 트림으로써 현지인이나 원주민의 삶을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착한 침략이 존재하는 반면에 이익을 바라며 악의적으로 이용해서 그거 없인 못 사는 몸으로 만들어 버리는 나쁜 행위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문화 침략이라는 말은 양날의 검이나 같은 거라 생각해요. 그런 관점에서 이 작품은 어떤가 하는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는데요. 미츠하는 자신의 노후를 위해 현실의 지식과 물품을 가져와 팔기 시작하죠.

 

그런 관점에서 미츠하는 후자라 할 수 있어요. 그거 없인 못 사는 몸으로 만들어버리는 행위, 하지만 미래에 고고학자의 위장에 구멍을 뚫어버리는 짓은 하지 않으려고 하죠. 이익은 취하되 이세계 발전에 영향이 갈만한 건 도입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 현실과 이세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미츠하에겐 사실 이세계는 노다지나 다름없죠. 뭘 가져오든 이세계에서는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고가에 팔리거든요. 하지만 그녀는 자중이라는 말을 잘 알고 있어요. 그 흔한 플라스틱조차 가져오길 망설이죠. 이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전에 자신이 하는 장사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도 있지만, 여튼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츠하는 원주민의 삶의 질을 소소하게 향상시키는 전자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담 이번엔 뭘 하나, 오셀로와 장기를 가져와 이세계에서 팔아 제낍니다. 당연히 이세계 사람들은 그게 뭔지 모르죠. 얘가 이런 잔머리가 있다면 현실에서도 돈 많이 벌 거 같은데 말입니다. 일단 공략할 사람을 물색해 가요.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귀족과 왕족을 끌어들여 자신의 사업에 동참 시켜 버립니다. 여기서 FUNA 작가 특유의 주인공 악마 만들기가 유감없이 발휘되기도 합니다. 일단 이익에 반드시 수반되는 위험을 귀족이나 왕족에서 떠넘겨 버리죠. 그렇다고 거창한 건 아니고 이권을 바라는 파리들을 막는 것 정도? 문제는 당사자(귀족&왕족)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언반구도 없다는 것이지만요. 일명 '허세'라고도 합니다. 내 뒤에 이게 있다고 구라치는 솜씨가 대단하죠. 다만 여기서 유념할 건 그렇게 표현되진 않고 느낌상 그런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참, 위에서 언급한 대항해시대는... 그냥 작가가 생각하는 판타지스러운 상상의 나래가 활짝 열린다고만, 어느 날 자신의 영지로 쳐들어온 적(에너미)선을 접수해서 우리 것으로 만들자를 시작해요. 배 만들어서 교역도 하고 적 해군과 싸울 때를 대비하고 나아가 배 만드는 조선업이 성황을 이루고 그러다 보면 영지도 발전하고, 하지만 거기에 따르는 부작용 예로 산업이 호황을 부리면 별별 사람이 다 꼬이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죠. 거기에 수반되는 치안 악화를 옆집 백작가에 떠넘기고 배 만들어서 들어오는 이익은 내가 가져야지 같은 악마의 기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곧 죽어도 자신은 손해를 안 보려는 미츠하의 잔머리가 기가 막힌다는 겁니다.

 

맺으며, 뭔가 두리뭉실하고 알맹이가 없는 리뷰가 되어 버렸군요. 그도 그럴게 대체적으로 FUNA 작가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가볍다 보니 그렇게 시사하는 게 없고 고찰을 요구하지도 않아요. 그러다 보니 리뷰 쓰는 입장에서는 내용에 살을 붙여 쓸 수밖에 없어요. 다른 이세계 전생물에서는 십수 권이 지나야 비로소 결실을 맺는 작업을 그냥 설명 몇 번으로 뚝딱 해치우곤 하니까 깊게 생각했다간 정말로 피곤해집니다. 개인적으로 FUNA 작가의 작품을 보는 이유는 주인공의 악마 기질 때문이군요. 내 손을 쓰지 않고 타인을 이용해 물건을 만들게 한다거나, 이익을 나눠주고 힘든 일은 타인에게 떠넘긴다거나 그럼에도 자신의 몫은 착실하게 챙기고, 주변에 이용할 건이용하는 등 언제고 칼 맞을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일을 많이 하죠. 그래서 '자신이 죽으면'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자신의 죄를 알긴 아는 주인공이랄까요.

 

사족: 필자는 될수록이면 재미있다 같은 타인이 이 작품의 구매에 영향을 끼칠만한 글은 쓰지 않습니다. 나무야 미안해라든지 정말 이런 뭐 같은 내용으로 돈 받고 팔다니 같은 독설은 몇 번 날리긴 했지만요. 재미란 주관적입니다. 내가 재미있다고 해도 타인의 감각으로 보면 재미없을 수 있어요. 독설을 날린 작품 중에 난 재미있는데 왜 독설을 날리고 GR이야 같은 테클을 받기도 했죠. 사람의 감정이란 좀 진부하게 표현하자면 하늘의 별만큼이나 다양해요. 타인에게 물어보기 전에 정보를 최대한 구해서 자신의 판단으로 선택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간혹 이 작품 재미있어요? 같은 질문을 하는 분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기도 합니다. 물론 필자 주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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