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2 - L Novel
타오 노리타케 지음, ReDrop 그림, 이진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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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소문난 양아치라고 일컬어지는 아야메의 개과천선 이야기 그 두 번째 입니다. 1권에서 밝혀진 바로는 아야메가 양아치라는 것은 오해와 악의적인 소문의 결합이고 본인도 애써 부정하지 않아 일이 상당히 커져버린 결과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보통의 여자애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자 시도하지만 사태는 녹록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야 5년이나(1) 아야메 주위를 떠돌던 소문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정도로 처참한 것뿐이거든요. 이게 다 손고(2)와 하츠시바 덕분으로 원조교제는 애교 수준이고 이거 무슨 색욕 대마왕 수준에 야쿠자 정사원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더해져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야겜 히로인이 내 이상형이다라는 것에 따라하기 시작한 아야메를 바라보며 아라미야 입장에서는 '이상으로서'의 인물이라기보다 애써 잡은 야게임 동무를 잃을 순 없어서 우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악소문을 지우기로 마음먹고 그녀를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넘치는데요. 여기서 야겜을 아무렇지 않게 플레이하는 아야메의 순수함에 놀라고 아라미야의 불순한 동기에 눈살이 찌푸러지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바뀌려는 그녀를 외면하지 못하는 아라미야에게 동정이 가기도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에도 내청코(3)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느닷없이 '스와마 이브'가 전학 오면서 아라미야는 히키가야 하치만이 오리모토 카오리(4)를 중학교 이후 처음 만났을 때의 기분이었지 않나 싶은게, 초등학교 시절 그녀(이브)가 보낸 러브레터로 죽을 만큼 개고생하면서 3차원 여자에 대해 인식을 완전히 닫아 버린 이후 2차원 캐릭터만 주구장창 파게 만들었고, 이 도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을 비호감으로 소름 돋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그녀(이브)라는 것에서 그녀의 등장은 파란을 예고 하였습니다.

 

아야메에게 달라붙어 있는 악성 소문을 없애기 위해 지금이 제일 중요한 때인데 왜 하필 지금 그녀가 여기로 전학을 그것도 같은 반이 되었을까, 그리고 마치 그녀가 전학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아야메에 대한 악성 소문이 가속도가 붙어 일파만파로 퍼져 갑니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가지 선의를 행사하면 악성 소문은 그 몇 배로 불어나는 등 맹위를 떨쳐 갑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건 아야메가 양아치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대놓고 왕따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군요. 하기야 체인을 매달고 다니면 누구라도 쫄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 와중에 이브는 악성 소문에 비견할 정도로 질척 질척 거리며 아라미야에게 접근하면서 소문의 진원지는 그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불러오는데요. 그게 아라미야를 독차지하기 위해서는 아야메가 방해된다 같은, 하지만 증거가 없으니 뭐라 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이브 때문에 책장을 몇 번이나 덮었는지 모릅니다. 악성 스토커가 합법적으로 대상에게 찝쩍 거린다고 표현하면 옳을까요. 요컨대 합법적으로 저지르다 보니 제재할 수단이 없습니다.

 

피부를 깜장으로 태운 갸루걸로 분장해서 첫인상을 강렬하게 남겨 주시더니 마이웨이로 누가 뭐라 하든 귓등으로 안 듣는, 내청코로 치면 머리가 텅빈 미우라급 정도랄까요.(팬들에겐 죄송 합니다.)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이브를 어떻게든 해야겠기에 초등학교 시절 가짜 러브레터 사건을 빌미로 자신(아라미야)에게 치근덕대는 그녀를 향해 반에서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내지른 절교+노성에도 꿈쩍을 안 합니다. 살다 살다 이렇게 고지식하고 일방통행뿐인 히로인은 처음 봤군요.

 

여튼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슬슬 아야메에 대한 소문이 수그러들기 시작합니다. 본질을 볼 줄 아는 선생님과 급우들, 그리고 주변 학우들이 조금식 늘어 가면서 아직은 조그마하지만 양지에 발을 디딜 만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이브의 치근덕과 질투는 도를 넘어가면서 슬슬 반에서 입지를 잃어가고 악인은 결국 망한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곱게 죽지도 않는다는 진리 또한 몸소 보여주며 아라미야를 납치해버리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이브가 왜 이렇게 악질이 되어가며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려고 하는가는 그녀는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바보, 혹은 올곧은 바보, 아라미야와 마찬가지로 이브도 왕따 피해자(5)라는 게 밝혀지면서 또 다른 면에서 파란을 불러옵니다. 속된 말로 실컷 암 걸리게 해놓고 이제 와 나도 피해자라는 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물론 간간이 복선은 있어 왔습니다. 아야메처럼 관심을 못 받고 자라온 듯한... 뭔가를 필사적으로 붙들려는 언행이라던지... 하지만 표현력과 이해력이 부족해서 나(이브)의 정당성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것이 그녀를 안타깝게 하였군요. 요컨대 아야메의 악성 소문이 불어난 원인은 이브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바보라서 이런 계략은 꾸밀 줄 모른다나요.

 

여튼 소문의 진상은 몇 가지 추측만 불러오고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련의 소동은 마무리가 됩니다. 아야메는 겉으로는 싫다고 읊조리는 아라미야와 지은 죄가 있는 하츠시바의 갖은 노력 덕분에 반에서만큼은 평범한 소녀가 되었군요. 3차원의 여자는 싫다고 이러쿵저러쿵 거려도 결국은 하렘으로 가느냐의 에피소드이기도 하였군요. 거기다 아라미야(오빠)를 향해 입만 열었다 하면 동정, 나가 죽어, 임신하겠다.라고 독설을 내뱉는 키요미가 오빠와 아야메를 위해 욕실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해서 귀여움이 폭발하기도 합니다.

 

주인공 아라미야의 처녀 광신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동기는 불순(6)해도 아야메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서 조금이지만 호감이 갔습니다. 반에서 아무렇지 않게 과거의 상처를 꺼내 까발리는 이브에게 모든 걸 잃을 각오를 다지듯 차분하게 반론을 펼쳐 그녀를 궁지로 몰아가는 보통 이런 청춘 드라마에서 있을 수 없는 짓을 해주어서 속이 다 시원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신을 잃지 않도록 손을 잡아준 아야메는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아마 어쩌면 구원받은 건 아야메가 아니라 주인공 아라미야가 아니었을까요.

 

여튼 아야메를 도와 교내를 청소한다던지 선생님을 도와준다던지 학우들을 도와주는 장면은 싫어도 내청코를 떠오르게 하였군요.(외에도 몇 개 에피소드가 더 있지만 지면 관계상) 물론 이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이뤄 갈려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내청코와는 반대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했습니다.

 

누군가가 내민 손을 거부하지 않고 잡아 주고 바른길로 걷게 해주는, 그것으로 인해 내 처지가 곤란을 격을 수도 있었음에도 같이 걸어가 주는, 하치만은 자신을 누구와도 같이 걸어갈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트려가며 남을 도와줬다면 아라미야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타인과 당당히 걸어가는 걸 선택했습니다. 어쨌건 복선 몇 개가 투하되긴 하였지만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고 일단 3권이 나와봐야 알겠는데 필자는 계속 봐야 될지 어떻게 할까 싶군요. 싫었던 건 아닌데 이번 2권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았던지라... 


 

  1. 1, 중학교 3년, 고등학교 1년하고해서 4년인가요.
  2. 2, 1권 악당, 아야메를 범할려고 했던 인물
  3. 2,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4. 4, 하치만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준 몇 안 되는 장본인, 8권에서 등장
  5. 5, 여기서 왕따는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6. 6, 위에서도 언급 했지만 아라미야는 아야메를 이성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야게임을 허심탄회 이야기하고 싶은 것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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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소녀의 이력서 1 - Extreme Novel
카라사와 카즈키 지음, 쿠와시마 레인 그림, 한신남 옮김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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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이세계 전생물입니다. 여느 전생물과 다름없는 클리셰의 범주에 들어가는데요. 다만 주인공은 남주가 아니라 여주의 시점으로 진행이 된다는 것이군요. 이와 유사한 작품을 찾으라면 책벌레의 하극상이 있습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히로인이 전생해서 눈 떠보니 꾀죄죄한 집안의 딸이었고, 살아가기 위해 전생의 기억을 더듬어 지혜를 짜내 주변 상황을 개혁하면서 알락 한 삶을 영위한다는, 소환되어 나라를 구하는 게 아닌 자신의 보신을 위해 필사적인 면이 많이 유사합니다.

 

'료'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는 삶을 살았지만 부모의 관심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두 부모는 외도에 정신이 팔려 딸을 도외시했고 딸은 부모의 관심을 얻고자 필사적으로 공부와 스포츠에 매진하여 전국 상위를 휩쓸었지만 그럴수록, 딸이 커갈수록 부모의 관심은 더욱 멀어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에 가던 길에 신호를 무시한 차량에 치여 사망하게 되고 눈을 떠보니 판타지에서나 볼 수 있는 산간 개척마을에 위로 오빠가 다섯이나 있는 막내딸로 태어나는 기구한 인생을 맞이합니다.

 

전생한 집이 워낙 가난하여 엄마는 젖이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다 굶어 죽거나 입을 줄이기 위해 팔려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전생의 기억을 더듬어 1살 때부터 필사적으로 농지 개혁에 힘을 쓰고 들풀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 주는 등 나름대로 끙끙대지만 5살이 되던 해에 결국 팔려가고 맙니다. 그 이면에는 마법사와 정령사가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태어나면서부터 마법사이냐와 아니냐의 따라 왕족도 평민으로 전락할 만큼 절대적인 지배 구조(1)에서 그녀가 설파한 농지 개혁에 기대어 그녀의 부모가 혹시 딸이 마법사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품었지만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자 부모는 거리낌 없이 은화 3개에 어느 귀족에게 팔아 버렸습니다.

 

료는 전생에서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커왔습니다. 전생후 가난한 농부의 여섯 번째 딸로 태어나 살고자 필사적으로 농지 개혁을 도모한 건 부모의 관심을 받고자 했던 것도 컸습니다. 이렇게 장한 딸을 봐 달라고, 이뻐 해달라고, 버리지 말아 달라고, 이미 이 당시에 자신 외의 딸(언니)이 팔려갔다는 걸 오빠에게서 들었던지라... 그러나 돌아온 건 무관심과 배신이었습니다. 1주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른 채 도착한 곳은 어느 귀족 집이었고 거기서 말썽쟁이 아들 앨렌의 시종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료의 나이는 5세때의 일 입니다.

 

자신을 이곳으로 불러온 원흉과도 만났습니다. 돌아가고 싶으면 돌려보내 주겠다는 그것(2)의 말에 돌아가지 않겠다 했습니다. 돌아가 봐야 자신이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기에, 이쪽 세계에서 있을 곳을 만들어 가고 싶었던 료, 전생 17살과 이세계 와서 5살해서 정신적으로 22살이나 된 료는 귀족의 아들인 말썽쟁이 앨렌을 부하로 만들어 버리고 카인(앨렌의 형)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기가 어쩌면 자신이 있을 자리이지 않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상냥한 주인과 말썽쟁이라도 지내보니 정이 많고 순수한 앨렌과 배려심이 많은 카인과 아웅다웅하며 바쁜 나날을 지내며 또다시 버릇처럼 료는 농지개혁을 꿈꾸면서 그녀의 인생은 삐거덕 거리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내버려 둬도 마법사들이 농지를 돌며 작물을 키우고 거둬들이는데 뭐 하러 나섰던 것일까, 그것은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귀족 아들 둘에게서 자신을 엿봤기 때문일 겁니다. 앨렌과 카인의 어머니는 마법사로서 바쁜 나날을 보냈고 그런 엄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삐뚤어졌던 앨렌, 그래서 자신이 나서면 앨렌의 어머니의 일이 줄어들고 자연히 자식에게 관심이 갈 것이라는 생각에 했던 행동은 부질없다는 것마냥 료의 마음을 후벼파기 시작합니다. 자신은 가지지 못 했던 가족의 따스함을 보게 된 료, 그리고 그녀는 앨렌의 어머니에게 있어서 아들의 성교육(3)의 재료에 불과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시궁창 인생도 이럴 순 없을 겁니다.

 

망설임 없는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팔려온 곳에서는 아들의 성교육 재로에 쓰일뻔했고, 자신을 매입해 데려왔던 앨렌의 삼촌의 구조로 상황이 좀 나아지나 했더니 똑똑한 그녀를 와이프로 맞아들여서 똑똑한 아이 생산에 쓰겠다는 어이상실의 상황에 벌어지는 등 그녀의 의사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것은 관심을 받기 위해 저질렀던 농지 개혁에 있습니다. 모난 돌이 징을 맞는다고 주인공 료가 딱 그런 상황입니다. 살기 위해 저질렀던 선행이 자기 발을 찍고 있으니 이 무슨 아이러니일까요.

 

그렇게 앨렌의 삼촌에게 시집가던 날, 이게 또 무슨 불행인지 산적에게 습격을 받아서 납치되어 버리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때 료의 나이 6세, 부모에게 버림받고 은근히 자신을 상품 이하로만 취급했던 귀족에게 벗어나 산적에게 붙잡혀 이대로 창관에 팔려가 인생이 끝이 날까 했습니다. 이제 6살, 전생의 나이를 합치면 23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사랑이라는걸, 관심이라는 걸 받아본 적이 없는 료에게 그토록 바라 마지않았던 삶이 하필이면 여기서 산적의 무리 속에서 시작됩니다.

 

이걸 먼치킨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초반 농법을 알고 있는 료에게서 또 다른 먼치킨이 아닐까 했지만 료보다 더 우수한 마법사의 존재로 인해 그녀의 가치는 크게 어필이 되지 않습니다. 젓가락 쥐는 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사용방법을 알려 준다고 해서 그게 먼치킨이라고는 할 수 없겠죠. 하지만 그 신선함에 종교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태어난 마을에서 자신이 설파한 농법에 감화되어 '료교'라는 신흥종교를 창설한 촌장 아들은 웃음을 자아내는군요. 그것도 전국적으로 내로라하는 학자가 된 촌장 아들 덕분에 료는 뜻밖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것은 아주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근거림의 시작, 이때가 료의 나이 8~9살인가 그럴 겁니다. 그리고 자신을 차별 없이 대해줬던 료를 잊지 못해 얀데레가 되어버린 앨렌으로인해 료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날이기도 합니다. 사실 여기서도 아이러니의 연속인데요. 보통 남들은 꺼리는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고 같이 길을 걸어가 주는 히로인에 감복하여 정신을 차리고 착한 사람이 된다는 클리셰를 정면에 대고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에필로그에서 앨렌의 행동을 료가 봤다면 기겁하고도 남았지 않나 싶습니다.

 

여튼 이계의 마술사의 사쿠야나 책벌레의 하극상의 마인처럼 전생의 기억을 이용하여 삶의 질을 바꿔가며 자신이 있을 곳을 마련하는 것처럼 이 작품의 히로인 료도 뭔가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뭔가를 하면 할수록 행복한 게 아닌 하면 할수록 시궁창으로 빠져드는 아이러니가 펼쳐진다는 것이군요. 그래도 료는 보답을 수 있는가? 아직은 모릅니다. 자신을 진심으로 돌봐주는 사람을 만났지만 료의 인생은 지금부터가 시작이거든요.

 

1살짜리가 지혜를 짜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등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하지만 픽션에서 고증을 철저히 하라는 건 좀 심한 대우일 테니 너그러이 넘어가기로 하고요. 여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도 감정이 어두운 쪽으로 치우 처지지 않고 좋게 말하면 모든 걸 긍정적이 되어 아이의 모습이지만 어른으로 있으려는 료, 관심받기 위해 행한 노력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가고, 자신은 얻지 못한 화목한 가정에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그러면서 있을 곳을 마련하기 위해 산적의 무리 속에서 필사적이 되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많이 애처롭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아온의 엘리시제이션의 세계를 보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으면 물고기조차 잡지 못하는 사람들, 마법사가 작물을 키워주지 않으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생활, 거기에 키리토의 등장으로 세계가 일변하는 것처럼 료의 등장으로 세계가 조금식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종 스트레스 테스트처럼 뭔가를 소환하려는 그것(4)으로 인해 머지않은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복선 등 약간은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중간중간 료의 마음과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 간략하게 갈무리 해놓는 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군요. 


 

  1. 1, 지배구조라고 표현 하였지만 딱히 노예 제도나 그런건 아니고 잘 사느냐 못 사느냐로 나뉘게 됨
  2. 2, 복선 입니다. 아마도 뭔가를 소환하기 위해 실험 형식으로 꾸준히 다른 세계의 사람을 불러 들이고 있나본데 자세한건 나오지 않고 있군요.
  3. 3, 자료를 놓고 단편적으로 교육 시키는 것이 아닌 실제적으로 그 행위까지 시키는 교육
  4. 4, 이름이 안나옵니다. 마녀 같기도한데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아 그것으로 지칭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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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Monster 리 : 몬스터 - R Novel
카네키루 코기츠네 지음 / 루트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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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을 오가는 근미래에 살던 주인공이 스토커가 내지른 칼에 절명하여 눈을 떠보니 고블린이었다.라고 합니다. 전생에서는 ESP를 쓰는 상당한 실력자였던 듯한데, 몇 년 전 양아치에게 곤란을 겪던 여학생을 구해준 게 화근이 되어 스토커로 돌변한 여학생의 손에 절명을 하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임무 때문에 다른 별에 갔을 때도 몰래 따라왔던 극성 스토커를 동생 같았다는 것부터가 칼 맞아도 할 말 없는 주인공이었기에 동정은 가지 않았습니다.

 

여튼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고블린으로 태어난 주인공은 '고브로'라는 이름을 부여받아 출생 3일째부터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 딱히 필사적이라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멘붕따위도 없고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어쩌겠어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군요. 그리고 기억만이 아니라 ESP 시절. 흡식 능력이라는 사기 스킬까지 고대로 전승되어서 일단 입에 들어온 건 그게 무엇이 되었든 주인공의 능력치로 변환 됩니다. 이 말은 거미양이나 흔직세의 나구모와 동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인간의 기억을 고대로 가지고 있다 보니 인간 특유의 교활한 측면이라고 해야 할지 동년배 '고브키치'를 고기 방패로 쓴다거나(나중에 서열 2위가 됨), 서열을 정립한다며 동년배들을 마구 두둘겨 패는 등 엄격한 자연의 룰을 되새기며 점차 고블린의 우두머리로 성장 해나가는데요. 판타지의 정석인지 게임인미 모를 몬스터를 잡아먹고 특유의 능력치를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일정 레벨이 올라가면 진화를 거친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고블린에서 흡고블린으로 그리고 던만추의 벨이 그랬던 것처럼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자신보다 차원이 실력을 가진 개체를 쓰러트리고 오거가 되어 갑니다.

 

고블린의 무리 중 최연장자에게서 지혜를 듣기도 하고, 전생물이 다 그렇듯 이세계에서 얻은 지혜로 남다른 무기와 방어구를 만들고 고블린을 부하로 부리며 차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진화체가 되어가는 주인공에게서 굳이 고블린으로 태어난 이유가 무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다지 먹고 능력치 입수, 먹고 입수... 참 이런 이런류의 원조랄지 드래곤 볼의 19화, 20호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아니 몽땅 먹어버리니 셀 같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이 먹는 대상은 인간, 마물 가리지 않았으니... 심지어 동족도 잡아먹는 것에 소름이 돋았군요.

 

그렇게 지내다 자신의 부모에 해당하는 고블린이 잡아온 인간 여자 5명을 구해주면서 느닷없이 하렘이 형성됩니다. 이건 참 시리어스하다고 해야 할지, 남자(인간) 동료는 모조리 몰살된 상황에서 고블린에게 잡혀와 이제부터 윤간 당하고 죽을 뿐인 인생이었는데 주인공은 그녀들을 보호해주기로 합니다. 이제나저제나 성욕을 해소할 줄 알았던 반발하는 고블린들을 밟아주고, 자신의 엄마가 인간이었다는 것에서 오는 충격(?)으로 동정을 샀을 수도 있지만 후에 주인공은 타산이 더 컸다고 회고하기도 하지만 여튼 그녀들을 지켜주기로 하면서 기묘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딱히 스톡홀름 증후군은 아닌데 이런 주인공의 마음에 동했는지 허물없이 지내다 밤중에 몰래 덮치려던 고블린들을 주인공이 아작내준 것에서 그녀들은 더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게 되어 버립니다. 아니 뭐 흡고블린(주인공)이 인간같이 생겨 위안(?)을 얻은 것도 있었고, 오거로 진화한 주인공에게서 인간 남자는 따라오지 못하는 무언가를 느껴 버린 건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다른 고블린들에게 윤간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일 개체에 몸을 위탁하여 자신의 보신을 기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방아쇠가 당겨지자 거침없이 밤마다 그 짓거리하는 게 이거 전연령가 맞아? 싶은 게요. 적나라하지는 않지만 간혹 좀 거식한 단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동년배 고블린중 고브미(서열 3위, 본처?)도 동참합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에게 호감이 있었고 사냥도 잘하는 데다 흡고블린이 되고 나서 주인공 왈: 귀엽군.이라고 했으니... 주인공도 딱히 싫지 않아서 서로가 눈치 안 보는 6인 체재 하렘 완성이랄까요.

 

뭐 하렘은 인간이나 마물이나 아니 마물이라면 3대 욕구가 더욱 충실할 테니 성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그래도 너무 언급됨), 주인공은 눈만 떴다 하면 몬스터를 잡아먹으며 성장하고 수의 폭력은 진리라며 특수부대 저리 가라 할 만큼 혹독한 훈련을 시켜 부하 고블린들을 전례가 없을 정도로 진화 시켜 버리는 등 고블린 무리를 사병화를 해버리는 것이 이게 판타지인가? 하는 자괴감을 들게 합니다. 진화했더니 입에서 불을 뿜습니다. 그래서 몬스터와 고블린간 파워 인플레가 상당히 심해지는데요. 더 이상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마물이 없어요. 결국 엘프까지 손을 대는 만행을 저지르는 등 주인공의 기행은 날로 심해집니다. 엘프도 문답 무용 아무 거리낌 없이 잡아먹어버리는...

 

1권에서만 고블린이 진화하는 것 중 최강이라고 하는 오거로 그것도 신(神)과 관련이 있는 희소종으로 진화해버려서 이후는 어떻게 흘려 갈려나 했더니 복선에 몇 개나 투하해버리는군요. 일단 인간들 마을에 나가는 것, 그리고 '신의 시대의 던전' 관련은 앞으로의 일을 예상케 했습니다. 일단 잡혀온 인간 여자들을 돌려보낼지 와 때에 따라 인간 도시를 습격하여 고블린의 마을로 만든다던지, 설마? 하겠지만 주인공은 고블린이 되고 나서 인정사정이 없습니다. 위 5명의 인간 여자 + 최측근 몇고블린 외엔 필요하면 이용하고 필요 없으면 가차 없이 외면 내지는 버리거나 죽여 버립니다. 주인공 왈: 이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나요.

 

싸워서 최강이 되는 것이 아닌 먹으면서 최강이 되어가는 주인공은 제법 참신합니다. 이미 거미양이나 흔직세의 나구모가 있긴 하지만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엔 정발 되어 있지 않은 던전 시커도 있군요. 여튼 하도 먹어대서 이젠 인간... 아니 고블린이 맞나 싶은 게 손가락에서 거미줄이 나가고 손톱에서 독을 뿜고, 경질화 할 수 있다 했더니 슬라임처럼 흐물거리게도 한다던지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용케도 인간 여자 5명(이름은 끝내 나오지 않음)들은 여러 의미에서 졸도하지 않는다랄까요.

 

그렇다고 재미없거나 지저분하다고 그런 건 아닙니다. 먹는 장면은 많이 순화되어 있는 데다 코미컬라이즈와는 다르게 철저하게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야기 탈선이 적어서 몰입도와 가독성이 굉장히 좋습니다. 다만 인간적인 따스한 감정은 오히려 코미컬라이즈가 압도적으로 좋았다랄까요. 이게 1인칭의 폐해이지 싶은데 가령 5명의 인간 여자들이 고블린에게 겁탈 당할뻔했을 때 주인공이 구해주자 그의 품에서 오열하는 장면과 주인공이 빠득 거리는 장면은 코미컬라이즈판이 더 좋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흐름이 굴곡 지지 않고 평탄하게 달려가다 보니 읽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본 리뷰는 네이버 라노벨 카페 NTN과 출판사 루트미디어에서 주관한 리뷰 이벤트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제공해주신 라노벨 카페 NTN과 루트미디어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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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 - L Novel
와타리 와타루 지음, 박정원 옮김, 퐁칸 ⑧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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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가하마 유이 파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1) 입만 열었다 하면 품격 낮아지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머리가 상당히 나빠서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고 대화중에 뜻을 잘 못 이해해서 유키노와 하치만에게 매번 지적을 받지만 상큼하게 무시하는 주제에 눈치 하나는 백단입니다. 아프리카 사파리보다 더 참혹한 카스트 제도가 횡행하는 반에서 이런 유이가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눈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일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가장 현명하고 제대로 된 시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한데요. 둔하고 어딘가 멍청해 보이지만 그녀는 가령 어떤 상황이 흘러가는 도중에 뭔가 불합리가 보이면 기가 막히게 캐치하여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반론을 이끌어 내어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는 사람들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안다는 것이죠.

 

그런 그녀가 왜 봉사부에 눌러 앉게 되었을까, 단순히 봉사부가 마음에 들어서? 그것은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이런 작품 특유의 예쁜 히로인이 붙는 주인공 보정일 수도 있겠고, 의뢰 때문에 들린 봉사부에서 하치만이 내놓은 답과 그가 가진 성격의 본질을 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쿠키 사건 때 이미 하치만을 의식하는 반응을 보였던지라 그녀는 줄곧 예전부터 그를 의식 해오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해를 돕고 싶었는지 작품은 조금식 복선을 투하 해왔습니다.

 

그녀(유이)의 마음은 고등학교 입학식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자신의 개가 차에 뛰어드는 걸 하치만이 구해주게 되었고, 그때 차에 치인 하치만은 3주나 병원 신세를 저야만 했습니다. 여기서 유이는 하치만이 가진 내면을 들여다봤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직도 그의 마음이 한결같은지 봉사부에 의뢰를 빙자해서 그의 마음을 떠 봤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 기가 막히게 이런 걸(분위기) 잘 캐치하는 유이라서 그런지 결국 같이 지내는 걸로 흘러가는 모습은 치밀하게 꾸며진 각색처럼 느껴 지기도 합니다그 나이대 여고생에 맞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처럼 유키노를 희생양 삼아 봉사부에 눌어붙게 되었군요.라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1학년 때는 왜 말을 걸어주지 않았는지는 상당히 의문이 듭니다. 뭐 봉사부에 입부한 하치만을 보고 이때다 싶은 그녀의 고도의 노림수였을 수도 있겠는데 이건 작가만 알 테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오늘도 봉사부는 평화롭습니다. 하치만의 상처를 벌이고 소금을 뿌려대는 유키노와 될수록이면 엮이지 않으려는 하치만의 알력 속에서 유이는 오늘도 휴대폰만 만지작거립니다.

 

그리고 만인은 평등해를 주창하는 하야마의 의뢰인 악성 메시지 사건을 해결하고, 동생과 가계를 걱정하는 눈물 나게 착한 양아치이자 동생바보 '카와사키'를 양지로 이끌어 냅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봉사부답게 해답을 제시하며 궁지에 내몰린 중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면서 오늘도 좋은 하루로 만들어 갑니다. 가는데요. 이걸로 끝은 아닙니다.

 

계란 반숙 상태로 진입한 유이의 마음이 이대로 깨진 계란이 되어 버릴지 완숙이 될지하는 분기가 찾아옵니다. 애둘러 유키노를 희생양 삼아 봉사부에 눌어붙은 이유가 무얼까, 서투른 청춘이라는 건 풋풋하지만 떫은 맛이 나기도 합니다. 어릴 적부터 괄시와 무관심으로 상처를 받아온 하치마에게 누군가가 그것도 여자애가 다가온다는 것은 이 세상이 멸망해도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숱한 착각과 악(惡)이라는 구렁텅이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었을까, 그것은 다시는 속지 않는 마음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치만은 유이에게 말합니다. 서투른 동정은 그만두라고... 사실 하치만에게 있어서 이 상황은 모순점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받아온 불합리를 상대에게 고스란히 느끼게 해줬으니까요. 하지만 하치만이 배배꼬이고 일그러진 사상을 가진 건 아닙니다. 그에겐 누구도 넘어올 수 없는 벽을 가지고 있을 뿐이죠. 그러고 보면 유이는 이런 점을 간파하지 못한 듯합니다. 하기야 중학교 이하 시절을 알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벽에 둘러싸여도 지금 내면에 가지고 있는 그의 진짜 성격을 알고 있기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릅니다.

 

개그로 승화하였지만 아픈 청춘을 참 적나라하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빈말로도 좋았다고 할 수 없는 10년간의 학창 시절과 진행형인 지금의 고등학교 생활, 학급에서 개무시 당하고 유키노는 자꾸만 소금을 뿌려대고, 선생님은 도와준답시고 상처를 후벼파는 상황에서 '이제 와서 고독 따위로 힘겨워할 리 없잖습니까! 익숙하니까!'라는 하치만... 이걸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고 다음 장에서 개그로 승화 시킨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고, 한 구절이 끝날 때마다 하치만의 독백은 가슴을 아려오게 합니다.

 

근데 사실 유키노가 하치만의 상처를 벌이고 소금을 뿌려대는 것도 그가 움추려들기보다 맞서 싸우길 희망해서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녀 입장에서는 하치만의 성격은 울화통이 치밀어 오를 뿐이죠. 예전 자신을 괴롭고 했던 급우들과 뭐가 다른 것일까 하고... 당당히 맞서길, 자신을 갈고닦아서 올라서 길 바라는 마음에 자꾸 독설을 내뱉지 않나 싶은 게... 하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이 모든건 서투른 청춘의 한페이지 뿐이라는건 알아 가게 됩니다.

 

어쨌건 유이 파트가 끝나면 시작될 유키노 파트의 복선이 조금식 흘러나오면서 유이의 이야기는 최종 국면으로 치닫습니다. 여담으로 위에서 유이가 유키노를 희생양 삼았다는건 좋은 의미 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유이가 유키노 덕분에 봉사부에 들어 갈 수 있었다는 의미이니 혹시나 유키노 팬은 오해 없으시길... 


 

  1. 1, 1~3권이 유이가하마 파트, 4~6권이 유키노시타 파트, 7~9권이 하치만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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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 호타루코, 일상이 따분따분 - Novel Engine POP
진자이 아키 지음, 송덕영 옮김, 시즈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그 여고생, 이름은 반도 호타루코. 용모단정, 학업우수, 운동 만능이면서 길을 걷기만 하면 사건에 부딪히는 질풍 노도의 주인공이다. 택시를 타면 유괴 사건에 휘말리고 걸어 다니면 스토커가 겹겹이 포위망을 구성하고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진동한다. 그러나 본인은 모르는 일. 이것은 도서 판매에 쓰인 출판사의 서평입니다.

 

반도 호타루코(이하 호타루코)는 그런 여고생입니다. 어쩌다 잡아탄 택시는 유괴사건을 저지르던 전직 야쿠자가 몰던 자가용이었고, 그 전직 야쿠자에게 자신이 속한 조직의 부두목으로 오해를 산다던지 자신이 아끼는 봉제인형이 길바닥에 내동댕이 처졌을 때 묻은 때가 빠지지 않아 들린 인형 장인 집 계단을 통해 인형의 나라에 무의식적으로 넘어간다거나, 지독한 근시로 남자의 체육복을 자기 것인 줄 안 것도 모자라 남학생 등 앞에서 갈아입어 교실을 혼돈의 도가니로 만든다거나, 정신 나간 신(神)이 만든 지구 박살 주문을 무의식적으로 외워 지구와 몇만 광년 떨어진 별의 위기를 자초하는 등 행성 파괴급의 태풍을 몰고 오지만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 합니다.

 

계속 읽다 보니 분위기가 밝은 류라라라!!와 매우 흡사했습니다. 밝은 듀라라라!!라니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그만큼 비일상이 판친다는 소리이군요. 현직 CIA 공작원이 공원에서 노숙을 하고, 안드로이드 로봇이 나오고, 자아가 생긴 고양이와 비둘기가 나옵니다(1). 인형과 봉제인형은 사람처럼 말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자신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지구로 온 외계인 여고생이 나옵니다. 이들은 제각각 호타루코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닙니다.

 

좋아하는 여인에게 대시하기 위해 정신 나간 약조를 해버린 신(神) 때문에 지구는 위기를 맞이하고 덩달아 몇만 광년 떨어진 어느 별도 뽀개질 위기를 맞이합니다. 염라대왕은 인간의 영혼을 구제한다는 명분을 삼아 영혼을 병아리 쿠키(?)로 만들어서 지상에서 팔고 있습니다. 인형의 나라에서는 인간(호타루코)을 납치하려고 하고, 봉제인형의 나라는 조례를 제정해 인간과의 교류를 끊고 살고 있지만 호타루코의 봉제인형 로레누는 금기를 깨고 호타루코가 평온하게 살아가게끔 제 몸 하나 불사릅니다.

 

지구 레벨로 위기를 맞고, 외계인에 의해 일본이 지도상에서 지워질 판인데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고백했다가 차이고, 절친은 절교를 선언하고 전학 온 여자애하고는 좋게 지내지 못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비일상은 어찌되도 좋은 것입니다. 한눈에 반했던 남학생을 잊지 못해 서글퍼하고 절교를 선언한 절친을 잊지 못해 가슴이 아려 옵니다. 하지만 이런 것조차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는 비일상의 한 축에 속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정신이 아득해져 옵니다.

 

세상은 철저하게 그녀의 주변을 후벼파고 혼돈으로 몰고 가지만 그녀만은 세상에서 단절된 듯 모든 게 비켜 갑니다. 사실 남학생은 모든 위험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기 위해 부단하게 뛰어다녔고, 절친은 어릴 때부터 친구를 사귀지 못 했던 그녀에게 자신이라는 우물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친구를 사귀어 줬으면 하는 애절한 마음으로 절교를 선택했습니다. 봉제인형은 주인(호타루코)를 지키기 위해 숏다리로 도시를 뛰어다니면서 솜이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고생을 합니다.

 

호타루코는 자신의 성격(2)으로 인해 친구가 없습니다. 그나마 하나 있던 절친은 절교를 선언하고 그녀의 곁을 떠났습니다. 세상에서 혼자 남아 있는 기분, 그저 존경받기 위해 무모하게 노력했다는 것만으로 질려버려서 사람들은 그녀의 곁에 오지 않습니다.(한마디로 그녀가 무섭다는 것)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접한 사람들은 그녀가 얼마나 여린 마음인지 알아 갑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결국 그녀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녀의 주변 사람들 덕분에 하나의 사건에 지나지 않게 되고 요점은 그녀가 품고 있는 마음의 완성이라는 듯, 실은 그녀가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사랑을 받는지 일깨워 줍니다.

 

맺으며

 

전체적인 이야기는 밝은 듀라라라!!라고 할 수 있고 혹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같이 몽환적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봉제인형이나 자아를 가진 고양이등 개성 있는 캐릭터가 통통 튀기도 하고 호타루코를 생각하는 절친의 마음은 애잔하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척받으면서도 모든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모순점을 보이면서도, 풋풋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호타루코가 불쌍하기도 하고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쓸데없는 주석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괄호)를 해가며 별도로 설명하면서 이야기의 맥을 끊어 버린다던지, 실컷 많은 설명하고 나서 '그렇지?' 같은 뜬금없이 독자에게 이해를 구하거나 동조를 요구하는 듯하는 진행은 어리둥절하게 만듭니다. 이해력이 딸리는지 뭔 말하는가 싶어 앞 장으로 다시 가기도 하였군요.

 

많은 등장인물이 저마다의 진행 파트(3)를 맡아 진행하면서 한 점으로 모이는 형식은 마음에 들었으나 드문드문 분명 A의 시각으로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B의 시각이었다는 방식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방해요소로 다가옵니다.


 

  1. 1, 일상(만화)의 사카모토와 까마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겁니다.
  2. 2, 사람들에게서 존경 받기 위해 정글짐 꼭데기에서 2회전으로 뛰어내릴 정도로 무모한 성격
  3. 3, 이 부분도 듀라라라!!를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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