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룡산을 대표하는 절은 갑사(甲寺)와 동학사(東鶴寺)에요. 저는 갑사를 통해 계룡산에 올랐어요. 갑사 현판을 한 장 찍었네요. 닭계(雞) 용룡(龍) 첫째천간갑(甲) 절사(寺) 계룡갑사(雞龍甲寺)에요. 계룡은 산 이름이죠. 산이 닭벼슬을 쓴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에요. 계룡산은 산과 물길 둘 다 음과 양이 만나는 태극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하여, 예로부터, 최고의 길지로 여겼어요. 한때 수많은 무속인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죠. 갑사나 동학사도 그런 배경 - 최고의 길지- 을 깔고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죠.
갑사의 이름인 갑(甲)은 요즘 말하는 '갑을 관계'의 '갑'이에요. '최고' 정도의 의미지요. '수행 제일(第一) 보시 제일(第一)'의 의미로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어요. 갑사는 임진왜란 당시 영규대사가 최초의 승병을 일으킨 곳으로도 이름이 높아요. 제가 찾은 날 이 현판 밑에는 영규대사를 홍보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더군요. 승병으로 대표되는 호국불교는 종교[불교]의 본질과 먼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적인 삶을 파괴하는 폭력에 저항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종교[불교]의 본질에 철저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龍과 寺는 전에 다뤘으니 빼도록 하겠어요. ^ ^
雞는 奚(종해)와 隹(새추)의 합자에요. 속박되어 있는 종(노비)처럼 사람에게 속박되어 새벽을 알려주는 일을 맡은 새란 의미에요. 鷄로 표기하기도 하죠. 雞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烏骨雞(오골계), 蔘雞湯(삼계탕)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甲은 口와 十의 합자에요. 口는 겉껍질을, 十은 겉껍질이 터진 모양을 그린 것이에요. 본래 초목의 싹이 겉껍질을 뚫고 나오는 모양을 그린 것이에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이 글자의 뜻인 '갑옷'은 겉껍질에서 연역된 것이지요. 천간(天干)으로 사용할 때는 '첫째천간갑'이라고 하죠. 甲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甲男乙女(갑남을녀, 평범한 사람이란 뜻이죠), 鐵甲(철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닭계, 천째천간갑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쓰시오.
蔘( )湯, 鐵( )
3. 다음 시에 대한 감상을 말하시오.
대적광전/ 오래 기두렸던/ 달이나 떠오를 양이면/ 체온이 스민/ 돌 하나를 남기고/ 멀리 떠나는/ 그윽한
새벽이거라 (박희선, <지비(紙碑)>)
3번의 시는 갑사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진 시비(詩碑)의 시에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뵈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