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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로 배우는 교양 영단어
나가이 타다타카 지음, 곽범신 옮김 / 로그인 / 2024년 11월
평점 :
내가 영어 학습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나는 회의에 참석을 해야하고 그 회의에서 내가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들어야 한다. 오프라인 회의가 열렸을 때는 더욱 복잡해지는데 그네들이 하는 말들을 들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훅훅 들어오는 질문에 대한 답도 적절히 해주어야 한다.
사실 회의가 한참 진행되는 도중 서로간 주고 받는 대화들은 그들과 식당에서 함께 하는 대화보다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어차피 나의 학문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대화보다는 좀더 많이 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 19가 점점 무르익어가기 전 그러니까 정확하게 2019년 12월에 나는 캐나다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열린 회의가 끝나고 독일인, 프랑스인과 함께 식사를 할 기회가 생겼다. 회의에서 본 모습은 아주 절도있어 보였지만 일본식 식당에서 마주 대하는 그들은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이런 저런 일상 대화를 이어가면서 아, 뭔가 고급스러운 대화를 이끌어가지는 못하더라도 대화의 격을 조금은 높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나의 영어 수준이 그냥 일상 대화정도가 아니라 시사 교양에 관한 대화가 자유자재로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면 우리말로 이끌어가는 시사교양 주제의 대화도 쉽지는 않다. 시사와 교양에 대해서 뭘 조금이라도 알아야 대화가 가능할 것 아닌가. 그것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해야 한다면 준비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나가이 타다타카의 「세계사로 배우는 교양 영단어」는 이런 나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잠재운다. 역사, 세계사는 인문학의 큰 뼈대를 이루고 있고 이것을 배운다는 것은 인문학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학창시절 넋을 놓고 들으며 즐거워했던 역사 선생님의 수업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당시 내가 그 내용들을 영어로 바꿀 일도 능력도 없었으니 이 책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나에게 너무나 큰 행운이다. 이 책은 고대, 중세/근세, 근대, 현대로 나누어 그 기간동안 우리가 알아두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태양왕 루이 14세? 루이 14세가 궁금한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중세/근세 65번 Louis XIV 루이 14세를 읽어보면 된다. 왼쪽 페이지는 영어로 오른쪽 페이지를 한국어로 대략 15줄 정도 설명된다. 프랑스 어느 왕조의 몇 대 국왕인지 그가 살아있는 동안 이룬 업적은 무엇인지 그가 언제 사망했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또 영어로 표현하면서 필요한 영어 단어들이 소개되어 있고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인 발음기호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나는 발음기호가 적혀있지 않은 책이나 한국어 발음 표기가 된 책은 지양한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알아두면 좋은 명언집도 소개된다. 유명 작가나 또 다른 방면으로 유명세를 탔던 사람들이 남긴 명문장을 영문과 한국어 문장으로 읽어볼 수 있다. 요즘 나는 한국어와 영문을 함께 필사하고 있는데 한국어 문장을 1 : 1 번역해 보는 셈이니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책의 가장 뒷 편에는 학교단어 800이 실려 있다. 이 800 개의 단어들은 본문을 읽으면 보게 되는 단어들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배운 수준의 기본 단어들과 숙어들이다. 기본적인 것이니 기본적인 교양을 쌓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본문의 아래 쪽에 적힌 단어들이 그대로 취합되어 학교단어 800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본문에서 짚어주는 단어들은 난이도가 조금 더 높은 단어들이고 기본적인 단어와 숙어들을 이미 숙지하고 있는 학습자라면 하루 하루 학습을 할 때 좀더 편안하게 책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쉬운 단어들까지 하나 하나 적어둔 책이라면 책 두께만 두꺼워지지 않겠는가.)
영어 학습도 하면서 세계사 교양도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어원 책과 함께 내년 영어 학습 계획을 세워보려 한다.
※ 영어공부와 교양이라니 이 멋진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쫑쫑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