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하오 쏭쫑지 마?"

"왜 꼭 송중기여야 해?"

 

 

중국어 학원 원어민 선생님은 송중기를 꽤 좋아하시나봐요. 한국 연예인을 예로 들 때 꼭 송중기를 들더군요. 저 보고 송중기를 좋아하냐고 묻길래 약간 심드렁하게 대답했어요. "뿌 타이 하오(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한 번은 직장에서 무슨 일로 연예인 사진을 장난삼아 출입문에 붙이게 됐는데, 동료 한 명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왜 꼭 송중기 사진이어야 하냐고 하더군요. 사진을 붙이려던 동료는 여성이었고, 반대를 표한 동료는 남성이었어요.

 

 

대체로 여성들은 송중기에게 호감이 많은 반면, 남성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꽃미남이라 시샘이 나서 그럴수도 있고 여성들이 좋아하니까 반대 급부로 싫어하는 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겨우 두 사례 가지고 이렇게 확대 해석 하다니... 송중기가 이 얘기를 들으면 어이없어 하겠군.)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아킬레스 건 중의 하나가 '병역'이죠. 병역 때문에 어떤 이는 매장되다시피 하고 어떤 이는 반대로 상승세를 타기도 하죠. 유승준, MC 몽 등이 전자라면, 송중기나 서경석 등은 후자라고 할 거예요. 그러나 대체로 '병역'은 연예인들의 무덤인 것 같아요. 많은 경우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이전보다 인기를 얻지 못하는게 사실이죠. 이런 점에서 보면 송중기는 굉장한 행운아인 것 같아요. 군대를 다녀와 대중들에게 떳떳한 연예인이 됐고, 전역하자마자 군생활과 관련된 드라마(태양의 후예)에 출연해 전역을 다시 한 번 과시함과 동시에 인기를 되찾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에요. 아마도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연예인들은 송중기를 무척 부러워했을 것 같아요.

 

 

사진은 송중기가 전역하면서 국방일보에 기고했던 글의 제목이에요. 글의 골자는 연예인에다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부대장의 격려 말이 무척 힘이 되었다는 거였어요. 중에서도 '신독(愼獨)'이라는 말이 감명 깊었다고 말하고 있어요. 남의 눈치 의식하지 말고 내면의 양심에 충실하게 군생활하면 문제없을 거라고 했다는 거예요. 아마도 동료들의 질시와 부러움 섞인 과도한 관심에 힘들어했던 그에게 '신독'은 가뭄의 단비같은 말이었나 봐요.

 

저는 송중기의 어려움을 십분 이해할 것 같더군요. 신병 훈련시 한 스포츠 스타의 입대 훈련을 본 적이 있거든요. 그 스포츠 스타는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에 어쩔줄 몰라 하더군요. 아마 송중기도 그랬을 거예요. 그런 그에게 외부 시선 의식하지 말고 내면의 양심에 충실하라는 부대장의 격려는 시의적절한 격려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지휘관이었던 것 같아요.

 

 

'신독'은 『중용』에 나오는 내용이죠. "도라는 것은 잠시도 떠날 수 없는 것이다. 떠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계하고 삼가며 그 들리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하고 두려워한다. 숨겨진 곳 보다 더 잘 보이는 곳은 없으며 미세한 곳 보다 더 잘 드러나는 곳은 없다. 하여 군자는 그 홀로있음을 삼가한다(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 君子 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 君子 愼其獨也)."

 

 

신 앞에 선 단독자와 같은 경지를 의미하는 '신독'은 수신과 처세의 기초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는 대개 남의 시선이 미치는 곳에서는 바르게 행동하려 하다가 그 시선이 사라지면 다른 사람이 되곤 하죠.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요. 신독은 그런 자신의 부끄러운 변화를 스스로 경계하라는 경고이죠. 그건 자신이 바로 도(道)의 담지자이기 때문이죠. 달리 말하면 자신이 곧 신이기 때문이죠. 도의 담지자요 신인 자신이 어찌 남의 시선이 미친다하여 바르게 행동하고 그렇지 않다 하여 그르게 행동할 수 있겠어요? 이렇게 보면 '신독'은 참으로 무서운 도덕률이에요. 차라리 신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여 잘하면 칭찬받고 잘못하면 용서받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일 거예요.

 

 

송중기가 이런 '신독'의 의미를 깊이 체득했다면 앞으로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은 절대 벌이지 않을 것 같아요.

 

 

 

'신독'을 한자로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忄(마음 심)과 眞(참 진)의 합자예요. 진실되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일에 임한다는 의미예요. 삼갈 신. 愼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愼重(신중), 謹愼(근신)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은 犭(犬의 변형, 개 견)과 蜀(나라이름 촉)의 합자예요. 개들이 먹이를 놓고 서로 다툰다는 의미예요. 蜀은 음을 담당하면서(촉→독) 뜻도 일부분 담당해요. 蜀은 본래 아욱 벌레란 뜻이에요. 이 벌레는 아욱을 다 먹어치워야 다른 아욱으로 옮겨가요. 그렇듯 먹이를 놓고 다투는 개들도 그 먹이가 다 없어져야 다툼을 그친다는 의미로 본뜻을 보충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獨의 뜻인 '홀로'는 본뜻에서 연역된 의미예요. 한 개가 먹이를 다 차지한다는 의미로요. 홀로 독. 獨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獨立(독립), 獨島(독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의 한자를 허벅지에 열심히 연습하시오.

 

 

   愼 삼갈 신    홀로 독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立   謹(   )

 

 

3. '신독'의 현대적 가치에 대해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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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6-29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송중기도 국방일보에 글을 게재한 적이 있었군요. 잘 생긴데다가 글까지 잘 쓰다니 부럽습니다. ㅎㅎㅎ

찔레꽃 2016-06-29 13:13   좋아요 1 | URL
cyrus 헌 하오 쏭쫑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