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정령환상기 05 정령환상기 5
키타야마 유리 지음, Riv 그림 / S노벨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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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주인공이 고등학교 입학 전이었나, 소꿉친구 미하루(히로인)가 행방불명 되었고 대학에 들어갈까까지 잊지 못해 가슴 앓이를 했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만. 필자의 기억이 와전되었을 수 있는데, 미하루가 남자 선배와 사귀니 어쩌니 NTR 기운도 풍기고 행불로 인한 범죄 기운도 풍기고 해서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상당한 궁금증을 불러왔었죠. 그런데 4권에서 이세계로 날아왔습니다. 어디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는지 교복을 입고 있었고, 부모가 이혼하며 엄마 따라간 친여동생과 의붓 남동생까지 같이 날아왔군요. 말도 안 통하는 이세계에 떨어져 지나가는 상단에 붙잡혀 노예로 팔려갈 뻔 한 걸 주인공이 구해 주었죠. 이거 감동의 재회라도 하나 했더니 그딴 건 없습니다. 주인공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겉모양이 바뀌었다고 그를 못 알아보는 소꿉친구와 친여동생. 주인공은 이세계에서 인간의 범주(사고관이나 사람 해치는 능력 등)를 넘어서며 이제 평범하게 살아가긴 틀렸다는 관념을 가지게 되었죠. 이에 저들과 같은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고 자조하는 반면에 소꿉친구와 여동생은 뭔가 막 운명처럼 그를 알아본다던가 감동을 써 내려갈 만도 하잖아요? 이제 5권인데 벌써 히로인 수가 두 자릿수를 넘어서는데도 마치 벽이라도 세우는 것처럼 다가오는 걸 막고 있는 주인공을 구원해 줄 수도 있잖아요? 주인공은 이들을 구해서 정령의 마을로 인도합니다. 거기서 세상 풍파에 찌들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죠.



주인공은 나고 자란(전생해서) 나라로 돌아갑니다. 용사들이 소환되었다는군요. 누군지 알아보러 갑니다. 지구인들이라는군요. 일단 첫 출연자는 평범하게 살아가다 갑자기 힘을 손에 넣어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는 클리셰 덩어리입니다. 주인공 하렘(은 아니고 형식상 표현)에 속한 히로인에 눈독을 들이고 있군요. 딴에는 겸손한 척하지만 잘난척해대서 히로인이 극혐중입니다.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무지 충이죠. 다른 용사들도 소환되었다는데 이건 좀 더 두고 봐야 할 듯합니다. 이번 5권에서는 소꿉친구 미하루 일행이 정령의 마을에서 지내는 분량이 반이나 차지하는데 알맹이가 없습니다. 그냥 무술 수련을 하고 어쩌고 목욕신도 있고, 마을 소녀들이 그 나이대에 맞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비추고 그 대상이 주인공이지만 철벽을 치는 걸 알고 있어서 마음만 부풀리는, 필자 입장에서는 어쩌라고 하는 느낌만 잔뜩 있는 이야기군요. 소꿉친구 미하루는 지구에 있을 적의 주인공 따윈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애초에 선배 하고 사귀니 어쩌니 말도 있었던 걸로 보아 그 시절부터 주인공은 아웃 오브 안중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세계로 넘어와 자신들을 구해준 지금의 주인공에게 조금씩 마음이 생기는데,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더 모르겠는 건 주인공이죠. 두 달 가까이 그녀들과 정령의 마을에서 지내며 어쩜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는 건지. 지구에 있을 때 그토록 만나길, 찾길 바라놓고.



그리고 지금부터 본 작품의 이명이 왜 발암 환상기인지 그 진면목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슬럼가에서 태어나 인간 대접을 거의 못 받고 자랐죠. 누군가에게 납치될 뻔한 제2왕녀를 구해 주었더니 납치범으로 오해받아 고문 취조를 당하고 보상이랍시고 귀족 학교에 강제로 입학 당해 몇 년을 괴롭힘당하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때 그의 마음에 지주가 되어주었던 게 세리아(히로인)였죠. 머리가 비상해서 월반하고 어린 나이에 강사가 될 정도로 능력이 좋았던 그녀가 지금은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강제로 결혼할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젠 개도 물어가질 않을 스토리지만 어쨌거나 위기에 빠진 히로인을 구하는 건 주인공이죠. 식장에 쳐들어가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며 공주님 안기로 납치하는 로망까진 안 바라지만, 이 여자가 구하러 와준 주인공에게 "왜 왔어?"라며 꼽을 준다는 것이군요. 주인공이 휘말리는 게 싫어서 본심을 숨기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어필은 하고 있는데, 머리가 비상해서 월반에 강사 자리까지 꿰찼다면 그 머리로 현 상황을 타파할 계획을 짜던가, 그 이전에 이 강제 결혼까지 오지 않게 큼 정치적 수환을 발휘한다던가, 가족과 모두 야반도주를 한다던가, 그딴 건 개나 줘버리고 내가 희생하면 모두가 평화로워진다며 자포자기급으로 정신을 놓고 있다는 것이군요. 그토록 좋아해서 상사병까지 앓아놓고 구하러 와준 그의 실력을 믿지도 않고, 손을 내밀어 주는데도 주저하는 모습 등. 그냥 결혼하게 내버려두지?



맺으며: 정신이 혼미해자는 5권이었습니다. 아무런 알맹이도 없는 소꿉친구 미하루 일행의 이야기. 좀 더 애틋하게 전개 시킬 수 있었을 텐데도 하지 않는 작가. 들이밀어도 보답받지 못하는 히로인들의 마음. 엘프 꼬맹이에 수인들 꼬맹이들로는 불만이냐? 방구석 폐인들을 적으로 돌려버리고 에반게리온의 신지처럼 마음에 벽을 쌓아버린 주인공. AT 필드는 잘 쓰겠네. 그래서 AT 필드 대신 정령술에 일가견이 있나? 근데 왜 이성에 대한 것만 벽을 쌓고 있는 걸까? 지구에 있을 때 미하루에게 데여서 그러나? 그깟 사람 해치는 능력 좀 얻었다고, 이세계에서는 그런 능력을 가지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그 힘으로 지킬 수 있었던 사람이 한둘이냐. 힘을 손에 넣었다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으니 멀리하겠답니다. 말이야 방구야. 지구 나이에 이세계 나이까지 더하면 40줄인 아저씨가 아직도 중2 사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다며 자포자기에 빠져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필자 개인적으로는 비운의 히로인축에도 끼워주고 싶지도 않은, 혼자 있고 싶으니 나가주세요 오라를 풍기는 세리아의 발암까지 더해지니 그 시너지 효과로 필자의 머리를 하얗게 태웠군요. 1천 권이 넘어가는 도서를 읽어 왔지만 이렇게 진짜 동정 가지 않은 히로인은 세리아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튼 주인공이 나고 자란 나라가 이웃의 침공을 받아 패배하고, 용사들이 대거 소환되는 등 이번 5권부터 세계정세가 급변하려나 봅니다. 뭐 세리아는 그 급변하는 세계 정서에 희생양이 되었던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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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곰 곰 곰 베어 04 곰 곰 곰 베어 4
쿠마나노 지음, 029 그림, 김보라 옮김 / 엘노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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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피자 가게를 열었습니다. 푸딩도 팔고, 빵도 팔고, 햄버그도 팔고. 고아원 애들 대려다 노동도 시키고. 이세계에는 근로기준법은 없는 건가? 이세계물 공통점이 10살쯤 되면 자기 살길 찾아야 한다고 하니까 상관없나? 그런데 가게를 오픈했지만 여주가 하는 일은 없습니다. 자금과 기틀(장소 등)을 만들기만 하고 남에게 다 떠넘겨 버리죠. 이런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불량배들이 보호비 명목으로 돈 뜯으러 올까 내심 기대를 했는데 사전에 귀족 등 뒷배를 단단히 잡아 버리는 바람에 클리셰 에피소드는 물 건너 가버립니다. 그래서 좀 재미가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군요. 왕하고도 친구 먹고 있습니다. 부럽죠. 뭐 불량배들이 와도 여주가 내지르는 곰 펀치 한방이면 다 정리가 될 테지만요. 그러고 보면 본 작품의 작가는 모험을 좀 무서워하는 듯했습니다. 외모 13살짜리 여자애가 가게를 오픈하고, 오픈에 들어갔을 자금 등을 생각하면 내가 뒷배가 되어 주겠다며 온갖 시정잡배들이 몰려올 만도 할 텐데. 이러면 또 클리셰라고 깠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튼 소문이 퍼지면서 가게는 번창합니다.



그러다 바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세계에도 바다가 있고, 해산물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아 여주가 있는 곳까진 도달하지 않습니다. 마법으로 어떻게 안 되나? 여주는 바다를 보러 산맥을 넘는데, 여기서도 뭐 작가는 모험을 하지 않습니다. 여주에겐 온갖 치트가 있거든요. 작가 사전에 역경이라는 단어는 없나 봅니다. 그러다 산꼭대기에서 얼어 죽기 직전인 어느 부부를 발견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여주가 가려는 바닷가 마을에 크라켄과 도적의 출몰로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거 또 여주가 나설 차례죠. 하지만 여주는 유명해지는 게 싫다는 마인드입니다. 이미 곰 옷이라는 패션 아이템으로 곰 옷 = 여주라는 대명사가 생겨났음에도 유명해지기 싫다며 소문 내지 말라고 하죠. 마을 근처 마물을 싹쓸이하고, 울프 1만 마리 도살하고, 시비 걸어오는 모험가들을 묵사발 내버리는 등 수문이 날대로 다 났음에도 비밀로 해달라는 것에서 얘 혹시 즐기고 있나? 싶습니다. 아무튼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보니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크라켄 때문에 바다에 나가질 못하고, 육로는 도적이 있어서 마을은 고사 위기에 빠졌습니다.



맺으며: 이번에도 정형적인 권선징악형 에피스도입니다. 악당은 반드시 곰 펀치를 맞죠. 바닷가 마을에 도착해 보니 악당이 있었습니다. 코난 같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패턴이죠.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고 사람들에게서 감사의 인사를 받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이 여주를 신격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포션빨로 연명 합니다라는 작품에서 여주 카오루는 뭘 해도 사람들이 신격화해서 우상으로 떠받드는데, 이 작품에서는 쪼그마한 애가 뭔가를 한다니까 미심쩍어 하거나 믿어주질 않는 게 일이죠. 그러다 여주가 해내면 우와~하는 원패턴식입니다. 이게 싫다 나쁘다 말하기도 애매한 게 머리 아픈 복선도 없고, 조마조마한 상황도 없으니 가볍게 읽기에 딱 좋다는 것이죠. 반대로 말하면 그것뿐인 작품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일러스트는 귀엽게 나오고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가치는 있습니다. 아무튼 유명해지기 싫다면서 눈에 띄는 일은 다 하는 언행 불일치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걸 작가는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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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 나이=(이퀄) 여친 없는 역사인 마법사 11 - J Novel Next
분코로리 지음, 이경인 옮김, M다 S타로 일러스트 / 서울문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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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자기 딸이 진성 변태라는 걸 알고 있었을까?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주인공)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었죠. 그동안의 활약으로(드래곤 시티 건설, 마왕 퇴치) 보상이랍시고 왕이 자기 딸을 대려 가라는데, 납작 얼굴은 알고 있었거든요. 왕녀가 얼마나 개변태인지를. 자기 주제도 모르는 납작이는 처음은 처음인 사람과 맺어지고 싶다는 게 불변의 소원. 당연히 처음을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개변태 왕녀는 논외죠. 이걸 어쩐다 싶은 찰나에 부웅 하는 느낌과 함께 눈을 떠보니 눈앞에는 학생들이, 본인은 전라. 이번 11권은 어느 빈(貧)국 왕자에게 소환되어 소환수로 활약하는 납작이를 그립니다. 소환수를 소환하는 학교 시험에서 왕자도 불러냈죠. 소환수라 하면 보통 동물형을 떠올리기 쉽잖아요? 근데 왕자가 소환한 건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이란 말이죠. 왕자에겐 재앙, 납작이에게는 여학생들도 있는 장소에서 전라라는 짜릿한 경험을. 몇 번을 재시도해도 납작이를 소환하는 왕자는 절망합니다. 그에겐 사명이 있거든요. 훌륭한 소환수를 소환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사명이. 근데 배 나온 납작 얼굴 평민이 소환되었으니 얼마나 상심이 크겠어요. 그 납작이는 알고 보면 이웃 대국에서 백작 지위에 전 세계적으로 큰 위기를 맞았던 마왕전에서 마왕을 무찌른 영웅인데도 말이죠. 납작이는 이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변태 왕녀와의 결혼에서 도피처로 활용하고자 꿍꿍이를 펼칩니다. 왕자를 주인님으로 모시기로 했죠.



한동안 납작이와 왕자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왕자의 나라는 왕조차 변변한 식사도 못하는 최빈국이고, 당연히 왕자 또한 여장 메이드 일을 해야 할 정도로 궁핍한 삶에 쫓기고 있죠. 학교에서는 못 사는 나라 출신이라고 괴롭힘에 왕따 당하는 중이고, 납작이를 소환하는 바람에 그나마 남아 있던 학교생활도 순탄치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소환수(납작이)랍시고 방에서 하나밖에 없는 시트를 내어주고 아침밥을 챙겨 주면서 자기는 원래 아침을 안 먹는다며 쫄쫄 굶고 있는 주인님의 배려. 처음 소환했을 때는 절망이었지만 그래도 책임을 지는 주인님의 따뜻한 마음. 여전히 새로운 소환수에 연연하고, 돈을 벌기 위해 여장 메이드 일에 모험가 일까지 하는 주인님을 바라보며 아무리 처음을 밝히는 납작이라도 뭔가 느끼는 게 없으면 사람이 아닐 테죠. 아무도 다가와 주지 않는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이 힘을 낼 때가 이럴때입니다..만 외교적 문제 때문에 함부로 나설 수도 없는 상황. 납작이는 대국(페니 제국)에서 백작으로 지내는 귀족이거든요. 남의 나라에 함부로 간섭했다간 내정간섭으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궁지에 몰려가는 주인님을 마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남부 국가군이라는 통합이라 쓰고 강제 합병하려는 이웃 국가에 대항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주인님을 외교의 장에서 필사의 노력을 펼치지만 아무도 최빈국 왕자의 말은 들어주지 않습니다. 궁지에 몰린 주인님을 구하는 미션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뭐 하고 있을까. 드래곤 시티에서 왕과 알현 중에 갑자기 사라졌으니 대소동이 일어나는 건 당연. 다들 납작이를 찾아서 원정을 떠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게 이들이 과연 왕자와의 접점으로 이어질까 하는 기대감을 생기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야 왕자는 뒷배 하나 없는 고립무원에서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거든요. 그런데 대국의 주요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편들어준다? 게다가 납작이의 정체도 밝혀진다? 이거야말로 누구나 꿈꾸는 신데렐라의 이야기죠. 아닌 게 아니라 납부 국가군이라는 통합이라 쓰고 강제 합병에 왕자의 나라는 흡수 당하게 생겼거든요. 그게 싫어 고군분투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사실 납작이가 실력만 발휘했어도 아무도 찍소리 못 했을 텐데. 납작이는 왕자에게 소환되었을 때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왕자의 진짜 정체를요. 떨어지기 싫었던 것이죠. 그토록 바라 마지않던 처음을 간직한... 하지만 사태는 납작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급박하게 흘러갑니다. 결국 왕자는 외교의 장에서조차 왕따 당하며 그의 나라가 큰 위기에 빠집니다. 이에 뜬금없이 납작이가 안고 있던 아기 새가 큰일을 저질러 버리죠. 이 아기 새는 납짝이가 소환되고 얼마 뒤 납짝이가 소환한 새(버드)로서 아마 12권까지 키포인트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의(수컷) 정체는 로리곤(고대 드래곤, 크리스티나)도 피하는 흉악한 개체였지 뭡니까. 이 새에 대해선 언젠가 나올 12권 리뷰에서 다뤄보겠습니다.



맺으며: 리뷰가 두루뭉술해졌군요. 그래서 왕자는 납작이의 도움을 받나? 납작이 동료들이 합세하며 왕자는 신데렐라가 될 수 있었나? 스포일러상 많은 부분을 밝힐 수 없어서 이리 된 거니 양해 바랍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분량은 조금뿐이지만 로리곤(고대 드래곤, 크리스티나)의 귀여움과 그녀를 돌보는 소피아의 훈훈함이 인상적이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납작이가 안고 있는 새의 귀여움과 흉악함이라는 이중적 요소도 눈여겨볼만하죠. 아무튼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11권에서도 추남 납작 얼굴 노랑족,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지 말라는 교과서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배려심이 넘치고, 누군가(주로 처음을 간직한 히로인)가 위기에 빠지면 전라가 되는 걸 마다 하지 않고 나서서 도와주니까 처음엔 질색해도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어 다가오는 히로인들이 많죠. 아마 줄 세우면 연병장 두 바퀴 반은 될걸요? 문제는 납짝이가 바라는 처음을 간직한 히로인은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 이번엔 왕자(주인님)도 포함되었습니다. 왕자는 참 색다른 캐릭터죠. 나라가 워낙 가난해서 지원받는 게 없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해 여장 메이드 일을 하려 하고, 모험가 일을 나서지만 되는 게 없습니다. 소환사라는 거창한 목적은 있는데 납작이를 소환하는 바람에 절망에 휩싸이고, 학교에서는 왕따 당하고 외교의 장에서는 소외되고, 그럼에도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 참 눈물겹죠.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지 않는 게 납작이의 특성이라는 듯 중반부터 왕자를 서포트하며 분위기를 신데렐라로 바꿔가는 장면들이 예술입니다. 문제는 이 작품 자체가 에로스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진지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납작이 입장에서는 에로스는 넘치는데 손에 넣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죠. 즉, 납작이는 손해만 보는 타입. 지금 당장 에디타 선생님에게 부탁하면 다 들어줄 거 같긴 한데. 왕자의 입장 변화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종국에는 남자라는 입장이면서도 납작이에게 들이대고 있으니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납작이로서는 기분이 묘해질 수밖에 없죠. 사람은 외모가 아니라 내면을 봐야 한다는 진리를 깨우치게 한 11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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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7 - S Novel+ 전생했더니 검이었습니다 17
타나카 유 지음, Llo 그림, 이소정 옮김 / S노벨 플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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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번 17권에서 프란과 스승은 어느 S랭크 모험가에게 의뢰를 부탁하기 위한 조건으로 무투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울무토라는 도시에서 예전부터 연례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행사죠. 프란과 스승도 간간이 참여해서 작년에는 3위까지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전생 치트를 가진 스승과 그 서포트를 받아 나날이 실력을 키워가는 프란이지만 쟁쟁한 실력자들이 많아서 이번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프란은 승부욕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강자를 만나면 싸움 걸지 못해 안달이 난 타고난 싸움꾼이라 잘하면 결승전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대전 상대들은 그동안 여행하며 만난 아는 사람들이지만 그렇다고 봐주는 건 없습니다. 진심을 다해 대결을 펼쳐 가죠. 프란은 그동안 실전 경험을 통해 상당한 실력을 키워 왔습니다. 이번엔 스승의 서포트 없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혼자 대결에 나서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매 대결 때마다 만신창이가 되어 갑니다. 본 작품은 등장인물들을 상당히 험하게 굴리는 게 특징이죠. 히로인이자 주인공인 프란도 예외는 아닙니다. 싸웠다 하면 신체 결손은 기본으로 따라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배우는 게 있고, 그 배움을 통해 성장을 이뤄 가죠. 남들은 평생을 바쳐도 C 랭크 근처도 못 가고 생을 마감하지만 프란은 이제 3년 되었나? 벌써 B 랭크가 되었습니다. 실력 외에 모험가로서 실적이 있었다면 A 랭크도 가능할 정도죠. A 랭크면 다른 나라의 침공을 혼자서도 막을 수 있는 레벨입니다. 프란이 너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아만다(A 랭크, 프란 부모를 키워준 고아원 원장) 단 한 명의 존재만으로 이웃 나라의 침공을 막고 있을 정도니까요. 아무튼 이번 17권에서는 작가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프란은 스승의 서포트 없이 대전을 치르게 되는데요. 물론 중반 이후로는 강적이 등장하면서 다시 서프트를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스승의 서포트 없이도 승리(16강, 아마도) 하는 부분에서 문득 스승과 이별을 대비한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있었군요. 스승은 지구 출신이라는 것 외에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 있죠. 그러고 보면 이와 관련한(이별) 복선도 제법 있었지 싶은데 기억이 안 나니 패스하고. 스승의 서포트를 받으며 차곡차곡 승리를 쟁취해 갑니다만. 일이 이렇게 술술 풀리면 재미가 없죠. 누군가에 의해 대회는 난장판이 되어 갑니다.



맺으며: 이번 17권은 골디시아인가 하는 대륙으로 넘어가기 위한 여흥쯤 됩니다. 어느 S랭크 모험가를 섭외해서 골디시아 대륙으로 데려가는 의뢰를 받아서 시작된 대회 참여이고, 그걸 위해 그리고 자신의 실력이 어디까지인지, 강자와의 대결에 두근거리는 마음에 이끌려 등등 이유는 제법 되지만 사서 고생하는 느낌이 강하죠. 본 작품은 먼치킨 치트물의 계보를 잇지만, 주인공이 강하다고? 그럼 적들도 강해야지 하며 상대하는 사람들은 죄다 괴물들 밖에 없어요. 배에 바람구멍 나는 건 예사고, 팔다리가 불에 타서 탄화되는 건 일상이고, 베이고, 부러지고는 다친 축에도 들어가지 않는 하드한 인생이죠. 이번 대회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이런 나날을 보내는 프란은 멘탈이 부서질 만도 한데도 강자와 싸우는 것에 항상 두근거리는 변태 성향이라는 게 흥미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덤비는 건 아니고 급이 다른 실력자를 만나면 꼬리말고 도망치기도 하죠. 예전에 S랭크 상위자를 만났을 때 너무나 강대한 힘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이를 딱딱 부딪히며 절망한 적도 있습니다. 다행히 상대가 선한 사람이라 살았지. 이렇듯 항상 죽음과 이웃하고 있는 게 프란과 스승의 일상이고, 그걸 뛰어넘어 강해져 가는 게 포인트로서, 여느 치트물처럼 거저 먹는 게 아닌 고생과 노력으로 강해져 간다는 개연성을 보여주니까 17권까지 와도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는 게 이 작품의 묘한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뭐 여전히 시비 거는 양아치도 있고, 가는 곳마다 사건이 일어나는 클리셰도 있지만 이걸 뛰어넘는 매력이 있으니까. 이번 17권에서도 대회 이외에도 큰 사건이 일어나지만 프란(과 스승)을 중심으로 해서 해결 해나가고 또 그걸 계기로 유대가 생기는, 이래서 계속 보게 되는구나를 느끼게 해준 17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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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 02 - S Novel+ 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 2
야나기 지음, 히하라 요우 그림, 현노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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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팔려가듯 이웃 나라에 도착한 미샤(여주). 여행 중간에서 만난 동족 미란다 덕분에 마음에 안정은 찾았으나 이제 13살짜리가 머나먼 이국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엄마에게 배운 대로 약사의 길을 걸을까 아님 원래 예정대로 이국의 왕의 첩이 되어 새장에 갇힌 삶을 살아갈까. 1권에서 잔혹 동화로 비유했던 이야기 제2탄입니다. 엄마를 죽인 아빠의 본처와 그 자식(이복 언니)은 별다른 처벌은 받지 않았습니다. 본처는 오히려 자기 딸(이복 언니)이 마음을 더 다쳤다며 피해자라 주장하고 있죠. 여주 엄마와 싸워서 그런 게 아니라 눈에 거슬린다고 계단에서 밀어 사망케한, 명백한 과실이 있음에도요. 여주는 눈앞에서 엄마를 잃었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비명횡사한 엄마를 묻어줄 겨를도 없이 본처의 농간에 이웃 나라에 팔려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작가는 분명 숲의 백성(여주 엄마가 속한 종족)을 괴롭히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고 하였다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주의 엄마의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괴롭히고, 숲으로 쫓겨나게 한끝에 사망케한 본처와 그 자식은 왜 가만히 두느냐죠. 이게 이 작품의 발암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일단 1권 한정).



더욱 문제는 여주의 아빠죠. 본처와 첩(여주 엄마)의 사이를 균형 있게 케어하지 않은 점, 다쳐서 정신이 없었다지만 깨어나서 여주의 엄마가 본처 자식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딸(여주)이 본처의 농간에 이웃 나라에 팔려가게 되었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것이죠. 두 번째 발암적인 요소가 됩니다. 그렇다면 아빠의 성격은? 개차반이라면 불쌍한 여주라며 동정이라도 할 텐데, 정상인 범주라는 것에서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여주를 신데렐라로 키우기 위한 사전 포석인가? 그렇다면 이 작품의 장르는 무엇인가를 묻는 연속이 이번 2권의 느낌이었군요. 여주는 협상한 끝에 이웃 나라에 국빈으로 대우받는 걸로 되었습니다. 사실 거의 인질로 잡혀가는 꼴이었는데, 국빈 대우에서 이웃나라가 여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나타내고 있는 사항이기도 하죠. 하지만 여주의 정체가 숲의 백성이고, 잘만 구슬리면 쓸모가 있을 거라는 타산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숲의 백성 모두 몇 세대나 앞선 의술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 의술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여주, 여주가 평범한 일반이었다면 이웃 나라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겠죠.



자, 그러면 이웃 나라에 온 여주는 무엇을 하는가. 여기서 필자는 이 작품의 장르가 무엇인지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판타지 기반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여주는 의술을 펼쳐 사람들을 구하나? 약사의 혼잣말의 마오마오처럼 약에 미쳐 살아가는 걸까? 그런 건 없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1권은 여주를 신데렐라로 키우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면, 2권은 신데렐라가 되어 만인에게 사랑받는 이야기를 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인에게 사랑받으려면 뭔가를 해야 하잖아요? 의술을 펼치든, 꼭 의술이 아니어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든지. 그런 건 거의 없어요. 그냥 왕성에서 지내는 이야기만 보여주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아랫 마을에서 평민 아이들과 놀러 다니고, 왕의 여동생이 아프다 해서 진찰하러 가 봤더니 꾀병이고, 그런 일상입니다. 약초에 관련한 건 구색 맞추기로 조금씩만 언급되죠. 작가가 약초에 대한 지식이 없나? 현실 약초라도 좋으니 조사해서 약효 등을 서술하면 좋을 텐데 그런 건 거의 없어요. 1권에서 고생했으니까 이제라도 편히 살라는 듯한 대우를 받는 이야기만 보여줍니다. 사실 여주는 서자라도 공작가의 여식이고 그 대우를 받아 마땅하였음에도 못 받았으니 여기서라도 받으라는 듯한 이야기를 보여주죠.



맺으며: 그래서 장르가 상당히 꼬입니다. 약사라는 기반을 깔고 있음에도 거의 살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놀러 가고, 도서관에서 책 읽기 등 일상생활만 주야장천 보여주죠. 종국에는 무도회라는 파티에도 나갑니다. 파티에 나가려면 드레스가 필요하고, 춤도 배워야 하죠. 약사 관련 이야기에서 이게 꼭 필요한가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이었군요. 결국 약사는 그저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장치(현재 지위 같은?)에 지나지 않은 것입니다.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건 엄마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아빠에게 버림받다시피 했음에도 도서관에서 책 읽기 삼매경 등 자신의 처지를 별로 생각하지 않는 행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분위기 처지는 이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빌런(아빠의 본처라든지)이 단죄를 받았고, 엄마의 묘가 정식으로 만들어졌다는 등 뭔가 구원받았다는, 클리셰적이지만 그런 클리셰 하나 없는 구성을 어떻게 봐야 할까 싶은. 인간관계도 억지로 끼어 맞추기식, 가령 이웃 나라의 왕은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여주를 이성으로 의식한다든지(여주 나이 13세), 이런 걸 위해 사전 포석을 깔아가는 이야기 등이 솔직히 작의적이어서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단 여주는 공작가의 여식이라는 점에서 왕과 이어져도 이상할 건 없지만, 그런 분위기로 몰아가는 속칭 따뜻하게 바라봐 주자 같은 닭살 돋는 전개는 도통 적응이 되지 않았군요. 작가는 위계라는 질서를 모르는 걸까요? 약사의 혼잣말이 왜 그리 인기를 끄는지 새삼 알게 되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죠. 약초에 대한 조사와 위계에 따른 질서를 철저히 보여주며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관계를 절묘히 풀어내는 능력. 비슷한 장르이면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 그저 아이들이 꿈꾸는 동화를 바란다면 본 작품(숲 변두리의 꼬마 마녀)도 괜찮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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