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연금술사의 점포경영 3 - S Novel
이츠키 미즈호 지음, 후미 그림,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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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돈 없으면 죽어야지, 별 수 있어?" 이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이 단어를 들 수 있는데요. 표지의 '돈이 없어?'도 사실 이런 맥락이죠. 이 작품에서 여느 판타지처럼 성녀가 나타나 다친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고, 보살펴주는 건 있을 수 없어요. 왜냐고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기 때문"이죠. 이 작품은 이런 설정을 넣으며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1권에서 아이리스(히로인)와 케이트(히로인)라는 채집자(모험가)가 대수해에 들어갔다 마물의 공격을 받고 빈사 상태로 여주가 운영하는 연금술사 점포에 오게 됩니다. 연금술사는 포션을 만들어 팔아요. 부상자는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하지만 공짜로 치료해 줄 수 없는 없습니다. 일단 살리고 봐야지 같은 나이팅게일 선서나 히포크라테스 선서 같은 건 이 세계에 없어요. 그래서 너 님들이 평생을 일해도 못 갚을 포션이 있는데 쓸까?라고 묻는 장면은 이x(여주) 돈독 제대로 올랐네 같은 감상을 가지기에 충분했죠.

하지만 저 말만 해놓고 설명이 없으면 여주를 돈독 오른 x이라고 욕할 수 있으니 변명 좀 써보자면요.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 세계는 교육의 부재가 있고, 거기에 거친 일을 하는 채집자들 사이에서 여주는 피죽도 못 먹고 자라서 어린애로 밖에 보이지 않아 얕보이면 어떻게 될지는 자명하거든요. 그래서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고, 더불어 내 행동(무료 봉사)으로 인해 동종업계가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요컨대 쟤는 공짜로 주던데 너는 왜 공짜 아님? 이러면 대책 없잖아요. 왕명으로 금지해둔 것도 있지만요. 근데 여기서 흥미로운 건 거기에 편승해서 받아낼 건 다 받아내려는 여주의 수전노 같은 성격이라 하겠습니다. 재료와 품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를 들어 공짜로 해주는 건 내켜 하지 않죠. 그런 모습에서 언젠가 등에 칼 맞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게 솔직한 감상인데요. 그래도 다 죽어가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못 본 척은 하지 않고 싸구려라도 포션을 만들어주긴 한다는 것이군요.

결국 평생을 갚아도 못 갚을 포션으로 살아나긴 했지만 그로 인해 빚을 지게 된 아이리스와 케이트는 매일을 대수해에 들어가 소재를 채집해오는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에 이 둘은 벌꿀을 따러 갔다가, 가공해서 먹어야 함에도 독이 있는 원본 꿀을 무턱대고 시식한 덕분에 폭풍 설사를 경험하게 되는데요. 여주는 이 둘을 위해 정상적인 포션은 비싸서 안 되고, 벌레를 갈아 넣어 맛이 극악인 싸구려 포션 만들어 먹이는 모습이 참 일품이죠. 그녀 사전에 공짜는 없습니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건 폭풍 설사 중에 하나뿐인 화장실 쟁탈전이 벌어지고 쟁탈전에서 탈락한 쪽은 뒷마당 구석에서 쪼그리고... 돈 앞에서는 여자의 존엄이고 뭐고 없다는 공식이 만들어지는 장면은 이때까지 접해온 작품들에서 찾을 수 없었던 쇼크를 선사하였군요(이후 싸구려 포션으로 나아지긴 함). 물론 이런 설정이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것이 아닌... 남의 불행을 유쾌하다고 할 순 없지만 아무튼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간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은 따스함(?)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파란만장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낯선 방문객이 찾아오면서 여주의 돈독 행각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아이리스 집안이 빚을 져서 몰락하게 생겼다는군요. 사실 아이리스는 귀족가 영애이고, 영주이자 그녀의 아버지는 기근으로 인해 고통받는 영민을 보살피기 위해 빚을 내었던 게 화근이 되어 빚은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난 상태였죠. 결국 찾아와서 한다는 말이 빚 갚아주는 대신 정략결혼. 여기서 대비되는 게 있습니다. 여주는 철저히 무료 봉사를 외면함으로써 빚을 지지 않았고, 아이리스의 아버지는 무료 봉사 덕분에 빚이 늘어나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둘(여주와 아이리시의 아버지)은 얻은 것이 무엇인가. 작중에서는 표현이 없지만, 돈독 오른 여주는 인간관계가 얄팍해지고, 아이리스의 아버지는 그 반대가 되겠죠. 아쉬웠던 건 작가가 빚덩이 설정을 만들면서 인간관계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같은 시사점을 넣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것입니다.

맺으며: 딸내미도 거액의 빚이 있는데 아버지까지 찾아와 빚 얘기하니, 진짜 여주가 사람 착하게 살았다면 어땠을지(도와주다가 패가망신?) 보여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여주의 수전노는 여주 자체를 살리는 길이었다는 걸 알리기도 합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세상에서 패가망신하지 않았으니까요. 이 과정들은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뜻이 아니니 오해 없길 바라고요. 아무튼 이번 3권은 여주에게 향후 인간관계를 결정짓게 하는 분기점이 됩니다. 생판 남인 아이리스의 아버지를 공짜로 도와줄지 돈 받고 도와줄지. 물론 작중에 그런 집적적인 언급은 없고, 내 행동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바뀌어 갈 수 있다는 메시지만 던집니다. 여주에게 있어서 손해를 안 보면서 인간관계도 잃지 않으려면 어떤 길이 최선일까. 아이리스와 케이트 둘과 같이 지내며 정이 들어버린 여주의 결정은, 3권에서 바로 답이 도출되었지만 이건 핵심 스포일러니까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아무튼 이런 점들을 보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익혀야 될 사회성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그건 그렇고 파스텔톤 같은 작품이라고 아기자기한 면만 있는 건 아니고 적대 세력도 꾸준히 나오는군요. 이건 다음에 언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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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내 세계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가? 5 - 강철의 묘소, Novel Engine
사자네 케이 지음, neco 그림, 이경인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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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으로는 자기 마음대로 세계를 덮어쓰기(윤회) 하는 존재가 있다. 그는 5대 종족 간 서로 싸우는 걸 부추기고 그걸 즐기고 있다. 세계가 덮어쓰기 되면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기억이 리셋된다. 고로 그 존재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 중. 각 종족엔 영웅이라고 불리는 보스(인간은 시드)가 있으며, 어째선지 인간을 제외하고 죄다 여자다(엘프족은 남자였지만 사망). 주인공은 인간족 영웅 시드가 남겼다고 알려진 무기 덕분에 윤회 되어도 기억이 리셋되지 않았다. 메인 히로인 '린네'도 어째서인지 기억이 리셋되지 않았다(이번에 그 이유 밝혀짐). 나머지 4종족 영웅도 기억이 리셋되지 않았으며 세계 덮어쓰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주인공은 세계 덮어쓰기를 하는 놈과 그 이유, 그리고 인간족 영웅 '시드'를 찾아 윤회된 세계에서 3종족 영웅들(엄밀히 따지면 만신족은 공석, 서브 히로인 레이렌이 대신함)과 진실을 파헤쳐 간다. 나머지 1종족(환수족)은 지금 설득 중인데 너무 호전적이라 애먹고 있다. 이쪽 윤회된 세계에서 '시드'라 불리는 인간족 영웅은 주인공이 아는 시드가 아니며, 나머지 4종족 말살을 바라고 있다.

환수족(수인족) 영웅 '라스이에'와의 전투에서 전이진에 휘말려 처음의 인간 도시로 날아온 주인공 일행은 다시 라스이에가 있는 서쪽을 향해 출발합니다. 주인공 일행보다도 이 세계 윤회에 가장 많이 알고 있는 '라스이에'는 자기가 문제(윤회)를 해결하겠다며 악마(이쪽 악마 종족 말고 다른 쪽의 악마 )에게 영혼을 팔아 힘을 손에 넣은 뒤 귀를 닫고 설치는 중인데 아무래도 빈 깡통이 요란하듯 절망을 깨닫고 조만간 주인공 진영에 몸을 의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품이 그런 분위기를 많이 풍기는데요. 첫 번째로 악마족 서큐버스는 주인공에게 제일 먼저 깨지고 드래곤 볼의 베지터가 그랬듯이 지금은 흥~ 흥~ 새초롬하게 힘을 빌려주고 있고, 엘프의 레이렌은 동맹이었던 만신족(엘프, 천사, 드워프, 정령 연합)의 영웅이 비명횡사하자 대리로 나서서 처음엔 진짜 적의 드러내며 으르렁 거렸지만 지금은 주인공에게 찰싹 붙어서 온갖 귀여운 짓은 다 하고 있죠. 그런데 슬라임 소녀는 의외로 아저씨가 타입이었는지 주인공은 거들더도 안 보고 사자왕이라고 불리는 인간족 중년 지휘관에 마음을 많이 두고 있군요(이게 좀 눈물겹습니다).

이렇게 세상이 멸망할지 모르고 또 윤회돼서 리셋 될지도 모르는 절망의 상황이라도 사랑은 꽃을 피우나 봅니다. 그게 풋풋한 사춘기 애들의 츤츤 거리는 사랑이라도 보고 있으면 흐뭇하긴 하더라고요. 거기에 '린네'와 '레이렌'이 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만담이 볼만하죠. 린네는 주인공에 들러붙는 레이렌을 납짝한(가슴이) 엘프라고 부르고 레이렌은 그럴 때마다 발끈 하긴 했지만 이젠 스스럼없이 잠도 같이 자는 친구가 되었죠. 악의 없는 저지래(둘이 밤새 무전기를 가지고 놀다 배터리 방전 시킨다거나)를 저질러 주는 등 이 둘은 이 작품의 유일한 개그로 다가옵니다. 이번엔 악마족의 영웅 오른팔인 '하인마릴(히로인)'이 동참하는데요. 자신의 보스(악마족 영웅, 참고로 히로인)를 쓰러트린 것에 대한 복수보다는 서큐버스답게 주인공에게 관심을 더 많이 보이며 서쪽으로 가는 주인공에게 이유를 붙여서 동행하는데요. 입만 열었다 하면 살벌하고 업신여기는 말들을 내뱉지만 그건 종족 차이와 대립관계에서 오는 흔한 견제구일 뿐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주인공을 놓고 린네와 레이렌하고 사이좋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잊으면 안 되는 게 이 세계는 종족 간 사활을 걸고 전쟁 중이라는 것이고, 그걸 조종하는 존재가 있고, 윤회에서 새로 태어난 제6종족 기강족(기계, 아마 한자는 氣腔가 아닐까 싶음. 기계다 보니 히로인은 없음)이 새로이 전쟁에 참여하고, 환수족 영웅(히로인)은 여전히 뻗대고 있다 보니 사태는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인간 마을을 습격했던 기강족을 쫓아 들어간 그들의 본거지에서의 사투는 영웅만큼이나 최강이라고 일컬어지는 악마족 영웅 오른팔(하인마릴)도 상당히 고전해야만 했죠. 근데 주인공 활약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데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주인공 소꿉친구 '잔'부터 해서 히로인들을 상당히 많이 고생 시킵니다. 이번엔 주인공이 그만큼 주의를 줬음에도 기강족 본거지에 쳐들어 갔던 하인마릴은 못 볼 꼴 당한 끝에 레이렌에게 구해지는 추태를 보이고, 레이렌도 하인마릴 구해주다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죠. 그럼에도 흥미로운 건 비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진다고 고생한 히로인들끼리 우애가 돈독해지는 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종족)라도 서로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닐까 싶었군요.

이번 5권에서 대결 구도가 더욱 명확해지는데요. 환수족은 아직 뻗대고 있지만 주인공과 합류하는 건 시간문제 같고, 나머지 3종족(희한하게 죄다 히로인)은 이미 주인공과 같이 하고 있죠. 그래서 작중에서는 절대 섞일 수 없는 종족들을 규합하는 주인공이 세계의 왕이 되지 않을까 하는 복선을 두 번이나 투하합니다(이런 복선이면 사실상 기정사실이겠죠). 아닌 게 아니라 각 종족 영웅(슬라임 소녀는 중년 아저씨가 타입이라 일단 빼고)들이 주인공에게 들러붙는 거 보면 뭐 아주 없는 가능성은 아니더라고요. 아무튼 이렇게 주인공이 3종족(나중에 +1종족)이 연합하면 그럼 누구와 대결하게 되는가인데, 첫 번째는 이 세계를 덮어쓰기 하는 '대시조'라는 존재이고, 두 번째는 인간족 영웅 용병왕 '시드'와 또 하나 인간병기 '테레지아'가 되겠습니다.

주인공은 다른 종족과 같이 살아가는 방향을 바라고 용병왕은 인간 외에 모두 몰살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필연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게 되었죠. 그래서 작중에서 주인공은 용병왕에 들킬까 레이렌, 하인마릴, 린네를 숨기느라 곤욕을 치릅니다. 인간병기도 인간 외의 존재를 말살할 분위기고요. 사실 이 둘은 이질감이 있어서 리뷰에선 언급 안 하려 했습니다만,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군요. 결국 주인공(+4종족) vs 용병왕(+인간병기) 이런 대결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주인공 포함 모두가 대시조에게 놀아나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그런 느낌도 들게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주인공도, 용병왕도, 인간병기도 예언신(神)의 인도를 받고 있거든요. 결국 이 말은 모두가 여언신(혹은 대시조)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거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맺으며: 리뷰 후반부는 갑작스러운 느낌이 드실 텐데 쉽게 말해서 리뷰 완급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처음부터 용병왕과 인간병기를 언급해왔다면 자연스레 녹아들었을 텐데, 앞 권 리뷰들에서 빼어버린 게 뼈아프군요. 아무튼 이 둘은 굉장히 강합니다. 괜히 인간족 영웅으로 추앙받는 게 아니지만 실상은 신(神)에게서 힘을 받은, 사실 이것 때문에 이질감이 있어서 앞 권 리뷰에서 뺐군요. 신체 능력물에 웬 신의 힘? 같은 느낌이었던지라... 알고 보면 이 모든 건 대시조에게 놀아나는 설정이 필요했고, 주인공을 성장시키기 위해 적대적인 인물이 필요했기에 넣은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아무튼 이런 머리 아픈 건 접어두고, 히로인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하렘물을 지양하는 이 작품을 하차하지 않고 흥미롭게 보는 이유는 뜬금없이 호감도가 쓩쑹 올라가는 게 없고, 옷 벗겨먹는 것에 사활을 걸지 않으며, 적당히 거리를 두고 호감도를 조금씩 키워가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좋지만, 으르렁거리며 독설을 날리면서도 도울 땐 종족 간 이념을 벗어던지고 도와주는 훈훈한 모습들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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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언니가 신녀로 거둬지고, 나는 버림받았지만 아마도 내가 신녀다 2 - ROSY
이케나카 오리나 지음, 컷 그림, 송재희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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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신녀'는 신(神)에게 사랑받는 아이이지 신의 권한으로 막 신벌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며, 신(神)은 어디까지나 아이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그 주변을 풍요롭게 하고 병이 없게 하는 것뿐라고 합니다. 요컨대 신(神)은 아이에게 자동 회복 기능을 줘서 걸어 다니게 할 뿐이라는 건데요. 사실 이것만 해도 변변찮게 살아가야 하는 중세 시대 같은 판타지 세계에서 대단한 기능이죠. 주변은 아이가 있는 것만으로도 식량 걱정, 돌림병 걱정 없이 살아간다는 축복은 현실에서도 대단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작중 이야기는 이런 기능이라도 탐내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 보니 항상 트러블(알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표현합니다. 위정자들은 눈이 뒤집혀서 모신다고 쓰고 납치하다시피 데려가서 온갖 아양을 다 떨고 신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는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보이죠. 그러나 놀부가 욕심부려 제비 다리를 부러트렸다가 똥을 뒤집어썼듯이 이 작품에서도 신녀의 ㅅ자도 들어가지 않은 '언니(놀부)'를 대려 갔다가 나라는 저주를 받아 서서히 멸망해가는 모습들이 참 흥미롭습니다.

이번 2권은 여주 '레룬다'가 수인의 마을에 정착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며 모두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데 인간들이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웃나라에서 여주가 살던 나라가 신녀를 주웠다는 소식에 겉몸이 달아서 병력을 늘리려 수인들을 급습하고 있었는데요. 여주가 살던 수인 마을에도 그 마수가 뻩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여주는 사랑하는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과 정든 마을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겪게 되죠. 이쯤 되면 인간들이 미워 옛날 선대 신녀가 그랬던 것처럼 증오에 사로잡혀 인간들을 멸망으로 이끄는 이야기도 좋았겠습니다만, 작가는 신녀=성녀 공식으로 밀고 가려는지 그런 증오보다는 여주에게 자신의 존재 의의인 신녀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마주하게 하고,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는 맹세하게 하는 장면에서 어른들의 사정에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비참함 같은 게 있었습니다.

아무튼 인간들을 피해 수인들과 함께 정든 마을을 떠나 정처 없이 여행한 끝에 도착한 곳은 엘프들이 사는 곳이었고 여기가 내 고향이 될 수 있을까 했지만 인간보다 더한 차별을 해대는 엘프들에 의해 여주와 수인들은 궁지에 몰려가죠. 이 작품은 파스텔톤 같은 판타지를 그리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별이 만연한 시리어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전에 여주가 친부모에게 버림받는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긴 했지만요. 어쨌거나 인간들은 수인들과 엘프들을 아무렇지 않게 잡아다 노예로 만들고, 엘프는 마법을 못 쓰는 인간과 수인들을 차별하고, 수인들도 상당히 베타적이었죠. 여기서 여주에게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제시된다고 할까요. 차별이 없고, 누구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말로만이 아닌 이제 8살짜리가 위험한 적(에너미)을 만나 기죽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모두를 지킨다는 게 무엇인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 주는 장면들은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신녀는 신(神)에게 어느 정도 보호를 받지만 만능은 아니며, 주변 또한 보호받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예로 여주는 부모에게 버림받았고 "마을과 나라는 쇠락한다", 신녀의 간접적 영향으로 인해 "고양이 수인 마을이 인간에게 습격 당했다", 수인의 마을에서는 여주와 인연이 있는 "수인이 인간에게 죽었고 수인 모두가 마을을 떠나야 했다", 엘프 마을에 도착했지만 이때까지 겪었던 고난보다 더한 고난들이 기다리고 있었죠. 이렇듯 여주가 가는 곳은 항상 사건이 생겨나고, 신녀가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주변은 불행해질 수 있다는 아이러니를 던지는데요. 이 말인즉슨 주변은 신녀를 보호하지 않아도 불행해지고, 보호해도 불행해지면 어느 장단에 놀아야 될지 모르게 되죠. 이 부분은 아마 설정 구멍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냥 걸어 다니는 자동 회복 기능만 있는 불행 제조기는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맺으며: 이번 2권은 보다 명확하게 있을 곳과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행복을 위해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귀족으로 치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는 그런 모습들을 보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비밀을 밝혀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고(수인 입장에서는 신녀가 있기에 인간들에게 습격 당하는 거라), 그 탓에 불행을 경험해야 했던 자들의 원망을 들을 각오, 그리고 그 용기를 내는 아이를 탓하기 보다 용기를 북돋아주는 주변 어른들의 하모니는 사실 유치하면서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에 부흥하듯이 1권에서 언니(가짜 신녀)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쫓겨났던 왕녀와의 합류 복선은 어쩌면 여주가 바라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와 연결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왕녀는 진짜 신녀가 동생(여주)이 아닐까 어렴풋이 알아가죠. 거기에 이웃나라 왕자도 언니가 가짜 신녀라고 어렴풋이 알게 되자 왕녀와 합류하면서 슬슬 미래의 윤곽이 잡힌다고 할까요. 결국 여주는 왕자와 왕녀를 만나 새로운 나라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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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드 월드 2 - 하 - 사후보복의뢰 프로그램, Novel Engine
나후세 지음, 긴 그림, JYH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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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이 작품은 인류 멸망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슬럼가에서 밥 빌어먹던 꼬맹이 '아키라'고요. 히로인은 인공지능 내비게이터(홀로그램) '알파'입니다. 주인공은 유적(구시대 시가지)의 사정과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알파'에게서 어떤 의뢰를 받고 함께하게 되죠. 이 시대는 구문명을 부흥하기 위해 유적에서 유물(구시대 각종 물건들)을 모으는 도시(市) 기관이 있고, 그 유물을 모아와서 돈으로 바꾸는 헌터(모험가)가 있습니다. 여기서 헌터들은 유물을 모으기 위해선 유적에 가야만 하고, 유적엔 구시대가 만든 경비 로봇들이 오직 구시대 사람들이 입력한 명령만으로 유적에 접근하는 헌터들을 사냥하고 있습니다(심지어 진화 및 자체 생산도 함). 요컨대 판타지로 치면 유적은 던전이고, 경비 로봇들은 몬스터, 헌터는 모험가가 되죠. 그래서 항상 목숨은 위협받는 나날이 이어지고, 돌아오지 못하는 헌터들도 많습니다. 주인공도 그중 한 사람이 될 뻔하였으나 '알파'를 만나 생환하게 되죠.

이번 이야기는 유물 강탈범들을 만나 정말로 죽을 고생을 하는 주인공을 그리고 있습니다. 도시 기관의 의뢰를 받아 유적에서 전갈같이 생긴 로봇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만난 강탈범들은 그동안 주인공이 만났던 그 어떤 적들보다도 강적이었고, 알파의 서포트를 받아 어떻게 이기는가 싶었더니 난데없이 난입한 동업자(헌터, 히로인)의 철없는 행동(트롤 짓)으로 인해 단숨에 궁지에 몰려 버리죠. 여기서 흥미로운 건 유물 강탈범은 둘째치고, 트롤 짓 한 히로인의 처분 문제를 매우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는 것인데요. 보통 여느 주인공이라면 트롤 짓 했던 히로인을 감싸주거나 약간 타박하고 끝내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명확한 적으로 인식해버립니다. 그것은 주인공의 성격에 기인하고, 그 성격 형성에는 슬럼가에서 살아오며 겪었던 온갖 부조리에서 적이냐 아니냐는 이분법으로 구분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환경 때문이라는 비참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을 방해한 히로인은 적이 될 수밖에 없게 되죠.

그야 난입한 히로인 때문에 상황이 역전되어 강탈범에게 진짜 죽을뻔했거든요. 필자라도 때려주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건 이런 제반 사정을 모르는, 그러니까 트롤 짓 한 히로인 어떻게 할까 고민 중에 죽이려 한다고 오해한 다른 헌터의 난입으로 인해 사태는 꼬여만 가죠. 그 헌터는 앞으로 주인공의 적대자이자 동시에 대척점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2권 上편 표지 모델이기도 한 '카츠야'라는 신입 헌터는 미인 헌터들과 노닥 거리는(그렇지 않은데 카츠야 눈에는 그리 비침) 주인공이 못마땅하고, 자기(카츠야)는 파티(하렘)를 꾸려 윗선의 명령을 충실히 하고(실은 명령 무시를 밥 먹듯이 함), 사람들을 도와주려는데 저넘(주인공)은 혼자 나대는 게(그렇지 않은데) 영 못마땅한, 판타지로 치면 전형적인 용사 같은 포지션으로 웃는 얼굴로 부탁이라 말하며 명령하는 그런 부류죠. 이번 이야기에선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고 주인공을 난처하게 만드는 바람에 일촉즉발 상황까지 가게 되는데요. 이게 상당히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군요.

어쨌거나 두 번째, 세 번째 유물 강탈범들을 만나 뼈와 살이 분리된다는 게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처절합니다. 알파의 조력이 없었다면 진즉에 썰려 나갔을 상황에서 주인공은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몰려가죠.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알파의 존재를 모르는 적들의 반응입니다. 빈사상태인 주인공의 몸에 개입한 알파가 신기에 가까운 실력으로 컨트롤하고 있지만 그걸 알 리가 없는(알파는 주인공에게만 보임) 적들은 온갖 억측을 하며 매우 강해 보이는 주인공 정체에 대해 분석하고 그럴수록 자신들에게 불리해져가는 상황들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약간 착각물 속성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주인공 정체라든지(실은 도시 기관 에이전트? 단순히 슬럼가 꼬맹이일 뿐인데), 실력이라든지(진짜 실력은 알파가 내는데), 주인공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음에도 상대는 최악을 상정해 주인공 발 앞에 엎드려 비는 그런 시추에이션을 많이 보여주죠.

맺으며: 그렇다고 개그식은 절대 아닙니다. 상당히 리얼리티하고 시리어스 한 장면들을 보여주죠. 거기에 주인공의 정체라든지, 행동에서 오해를 불러와 비극(히로인의 트롤 짓으로 인한 상황 악화)을 그린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주인공은 타인을 멀리하고, 적이냐 아니냐고 구분해가게 되죠. 이게 참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알파는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주인공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극도로 꺼려 하며 히로인들과 엮이게 두지 않으려 하는 등 인간관계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게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흥미 단어를 대체 몇 개나 쓰는지..). 그런데 주인공은 의문을 갖지 못하나? 그럴 머리는 있는데, 그런 생각은 깊게 하지 않는다고 할까요. 아무튼 알파와 동류인 내비게이터도 등장하고, 트롤 용사 '카츠야'가 본격적으로 주인공과 적대하게 되면서 대결 구도가 어느 정도 보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과정에서 히로인들도 개입되지만, 그러고 보면 이 작품은 하렘이면서 아닌 요상한 포지션을 보여줍니다. 히로인은 많이 나오는데 주인공보다는 주인공을 적대하는 트롤 용사 '카츠야'가 하렘을 구성하게 되죠. 이것도 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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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의 팔라딘 1 - 망자의 도시에서 자란 소년
야나기노 카나타 지음, 린 쿠스사가 그림, 신우섭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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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스포일러, 개인적인 해석 주의

무엇 때문에 방구석 폐인이 되었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많은 시간을 컴퓨터에만 의존하여 방에 처박혀 살아가다 모든 기회를 잃은 채 화장터에서 잿가루가 되어가는 부모의 마지막 모습을 뒤로하고 주인공은 이세계로 전생하죠. 이 작품은 얼핏 [무직 전생]이라는 작품과 유사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도 제대로 된 삶을 등한시하고,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변화의 기회마저 놓친 채 인생의 나락을 달리다 겨우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뒤였죠. 그래서 이세계로 전생하면서 새로운 삶을 부여받고, 새로운 부모 밑에서 살아가며 이번엔 제대로 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최악의 적을 만나 꺼져가는 생명을 부여잡으며 이번에야말로 가족을 지키고 싶다고 주인공은 신(神)에게 간청합니다. 이 작품이 [무직 전생]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건 여기에 있군요. "가족애(愛)". 전생에서 못다 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생하면서 만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신(神)에게 간청하는 부분은 정말로 눈물 없인 볼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부터 작가의 필력이 좋다고 해서 언젠가 봐야지 했던 것이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요. 이 작품의 특징은 흔한 이세계 전생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지만 여느 이세계 전생물처럼 스탯치나 능력치 등 틀에 박힌 단어의 나열이 아닌(전혀 없음) 정통 판타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주인공도 먼치킨 같은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고요. 전생이라는 요소를 빼고 분위기만 놓고 보면 '로도스도 전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여기에 아직 신(神)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신화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은 부모와 할아버지에게서 살아가는 법, 싸우는 법 등을 배워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죠. 여기서 특이한 점은 부모라고 해서 꼭 인간이라는 법은 없다는 듯이 형태의 틀을 깬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부모는 '언데드' 즉 흔히 판타지에서 몬스터로 나오는 그런 부류인데, 주인공의 부모와 할아버지는 인간일 적에 불사를 관장하는 신과 계약을 맺어 수백 년을 언데드로 살아오고 있었죠.

주인공은 처음부터 훈련과 공부를 체계적으로 받습니다. 상냥한 엄마에게서는 교양을, 약간 까불거리지만 근엄한 아빠에게서는 검술을, 록(rock)한 할아버지에게서는 마법을, 이들은 그 옛날 데몬이 온 세상을 집어삼키려 할 때 분연히 일어나 맞서 싸운 역전의 용사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언데드가 되어 버렸지만요. 이야기는 흘러가면서 주인공의 부모와 할아버지가 왜 언데드가 되면서까지 수백 년 동안 살아 있어야 했는가, 그리고 주인공은 어떻게 이들에게 오게 되었는가를 주인공의 성장에 맞춰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그리고 눈여겨볼 것은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모든 정성을 들여 친부모 보다 더한 애정으로 주인공을 키워가는 대목이군요. 특히 엄마가 주인공을 먹여 살리기 위해 타락한 자로서 이젠 기도드리는 것조차 용납되지 않는 선한 신에게 몸을 불살라 가면서까지 기도를 드리는 장면에서 자식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은 위대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이별. 어느덧 주인공의 나이 15세 되던 날. 동시에 주인공의 부모를 언데드로 만들었던 불사를 관장하는 신(神)이 찾아옵니다. 이 신(神)은 악(惡) 신으로 지금도 앞으로도 주인공과는 적대 관계가 됩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생일날에 모든 걸 알려주겠다 했던 부모로부터 그들이 왜 언데드가 되면서까지 지상에 남아 있어야 했는가의 이유가 밝혀지는 부분은 이번 1권의 최대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에겐 이별의 순간이기도 하죠.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언급은 힘들지만 이 작품을 본 독자들이 작가의 필력이 좋다고 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조금 언급해 보자면 1권의 테마이기도 한 가족애(愛)가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부모는 아들(주인공)을 진심으로 보살폈고, 아들은 진심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찾아오는 이별을 슬퍼하며, 비온 뒤 땅을 더욱 단단해진다는 진리에 따라 부모는 이제 세상에 발을 내디디려는 주인공에게 악신과 맞서며 마음의 성장이라는 교육을 마지막으로 주인공에게 알려줍니다.

맺으며: 주인공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있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그럴수록 부모의 마음은 자식 그 이상으로 먼 곳을 보며 가족을 지키려 모든 걸 받친다는. 그리고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나는 것. 오랜만에 가슴이 먹먹해졌는데요. 특히 다가올 이별을 예감하면서도 주인공 양육하는데 온 힘을 다한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은 정말, 그리고 자신들을 언데드로 만들었던 악신을 만나 이제 이 세상에 미련을 벗어던지는 부모의 결말. 주인공에게 찾아오는 이별, 부모는 이별할 때도 언제나 그랬듯 밝은 모습으로, 마치 천 원 돌파 그렌라간의 '니아'의 마지막 모습과 흡사해서 정말 가슴 먹먹해지는 순간이었군요. 또한 주인공이 악신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등불을 관장하는 신(神)에게 힘을 원하며 간청하고 가호를 받는 장면들은 이번 1권의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아무튼 전생물이면서 먼치킨은 아닌, 체계적으로 훈련과 교육을 받고, 실전을 겪으며 한 명의 전사로서 성장해가는 주인공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거기에 신화시대의 설명은 알아듣기 쉽게 풀어내놓은 작가의 실력이 좋은데요. 일부 전생물 작품들처럼 난해하고 어렵게 풀어내면 뭔가 있어 보인다고 착각을 하는 일부 작가들과는 다르다고 할까요.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큰 스포일러 안 하고 리뷰 쓸려다 보니 두루뭉술해졌군요.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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