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똥을 얼마나 푸지게 싸는지 … 호호호."
둘째 형수님이 조카를 낳을 때 어머니께서 아이를 받았어요. 형수에게 아이가 나오려고 하니 좀 더 힘을 주라고 했는데, 형수가 그만 '실례'를 했어요.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힘주기이니 '실례'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실례'는 '실례'인지라 당사자는 좀 무안하고 뒷처리하는 사람은 약간 우스웠을 거예요. 어머니께서 동네 분들에게 산파 후일담을 들려주실 때 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례'이야기라 그런지 잊혀지질 않아요. ^ ^
아내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산후 조리는 이모님과 처 작은 어머니께서 해주셨구요. 어머니께서 돌아 가셨기 때문이죠. 아마 어머니가 살아 계셨으면 어머니께서 산후 조리를 도와 주셨을 거예요. 제 아이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때에는 아마도 모든 것을 병원과 산후 조리원에서 해결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세대나 자식 세대에서는 더 이상 둘째 형수님같은 에피소드는 나올 것 같지 않아요.
사진의 한자는 통곡(桶谷)이라고 읽어요. 일본인 이름이에요. 일본어로 읽으면, 한자 앞에 나와 있는 것처럼, '오케타니'라고 읽어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산모의 유방 마사지법을 개발한 사람이라고 나오더군요. 처와 누님이 젓몸살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관심이 가더군요. 살짝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
사진을 찍으며 문득 출산 복지에 대한 생각을 해봤어요. 저희 세대나 윗 세대는 - 저는 중년이에요 - 아이를 낳고 조리하는 것을 개인과 가정의 일로 치부했죠. 지금도 그렇지 않다고는 할 수 없죠. 하지만 앞으로는 아이를 낳고 조리하는 것을 개인과 가정의 일로 치부하기 보다는 국가의 일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죠(출산 감소를 염려하여 정부에서 여러가지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듯 해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낳는 산모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것은 어찌보면 국가의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출산과 산후 조리시 충분한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싶은 거죠. 충분한 의료 서비스 내용에 이 오케타니 마시지도 들어가면 어떨까 싶네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桶은 木(나무 목)과 甬(솟을 용)의 합자예요. 되(됫박)이란 뜻이에요. 木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甬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내용물을 충분히[솟다] 담을만한 되란 의미로요. 되 용. 통이란 뜻으로도 사용하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거예요. 통 용. 桶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貯水桶(저수통), 漆桶(칠통) 등을 들 수 있겠네요.
谷은 골짜기를 표현한 것이에요. 八과 八은 골짜기를 그린 것이고, 口는 골짜기로 들어가는 입구를 표현한 것이에요. 골짜기 곡. 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谿谷(계곡), 峽谷(협곡) 등을 들 수 있겠네요.
그나저나 저희 아이들은 나중에 애를 낳으려고나 할런지 모르겠어요. 결혼 적령기가 아직 먼 아이들에게 아내가 벌써부터 "애 안나도 괜찮아! 이런 헬조선에서 뭐하려 애를 낳니!"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도 왠지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