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
김현정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평점 :
- @nextwave_pub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김현정 / 흐름출판
📘2025. 3.18 - 3.21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KBS <뉴스 9> 시청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세간의 관심사를 집중조명하며 때로는 웃음짓게, 때로는 눈물 흘리게 만들었던 앵커의 멘트를. 기존의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던 감성적인 뉴스 원고를 쓰는 사람이 누굴까 정말 궁금했다.
💭소설과 에세이, 자기계발서 작가만 작가냐. 작가의 바운더리는 정말 넓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무심코 듣고 흘렸던 라디오 프로그램, 배를 잡고 웃었던 TV프로그램에도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23년 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막내작가가 산전수전 다 겪으며 멋진 작가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앵커가 포진해 있는 방송사, 함부로 웃지못할 급박한 상황, 때로는 감동으로 때로는 죄책감으로 밤잠 못 이뤘을 그때 그곳의 수많은 기록을 엿볼 수 있다.
그 옛날 <앵커브리핑>에서 감동적으로 봤던 장면이 하나하나 생각나는 원고가 수록되어 있다. 원고가 나오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다.
💭작가는 글만 쓰는 사람이 아니다.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목소리의 신문을 구독하고 취재를 위해 질문하고 일상의 무엇이 언제 원고의 소재가 될지 모르니 아무리 작은 것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도록 온 몸의 촉을 곤두세워야 한다. 방송 직전까지 더 좋은 원고로 다듬고 글이 앵커 자신으로 느껴질 정도로 앵커의 입장에서 원고를 살피는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향기가 느껴졌다. 출연자를 섭외하고 화면에 어떤 영상과 사진을 올릴지 글자 크기와 모양을 조율하고 음악까지 선정하는 방송작가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구나 존경심 마저 들었다.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1-2분짜리 앵커의 멘트 한 마디. 이어지는 퇴짜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원고를 놓지 않았던 작가와 촉각을 다투는 시간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PD, 매의 눈으로 원고를 수정하고 또 수정하여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앵커의 3박자가 없었더라면 그 멘트가 그렇게 깊은 감동을 주지 못했으리라.
💭서평단을 모집할 당시 나는 서평단으로 꼭 뽑히고 싶어 두손모아 기도까지 했다. 처음에는 글을 잘 쓰지 못했다 고백하는 김현정 작가가 2021년부터 백석예술대학교에서 글쓰기 강의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분이라면, 어제보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 불철주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글을 잘 쓸 수 있는 그녀만의 필살기를 분명히 언급할 거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필살기는 분명히 있었다. 실망스럽지만 정답임을 부인할 수 없다.
📍글쓰기는 오래 달리기다.
p69. 뜀박질을 못 해도 꾸준히 단련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긴 거리를 숨차지 않게 뛰게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오늘 좀 못 썼다고 주눅 들지 않아야 내일도 쓸 수 있다.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짜증도 난다. 나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책을 뒤적거리고 사전을 찾는데 쉴틈없이 멋진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들을 보면 좌절감도 느낀다. 겨우 쓴 단락글이 다음 단락글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으면 화딱지가 나 노트북을 집어던지고 싶다. 그럼에도 꾸준히 써야 한단다. 하긴 하루종일 글만 쓰는 작가도 매일 좌절하는 판국에 하루 한 시간도 글을 쓰지 않는 주제에 누구를 시기하고 질투할 건 또 뭐 있나.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반성해 본다.
“오래전 내 꿈은 소설가였고 지금 나는 소설가인데 여전히 내 꿈은 소설가이다.”
2018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손홍규 소설가의 수상소감이다. 김현정 작가는 손홍규 식 표현으로 본인을 이렇게 말한다.
“오래전 내 꿈은 작가였고 지금 나는 작가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나는 여전히 작가를 꿈꾸는가.”
🤗작가로 사는 인생이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꿈이 작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작가를 꿈꾸는가를 고민하게 할 만큼 그 여정이 쉽지는 않았을 터. 그럼에도 나는 그녀를 이렇게 기억하고 싶다.
”오래전 그녀의 꿈은 작가였고 지금 그녀는 작가인데 여전히 그녀의 꿈은 작가이다.“