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텅 텅"
5일 장마다 방앗간엔 쌀을 찧으러 온 사람들이 붐볐어요. 방앗간 아저씨는 커다란 발동기를 힘차게 돌렸어요. 텅, 발동기는 돌듯하더니 도로 멈췄어요. 두 세 차례 시동이 반복된 후 발동기는 제대로 돌기 시작했어요. 텅, 텅, 텅, 텅텅텅텅….
한 낮이 될 무렵 방앗간 마당 한 편에는 국수발 틀에 막 뽑아낸 국수발이 걸렸어요. 기다란 국수발은 한 낮의 햇볕을 받으며 서서히 말랐어요. 아이들은 방앗간 마당 한 곳에 구멍을 파고 구슬 놀이를 했어요. 이따금 방앗간 아주머니가 국숫발에 먼지 튀니 조심하라고 타일렀지만 그리 크게 신경쓰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아이들도 무심했고요.
장날은 오가는 사람이 많아 아이들이 마당 한켠에서 놀았지만 장날 아닌 날 마당은 오롯이 아이들의 놀이터였어요. 방앗간은 마을 한 가운데 가장 넓은 터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방앗간 마당이 당연히 자신들의 놀이터라고 생각했고 방앗간 주인도 이의가 없었어요.
사진은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찍은 거예요. 장모님이 아프셔서 병문안 갔다 내려오는 길에 찍었어요. 천하제면소(天下製麵所)라고 읽어요. 제면소는 국수 만드는 곳이란 의미예요. 간판을 대하니 문득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 중얼거렸네요.
고속터미널은 영풍문고가 자리를 비껴 앉은 후 온통 먹을 것 입을 것이 즐비한 장소로 바뀌었더군요(섭섭). 이 간판의 업소도 그 와중에 들어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간판은 좀 이상해요. 국수를 (말아) 파는 곳인데 국수 공장이란 의미의 제면소란 명칭을 썼기 때문이에요. 좀 이상하죠? 일반 국수집과 차별화를 두려고 색다른 명칭을 사용한 듯 싶은데, 좀 과한것 같아요.
製와 麵이 낯설어 보이네요. 자세히 살펴 볼까요?
製는 制(마를 제)와 衣(옷 의)의 합자예요. 옷감을 재단해서 옷을 만든다는 의미예요. 지을 제. 지금은 옷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물품 모두에 적용하여 사용하죠. 製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製品(제품), 製造(제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麵은 麥(보리 맥)과 面(낯 면)의 합자예요. 보리가루란 의미예요. 지금은 보리가루보다 밀가루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죠. 面은 음을 담당해요. 밀가루 면. 麵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冷麵(냉면), 素麵(소면)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製 지을 제 麵 밀가루 면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冷( ) ( )造
3. 국수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