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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예비 학교 -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크리스천 청년들을 위한
김영호 외 지음 / 두란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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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혈기가 왕성한 청년의 시기에 군 입대 18개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가끔 보는 사람은 휴가 나왔어?”, “벌써 전역이야?” 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정작 당사자는 매일 매일을 손 꼽으며 기다리는 긴긴 날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이 입대하는 순간부터 전역의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지 그 기간동안 어떻게 지낼 것인가는 고민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군대라는 곳단지 대한민국 남자라면 단지 시간을 채우고 나와야 하는 통과의례 쯤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슬기로운 군대 생활 사용 설명서쯤이 아닐까 싶다. 군대의 영어 단어인 MILITARY첫 글자를 따서 M-mission, I-identity, L-listen, I-infiuence, T-training,    A-aim, R-relationship, Y-yes8개의 주제로 그에 따라 선정된 8개의 성경 이야기를 중심으로 삶을 나누고 자신의 군 생활을 전망해 보는 구조로 짜여있다.

실제 클래스를 진행 방법과 안내까지 세세하게 제시되어 있어 실제로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 이 순서에 따라 책을 읽고 나눔을 한다면 생활을 막연히 두려워 하거나 길잃지는 않을 것 같다.

클래스 진행 순서는 시작 점호 ---> 충성! 바이블 --->어서와~ 군대는 처음이지? --->마침 점호(핵심 요약) ---> 참고 영상 ---> 함께 드리는 기도인데 시작 점호실제 사례나 경험들로 마음을 열하고, 충성 바이블에서 성경인물들 아브라함, 모세, 사무엘, 요셉, 다윗, 야곱, 고넬료, 예수의 이야기를 통해 성경 이야기와 군대 이야기 접목되어 성경에서 길을 찾고 있다. 어서와 군대는 처음이지에서는 실제 경험담을 들려준 후 질문과 답을 하는 구성입니다. 그리고 마침 점호로 그 주제의 핵심을 요약하고 참고 영상큐알 코드로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함께 드리는 기도로 마무리 하도록 구성되있다.

책의 부제목으로 써 있는 바같이 입대를 앞두고 있는 크리스천 청년들이나 혹은 그 가족들이 함께 질문에 답하고 마음을 나눈다면 이 책은 분명군 생활을 위한 좋은 네비게이션이 되어 줄 것이다. 

나의 아들은 이미 군전역도 한참 지났지만 교회의 중고등부, 대학부 청년들그 부모들에게 이 책을 필독할 것을 강권한다.


#두란노  #입대예비학교  #김영호  #슬기로운군대생활  #군대생활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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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 입은 연금술사 - '단절의 시간'을 '연결의 시간'으로
김영호 지음 / 두란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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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살아간다면 피할 수 없는 것이 군 입대일 것이다. 꼭 한 번은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처럼 성장기 남자라면 다들 한번은 고민하고 한번은 거쳐가야 하는 곳이 군대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결코 즐길 수 없는 곳이 군대이기도 하다.

 

아들이 군 입대를 하기 한두 해 전, 먼저 입대한 친구가 휴가 후 복귀를 하지 않아 군에서 우리 집으로 전화가 온 적이 있었다. 남의 아들 일이지만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다. 그 후 아들도 입대를 했었고, 제대를 하기까지 18개월은 늘 걱정을 안고 살았다.

 

이 책은 군종목사인 저자가 현장에서 군인들을 만나며 겪은 일들을 군인 계급인 이등병, 일등병, 상병, 병장의 순서에 따라 4가지 인(참을 , 배울 , 어질 , 사람 )에 대입하여 각 10개씩의 에피소드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의 말미에는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연금술사의 질문 2가지가 제시되어 있다. 이 질문에 답을 찾기만 해도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군인을 나라를 위해 젊음 이라는 푸른 심장을 이식한 거룩한 존재들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p210) 지구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이유로 국가를 위한 국방의 의무를 치러야 하는 젊은이들은 이 시기를 다시는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 하는 시기로 기억한다. 그러나 저자는 군 복무 기간은 무의미하거나 헛되게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라 성장과 변화, 기도의 시간(p112)이라고 말한다.

 

각개전투, 혹한기 훈련, 유격 훈련, 화생방 훈련, 완전 군장, CS가스탄, 사격 훈련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나에게는 다들 낯선 단어들이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기억일 수도 있는 용어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과 마주하며 도전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문제를 해결하고 참아내기도 하고, 서로를 돕기도 하며 군 생활을 성장과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이런 살벌하고 삭막한 군대가 때로는 화실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짧은 머리에 같은 옷을 입고 나이도, 빈부도, 학벌도 상관없는 보편적 존재로 살아가는 이곳은 더러는 자신감 추락과 자아존중감 상실로 나타나거나, 오로지 계급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도 하지만, 타인의 존재에 대한 이해와 관심으로 이 시기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존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전하는 화가와 디자이너들이 있는 곳이라면 군대도 화실이 된다고 한다.(p167) 삶이 우리에게 준 이 기회를 감옥으로 여기며 보낼 것인가, 화실로 여기며 보낼 것인가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다.

 

돌을 황금으로 만드는 사람을 연금술사라고 한다. 군인에게 황금은 전우이고 만남이다.(p208) 지금은 가장 중요한 금()이고 군에서의 만남은 나의 선택이 아닌, 신이 우리에게 짝지어 준 황금 덩어리라고 저자는 말한다. 푸른 제복으로 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그저 버티고 버려야할 시간이 아니라, 삶의 연금술을 이루는 시간으로 보내길 바라는 저자의 소망이 잘 느껴진다.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던 아이에게 그 당시 어떤 도움이나 무엇이 필요했을까고 물었을 때 부모님 말고 자신을 도덕적으로 견인해줄 어른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말했다. 자전거 도둑의 수남이가 아버지를 생각한 것처럼. 군종목사는 군대라는 막다른 상황에서 젊은 청춘들을 도덕적으로 견인해줄 어른의 역할을 감당해주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군종 목사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이 책은 그런 젊은이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새롭게 해석하는 힘을 주고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책 말미에 실린 16편의 기도문을 따라 읽으며, 이미 군대를 제대하고 사회라는 치열한 전장에 살고 있는 아들에게도, 이제 막 입대하여 훈련을 끝낸 조카에게도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해봐야겠다.

 

 #김영호 #연금술사 #군인 #군대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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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을 위한 독서 - 책은 어떻게 교회와 이웃의 번영을 돕는가
C. 크리스토퍼 스미스 지음, 홍정환 옮김 / 죠이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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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책 읽는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 그것은 독서가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바람과 소망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바라는 많은 부모들은 실제로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아이들도 책을 대신하는 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서 책을 잘 읽지 않는다.

 

그런데 공동선을 위한 독서라니~ 독서가 공동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도 교회에서 책읽기가 가능할까? 책읽기가 과연 이웃의 번영을 도울 수 있을까? 제목에서부터 많은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서론에서 저자는 건강하고 번영하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습과 행동이 모두 필요하다고 본다. 배우기 위해 창조된 학습이 본성인 사람들을 위해 지역 교회는 학습하는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또한 진정한 학습은 실천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교회는 함께 읽고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함께 의사결정을 하며 조화를 이루어 지역 사회의 건강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즉 독서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 소명의 모든 면에 필수라고 한다.

 

나도 나름 독서가 취미이자 특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책 읽는 아이들을 양성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방법들을 동원하기도 했었다. 개별적으로 많은 책을 읽히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마라톤이나 학위제와 같은 방법을 쓰기도 하고,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해 같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며 나누는 방법 등을 써보기도 했었다.

 

독서는 개별적인 행위이지만 또한 사회적이기도 하다. 독서는 개인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사회적 상상력을 변화시키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독서는 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화(나눔)를 통해 더욱 풍성해지고 의미가 확장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함께 읽고 나눔을 통해 우리와 이웃들이 더 깊이 공유하는 삶으로 이끌어주는 사귐의 독서에까지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교회의 건강과 번영에 독서는 필수다. 나아가 독서와 대화는 함께 해야 한다. 가장 유익한 독서는 지역교회에서 단서를 얻어 어떤 방식으로든 지역 교회와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구현하기 위해 꼭 독서가 필요할까? 가뜩이나 책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교회 공동체가 함께 읽기에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그러나 개 교회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성도들에게 책읽기를 권유하고 있다. 성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독교 서적과 고전들을 읽히기 위해 추천도서를 제시하기도 하고 소그룹으로 독서모임을 갖기도 한다. 양육 과정에 필독서를 넣기도 하고 책 읽은 소감문을 발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독서하는 회중이 되기 위해서는 공유하는 삶 전반에 걸쳐서 독서하고 책 나눔 하는 습관이 들어야 한다. 읽은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는 대화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독서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북 리더, 또는 큐레이터가 필요하다. 그들은 함께 읽기 좋은 책을 선정하고, 이야기를 끌어내고, 삶과 관련지으며 모임을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에게는 이런 독서 모임이 몇 군데 있다. 읽고 생각하고 나누고, 대화하는 중에 배우고 그리하여 함께 성숙해가는 것, 그것이 공동선이 아닐까? 그러니 결국 독서는 공동선을 이끌어 가고 교회와 이웃의 번영을 돕는 활동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활동을 원하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일독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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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더디 온다 - 말씀에서 말씀으로 살아 낸 사막 교부와 교모의 인생 가르침
사막 교부와 교모 지음, 이덕주 엮음 / 사자와어린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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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 온 깨달음/깨달음은 더디 온다(사막 교부와 교모 지음, 이덕주 엮음)


 

몇 년 전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간 적이 있다. 그 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광야였다. 그 거친 광야가 무엇 때문에 좋았던지 그 무수한 사진 중에 광야 사진 한 장만 달랑 SNS에 올려놓아 광야만 좋았냐고?’ 뭇사람들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가이드가 보여주었던 이스라엘 네게브의 쏟아질 듯 무수하던 밤별이 너무 아름다워서 다음에 꼭 다시 사막을 보러 오리라 다짐하기도 했다.

 

깨달음은 더디 온다는 사막교부와 교모들의 글을 모아 한국교회사를 전공했던 이덕주 교수가 풀어 엮어 쓴 금언집이다. 은퇴 후 시간이 생겼고, 코로나로 인해 집에 칩거하면서 움막에 기거하며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살았던 사막교부와 교모의 말씀을 새롭게 되새김질하듯 책을 엮으신 듯하다. 그들의 말씀을 엮어서 성경말씀과 연결하고 자신의 평을 실어 20개의 가르침으로 정리하였다.

 

사막 교부와 교모는 기독교의 풍요시대에 오히려 도시를 떠나 사막과 광야로 들어간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의 완전함을 경험하고 실천하기 위해 움막이나 동굴에서 살며 오로지 기도와 묵상, 노동과 청빈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들이 그들이다.

 

 

그런데 왜 사막이며 광야인가?

 

광야, 사막은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사람과 백성들이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경험하는 곳(p52)이다. 모세가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40년을 보낸 곳이기도 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마귀의 시험을 받은 곳이기도 하고 수많은 선지자들이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깨우친 곳이기도 하다. 사막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사람들을 떠난 곳이다.

사막 교부들은 사람들로부터 도망쳐라’, ‘사람을 피하여라.’, ‘그대의 움막에 거하여라.’ ‘물고기가 물로 돌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서둘러 우리 움막으로 돌아가야 한다.’(p53) 이런 생각들을 가진 것 같다. 사막은 풍요를 버린 곳이고 거칠고 물이 없는 곳이다. 전혀 남이 부러워할만 한 곳이 못된다. 아니 오히려 꺼려하는 곳이다. 사람을 피하여 오히려 그런 곳으로 들어간 이들이 사막교부들이다.

 

그들은 떠난 사람들이다. 떠나고 버렸다. 익숙한 곳, 편안한 곳, 살던 집, 사람들로부터 떠나서 그들은 육신의 안락과 헛된 욕망으로부터 떠나고 그것을 버렸다.

그런데 하나님과의 만남은 사막에서만 이루어질까? 꼭 사람을 떠나야 하나님의 뜻을 깨칠 수 있었을까? 현실에서도 사막처럼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등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의문처럼 가지고 책을 펼쳐 들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니 풍요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기는 참 쉽지 않겠구나 싶다. 나만 하더라도 힘들고 어려울 때라야 하나님을 찾으니그리고 현재 나는 이미 너무 많이 가진 자다. 움막이라 하기에는 너무 편안하고, 먹을 것은 넘쳐나고, 함께 나누고 이야기할 사람들도 너무 많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알기는 너무 어렵고, 그래서 번민도 넘쳐나는지도 모르겠다.

 

 

스무고개를 넘어서

 

책은 20개의 가르침으로 엮어져 있다. ‘출가와 떠남, 포기로부터 시작하여 영적 훈련, 의식주, 기도생활, 노동생활, 시험과 유혹, 시련, 죄의식과 참회, 순종과 복종, 인내, 겸비와 겸손, 마음 챙김과 내적 평화, 침묵 수행, 언행, 성경과 교리, 자기반성과 판단,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스승과 제자 됨, 종말과 죽음, 인생목표로 부제가 붙은 20개의 가르침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삶은 청렴과 절제, 그리고 영적 각성을 위한 기도와 수행 등이 주를 이룬다. 의식주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음식과 의복 그리고 움막 생활을 했다. 좋은 것을 다 버리고 떠난 그들이기에 종종 금식하고 그들의 의복은 벗어두어도 아무도 가져가지 않을 허름한 것들을 권했다. 과식으로 비만이 문제가 되고 성인병이 난무하는 우리들에게는 너무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들은 먹고 자고, 사는 일상에서 그 욕망을 넘어서고자 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일상은 기도와 노동이 주된 활동이었고, 기도하며 일하는 가운데 참회와 회개에 집중하여 그에 관련된 예화나 어록들이 가장 많다고 한다. 기도는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이지만 현대의 우리의 기도는 하나님께 구하는 기도가 많고 그 마저도 기도의 자리에 잘 앉지도 않는다. 하나님께 구하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자 했던 사람들, 말씀에 순종하며 말씀대로 살고자 애썼던 사람들이 사막 교부들이다. 인내하고, 겸손하며, 침묵하며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며, 하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했던 그들, 스무 개의 그들의 삶과 깨달음을 독자가 되어 스무고개 넘듯 하나하나 넘어가며 독서를 했다.

 

 

더디 온 깨달음

 

사실 20챕터의 제목에 각 제목에 어울릴만한 성경 말씀과 작가의 글, 그리고 사막 교부, 교모들의 일화를 소개해 엮은 책이 내겐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다. 설교를 위한 일화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21세기를 살아가는 내게 천 오백년 전의 그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감동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후루룩 읽어버리고 말 수도 있는 책을 붙들고 공감 가는 말에는 밑줄을 치고 포스트잇을 붙였다.

 

책 거의 말미에 맺음말로 오늘의 사막은 어디에?’를 읽으면서 ~! 그래. 그렇지.’라는 깨달음이 왔다. 오늘 우리의 사막은 어디일까? 사막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었다. 마음이 문제라는 작가의 글이 훅 다가왔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구별하는 것은 몸의 자리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었다.’(p296)라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그러면서 앞의 가르침 하나하나를 다시금 되짚어 보고 나의 영적 골방은 어디인가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고 이웃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어떻게 기도하고 일상에서 어떻게 노동해야 하는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고, 나의 마음 수련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하는 말과 행실에 대해 등등 성경과는 또 다른 가르침들이 천천히 내 안으로 들어왔다. 더디지만 확실하게.

 

우리 양 어깨에는 두 가지 짐이 올려져 있습니다. 한 쪽에는 자책이라는 가벼운 짐, 다른 한 쪽에는 자만이라는 무거운 짐입니다. - P138

마음에 다툼이 없고 평안하면 오히려 그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누릴 자격도 없는 기쁨에 사로잡혀 곁길로 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두면 자만해져서 기고만장하게 됩니다. 한편 하나님은 우리의 약함을 아시기 때문에 우리가 감당치 못할 시험에 들까봐 종종 가만 내버려 두시기도 합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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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 한 신학자의 인문 고전 읽기 한 신학자의 고전 읽기 1
김기현 지음 / 죠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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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7:14)

 

신학자이자 독서가,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저자는 전도서의 말씀에서 왜 하필 형통한 날 대신 곤고한 날에 초점을 맞추었을까? 그리고 그 곤고한 날에 되돌아보라는 성경 말씀을 생각하라로 바꾸어 제목을 삼았을까? 그건 아마도 우리 인생이 기쁘고 형통한 순간은 잠깐이고 고단하고 곤고한 날은 너나없이 많아서가 아닐까? 그리고 그런 날에는 피하지 말고 생각하라는 뜻인가 보다. 생각하는 사람은 생각대로 살고,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니 생각하면서 생각대로 살기를 권유하는 게 아닐까.

 

인생을 산다는 것은 참으로 고단하다. 곤고하다는 말이 주는 피곤함과 고단함이 오롯이 느껴질 정도로. 저자 역시 녹록치 않은 삶을 산 적이 있는 듯 하고 그런 날 책을 펼쳐들고 삶을 되돌아보지 않았나 상상해본다. 그런 날에 나는 무엇을 했던가 생각하며 책을 들었다.

 

이 책은 15권의 고전을 읽고 15개의 키워드로 쓴 서평이다. 그 키워드는 우리 일상에서 늘상 마주치는 생각, 독서, 인문학, 경건, 종교, 정치, 리더, 복종, 사랑, , 죽음, 믿음, 의심, 희생, 용서에 관한 것이다. 한번쯤은 생각해볼 만한하고 생각해야만 하는 주제들이다. 그런데 <논어>에서 사랑한다는 것을 생각하다니~ 뜻밖이다. 그런데 그의 글에 설득 당한다. 이 참에 나 역시 논어로 저자의 글을 평해 보고자 한다.

 

 

1. 온고지신(溫故知新) -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

 

이 책은 부제로 한 신학자의 인문 고전읽기라고 되어 있다. 그가 다루고 있는 15권의 책도 동서양의 고전에 속하는 책들이다. 왜 고전인가? 그것을 공자의 온고지신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따끈따끈한 신간이나 자기계발서에서도 배울 것이 많겠지만 고전은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와 본질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오래 읽히고 가치가 있다. 그는 고전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사고를 확립하고 교양을 쌓기를 권한다. 그래서 많은 크리스찬들이 경전과 함께 고전을 같이 읽을 것을 권한다. 생각하기에 고전만큼 좋은 책이 없다.

 

 

2. 화이부동(和而不同) - 다른 사람과 생각을 같이 하지는 않지만 이들과 화목할 수 있는 군자의 세계. <논어>의 자로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

 

일부 기독교인은 인문학은 인간 중심의 문학이라 신 중심의 기독교적 가치와 상반되는 것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문학을 경계해야 할 학문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신학과 인문학은 가까이 있으나 사이가 좋지 못한 이웃 같다. 그러나 저자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인문학을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얼 쇼리스의 말을 인용하여 인문학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를 것을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믿음과 복종, 그리고 의심이라는 서로 상충될 수 있는 개념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종교가 순종을 요구하지만 맹목적인 복종이 어떻게 죄와 연결될 수 있는가를 스탠리 밀그램의 이야기를 통해 제시하기도 한다. 믿음은 따져 묻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신앙은 사유의 부정이면서도 그것이 지닌 한계를 다른 방식으로 뛰어넘는다고 한다. 믿음과 의심은 어떤 관계인지? 믿음과 이성이 어떻게 서로 화목할 수 있는지 밝히고 있다. 서로 다를 것 같지만 그러나 이를 통해 서로 화목하게 하는 것 이것이 화이부동아 아니가?

 

 

3. 극기복례(克己復禮) -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고 예로 돌아갈 것을 뜻하는 말 <논어>

 

아렌트는 내가 아닌 남의 처지를 고려하는 것, 내가 함부로 어찌할 수 없는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고 고통에 연민을 품는 것이 진정한 생각이고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즉 생각한다는 것은 배려하는 것이고 이것이 공자가 말하는 예가 아닌가 싶다. 이를 증자는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충()’헤아리다, 용서하다의 서()’로 풀이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보듯이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고 했는데 아렌트를 통해 저자 역시 생각한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하는 마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즉 예로 돌아갈 것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4. 위편삼절(韋編三絶) - 책을 열심히 읽음을 말함, 공자가 <주역>을 열심히 읽어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데서 유래함

 

저자 김기현의 독서력은 공자 못지않다. 그의 탄탄한 독서력이 필력이 되고 독자를 설득시킨다. 그의 독서는 신학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사회학 등을 넘나들며 특히 요즘 사람들은 좀 꺼려하는 고전까지 두루 섭렵한다. 이전에 출간되었던 <부전-자전-고전>에서도 그렇고 이번 책에서도 좀은 부담스러운 고전철학과 사상서들을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챕터마다 그 주제에 더불어 함께 읽을 책도 추천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제목의 책도 어떤 번역본을 읽을 것인지, 그 사람이 쓴 다른 책은 어떤 책이 있는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천하고 있다. 그의 독서력에 압도당한다.

 

15권의 추천 도서와 각 장마다 추가로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된 도서들을 보면서 나의 독서의 일천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러면 어떤가? 나는 이 책을 통하여 한 권의 책을 읽었고, 15권의 책을 리서치 했다. 그리고 그 중 몇 권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면 된 것 아닌가?

 

요즘은 아무 생각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살기는 더욱 곤고해 지는데. 때론 생각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느껴질 때가 있다. 생각대로 살기는 또 얼마나 더 어려운가? 그러나 생각하지 않으면 사는 대로 막 살게 된다니 고전으로부터 선현들의 지혜를 배워볼 일이다. 먼저 이 책을 읽으라. 그리고 선현들에게로 안내하는 길을 따라 고전 속으로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ㅡ1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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