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2 - L Novel
와타리 와타루 지음, 박정원 옮김, 퐁칸 ⑧ 그림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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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가하마 유이 파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1) 입만 열었다 하면 품격 낮아지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머리가 상당히 나빠서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고 대화중에 뜻을 잘 못 이해해서 유키노와 하치만에게 매번 지적을 받지만 상큼하게 무시하는 주제에 눈치 하나는 백단입니다. 아프리카 사파리보다 더 참혹한 카스트 제도가 횡행하는 반에서 이런 유이가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눈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일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가장 현명하고 제대로 된 시각을 보유하고 있기도 한데요. 둔하고 어딘가 멍청해 보이지만 그녀는 가령 어떤 상황이 흘러가는 도중에 뭔가 불합리가 보이면 기가 막히게 캐치하여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반론을 이끌어 내어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는 사람들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안다는 것이죠.

 

그런 그녀가 왜 봉사부에 눌러 앉게 되었을까, 단순히 봉사부가 마음에 들어서? 그것은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이런 작품 특유의 예쁜 히로인이 붙는 주인공 보정일 수도 있겠고, 의뢰 때문에 들린 봉사부에서 하치만이 내놓은 답과 그가 가진 성격의 본질을 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쿠키 사건 때 이미 하치만을 의식하는 반응을 보였던지라 그녀는 줄곧 예전부터 그를 의식 해오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해를 돕고 싶었는지 작품은 조금식 복선을 투하 해왔습니다.

 

그녀(유이)의 마음은 고등학교 입학식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침 산책길에서 자신의 개가 차에 뛰어드는 걸 하치만이 구해주게 되었고, 그때 차에 치인 하치만은 3주나 병원 신세를 저야만 했습니다. 여기서 유이는 하치만이 가진 내면을 들여다봤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직도 그의 마음이 한결같은지 봉사부에 의뢰를 빙자해서 그의 마음을 떠 봤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 기가 막히게 이런 걸(분위기) 잘 캐치하는 유이라서 그런지 결국 같이 지내는 걸로 흘러가는 모습은 치밀하게 꾸며진 각색처럼 느껴 지기도 합니다그 나이대 여고생에 맞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으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처럼 유키노를 희생양 삼아 봉사부에 눌어붙게 되었군요.라는 게 필자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1학년 때는 왜 말을 걸어주지 않았는지는 상당히 의문이 듭니다. 뭐 봉사부에 입부한 하치만을 보고 이때다 싶은 그녀의 고도의 노림수였을 수도 있겠는데 이건 작가만 알 테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튼 오늘도 봉사부는 평화롭습니다. 하치만의 상처를 벌이고 소금을 뿌려대는 유키노와 될수록이면 엮이지 않으려는 하치만의 알력 속에서 유이는 오늘도 휴대폰만 만지작거립니다.

 

그리고 만인은 평등해를 주창하는 하야마의 의뢰인 악성 메시지 사건을 해결하고, 동생과 가계를 걱정하는 눈물 나게 착한 양아치이자 동생바보 '카와사키'를 양지로 이끌어 냅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닌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봉사부답게 해답을 제시하며 궁지에 내몰린 중생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면서 오늘도 좋은 하루로 만들어 갑니다. 가는데요. 이걸로 끝은 아닙니다.

 

계란 반숙 상태로 진입한 유이의 마음이 이대로 깨진 계란이 되어 버릴지 완숙이 될지하는 분기가 찾아옵니다. 애둘러 유키노를 희생양 삼아 봉사부에 눌어붙은 이유가 무얼까, 서투른 청춘이라는 건 풋풋하지만 떫은 맛이 나기도 합니다. 어릴 적부터 괄시와 무관심으로 상처를 받아온 하치마에게 누군가가 그것도 여자애가 다가온다는 것은 이 세상이 멸망해도 있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숱한 착각과 악(惡)이라는 구렁텅이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었을까, 그것은 다시는 속지 않는 마음을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치만은 유이에게 말합니다. 서투른 동정은 그만두라고... 사실 하치만에게 있어서 이 상황은 모순점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받아온 불합리를 상대에게 고스란히 느끼게 해줬으니까요. 하지만 하치만이 배배꼬이고 일그러진 사상을 가진 건 아닙니다. 그에겐 누구도 넘어올 수 없는 벽을 가지고 있을 뿐이죠. 그러고 보면 유이는 이런 점을 간파하지 못한 듯합니다. 하기야 중학교 이하 시절을 알지 못하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벽에 둘러싸여도 지금 내면에 가지고 있는 그의 진짜 성격을 알고 있기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릅니다.

 

개그로 승화하였지만 아픈 청춘을 참 적나라하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빈말로도 좋았다고 할 수 없는 10년간의 학창 시절과 진행형인 지금의 고등학교 생활, 학급에서 개무시 당하고 유키노는 자꾸만 소금을 뿌려대고, 선생님은 도와준답시고 상처를 후벼파는 상황에서 '이제 와서 고독 따위로 힘겨워할 리 없잖습니까! 익숙하니까!'라는 하치만... 이걸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고 다음 장에서 개그로 승화 시킨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고, 한 구절이 끝날 때마다 하치만의 독백은 가슴을 아려오게 합니다.

 

근데 사실 유키노가 하치만의 상처를 벌이고 소금을 뿌려대는 것도 그가 움추려들기보다 맞서 싸우길 희망해서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녀 입장에서는 하치만의 성격은 울화통이 치밀어 오를 뿐이죠. 예전 자신을 괴롭고 했던 급우들과 뭐가 다른 것일까 하고... 당당히 맞서길, 자신을 갈고닦아서 올라서 길 바라는 마음에 자꾸 독설을 내뱉지 않나 싶은 게... 하지만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이 모든건 서투른 청춘의 한페이지 뿐이라는건 알아 가게 됩니다.

 

어쨌건 유이 파트가 끝나면 시작될 유키노 파트의 복선이 조금식 흘러나오면서 유이의 이야기는 최종 국면으로 치닫습니다. 여담으로 위에서 유이가 유키노를 희생양 삼았다는건 좋은 의미 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유이가 유키노 덕분에 봉사부에 들어 갈 수 있었다는 의미이니 혹시나 유키노 팬은 오해 없으시길... 


 

  1. 1, 1~3권이 유이가하마 파트, 4~6권이 유키노시타 파트, 7~9권이 하치만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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