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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 2 - L Novel
타오 노리타케 지음, ReDrop 그림, 이진주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학교에서 소문난 양아치라고 일컬어지는 아야메의 개과천선 이야기 그 두 번째 입니다. 1권에서 밝혀진 바로는 아야메가 양아치라는 것은 오해와 악의적인 소문의 결합이고 본인도 애써 부정하지 않아 일이 상당히 커져버린 결과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보통의 여자애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고자 시도하지만 사태는 녹록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야 5년이나() 아야메 주위를 떠돌던 소문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정도로 처참한 것뿐이거든요. 이게 다 손고()와 하츠시바 덕분으로 원조교제는 애교 수준이고 이거 무슨 색욕 대마왕 수준에 야쿠자 정사원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더해져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야겜 히로인이 내 이상형이다라는 것에 따라하기 시작한 아야메를 바라보며 아라미야 입장에서는 '이상으로서'의 인물이라기보다 애써 잡은 야게임 동무를 잃을 순 없어서 우선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악소문을 지우기로 마음먹고 그녀를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넘치는데요. 여기서 야겜을 아무렇지 않게 플레이하는 아야메의 순수함에 놀라고 아라미야의 불순한 동기에 눈살이 찌푸러지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바뀌려는 그녀를 외면하지 못하는 아라미야에게 동정이 가기도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에도 내청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는데요. 느닷없이 '스와마 이브'가 전학 오면서 아라미야는 히키가야 하치만이 오리모토 카오리()를 중학교 이후 처음 만났을 때의 기분이었지 않나 싶은게, 초등학교 시절 그녀(이브)가 보낸 러브레터로 죽을 만큼 개고생하면서 3차원 여자에 대해 인식을 완전히 닫아 버린 이후 2차원 캐릭터만 주구장창 파게 만들었고, 이 도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주인공을 비호감으로 소름 돋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그녀(이브)라는 것에서 그녀의 등장은 파란을 예고 하였습니다.
아야메에게 달라붙어 있는 악성 소문을 없애기 위해 지금이 제일 중요한 때인데 왜 하필 지금 그녀가 여기로 전학을 그것도 같은 반이 되었을까, 그리고 마치 그녀가 전학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아야메에 대한 악성 소문이 가속도가 붙어 일파만파로 퍼져 갑니다. 이미지 개선을 위해 한가지 선의를 행사하면 악성 소문은 그 몇 배로 불어나는 등 맹위를 떨쳐 갑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인 건 아야메가 양아치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대놓고 왕따시키지는 않는다는 것이군요. 하기야 체인을 매달고 다니면 누구라도 쫄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 와중에 이브는 악성 소문에 비견할 정도로 질척 질척 거리며 아라미야에게 접근하면서 소문의 진원지는 그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불러오는데요. 그게 아라미야를 독차지하기 위해서는 아야메가 방해된다 같은, 하지만 증거가 없으니 뭐라 할 수도 없습니다. 사실 이브 때문에 책장을 몇 번이나 덮었는지 모릅니다. 악성 스토커가 합법적으로 대상에게 찝쩍 거린다고 표현하면 옳을까요. 요컨대 합법적으로 저지르다 보니 제재할 수단이 없습니다.
피부를 깜장으로 태운 갸루걸로 분장해서 첫인상을 강렬하게 남겨 주시더니 마이웨이로 누가 뭐라 하든 귓등으로 안 듣는, 내청코로 치면 머리가 텅빈 미우라급 정도랄까요.(팬들에겐 죄송 합니다.) 날이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이브를 어떻게든 해야겠기에 초등학교 시절 가짜 러브레터 사건을 빌미로 자신(아라미야)에게 치근덕대는 그녀를 향해 반에서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내지른 절교+노성에도 꿈쩍을 안 합니다. 살다 살다 이렇게 고지식하고 일방통행뿐인 히로인은 처음 봤군요.
여튼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슬슬 아야메에 대한 소문이 수그러들기 시작합니다. 본질을 볼 줄 아는 선생님과 급우들, 그리고 주변 학우들이 조금식 늘어 가면서 아직은 조그마하지만 양지에 발을 디딜 만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이브의 치근덕과 질투는 도를 넘어가면서 슬슬 반에서 입지를 잃어가고 악인은 결국 망한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곱게 죽지도 않는다는 진리 또한 몸소 보여주며 아라미야를 납치해버리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습니다.
이브가 왜 이렇게 악질이 되어가며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널려고 하는가는 그녀는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바보, 혹은 올곧은 바보, 아라미야와 마찬가지로 이브도 왕따 피해자()라는 게 밝혀지면서 또 다른 면에서 파란을 불러옵니다. 속된 말로 실컷 암 걸리게 해놓고 이제 와 나도 피해자라는 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물론 간간이 복선은 있어 왔습니다. 아야메처럼 관심을 못 받고 자라온 듯한... 뭔가를 필사적으로 붙들려는 언행이라던지... 하지만 표현력과 이해력이 부족해서 나(이브)의 정당성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 것이 그녀를 안타깝게 하였군요. 요컨대 아야메의 악성 소문이 불어난 원인은 이브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바보라서 이런 계략은 꾸밀 줄 모른다나요.
여튼 소문의 진상은 몇 가지 추측만 불러오고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련의 소동은 마무리가 됩니다. 아야메는 겉으로는 싫다고 읊조리는 아라미야와 지은 죄가 있는 하츠시바의 갖은 노력 덕분에 반에서만큼은 평범한 소녀가 되었군요. 3차원의 여자는 싫다고 이러쿵저러쿵 거려도 결국은 하렘으로 가느냐의 에피소드이기도 하였군요. 거기다 아라미야(오빠)를 향해 입만 열었다 하면 동정, 나가 죽어, 임신하겠다.라고 독설을 내뱉는 키요미가 오빠와 아야메를 위해 욕실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해서 귀여움이 폭발하기도 합니다.
주인공 아라미야의 처녀 광신은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동기는 불순()해도 아야메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서 조금이지만 호감이 갔습니다. 반에서 아무렇지 않게 과거의 상처를 꺼내 까발리는 이브에게 모든 걸 잃을 각오를 다지듯 차분하게 반론을 펼쳐 그녀를 궁지로 몰아가는 보통 이런 청춘 드라마에서 있을 수 없는 짓을 해주어서 속이 다 시원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신을 잃지 않도록 손을 잡아준 아야메는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아마 어쩌면 구원받은 건 아야메가 아니라 주인공 아라미야가 아니었을까요.
여튼 아야메를 도와 교내를 청소한다던지 선생님을 도와준다던지 학우들을 도와주는 장면은 싫어도 내청코를 떠오르게 하였군요.(외에도 몇 개 에피소드가 더 있지만 지면 관계상) 물론 이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이뤄 갈려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내청코와는 반대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했습니다.
누군가가 내민 손을 거부하지 않고 잡아 주고 바른길로 걷게 해주는, 그것으로 인해 내 처지가 곤란을 격을 수도 있었음에도 같이 걸어가 주는, 하치만은 자신을 누구와도 같이 걸어갈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트려가며 남을 도와줬다면 아라미야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고 타인과 당당히 걸어가는 걸 선택했습니다. 어쨌건 복선 몇 개가 투하되긴 하였지만 섣불리 말할 단계는 아니고 일단 3권이 나와봐야 알겠는데 필자는 계속 봐야 될지 어떻게 할까 싶군요. 싫었던 건 아닌데 이번 2권은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았던지라...
- 1, 중학교 3년, 고등학교 1년하고해서 4년인가요.
- 2, 1권 악당, 아야메를 범할려고 했던 인물
- 2,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 4, 하치만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준 몇 안 되는 장본인, 8권에서 등장
- 5, 여기서 왕따는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 6, 위에서도 언급 했지만 아라미야는 아야메를 이성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냥 야게임을 허심탄회 이야기하고 싶은 것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