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jewelry4989/220571395625>
"명문대 출신 의사라고 속여… 딸까지 낳아…"
어제 본 사기 결혼 기사의 제목 일부예요. 기사 요지는 한 약 판매상이 자신을 명문대 출신 의사라고 속이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결혼하여 딸까지 낳고 살다 덜미가 잡혔다는 내용이에요. 이 사기범은 결혼 전에 피해자에게 병원비 마련을 명목으로 3억 5천을 빌렸다고 해요. 피해자는 별 의심없이 마련해 줬구요. 사기범은, 으레 그렇듯, 이 비용을 유흥비로 탕진했구요.
사진은 한 보석상에서 선전하는 패물 사진이에요. 패물의 문구는 류경백별우신지(柳經百別又新枝)라고 읽어요. "버들은 백 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라고 풀이해요. 불굴의 의지를 나타내는 내용으로 '월도천휴여본질(月到千虧餘本質,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대로이다)'과 짝을 이루는 문구예요. 상촌(象村) 신흠(申欽) 선생의 작품이에요.
그런데 이 문구는 금빛 찬란한 저 패물에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여요. 금빛과 불굴의 의지는 대개 거리가 멀잖아요? 게다가 패물에 새긴 문구는 띄어 쓰기도 잘못 됐어요. 7자로 된 시구는 4자 3자로 띄어야는데, 여기서는 3자 4자로 띄고 있거든요. 마치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시다'와 같은 격으로 띄었어요.
우리 사회에 물신주의가 팽배하다보니 신성해야 할 결혼에도 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위에서 소개한 사기범이야 말할 것 없고, 피해를 입은 당사자도 혹 물신주의에 잠시 한눈을 팔았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명문대와 의사 타이틀이 가져 올 경제적 부에 말이지요. 피해자에게 너무 가혹한 말일까요?
『명심보감』에 보면 "혼인을 함에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도이다(娶婚而論財 夷虜之道也)"란 말이 있어요. 비록 오래된 말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말이 아닌가 싶어요.
한자를 읽어 볼까요?
柳經百別又新枝 버들 류/ 지날 경/ 일백 백/ 헤어질 별/ 또 우/ 새 신/ 가지 지
낯선 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柳는 木(나무 목)과 卯(토끼 묘)의 합자예요. 버드나무란 뜻이에요. 木으로 뜻을 표현했고, 卯로는 음을 표현했어요(묘→류). 버들 류. 柳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楊柳(양류), 細柳(세류)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經은 糸(실 사)와 坙(수맥 경)의 합자예요. 직물의 짤 때 사용하는 세로 실이란 의미예요. 糸로 뜻을 표현했어요. 坙은 음을 담당하면서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수맥처럼 길게 이어진 세로 실이란 의미로요. 여기서는 '지나다'란 의미로 사용했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옷감을 짤 때 가로 실 위에 세로 실을 지나가게 한다는 의미로요. 지날 경. 經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經驗(경험), 經緯(경위, 세로 실과 가로 실, 일의 전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別은 冎(뼈발라낼 과)와 刂(칼 도)의 합자예요. 칼로 뼈에서 살을 발라내듯이 분해한다란 의미예요. '다르다' '헤어지다'란 의미로도 사용하는데, 모두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다를 별, 헤어질 별. 別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區別(구별), 離別(이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新은 木(나무 목)과 斤(도끼 근)과 辛(매울 신)의 합자예요. 땔감용 나무를 한다는 의미예요. 木과 斤으로 뜻을 표현했어요. 辛은 음을 담당해요. 여기서는 '새롭다'란 의미로 사용됐는데,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땔감용 나무를 할 적에 생나무를 자르거나 베었다는 의미로요. 섶 신(薪과 통용), 새 신. 新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採新(채신, 땔감을 장만함), 新舊(신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枝는 木(나무 목)과 支(가를 지)의 합자예요. 본체에서 갈라진 나무라는 뜻이에요. '가지'란 의미지요. 가지 지. 枝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枝葉(지엽), 枝根(지근, 갈라진 뿌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柳 버들 류 經 지날 경 別 헤어질 별 新 새 신 枝 가지 지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葉 新( ) ( )別 經( ) ( )柳
3. 다음을 읽고 풀이해 보시오.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